역사 ⓔ 2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2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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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와서는 역사에 대한 콘텐츠는 어쩌면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넘쳐난다.

그런 콘텐츠들 속에서 역사e가 가지는 강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디테일이 가지는 힘을 한껏 밀어붙인다는데 있다.

 

역사학계의 주류적인 흐름은 거대담론으로서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있을 수밖에 없다.

즉  역사를 거대한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그 속에서 오늘날까지 큰 영향을 끼친, 또는 당대의 주도적인 정치, 사상, 경제, 문화분야들을 연구하여 그것의 법칙성을 찾아냄으로써 역사가 오늘날과 미래를 살아가는 교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학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담론으로서의 역사연구는 당연히 수많은 인간들이 살아가고 만들어나간 그 세밀하고도 풍부한 경험들을 놓칠 수 밖에 없다.

그것들을 가지치기하지 않고 살려두다보면 역사는 도대체 뭘 얘기하자고 하는지 알 수없는 난해한 덩어리자체가 되버릴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버려진 것들, 작은 것들이 모여서 인간의 삶의 풍부함을 만들어낸다는 사실 또한 분명한 진리이다.

역사는 거대담론만으로 절대 완성될 수 없다.

역사는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 수많은 인간군상들은 집단성만큼이나 하나하나의 개별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역사학계의 오랜 논쟁과 고민의 지점이기도 했다.

역사e가 위치하는 지점이 바로 고민의 지점, 이곳이다.

 

역사e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역사e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사실들을 발굴해내고 그것을 기존의 역사적 흐름과 접목해내고 그것의 의미를 되살려낸다.

 

1부에서는 주류역사에서 버려졌던 많은 사람들을 복원해내고 있다.

조선시대 주류담론을 생산해내는 것은 사대부 지식층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그것을 유통시키는 존재가 없었다면 존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통자로서의 책쾌를 다시 이곳에 불러낸다.

노비 출신의 시인 정초부(초부는 나뭇꾼이란 뜻이니 제대로 된 이름으로도 불리지 못한 존재다)는 그의 시를 짓는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평생 양반들이 '노비가 시를 짓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지?'라는 결국 구경거리의 신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그런 그의 속내는 한 편의 시로 전해지는데, 평생을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시짓는 노비로 대접받아야 했던 시인의 씁쓸함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강가에 있는 나무꾼 집일 뿐

과객 맞는 여관이 아니라요

내 성명을 알고 싶다면

광릉에 가서 꽃에게나 물으시오

 

조선 최초의 여의사인 박에스더의 삶과 그 당시로는 참 드물게도 그런 부인을 내조했던 남편 박유산의 삶도 흥미로웠다.

자신이 기르던 아이가 왕이 되었을 경우 판서보다 높은 품계를 받았던 유모의 존재

역사속에 묻혀 조명되지 못한, 그러나 동학농민운동과 의병운동의 사이를 메웠던 활빈당

조선의 장애인 인식의 일면을 보여주는 세종실록의 기록

 

"옛날의 제왕은 모두 시각장애인에게

현송(거문고를 타며 시를 엂음)의 임무를 맡겼으니

이는 세상에 버릴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세상에 버릴 사람이 아무도 없듯이, 세상에 버릴 역사와 삶이 아무것도 없다하겠다.

 

2부에서는 사라진 것들을 되살리는 노력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실학자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역사시간에 시험용으로 이름만 외웠던, 그래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진 책인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 책을 복원해낸 사람들. 그리고 실학자 서유구를 오롯이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

다른 실학자들이 제도의 개혁을 주장할 때 서유구는 밥먹고, 씨 뿌리고 거두고, 땀흘리는 일상에서 개혁은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바지를 걷고 밭을 갈고, 꽃을 가꾸고 옷을 지어입으며 이 책을 완성하였다.

온갖 농사와 의식주와 건강법, 일상생활의 모든 면을 망라한 이 백과사전은 내용의 방대함에 국가기관에서도 번역을 포기했는데 40여명의 소장학자에 의해서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번역해낸 학자들이 어쩌면 서유구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받은 이들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일본의 군용모피를 만들기 위해 거의 멸종되어진 우리 시골마을의 삽살개를 다시 살려낸 사람들,

일본의 공업용 원료로 사용될 소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밀려난 우리 전통 소금 자염. 너무도 쉽게 다들 천일염이 전통소금이라고 생각하지만 노인들을 찾아 묻고 물어 원래 끓여서 만들던 자염의 제조법을 되살린 사람들

되살려낸 것 그 자체도 소중하지만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을 되살려내는 사람들의 마음과 노력은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2부 마지막은 야스쿠니신사와 도쿄전범재판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은 2부의 소제목에는 어울리지 않는듯 보이지만 우리가 잊어가고 있는 것들, 하지만 아직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어 전쟁의 신으로 또는 일본을 위해 희생한 일본인으로 둔갑해버린 조선인 강제징병자 2만 1000여명.

우리가 잊는 순간 그들은 그 억울함의 공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야스쿠니 신사가 아니라 그들의 고향 땅임을 잊지 말고 지속적인 반환운동을 추진해야 한다.

 

3부는 시대의 맥박, 살아있다는 표현으로 민족의 위기를 극복해냈던 순간들을 되살린다.

임진왜란 당시 초기의 열세를 뒤집어낼 수 있었던 조선의 화약기술의 발전과 비격진천뢰

의성김씨 명문가 종손으로 태어나 한평생을 파락호로 살면서 집안의 전 재산을 거덜낸 줄 알았으나, 그가 죽은뒤에야 밝혀진 진실은 그 많은 돈을 일제의 눈을 피해 독립운동자금으로 보낸 애국지사였다는 것. 독립운동의 역사에 김용환 그 이름 석자를 조용히 올려본다.

시집에 가져갈 장농값마저 빼앗아가버려 평생 시댁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했던 딸의 시는평생 원망스러웠던 아버지에게 시를 쓴다.

 

................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배 참봉 나리

내 생각한 대로, 절대 남들이 말하는 파락호 아닐진대.....

 

 

어쩌면 그 따님마저 이토록 의연한지...

평생의 원망을 저 하나로 날려보낼 수 있는 의연함이 명문 집안의 가풍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와 함께 너무 평범하거나, 너무 작거나, 너무 사소해서 잊혀진 6264인의 독립운동가들을 오늘의 역사에 불러내본다.

집을 나간 장부는 뜻을 이룰때까지 살아돌아오지 않는다면 2개의 폭탄을 쥐고 상하이 홍커우공원으로 향했던 윤봉길의사의 마음과 6264인의 잊혀진 독립운동가의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오늘 다시 깨닫는다.

 

역사e가 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6264인의 독립운동가를 살려내는 것.

너무 사소해서 작아서 평범해서 우리 역사에서 잊혀진 것들. 하지만 그것들을 전체로서 오롯이 살려낼때만이 기존의 역사의 뼈대에 살이 붙고 근육이 붙고 피가 흘러 제대로 온전히 바라봐줄 수 있는 것들. 이런것들을 살려내는 그 첫걸음.

이것이 역사e가 하고자 하는 것, 역할이 될 것이다.

 

때때로 방송을 의식한 과장이나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도 보인다.

예를 들면 17, 18세기의 조선은 폐쇄된 나라라는 인상을 주지만 실상은 이미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외국어를 가르치고 외교관을 배출하는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었으므로 폐쇄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라는 서술의 경우이다.

물론 조선은 역관을 국가에서 주도하여 길러내고 있었고 이들이 외교에서 일정 역할을 담보한 것은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조선의 지배구조나 개별정책이 아닌 조선의 외교정책의 기본틀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 시대 조선의 결정권을 가진 것은 사대부이지 역관이 아닌 것이다.

 

또한 조선의 장애인정책을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 정조때의 재상이었던 체제공을 시각 장애인으로 표현하고있는데 이는 얼핏보면 두 눈이 모두 안보였다는 식으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런데 체제공의 장애는 사시이다. 체제공의 초상화를 보면 그가 사시였던걸 알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장애로 아무 부연설명없이 시각 장애인이란 표현을 쓰는건 지나친 과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 말자.

실수라거나 잘못알았다면 고치면 그만이지만 방송효과를 노린 의도된 과장이라면 이 자체로 역사왜곡이 될 수 있다.

어떤 목표를 향한 과장, 왜곡은 항상 그 부작용이 더 컸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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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이 드디어 밝았다.

사실 전날 오후에 도착했으니 터키에서 아침을 시작하는 첫날이기도 하다.

우리가 묵은 호텔엔 아담한 정원이 있었다.

가꾼 듯 가꾸지 않은 듯 딱 우리나라 어느집 뒷뜰같은 분위기의 이 정원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음.... 가운데는 친구 딸이라 허락받으바가 없으니까 살짝 가리고.....(우리의 예린양은 나와 다르게 먹는거만 보면 사진 찍는다. 나는 먹을때 사진찍는다고 기다리라고 말하는게 제일 싫은데..... )

 

 

터키식 아침식사는 '카흐발트'라고 하는데 저렇게 빵 + 치즈 + 토마토, 오이 + 과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삶은 달걀이나 잼이 추가된다. 

음 이렇게 말하니까 좀 복잡해보이는데 그냥 간단 재료주면서 샌드위치 알아서 만들어먹으라는게 카흐발트라고 보면 되겠다.

터키에 있는 동안 아침식사는 어디를 가든 기본적으로 카흐발트였다.

부페 역시 빵 종류가 좀 많다뿐이지 기본은 똑같다.

그럼에도 가장 맛있었던건 부페식으로 주는 카흐발트가 아니라, 바로 이 안탈랴 숙소 정원에서 처음 먹었던 이 카흐발트였다.

첫 날 너무 맛있어서 자꾸 더 달라고 했다가 살짝 민망했다는..... ^^

 

자 이제 밥도 먹었고 도시 탐험에 나서자.

이날 일정은 완전 버라이어티하다.

오전 안탈랴 구시가지(칼레이치라고 부른다)  산책 및 탐험 - 오후 안탈랴 박물관 - 저녁 차량 1시간 거리의 다른 도시인 시데 방문....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하루동안 정말 버라이어티했던게 맞긴 맞구나.... ㅎㅎ

 

버라이어티하고도 복잡한 안탈랴의 역사 - 말하기도 힘들어....

 

 

 우리 애들 뒤에 떡하니 버티고 서 계신 분이 바로 안탈랴를 건설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도시이름을 지은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로스 2세이다.

페르가몬 왕국????  한때 유행한 말로 듣보잡인데......

 

그럼 페르가몬 왕국부터 잠시 짚고 넘어가자.

 

알렉산더대왕은 모두 알고 있을테고, 바로 그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를 정복은 아니고 그리스에서 동쪽으로 동쪽으로 인더스강유역까지 영토를 확장했었다.

 

자신이 그리스인임을 너무 너무 자랑스러워했던 알렉산더는 자신의 정복지 모두가 그리스의 훌륭한 문화를 받아들여서 이 세상이 모두 그리스가 되기를 원했다. 이게 헬리니즘제국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학교 다닐때 헬레니즘 제국의 세계 시민주의 어쩌고 하던게 기억이 날수도 있다.

 

하여튼 그래서 알렉산더는 정복지마다 자신의 부하장수들을 남겨 그 지역을 통치하게 하고 동시에 현지문화와의 융합을 위해 현지인들과의 국제결혼을 아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알렉산더가 죽어버리자, 통일된 체제를 갖추지 못했고 알렉산더만한 카리스마다 또 없었던  헬레니즘 제국은 부하들에 의해서 갈갈이 찢어졌고....

늘 그렇듯이 처음에는 4개쯤으로 찢어졌지만 이게 또 찢어지고 찢어지고...

결국 헬레니즘 제국은 우리에게 듣보잡인 나라 이름을 왕창 남겨주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바로 그 찢어진 나라중 지금의 터키 서남부지역을 통치했던 나라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페르가몬 왕국이시다.

 

그리고 페르가몬 왕국의 5번째 왕이었던 이 분 아탈로스 2세께서는 남부 지중해에 강력한 해군기지가 필요했고, 이 도시를 보고는 "이곳이 지상낙원이다"하면서 이탈리아의  품페이를 본떠 도시를 건설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아티로스의 도시 '아탈레이아'라 이름지었다. 

 

그럼 이곳이 원래 빈땅이었느냐하면 당연히 그건 아니다. 훨씬 이전의 주거지가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당연히 원주민들이 있었던듯한데 그들에 대한건 알 수 있는게 별로 없다.

이런걸 보면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후 이 도시는 페르가몬의 마지막 왕에 의해 로마에 바쳐졌다가(덕분에 상당한 로마제국 치하에서 상당한 독립성을 누렸다고), 동서 로마 분열후에는 동로마 즉 비잔티움 왕국의 땅이었고, 비잔티움 왕국이 쇠퇴하자 셀주크 투르크, 오스만 투르크로 국적을 바꾸게 된다. 이 과정은 터키 지역 대부분의 땅이 공통으로 겪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짧게 하려고 했는데 역시 길어졌다. ㅠ.ㅠ

어쨌든 우리는 이런 역사적인 도시를 여행하는거다. ㅎㅎ

 

안탈랴 시내의 예쁜 길목을 따라 산책한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어젯밤엔 정말 골목마다 사람이 넘치고 술집마다  난리도 아니더니 아침에는 다들 자나부다.

아 여긴 휴양도시였지.....

 

 

 

 

 

 

 

 

 

 

 

 

 

 

 

 

 

 

 

 

 

 

 

 

 

 

 

길거리엔 정말 우리밖에 없는듯....

골목끝에는 '케시크 미나레'가 보인다. 케시크 미나레는 잘려진 탑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위쪽이 똑 부러져 있다.

원래는 비잔티움 시대 기독교 교회였는데 이슬람세력이 지배하면서 모스크로 쓰이다가 언제 허물어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지금은 저렇게 완전히 복원되지는 않고 복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니다보면 터키는 정말 조상 잘만나서 가진게 너무 많으니 뭐 이정도쯤은 굳이 복원의 필요를 못느낄 듯하기도 하다.

아 !  그리고 터키에서는 이슬람 모스크를 '자미'라고 부른다. 앞으로는 그냥 용어를 자미로 통일!!

 

이렇게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한적하게 거니니 이 도시가 전부 우리것인듯하기도 하다.

 

 

가장 먼저 들린곳은 '칼레이치 박물관' (칼레이치는 안탈랴 구시가지의 이름이다.)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오스만 시대의 저택을 개조해서 당시의 생활상을 마네킨 인형으로 복원해놓은 정도다.

하지만 잘 보존된 옛 저택이 참 예뻤던 곳이다.

 

잘 가꿔진 예쁜 정원과 모자이크 바닥 위에서 멍때리는 해아.

 

 

 

 

 

 

 

 

 

 

 

 

 

 

 

 

내부로 들어가면 온갖 패널에 안탈랴의 역사를 적어놓았으나 그걸 다 해석할 정도의 영어실력은 안되고....

좀 읽다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자고로 그런 패널은 한국박물관에서 한글로 된것도 읽기 힘들었거늘 왜 내가 무모하게 그 영어를 읽겠다고 덤볐던지.....쓸데없는 짓을 햇다.

그냥 이렇게 마네킹으로 재현된 19세기의 생활상이나 자세히 보지.... 안의 마네킹들은 19세기 결혼식날의 풍경으로  오스만 시대 주택의 내부라든가 가족들의 역할이든가 하는 것을 묘사해두었다. 그냥 큰 기대없이 가서 잠시 호기심을 빛내며 둘러보면 되는 곳이다. 가운데 빨간 베일은 쓴 이가 신부! 신랑은 그 옆방에서 새로 이발하고 면도하고 있던데 꼭 우리나라 옛날 이발소 풍경 같았다.

 

 

건물을 나오면 뒷뜰도 이렇게 예쁘다. 음... 살고싶은 집이라고나 할까?

 

 

 길거리 골목골목을 구경하며 양탄자도 구경하고(너무 너무 멋지지만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우리같이 몇년 돈 모아서 해외여행하는 인간들은 이런데 함부로 들어가면 안된다.

 

과일 얘기를 빼놓을수가 없는게 정말 터키는 과일의 천국이다.

그것도 우리 입맛에 딱맞는 우리 나라에서 먹는 그 과일들이널려있다.

우리는 줄곧 한국에서는 비싸서 얼마 못먹는 복숭아, 자두, 체리 이런 것들을 줄곧 사먹고 다녔는데 가격도 너무 싸고, 맛은 우리나라 것들보다 한 3-4배쯤은 더 달콤하고 맛있다. 특별한 가게가 아니라 길거리나 시장이나 심지어 동네 작은 슈퍼에서 산 과일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맛있더라....

 

여름에 건조한 이 지역 기후덕분인지 과일까지도 정말 축복받은 땅이다.

덕분에 길거리에서는 냉장고에 넣어둔  100% 오렌지를 그 자리에서 바로 짜서 판매한다. 우리 돈으로 한잔에 1400원쯤.... 과일을 직접 사먹는것보다는 엄청 비싼 가격이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뭐 감격스러운 가격이다. 그리고 중요한것 맛있다. ^^

 

 

 

드디어 하드리아누스 문이다.

하드리아누스는 로마의 황제였는데 음 로마가 무지 잘나가던 시대, 그러니까 팍스로마나라고 불리우는 시기의 황제다.

(하드리아누스는 로마 황제 중 파격적으로 턱수염을 길러 이후 로마 황제들의 모범이 되었다고도 한다. ㅎㅎ 패션왕인가?)

이 시기 로마는 제국의 국경을 안정시켰고 큰 전쟁 없이 적어도 제국 내부적으로는 안정과 번영을 누렸던 시기였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이 시기 로마의 황제로서 제국 전체를 순방했는데 아마 그 때 이 곳에도 들렀었나보다.

제국 후미진 시골에 황제가 납셨으니 뭐 이 정도 문쯤이야! 하고 만들어진게 바로 이 하드리아누스 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문의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는게 이 문을 기준으로 안탈야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어진다.

저 문을 나서면 갑자기 현대적인 풍경이 쫘~~악 펼쳐지는데, 순간 시간이동을 한듯한 어리둥절함을 체험할 수 있다.

 

보존이 잘 되어 있고 양쪽의 성벽으로 올라갈 수 있다.

멀리 지중해가 보이고 약간은 허물어질 듯한 스릴도 맛볼 수 있으니 반드시 올라가 보기를 추천. ^^

 

걷다보면 어느새 안탈랴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하는 시계탑이 보이고, 작고 아담한 자미, 그리고 도시내 전차인 트램도 보인다. 저걸 타면 콘얄트 해수욕장과 안탈랴 박물관으로 갈 수 있다.

 

 

 

그리고 이블리 자미와 미나렛(미나렛은 모스크에 붙어 있는 뽀족한 첨탑을 가리키는 말이다. 장식적인 기능도 있지만 그 보다는 옛날에는 미나렛에 올라가서 기도시간을 알렸다. 옛날 도시가 크지 않으니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큰소리로 아잔이라는 노래를 불러 기도시간을 알린 것. 지금은 스피커와 녹음기를 사용한다.)

 

'이블리'란 말은 홈이 패여있다는 뜻이란다.

딱 보면 알 수 있다. 홈이 패여있는 미나렛은....

 

 

이정도면 도시를 거의 한바퀴 다 돌았다.

이제 트램을 타고 안탈랴 박물관으로 갈 차례이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다시 기력을 회복한 우리는 트램을 기다린다.

늘 그렇듯이 기다리는 시간은 역시 지루하다. 해아가 또 아빠 공격에 나섰다.

덥고 힘든데 그만 좀 들러붙지... 아빠 너땜에 쪄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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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1-0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 제국의 영향에, 이슬람 문화에, 바닷가에 위치하고 춥지 않은 기후까지, 관광지로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다 갖추었군요.
아직도 기도 시간을 알리고 있다니, 터키 전국이 다 그런지 궁금해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두 따님이 어디가든 눈에 띄었을 듯. 아주 예쁜 아가씨가 되었어요 ^^

바람돌이 2015-01-02 23: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관광지로 명성을 떨칠만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죠. ^^ 터키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국교가 없지만 실제로는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신자입니다. 뭐 별로 신실한 신자는 아닌것 같지만.... ^^ 분위기는 대충 유럽사람들 대부분이 카톨릭이나 개신교 신자이지만 교회는 거의 안가는거 하고 비슷한 분위기랄까? 물론 관광지가 아닌 시골을 가면 굉장히 신실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어쨋든 터키 전국에 자미가 없는 곳이 없고, 자미가 있으면 당연히 하루에 5번 기도시간을 알려주는 아잔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이슬람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가 하루 5번 메카를 향한 기도이니까 당연한 의식이지요.

paviana 2015-01-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오늘부로 명실상부 고2가 된 아들놈이 내년 가을 수시 붙으면 겨울에 스페인 가려고 돈 모으고 있어요. 아들놈이 협조해 줘야 되는데..참나...
트램타보고 싶네요. 저런 도시들은 서울이나 부산이 주는 그런 똑같은 풍경이 아니어서 참 좋아요.

바람돌이 2015-01-03 00:02   좋아요 0 | URL
아 파비아나님 그렇게 큰 아들이..... 왜 오늘 처음 알았을까요? ^^ 겨울 스페인 정말 좋아요. 아드님이 협조해주겠죠. 꼭요. ㅎㅎ 스페인에서는 트램을 세비야에서 봤는데 저희는 탈일이 없었어요. ^^

무해한모리군 2015-01-0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울은 너무너무 추운데 쨍한 날씨를 보니 좋네요 ^^

바람돌이 2015-01-03 00:0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오늘 부산도 너무 춥네요. 뭐 서울하고 비교할건 못되겠지만, 그게 따뜻한 날씨에 익숙한 사람은 별거아닌거에도 추운법이거든요. ㅎㅎ
저때 터키에서는 정말 더워 죽을뻔했는데 오늘은 그 날씨도 그립네요. ^^

순오기 2015-01-0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에 소개되는 역사이야기~그랬었구나 끄덕이며 이해시켜주네요. 아름다운 풍광과 친절한 안내, 해아와 예린이를 보는 즐거움도 좋은데... 바람돌이님 부부사진은 안보여주나요?^^
가족과의 여행은 외국이든 국내든 `품안의 자식`일때 가능한 듯... 품 떠나니 다섯식구가 다 모이기도 쉽지 않네요.ㅋㅋ

바람돌이 2015-01-03 00:05   좋아요 0 | URL
여행기에 역사를 끼워넣는건 사실은 제가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죠. 그래야 다음에 자료로 써먹거든요. ^^ 음 저희 부부는 둘 다 미모가 워낙 출중한지라 함부로 안보여준다는..... ㅠ.ㅠ
아이들 크면 데리고 다니기 힘들겠죠. 저는 솔직히 말하면 안데리고 가고싶어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 빨리 커서 독립해라 이러고 있어요. ㅎㅎ

라로 2015-01-03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바람돌이님과 함께 저 곳을 다녀온듯 상세한 설명!! 선생님이시라 설명을 이리 잘하시나봐요!!!^^
셋째날이 기대됩니다~~~. ^^
새해 인사를 먼저 드렸어야 하는데~~~.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여행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바람돌이 2015-01-03 15:15   좋아요 0 | URL
자꾸 보면 지겨워질걸요. ㅎㅎ
비비아롬모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요 근래 남편과 시간이 맞아진 관계로 여행에서 무리수를 많이 뒀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여행계획은 없고 대출금 갚고, 통장 마이너스 메꿀 계획만 있습니다. ^^;;

치유 2015-01-31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명을잘해 주셔서 더 아름답게 보여요. 사진도 잘 담아오셨어요.역사책에서 본듯한 멋진 사진처럼요.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는 추억거리겠어요.

바람돌이 2015-02-01 00:14   좋아요 0 | URL
사진이야 어른 3명이서 워낙에 찍어댔으니 그 중엔 건질만한게 더러 있는거지요. ㅎㅎ
배꽃님 오랫만이에요. 건강하시죠? ^^
 
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권재원 지음 / 도서출판 북멘토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나도 모르는 새 나는 좀 많이 지쳐있었나보다.

교육에 대한 온갖 담론들과 책들과 학교의 문제들과....

하 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왔지만 예전처럼 새로운 열정으로 그 책들을 보고싶은 생각이 별로 나지 않았다.

온 국민이 교육전문가인것 같은 나라에서 정작 가장 앞서 교육을 고민해야할 의무가 있는 나는 오히려 무기력증에 빠져있었던듯하다.

 

교육서적들은 이것 저것 잡설들을 빼고나면 결국 2가지다.

대한민국이 처한 심각한 교육의 문제를 어디서 풀어갈 것인가 해법을 구하는 거대담론이 그 하나고,

온갖 새로운 방법론 내지는 기술들을 가르치면서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선언하는 만병통치약같은 책들이 나머지 하나다.

 

전자는 사실상 답이 뻔한 문제를 내놓고 그 답을 피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에둘러 가는 듯했다.

이 나라의 심각한 입시교육과 아이들의 살인적인 학습과잉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결국 사회를 바꾸는 것이다.

세상에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충분히 하고도 남을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에 나가는 무수히 많은 아이들이 어떤 직업이든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최소한 먹고 사는데 부족함이 없다면 왜 대학입시에 이토록 목을 매달겠는가?

이상적인 사회란 이 나라의 모든 노동을 하는 이들이 그 노동의 성실한 댓가로 먹고 살고, 뭐든지 한가지 정도는 하고싶은 취미든 뭐든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사회란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연구를 하고, 손재주가 좋은 아이는 뭔가 기술을 배우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는 자동차를 만들든 디자인하든 버스운전을 하든 하여튼 무엇을 하든 먹고살수 있어야 한다.

직업의 종류가 다를 뿐 삶의 질은 비슷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분명한 해답을 빼고 대안을 찾으려니 어떤 대안이든 구름잡는 소리일 수 밖에 없다.

 

후자의 온갖 방법론과 기술들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이 책에서도 비판하고 있는 바 EBS의 최고의 교사류의 책은 당사자인 교사에게 무한노동을 은근히 요구한다.

나는 지난 4년간 소위 행정교사로 살았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얘기하자면 학교에 행정교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온갖 행정잡무에 치여 서류더미에 파묻혀살게 되는걸 말하는 것이다.

학교에도 3D는 있다.

일이 너무 많아서 왠만하면 모두가 피하려고 하는 자리가....

그 자리를 4년동안 하다보니 학교에서의 생활은 딱 2가지다.

수업과 그외의 모든 시간은 행정잡무 처리.

우리 반의 아이들과 상담할 시간 하나 내기 힘들고, 학교에서 수업자료 준비는 꿈도 못꾸고....

결국 일이며 수업준비며 모두 집으로 싸들고 와서 우리집 아이들 뒷치닥꺼리와 저녁식사와 집안일이 끝나는 밤 11시쯤 돼야 비로소 일거리를 마주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집안일을 포기하든 학교 업무를 완전히 내팽개치든 뭔가 하나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새로운 수업준비니 뭐니 씨알도 안먹히는 소리다.

언론같은 매체들에서 뭔가 새로운 교육담론을 얘기하면 감이 딱 온다.

저거 또 일거리로 떨어지겠구나...

 

그런 내가 오랫만에 이런 교육서적을 다시 든건 순전히 한 때 알라딘 서재를 풍미했던 바람구두님 때문이다.

시사인인가 한겨레21인가 헷갈리는데(둘다 정기구독을 하고 있으니 기사들은 항상 헷갈린다. ㅠ.ㅠ) 하여튼 거기에 바람구두님이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쓴걸 발견했다.

원래 바람구두님에 대한 신뢰와 또 그 글이 맘에 들었기 때문에 한 번 다시 읽을볼까 하게 된거다.

 

조금은 속이 시원해졌다.

이 책은 저자가 몇년간 각종 매체에 썼던 교육에 대한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덕분에 어렵지 않으면서 학교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동시에 현장교사로서의 풍부한 경험이 그러한 논의를 더욱 더 풍성하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 온갖 교육문제의 책임이 마치 학교에 있는 것처럼 마녀사냥을 하는 풍조에 반대하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다시 한번 제기한다.

이런 거다. 학교폭력 문제로 온나라가 떠들석하면서 그것이 학교의 문제인듯 얘기하지만 교사들은 안다. 그건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문제이고, 가정의 문제는 사회노동의 문제임을.....

학교가 왜 괴물이 되어가는가? 결국 무한경쟁과 무한노동의 사회가 그대로 그 체제를 학교에 삼투압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보면 해법도 보이는 법이다.

학교 교육의 기본 이념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가 학교를 괴물로 만든다면 학교는 교육은 그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대부분이 노동자가 될 아이들이 자신의 노동의 권리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있도록 올바른 판단력과 비판정신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개천에서 용나도록 열심히 공부하면 너도 출세할 수 있어가 아니라 아이들이 처할 현실을 인식하고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가르쳐야 한다.

이 책은 출발점을 제시할 뿐이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 변화의 진정한 시작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프레임을 다시 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를 위한 용기를 내기 위해서 변화의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전교조의 기존 정책을 비판하고, 방법론들을 다시 살펴본다.

 

새해의 출발과 함께 하기에 좋은 책이다.

신발끈을 다시 묶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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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01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사에게 은근히 강요하는 무한노동.
그와 비슷한 것이 또하나 있어요.
일하는 엄마에게 은근히 강요하는 슈퍼맘이요.

결국은 돌고돌아 그 어느 누구라도 함께 짐을 나누어야하는게 정답이죠. 사회도, 학교도, 가정도!

새해 아침에 저 또한 마음에 담을 만한 이야기인 것같아 좋아요. 하고 갑니다. ^^

바람돌이 2015-01-02 00:13   좋아요 1 | URL
아 슈퍼맘... ㅎㅎ 무한노동 맞죠.
고통을 나누자고 앞에서 소리치는 사람치고 진짜 고통을 분담하는거 못봤어요. 진짜 분담하는 사람은 말없이 조용히 하죠.
새해는 제발 아픈 사람들이 좀이라도 고통을 나누고 덜수있는 사회를 기원합니다.

ANDANTE 2015-01-0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감사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

바람돌이 2015-01-02 00:14   좋아요 0 | URL
안단테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닉네임을 소리내보니 왜인지 한발짝씩 리듬에 맞춰 타다탁 걸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반딧불,, 2015-01-01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교사만이 아니라 이 사회는 조금이라도 잘 해보려고 하는 사람에겐 무한노동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당연한 듯이 네가 선택했으니 더 해라고 합니다. 그거 아시죠? 지쳐 나가떨어지면 잘난 척 하더니 잘됐다고 합니다.
같이 노력하지 않지요. 왜 그런 것인지 늘 궁금했는데 그 무한노동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더군요.
시작하면 결국 그만두지 못하는 일부가 늘 다치게 되는 시스템이라니.
아하,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 정말 잔인하죠? 그것이 제가 겪어본 현실이라는 것이. 그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바꾸는 것이 가능할지 요사이는 자신이 없습니다.
분개만 하는 스스로가 참 많이도 싫구요.

바람돌이 2015-01-02 00:20   좋아요 0 | URL
정말로 세상이 바뀌어질지 어떨지 사실 저도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거지요. 오히려 악화되어가지요.
어떤 권리도 그냥 주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더이다. 칭얼거리기라도 해야 고물이라도 하나 얻어먹는거죠.

새해 우리 같이 힘내요. 같이 나누면 좋은게 또 이런 위로잖아요. ^^

순오기 2015-01-0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면 좋겠네요~~일단 찜해둡니다!

바람돌이 2015-01-03 00:06   좋아요 0 | URL
^^ 뭐 솔직히 학부모보다는 교사들이 읽으면 더 좋은 책이지 싶긴해요. ^^
 

30시간만에 도착한 터키 남부의 휴양도시 안탈랴!

픽업차량을 타고 꼭 제주도 거리 같은 풍경을 지나 드디어 구시가지로 들어서니 완전히 다른 풍경이 기다린다.

오스만 시대의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내가 드디어 여행을 하고 있구나 환호하게 된다.

 

마침내 도착하고야 말았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구시가지 내의 오스만 가옥을 개조한, 우리 나라식으로 치면 펜션쯤 되는데 호텔처럼 아침밥을 주는 펜션쯤.  구시가지 안쪽 깊숙이 있어 오래된 도시를 산책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보너스로 이 펜션의 옥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기가 막히다.

우리가 있는 동안 왠일인지 이 옥상을 찾는 이들이 없었다. 덕분에 우리는 여기서 컵라면도 끓여먹고 맥주도 먹고...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었다.

 

 

비행기에서 끊임없이 먹어댄 덕에(그야말로 요즘 애들 말로 처묵처묵이란 말이 장거리노선 비행기에서는 정말 실감난다) 배는 안고프고, 그럼에도 몸은 완전 지쳤고, 우리는 남은 오후를 온전히 휴식으로 보내기로 했다.

 

우와~~~ 지중해다 지중해!!!!

위 사진에 보이는 아래쪽이 조그만 유료 수영장이다.

수영장이라고 하긴 좀 그런게 그냥 바다로 가는 입구를 막아놓고 입장료 받는 조금은 얄미운 상술이 팍팍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절로 탄성이 나오는 풍경을 보고 모두 참기로...... ㅎㅎ

 

 

 

 

 

이 바다에서 동양인이라고는 얘들이 유일하더만 기도 한 번 안죽고 어찌나 잘 노는지....

원래는 말이다. 쟤들 주변으로 서양인들이 아주 많았었어....

근데 얘들이 어찌나 격렬하게 시꺼럽게 놀아주시는지 나중에 보니 주변에 아무도 없더구나. ㅠ.ㅠ

사실 엄마는 조금 창피했단다. 하지만 실내도 아니고 바다에서 조용히 놀라고 할 수는 없잖니...

그래서 엄마가 그냥 창피하기로 했어....ㅠ.ㅠ

나중에 바다에서 나온 아이들에게 재밌었냐니까 대답은 안하고

엄마 바닷물이 진짜 짜, 완전 짜라고만 한다.

우리나라 바닷물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짜단다.

음 왜지?

여름에 날은 더운데 건조한 지역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지중해가 어느정도 갇혀있는 바다라서 그런가?

하여튼 지중해 바닷물은 잘 못먹으면 완전 우웩이란다. ㅎㅎ

 

아이들이 이렇게 노는 동안 어른들은 뭘했을까?

같이 바다에 들어갈까도 했지만 아 우린 저질체력이잖아..

그리고 바다보다 더 마음을 끌었던건 바로 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위 레스토랑이었다.

식사를 굳이 안해도 된다는게 더 마음에 드는....

그리고 드디어 먹었다.

에페소 맥주!!

장시간 여행끝에 지중해를 눈아래 두고 먹는 에페소 맥주의 맛은 정말 캬~~~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후 우리는 14일간의 여행 중 단 하루도 빼지 않고 밤마다 에페소 맥주를 흡입하는 광팬이 되어버렸다.

여행을 가는 곳마다 느낀 것 중 하나

맥주는 우리나라가 제일 맛없다는 것! (아 그래도 물은 우리나라 물맛이 최고다.)

 

2시간여를 저렇게 놀다보니 아이들은 체력 방전, 어른들은 체력 충전. ^^

날도 적당히 어두워진다.

 

이제 워밍업으로 안탈랴 구시가지 탐험에 나섰다.

 

 

 

밤 산책을 하면서 느낀건 안탈랴의 구시가지 안의 오스만 건물들의 용도는 딱 3가지라는 것.

호텔, 레스토랑, 상점 요렇게....

오로지 관광객을 위한 곳이다.

 

저 우산 달린 시장 밑에서 터키의 첫 끼니를 먹었다.

기대 만땅 터키 케밥

 

밀이 풍부한 나라답게 언제 어디서나 공짜로 게다가 무한리필로 나오는 빵들은 집집마다 모두 특색있게 나온다.

이 집은 저렇게 우리나라 공갈빵처럼 생긴 빵이 나오는데 고소하니 맛있다.

그리고 샐러드와 케밥, 아 이게 앞으로 우리의 주식이 되는데 첫날이야 색다르게 맛있게 먹어주었으나,

우리는 곧 고기, 고기에 질리고 만다. 나중엔 정말 고기없는 밥을 먹고싶어라고 외치게 될줄은 저땐 몰랐다. ㅠ.ㅠ

 

어두워진 도시를 한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와 아이들은 알아서 자라고 내팽개치고 어른들은 낮에 갔던 레스토랑을 다시 찾았다. 아이들은 숙소에 와이파이가 되므로 전혀 불만이 없다.

밤만 되면 와이파이 안되는 바깥보다 와이파이 되는 숙소가 훨씬 끌리는 날들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된다.

밤이라도 아이들로부터 어른들을 해방시켜 주는 스마트폰 + 와이파이여! 너 참 고맙다. 여행때만....(당연히 집에서는 웬수덩어리.... ㅠ.ㅠ)

 

도시의 절벽을 둘러싼 중세의 성벽과 항구, 유람선들 그리고 지중해의 밤은 에페소 맥주와 함께 조용히 깊어간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조용하기는 개뿔!

풍경은 기가막힌데 항구에 정박해있는 유람선들에서는 관광객들을 호객하는 음악이 완전 꿍짝꿍짝!

역시 또 강남스타일이다. 아직도 강남스타일!!!

그래도 에페소 맥주는 맛있다. 저 풍경을 보고 그 날 참 조용히 깊어가는 바다가 멋있었다고 나를 세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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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2-3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가 이렇게 잼나다니
와 ~~~

바람돌이 2014-12-31 08:40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로 2014-12-31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듣던 오스만 트루크 제국의 그 오스만인가요!!!!ㅎㅎㅎ
저런 모양의 빵은 `난`이라고 하던데 터키 말로는 뭐라고 할까요???암튼 천장에 있는 우산도 그렇고 눈이 즐겁습니당~~~.^^
그리고 파라솔이 하얀색인 게 특이하네요~~~. 지중해라 그런가????^^

바람돌이 2014-12-31 08:45   좋아요 0 | URL
그 오스만 맞지요. ㅎㅎ 터키에서는 저런 빵은 무조건 다` 에크멕`이라고 하던데요. 특별히 모양을 가리키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집집마다 모양이 다 제각각이었는데 다 에크멕이었어요. ^^
파라솔 색깔은 그다지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정말 하얀색이네요. 보통은 알록달록이던가요? ^^
저 파라솔 덕분에 휴양지 분위기가 더 물씬 났던 기억만 나네요. ^^

hnine 2014-12-3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페소 맥주는 어디다 적어놓아야겠어요 ^^ 술을 안마시는 저도 한번 마셔보고 싶게 쓰셨네요.
천장에 저렇게 우산을 달아놓은 장면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접시 크기를 넘쳐나는 저 빵. 그것도 계속 리필을 해준다고요? 캬~
터키까지 30시간이 걸리는군요 그러니까 만 하루도 더 걸리는건데.
아주 재미있어요. 사진 정리하시며 기억을 되살려 설명을 덧붙이시며, 시간이 많이 걸려 올리시는 글이겠지만 그래도 곧 또 올려주세요^^

바람돌이 2015-01-01 00:15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못본건지 에페소맥주를 본적이 없구요. 터키가면 아무데나 널린게 에페소맥주더군요. 가격도 싸구요. 저도 저 우산을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분명히 본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요. 이놈의 기억력... ^^;;
보통 터키는 직항으로 가면 12시간 정도인데 저희는 직항은 비싸니까 경유편을 탔고요. 그외에 부산에서 서울가는 시간이랑 이스탄불에서 다시 안탈랴가는 시간 다 합치니 더런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거죠. ㅎㅎ
오랫동안 비워둔 서재에 그래도 늘 관심 가져주신 hnine님 고맙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paviana 2014-12-31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멋져요. ㅠㅠ 에페소 맥주 먹어보고 싶네요.
참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 견문록>에 나오는 할바는 드셔 보셨나요? 그것도 궁금하네요...
자 다음편을 기다리겠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15-01-01 00:16   좋아요 0 | URL
<미식 견문록>을 안 읽었어요. 읽었다면 찾아서 먹어보는건데.... 근데 왜 다른 여행책들에는 할바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을까요? ㅠ.ㅠ 파비아나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비로그인 2014-12-3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저는 공갈빵을 먹고 싶네요.
저도 여행가고 싶어요.

바람돌이 2015-01-01 00:17   좋아요 0 | URL
아리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
그냥 흔한 밍밍하고 좀 고소한 맛입니다. 많이는 못먹어요. 배불러서.... ^^
새해에는 가고싶은 곳도 가실 시간 나시고 복도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4-12-3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생생한 터키 여행기 좋아요!!
지중해와 에페소 맥주... 보고 싶고 먹고 싶고...ㅋㅋ

바람돌이 2015-01-01 00:18   좋아요 0 | URL
저도 다시 가서 보고싶고 먹고싶어요. ㅎㅎ
순오기님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여전히 에너지 넘치셔서 저도 순오기님 기를 받아서 힘내서 새해를 시작하렵니다. ^^

BRINY 2014-12-3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탈랴! 2002년봄에 이스탄불 왕복비행기표만 끊고 가서 한인게스트하우스 사장님에게 안탈랴 가고싶다고 했더니 여자혼자무슨재미로?라고 하셔서 안갔던 곳이네요ㅎㅎ

바람돌이 2015-01-01 00:19   좋아요 0 | URL
안탈랴가 워낙에 휴양도시다보니까 여자혼자 좀 분위기는 그렇기도 하겠군요. ㅎㅎ
하지만 좋은 볼거리들이 주변에 워낙 많아서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저는 이스탄불을 제외하고 가장 좋았던 곳이거든요. ^^

치유 2015-01-31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애들 짠 바다에 풀어 놓고 저질체력하고프요.^^

바람돌이 2015-02-01 00:15   좋아요 0 | URL
그쵸? 우리는 바다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역시 바다를 보면서 한잔 하는게.... ㅎㅎ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반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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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술'이라는 개념이 형식화되고 고정되면 쉽사리 권력으로 변한다. 가령 어떤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자만이 '우리'이며 '우리'란 어떤 특정한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라는 순환논리는 배타적인 자의식을 공고히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와 미술 사이에 굳이 빗금을 넣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빗금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 작품들의 이야기다.

 

'우리'속에 포함되어 있고, 그속에서만 사유할 때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서경식 선생님의 글을 만나기 이전의 나 역시도 그러했다.

무수히 많은 '우리'라는 공동체에서 별로 떠나본적이 없었던 나의 주요 관심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 우리 민족의 미술, 우리 나라의 민중 등등 무수히 많은 우리였다.

이 '우리'는 타자를 전제하는 것이었음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아니 그 타자는 늘 억압자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우리'와 '타자'의 대립을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맞겠다.

그런 나의 관념에 '우리'도 적대적 '타자'도 아닌 디아스포라의 존재, 즉 어디에서 속하지 못하고 '배제'되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는 내게 나의 생각 전체를 되짚어보게 하는 충격이었다.

다르게 본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고, 여전히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깨닫게 해준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내 독서와 사유의 스승이었다.

 

저자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우리/미술이라 지칭하고 싶었다 한다.

우리와 미술사이의 저 빗금이 바로 디아스포라의 영역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구분지어버리는 우리와 타자의 경계이기도 하며, 그럼으로써 또한 배제의 영역이기도 하다.

내가 우리속에 갇혀있는 한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인식의 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늘 희망은 존재한다.

이 빗금위를 춤추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그래서 '우리'의 틀에 갇힌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식의 세계를 알려주는 친절한 저자도 있다.

우리도 같이 그렇게 책을 통해서라도 저 빗금위를 춤추고 놀아본다면 이 굳을대로 굳은 '나와 타자'의 철학의 한계를 조금은 벗어날지도 모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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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2-30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하게도 같은 책을 읽고 있었네요. 서경식 선생의 어느 책에선가 조선민족공동체의 틀을 어떻게 봐야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했던 생각이 납니다.. 제 나름으로는 그걸 읽고 정리하기를 같은 땅에 살거나, 역사가 같거나, 언어가 같거나 이런 식으로 끝도 없는 OR로 연결된 공동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닫힌 우리로는 문제를 정확히 보고 나아갈 수 없다, 끊없는 더 작은 우리들이 타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돌이 2014-12-30 22:43   좋아요 0 | URL
소년의 눈물과 이 책을 우리 비슷하게 읽고 있는 것 같아요. ㅎㅎ서경식선생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내 존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타인에게 폭력이 될 수 도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근데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이런 식의 우리라는 틀덕분에 끊임없이 타자화되고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면에서 서경식선생의 책은 어떤 책이든 한 번은 꼭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팬이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