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김중혁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대가 바뀌면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이나 내용이 바뀐다는 것을 머릿속으로는 충분히 알지만 그래도 막상 맞닥뜨리게 되면 잠시 당황하는 순간들이 있다.

김중혁 작가의 메이드인 공장이 딱 그렇다.

 

공장이라니....

60년대생에게 공장은 어린 시절 공부못하면 가는 곳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곳이었고,

20대 시절에는 세계를 변혁할 주인공들이 있는 곳이어서 미래의 희망의 상징이었던 곳,

그리고 지금은 신자유주의의 도래 이후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맺히고 있는 곳

어쨋든 공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곳이고,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본적은 없는 그런 어떤 곳이면서 위의 전형을 벗어나본적이 없는 그런 곳이다.

 

책 앞쪽의 프롤로그를 읽다보면 나와 몇 살 차이나지 않는 이 작가 역시 비슷한 사회적, 세대적 경험을 공유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역시 김중혁이라는 이 귀엽게 삐딱한 작가는 세대적 공유경험을 살짝 뛰어넘어 준다.

그냥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냐는 듯이 그냥 우리 앞에 공장을 펼쳐준다.

 

"여기 보라고, 사람들이 있지 않냐고

종이와 콘돔과 브래지어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네.

뭔가 좀 신기하지 않나?"

작가 김중혁이 독자에게 건네는 말은 딱 이정도이다.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일하고 있는 곳. 모든 걸 빼고 그냥 공장이 뭐냐고 하면 이렇게 대답하는게 김중혁의 쓴 이 책의 대답이 아닐까?

 

그런데 이 단순한 질문과 단순한 대답들이 참 유쾌하게 다가온다.

막연히 생각해도 내 손안에 들어오는 물건들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생각해보면 참 신기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뭐 나서서 나같은 사람이 공장을 견학하려고 기를 쓰고 찾아갈것도 아닌데

이렇게 작가가 살짝 대신 다녀오고 들려주는 얘기들은 호기심의 충족과 함께 약간 뭔가를 훔쳐보는 듯한 관음증적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공장 역시 사람이 사는 곳!

결국은 물건의 얘기보다 그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맘에 와 닿는다.

사양산업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도대체 지금 그걸 만드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야 할 듯한 LP공장 사장님의 뚝심과 배짱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꼭 성공하시라고 어디가서 빌어드리기라도 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또 세상을 살아갈만하게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스친다.

 

 

어디서나 있을법한 그런 이야기거리와 고민들과 풍경들이 딱 김중혁 스타일로 조곤 조곤 풀어나가는 것이 참 재미있다.

그의 에세이는 꽤나 편안하게 읽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가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일듯하다.

가볍게 읽히지만 세상 그 무엇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그 나름의 존중을 보내주는 작가의 마음이 문장들 곳곳에 알뜰히 배어있다.

아마 글 뿐만이 아니라 공장을 찾아가는 김중혁작가의 마음도 그러했으리라 싶다.

그러니 독자 역시 그런 마음으로 작가와 함께 두런 두런 공장을 둘러보자.

 

뱀꼬리

김중혁작가와 일군의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소설리스트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 매주 김중혁씨가 '표지 甲'이라는 코너가 있다.

순전히 김중혁작가 개인이 좋아하는 표지를 선정하는건데

내가 보기엔 이 책 메이드인 공장이 표지 甲이다.

책을 읽고 나면 더 딱 그만인 표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 그리고 김중혁 작가 일러스트 솜씨가 좋은 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의 표지와 삽화들 진짜 훌륭하다.

좋겠다. 재주많은 사람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대 시절에는 소설이 내 독서의 거의 전부였다.

그런데 이건 뭐 나의 능동적인 선택사항은 아니었던듯하다.

그 시절에 교과서 외의 책이라고 하면 당연히 소설이라고 생각했지 다른걸 선택할 선택지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20대와 30대 중반까지 이 시절은 논리의 시절이었다.

세상은 논리적으로 파악가능한 것이라고, 그래서 내가 어떻게 잘 사느냐에 따라 세상의 미래도 달라지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 시절 나는 세상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논리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나는 논리에 의해서 움직였고, 그것에 의해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철학과 경제학과 정치학과 사회학 온갖 인문, 사회과학 서적들이 내 독서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소설 또는 문학은?

그야말로 머리아픈 중간에 쉬어가는 곳이었을 뿐이다.

내가 이 시절에 해리포터 시리즈에 열광했던 것도 지금 생각하면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현실의 무게를 잠시 덜어줄, 아무 생각없이 낄낄거리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의 잠시의 피서 그것이 문학이었다.

 

그러나 나이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좀 더 똑똑해진건지, 그도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회색분자 또는 기회주의자가 된건지 아직도 명확하게 진단내릴 수는 없지만, 다시 문학이 내게로 왔다.

논리만으로는 세상을 구하지도 변화시키지도, 사람을 설득하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문학의 의미가 각별해졌다.

 

아마도 20대의 나는 절대로 이 소설을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시절에 안읽은게 다행이다.

 

소설 <환상의 빛>은 4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4가지 이야기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불가해성과 모호함, 그리고 상실의 고통이다.

<환상의 빛>에서 아내는 남편이 왜 그 밤에 갑자기 철길을 걸었는지, 그리고 달려오는 기차를 피하지 않고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그녀의 슬픔은 오래도록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알 수 없기때문이다.

죽은 남편에게 "그래 당신이 그렇게 힘들었구나, 이제는 편히 쉬어'라고 사후에라도 위로를 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할머니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기에 그 뒷모습이 오래도록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죽은자는 죽었고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삶의 지속성만으로 보자면 유미코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극복한 듯보인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 재혼을 하고, 그의 가족을 자신의 가족으로 만들어가고, 그리고 새 남편의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모습은 유미코가 전남편의 죽음을 극복한 듯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내내 묻고 있다.

당신 왜 거기에 있었지요? 왜 돌아오지 않았나요?

나중의 어느날 유미코 그녀가 철길을 걷거나 또는 을씬년서러운 바다를 걸어들어가거나 할지도 모른다.

아마 그때도 남은 이들은 유미코와 같은 의문을 내내 곱씹고 곱씹어야 하리라......

한 인간의 내면의 모두를 누가 감히 전부 알 수 있다고 할까?

 

<밤 벚꽃>은 그림같은 소설이다.

눈을 감으면 소설의 장면이 영화속 정지화면처럼 아스라히 떠오른다.

아스라히 날리는 밤 벚꽃과 상실의 고통을 삭이고 있는 어미, 그리고 이제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가난한  신혼부부의 애틋한 모습이 어찌 그리도 손에 잡힐듯 떠오르는걸까?

풍경속에 그들의 상반되는 마음자락이 모두 어쩌라고 이리도 잘 잡히는지.....

이런 특징은 다른 소설 <박쥐>와 <침대차>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역시  글을 읽다보면 소설속 장면들이 선명히 떠올라 그야말로 글이 아니라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느낌이다.

박쥐가 날던 어두운 하늘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떠오르고, 그 아래 소년의 손을 잡고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침대차>에서는 기차 침대칸에서 우는 노인의 옆에서 같이 울어주고 싶은 소설과 내가 섞이는 경험을 한다.

 

4개의 소설 모두가 상실의 아픔을 이야기하지만, 그 어느 소설도 그 상실의 원인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독자는 그 아픔을 같이 느끼고 같이 울어주고싶다.

논리적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마음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영화속 스틸화면으로 어느새 내가 들어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들이라니, 이야말로로 불가해하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15-02-03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렸을 때 추리소설을 주로 읽다가 로멘스소설,,,만화,,,주로 만화를 읽다가 에세이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작년부터 소설을 읽으려고 하는데 저도 이 나이에 읽으려고 하니 읽히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으면서 시건방지기만 해서 소설을 우습게(?) 알았던;;;; 암튼 [환상의 빛]을 담습니다.,,,그런데 왜 요즘 이렇게 제 주위를 `환상`이라는 단어가 배회하는 듯~~~?ㅎㅎㅎㅎㅎ

바람돌이 2015-02-03 11:14   좋아요 0 | URL
ㅎㅎ 환상의 여인... ^^
그러고보니 제가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놓지않는 장르가 하나 있네요. 만화... ^^
전 원래 단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읽은 2권의 단편집 <축복받은 집>과 이 책 <환상의 빛>은 진짜 좋네요.

앤의다락방 2015-02-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책방에서 다뤘는데 너무 재밌겠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구입까지했는데 아직 다른책 읽느라 읽진 못했네요^ ^ 바람돌이님 서평보니 얼른 읽고 싶어지는 걸요!^ ^
 

성 니콜라오스 성당을 떠나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리키아 왕국의 공동묘지와 원형극장으로 향했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내리자마자 내려쬐는 햇살이 정말 장난 아니다.

 

얼마 걷지 않아 심상치 않은 풍경이 눈앞을 떡 하니 막아선다.

 

 

 

고대 리키아 왕국의 절벽 무덤들이다.

정말 절벽을 꽉 채우고 있는 무덤들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날처럼 햇살 따가운 여름이 아니라 겨울 흐린날이라면 아주 음산할 듯도 하고.....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역시 가을이나 겨울이 좋을듯하다.

 

고대 리키아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이렇게 절벽을 파서 방을 만들고 그 안에 석관을 만들어 시신을 안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입구는 집모양이나 신전모양으로 꾸며주고....

이 무덤들의 외벽 역시 원래는 화려한 색깔로 채색을 했었다는데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색채는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아주 약간의 흔적만 남아있다.

무덤이 죽은 이가 사는 집이란 개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디나 비슷한 듯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땅에 묻는 매장의 방식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절벽을 파서 시신을 안치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고대인들이 흔히 그랬듯 이들 역시도 영혼 불멸과 후세의 부활을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신을 땅에 묻어 썩는 것을 두려워하여 이렇게 절벽을 파고 석관까지 마련하여 시신을 안치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위가 높을수록 절벽 높은 자리에 묻었다는데 이 역시 하늘에 가까이 갈수록 더 빨리 부활할 수 있다고 믿었기때문이란다. 예나 지금이나 힘있는 이들은 위를 좋아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느끼는 건 좀 다르다.

어차피 그런 이론들은 뚜렷한 증거가 있는 것들이 아니고 대부분 역사학자나 고고학자들이 그러려니 하고 추측해내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 지역의 무덤만 두고 본다면 아래쪽에 올수록 조각도 더 정교해지고 꾸밈새가 오히려 화려하다.

그러니 지위의 고하만으로 무덤위 위치관계를 판단하는게 맞는지 헷갈리는거다.

시간상으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순서를 취할 수도 있었겠구나 싶은데 이런 무덤 유적을 따로 더 본 것이 없으니 이 역시 의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절벽무덤을 바로 옆에 끼고 있는 유적이 로마시대의 원형극장이다.

앞으로 계속 지겹도록 볼 원형극장이지만 터키에 와서 일단 처음보는 원형극장이니 호기심 충만이다.

 

진입로 입구에는 온갖 유적들이 뒹굴고 다닌다. 은유가 아니라 진짜로 뒹굴고 있다.

뭐든지 많은 놈들은 아까운줄을 모른다. 우리라면 박물관에 고히 모실텐데......

 

원형극장 앞에 뒹구는 가면조각들 앞에서 흉내내기를 시도했으나 별로 성공적이지는 못한 해아.

사실 이런 흉내 사진은 울 옆지기게 최곤데 자기 사진은 못올리게 하니 패스.... ㅠ.ㅠ

 

이런 가면 조각들은 안탈랴 박물관에서도 전시되어있는걸 많이 봤었는데 무대를 장식했던 조각들이라고 한다.

주로 극속의 인물들을 표현한 것이라는데 밑에서 보면 웃는 얼굴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화난 얼굴이 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또는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표정이 달라지는건 우리나라나  다른 곳에서도 볼수 있는데 이게 의도적인지 아니면 원래 만들다보면 그렇게 되는건지 알 수는 없네.....

 

죽음의 공간인 무덤 바로 옆은 삶과 유희의 공간인 원형극장이다.

뿐만 아니라 원형극장의 위쪽이 절벽면인데 모두 무덤들이다.

로마시대 사람들이 공연을 하고 경기를 벌이면 산자들과 죽은자들이 함께 관람을 하는 형국이다.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을 분리하거나 터부시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나 여기나 옛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일까?

실제로 지금은 무덤과 원형극장만 남아있지만 우리가 딛고 있는 땅 아래 모두는 옛 도시가 묻혀있다고 한다.

지진과 강의 범람으로 인한 퇴적물이 옛 도시를 완전히 덮어버린 것이다.

결국 일상의 삶과 놀이와 죽음의 공간이 더불어 함께 있는 곳이 이곳이다.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이 분리되는 것은 어쩌면 자본주의와 함께 시작된 듯한데 이에 관한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겟다는 생각을 잠깐 한다.

 

 

파노라마 사진은 이렇게 확 잘려버리네....ㅠ.ㅠ

 

 

 

 

사람이 제법 많았었는데 다 어디 갔을까?

이렇게 사람없이 찍힌 사진도 있었다니 신기할세.... ㅎㅎ

원형극장에서 우리가 제일 궁금한건 마이크가 없던 고대에 정말 무대의 공연이 뒷쪽까지 들렸을까였다.

여기까지 왔으니 당연히 실험해야지. 이렇게 사람이 별로 없는 원형극장을 또 언제까지 갈거냐고..... ^^

실제로 울 옆지기가 아래쪽에 먼저 내려가서 소리를 내봤는데 제일 뒷쪽에 있던 우리한테 너무 선명하고 또렷하게 들리는거다.

실제 원형극장을 지을때 소리의 반사를 최적으로 하기 위해 좌석의 면이나 크기, 돌의 종류까지 모두 신경써서 만든다는데 실제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가 어찌나 또렷하던지.... 노래라도 하나 할려는 찰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오는 바람에 어울리지 않게 수줍음을 탄 옆지기가 포기한건 아직도 아쉬움.... ㅎㅎ

 

원형극장의 유적들. 그리고 절벽의 무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가게에 잠깐 들러 터키와서 처음 본 슬러쉬를 사먹었는데,

이런 더위에서 갑자기 지나치게 찬걸 먹으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덮다고 벌컥 벌컥 먹었더니 머리끝부터 정신을 못차리게 아픈거다. ㅠ.ㅠ

어린 것들은 잘만 먹던데 나는 아닐세.... ㅠ.ㅠ

 

가게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터키 아저씨 아줌마들이 나를 막 부른다.

뭔가를 내밀면서 좀 먹어보라는데 표정이 뭔가 짖궂달까?

역시 보니 터키 고추다.

우리 나라 고추보다는 크기가 좀 크기만 거의 똑같이 생겻는데 음 내생각엔 이 사람들이 고추가루를 주면서 내가 매워하는걸 보고 웃을려는 심보인듯....

하지만 내가 누군가? 고춧가저에는 이력이 날대로 난 한국 아줌만데 말이다. ㅎㅎ

아까이거 하고 한입에 톡 털어넣었는데 고춧가루 맞다. 우리나라 고춧가루보다 훨씬 덜 매운..... ㅎㅎ

맛있게 냠냠거리는 걸 보고 터키 아저씨 아줌마들이 모두 놀라워한다. 내가 이겼다. ㅎㅎ

 

안탈랴로 돌아오는길은 생각 안난다.

왜냐하면 계속 잤으니까..... ㅠ.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로 2015-02-02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덤이 정말 신전같아요~~~하긴 신전이 원래 산 사람이 기거하는 곳은 아니니까~~~. 원형극장은 전 로마에서 가봤는데 공사중이라 안타깝게도 안에 들어가보지 못했는데 올려주신 사진으로 대리만족. ㅎㅎㅎㅎ 오늘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옆지기님의 흉내내신 사진 언제 몰래 올려주세요~~~~. ㅋ

바람돌이 2015-02-02 13:09   좋아요 0 | URL
음 원형극장은 여기보다는 파묵칼레에서가 정말 좋았어요. 여기는 원형극장 자체로는 훼손도 많고 원형이 남아있는게 적은 편이죠. 로마는 콜로세움말인가요? 아 거긴 정말 저의 로망입니다. ㅎㅎ
언젠가는 가겠죠. ^^

조선인 2015-02-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해아라구요? 예린인줄 알았어요. 자매는 자매인가 봅니다.

바람돌이 2015-02-02 13:10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면 닮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전혀 안 닮았대요. 사람들이.... ㅎㅎ
둘이 여전히 하는 짓이나 성격은 극과 극입니다. ^^

paviana 2015-02-0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곳에서 노래 불러불 기회 별로 없으셨을텐데..막 박수받으셨을텐데..ㅎㅎ

바람돌이 2015-02-02 23:44   좋아요 0 | URL
글쎄말예요. 역시 그놈의 수줍음이라니.... ^^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이탈리아 기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관련 에세이서적들을 보면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실제 여행을 갈때에 필요한 온갖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책과(그 중에서도 요즘은 맛집 기행이 대세인듯.... ),

또 하나는 실제 여행지를 경험했을때 저자 자신의 감성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책들이다.

실제 여행을 갈때 필요한 책은 전자지만 어디를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를 결정하거나 여행의 경험을 대리만족하거나 하고 싶을때는 후자의 책들이 더 유용하다.

 

이 책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는 읽기 전에는 전자, 즉 정보중심의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이 두가지가 미묘하게 섞여있다.

이탈리아의 여행코스나 현재에 대한 정보의 제공보다는 이탈리아 각 지역의 역사, 전설, 미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들은 실제 여행을 하는데는 별로 필요치 않다.

오히려 여행을 준비하거나 할때 아 여기 가보고싶구나 라는 마음을 일으키기 위한 정보라고 할까?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일으키기 위해서,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좋아하고 느끼는 이탈리아를 여러분도 꼭 한번 가보라고 충동질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런 책이다.

그러다보니 글속에서 각 지역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나 마음이 쏠쏠히 묻어나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은 시간과 지역과 많은 역사속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베네치아에서는 먼 옛날 아틸라가 이끌던 훈족의 침입을 피해 해안쪽으로 도망쳐온 사람들이 석호를 메워 두만개의 기둥을 석호바닥에 꽂아 인공섬을 만들어 오늘의 베네치아를 만들던 시절

르네상스기 한때는 세계 인쇄업의 중심지로서의 베네치아를 찾기도 한다.

베네치아의 가면 축제가 생긴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또 현실로 돌아와 베네치아의 다리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따라가고 있다.

또한 이 이야기들 속에 토마스만의 작품과 비스콘티의 영화로 유명한 <베니스에서 죽다>를 만나기도 하며,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카사노바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한다.

베네치아를 가기 전에 꼭 베니스에서 죽다와 카사노바를 읽어야겠구나라는 마음이 절로 드니 저자의 말솜씨가 썩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북부의 작은 도시들에서 관심이 가는 곳은 볼로냐이다.

세계 최초의 대학이 들어선 도시이며 요리가 발달해 뚱보들의 도시이자 붉은 벽돌건물과 사회주의자들의 세력이 강해 붉은 도시로 불리운다는 볼로냐

사실상 크게 볼거리가 없어 대부분의 여행자가 지나치는 도시인데 저자의 맛깔스런 소개를 듣다보면 볼로냐의 맛있는 소시지를 넣은 샌드위치 또는 스파게티를 먹으러 꼭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또한 오래된 건물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도서관과 서점, 카페 등으로 활요하고 있다는 건물 살라 보르사는 지하의 로마 유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그것을 유리 바닥을 통해 건물을 걸을때마다 훤히 보이게 한 구조라니 그것도 궁금하다.

문화를 박제시키지 않고 어떻게 생활속의 문화로 만들까라는 고민의 흔적을 한올 걷어올릴 수 있을 듯하다.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에서는 도시의 아름다운 외면이 아니라 르네상스 정신에 주목하고자 한다.

피렌체의 역사를 간략하게 얘기하는데서 시작한 글은 건물이나 예술 자체보다는 그것들을 만들었던, 또는 피렌체를 살아갔던 사람들에 주목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비교하고 그들의 관계에 얽힌 에피소드들 - 사이가 무지 나빴던 이야기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그리고 시뇨리아 광장에서 화형당한 사보나롤라를 만나며 그의 개혁정신과 실패를 얘기한다.

아 베키오다리에서는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나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말 한마디 건네보지 못하고 짝사랑으로 끝나고 말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평생 2번 만났단다.

현대로 훌쩍 넘어오면 페라가모를 통해 이탈리아 패션과 장인정신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로마!

사실상 로마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양 역사의 중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으므로 책의 몇장으로 서술하기 어려운 도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전체에서 디테일면에서 가장 공감이 덜 가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로마라는 도시가 훌륭하지 않거나 감흥이 없는 도시라서가 아니라 저자 역시 이 도시를 감당하기에는 몇 장의 서술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어쩌면 저자는 이 아쉬움때문에 <일생에 한번은 로마를 가라>쯤 되는 책을 다시 쓸지도 모르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15-01-28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번에는 이탈리아 가실 준비 하시나요?

바람돌이 2015-01-28 23:37   좋아요 0 | URL
눈치도 빠르셔라... 근데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요. 그냥 다음은 이탈리아다 뭐 그러고 있습니다. 일단 돈부터 열심히 모아야죠. ㅎㅎ

rosa 2015-04-0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가신다면.. 토리노도 가보세요.
저는 유일하게 토리노에만 다녀왔지만.. 토리노가 참 특별하고 좋았습니다.
쁘리모 레비의 흔적을 쫓아다닌 일주일이 근 1년이 다 된 지금에도 계속 마음에 남아요.
멋진 영화박물관에서 더 뒹굴거리지 못했던 게 아쉽고.. ㅎㅎ
여행을 준비하고 또 떠나시는 바람돌이님이 진정 부럽네요.
저는 한동안 무조건 방콕해야 할 상황이라. ^^;;
 

동백섬에 동백꽃이 피었다.

아직 필때가 아닌데....

햇빛 좋은 곳에 자리잡은 놈들이 뭐가 그리 급했는지, 다른 녀석들은 이제 봉오리만 맺혀있건만....

 

 

 

간만에 밥하기 싫어서 외식을 했더니 배가 너무 불러 산책이나 하자며 동백섬엘 들렀다.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으니 절로 발걸음이 느긋해진다.

 

 

 

 

 

 

 

 

 

 

 

 

 

 

 

 

 

 

 

 

 

 

 

 

 

 

 

 

 

 

 

 

 

 

 

 

 

 

 

 

 

 

 

 

 

 

 

 

 

 

 

 

 

 

 

 

 

 

누리마루를 지으면서 조성한 소나무숲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저렇게 멋진 소나무들은 모두 어디서 왔을까?

 

바닷가에 자리잡은 이녀석은 마치 솟대같다.

 

 

 

 

멀리 오륙도가 보이는 바다는 오늘은 뭔가 심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올해 학교를 옮기는데 옮기고 싶은 학교를 순서대로 쓰면서 마지막 칸에 오륙도중학교를 썼다.

저기 오륙도옆 언덕에 있는 학교다.

풍광이 정말 끝내주는 곳이라 날마다 놀러가는 기분이 들테지만 정말 이 학교되면 끝장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가면 얼마 안걸리는 길이겠지만 도로를 뺑뺑돌아 가면 출근길만 한시간이다. ㅠ.ㅠ

설마 마지막 11번째 쓸 학교가 없어 쓴 학교가 당첨되지는 않겠지....ㅠ.ㅠ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 느릿느릿 산책하는 길에 달맞이 언덕이 보인다.

엥 근데 저 아파트는 도대체 언제 생긴거지?

아 정말.... 왜 전에는 못봤지??

고래 등에 작살꽂은 느낌이다.

바닷가 언덕에 낮은 알록달록 집들이 아름답던 풍광은 이제 끝이다. ㅠ.ㅠ

 

에이 눈 돌려야지.

반대편은 사람의 손길이 그나마 덜갔으니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이다.

 

 

 

둘이 심각해보이지만 하는 얘기는 늘 시답잖다.

 

 

 

 

바닷가에 황옥공주 인어상이라고 청동상이 있는데 이건 어디서 온 전설인지 도통 모르겠다.

허황옥도 아니고....

'바다 건너 인어나라 미란다국에서 무궁나라 은혜왕에게 시집온 황옥공주가 늘 고국을 잊지 못해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황옥에 비친 고국을 보며 그립고 슬픈 마음을 달랬다'라고 적혀있는데....

도대체 듣도보도못한 이 설화는 어디서 온건지.....

미란다국, 은혜왕, 무궁나라 뭔가 조작의 냄새가 팍팍 나는데.......

 

해아가 이 인이상을 보자 마자 비명을 질렀다.

"아악~~~ 인어는 바다에 사는거지 동상이 아니라고... 내 동심을 파괴하지 마"라고....

해아야 너 그거 개그라고 한거 맞지?????

 

 

동백섬을 한 바퀴 다 돌았으나 워낙 짧은 거리라 배는 하나도 안꺼졌다. ㅠ.ㅠ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5-01-16 0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2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01-1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이번설에는 부산에 한번 다녀올까봐요.

바람돌이 2015-01-22 21:51   좋아요 0 | URL
음... 설에 어딜 갈까 고민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운 사람인데 휘모리님이 그렇군요. ㅎㅎ 부산까지 내려오고 올라갈때 교통체증을 피할 수있다면 일단 부산들어오면 명절기간 한산합니다. 놀기 좋아요. ^^

하늘바람 2015-01-16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좋네요
전 시댁이 부산쪽이라가도 해운댓난번 못가봤어요

바람돌이 2015-01-22 22:02   좋아요 0 | URL
시댁이 부산 다대포쯤 될까요? 아니면 서구끄트머리.... 그럼 좀 멀기는 하죠. 해운대가...
그래도 부산까지 오시는데 다음엔 한 번 도전해보세요. ^^

무스탕 2015-01-1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 5월에 부산 갔었어요. 2박3일로. 근데 달맞이 고개를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불 다 꺼버리고 컴컴해서 제대로 못 봤어요ㅠㅠ
저두 저 인어를 보고 왜 저것이 여기에? 했었어요. 설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하여간 좀 생뚱맞다는 느낌..;;

바람돌이 2015-01-22 22:03   좋아요 0 | URL
5월에 날 정말 좋을때였군요. 에구 제가 그나마 서재활동을 좀 부지런히 했었더라면 잠시 얼굴이라도 보는건데 말이죠. ㅠ.ㅠ 달맞이 언덕에서 이어지는 산책로가 정말 좋은데 다음에 다시 오세요. ^^

실비 2015-01-1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진보니 정말 한번 직접가서 구경하고 싶어지네요
소나무 참 멋있네요 ^^
기회되면 한번 가보고싶어요 +_+

바람돌이 2015-01-22 22:04   좋아요 0 | URL
부산은 뭐 저는 사는 곳이니까 딱히 여기 뭐보러 놀러오지 싶은데 다른 지역 분들은 안그렇더라구요. 나름 부산에 대한 로망들이 다 있다는.... ^^

paviana 2015-01-1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 동백도 벌써 꽃을 피우고 있어요.

바람돌이 2015-01-22 22: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양지바른 곳은 그렇게 빨리 피우고 있죠.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5-06-2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낯익은 풍경들. 인어상 보고 해아가 한 말 ㅋ 귀엽고 엉뚱한 해아야의 매력은 여전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