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가좍 여러분 닉네임의 유래가 무엇입니까?


저는...

인터넷에서 고라니 짤을 보고

이친구 참 기묘하고 그윽한데...

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기묘한고라니가 되었습니다.


진짜 고정된 별명은 따로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이 지어준 본명과 비슷한 별명을 넷상으로 가져온

어린 날의 저를 규탄합니다

왜냐면 그 별명 안 웃기고 안 유니크함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수 2023-09-19 11: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화장품 뒷면에 유수분 밸런스! 저도 규탄합니다!

건수하 2023-09-19 13:04   좋아요 3 | URL
헉?!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3:20   좋아요 3 | URL
닉 짓는 거 진짜 별거아니구나... 나도암생각없이 최대한(포스트잇에 쓰여있음) 이런 닉 써야지

유수 2023-09-19 13:34   좋아요 1 | URL
동물분들 진지한 얼굴로 여기서..
조금은 생각하고 닉 만들어야한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다른 얘긴데 저 좌라니 이후로 계속 썩은 드립이 머릿속에 맴맴돌아서 괴로운..

건수하 2023-09-19 14:07   좋아요 2 | URL
괴로워 마시고 알려주세요!

단발머리 2023-09-19 20:08   좋아요 1 | URL
<닉네임 대상 막판 경합 중>

유수분 밸러스인가 고라니짤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3-09-19 1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라니님은 원하시면 공식적으로 닉네임을 바꾸실 수 있지 않나요? 저는 세례명이어서 공식적으로는 평생 바꿀 수가 없습니다!! 가톨릭에서 공식적으로 새로운 세례명을 지을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교황이 되는 것입니다~!!! 😆

건수하 2023-09-19 13:04   좋아요 3 | URL
세례명 아닌 걸로 바꾸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3:18   좋아요 3 | URL
라파엘 님을 교황으로!!!

저도 닉네임을 바꾸고 싶은데 10년을 쓴 닉네임이라서 바꿔도 그걸로 부르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본닉네임 하나 두고 유동적으로 햄버거. 이런 거 쓰기 때문에 어쩌면...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라파엘 2023-09-19 13:27   좋아요 3 | URL
건수하/ 다른 닉네임은 뭔가 비공식적인 느낌이 들어서요 🤣

고라니/ 고라니 외에 본 닉네임이 있다는거죠? 본명과 비슷한 별명이라고 하셔서, 본명이 고난희 님이신가 생각했어요 😄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3:29   좋아요 2 | URL
라파엘 님/ 고난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진짜 그럴싸하네요 근데 저는 고씨도 아니고 이름에 난이나 희도 안 들어가는... 평범하면서도 흔치 않은 이름입니다^-^ 라파엘 님. 교황으로 즉위를...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3-09-19 1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북플 처음 시작할때 듣고 있던 노래가 가을방학의 새파랑이라는 노래여서...

노래는 완전 좋습니다 ^^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3:21   좋아요 2 | URL
노래는 감사히 들어보겠습니다...^^

건수하 2023-09-19 1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n년 동안 쓰던 닉네임 그대로 가져왔다가
감성이 건조하다고 건이 붙었습니다.

새롭게 만들 것을..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3:2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건수하님. mbti가 혹시 istj 그런 건가요

건수하 2023-09-19 13:30   좋아요 2 | URL
음 전문적인 검사지로 했을 때 ISTJ가 나왔습니다만
(직장에서 검사 후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있었던지라)

스스로는 그 타입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3:29   좋아요 2 | URL
나중에 내가 ISTJ가 아닌 이유. 이런 페이퍼 써 주시면 안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9-19 13:34   좋아요 1 | URL
검사시 제가 주변을 의식하면서 했기 때문에
+ 그때 말고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직장에선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답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독서괭 2023-09-19 20:20   좋아요 2 | URL
건수하님 I도 맞는 것 같고 S도 맞는 것 같고 T도 맞는 것 같고 J도 맞는 것 같은데 왜 부정하시죠?ㅋㅋㅋ

건수하 2023-09-19 21:02   좋아요 1 | URL
저는 p 입니다만..

독서괭 2023-09-19 21:05   좋아요 1 | URL
j 같으신데.. 목록수하님..

건수하 2023-09-19 21:16   좋아요 1 | URL
책에만 그렇습니다 ㅋㅋ

별족 2023-09-19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모든 넷 세상 아이디는 모두 이겁니다. 처음 아이디를 만들 때 내가 내 이름 짓는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지었는데, 검색하면 고양이 나오는 SF 나오고 부끄럽습니다-_-;;;

다락방 2023-09-19 14: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 에서 따왔습니다. ㅎㅎ

우끼 2023-09-19 15: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라니 기묘하고 그윽해서 좋아요

단발머리 2023-09-19 2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닉네임 만들 때 옆에 앉은 사람(9세)이 단발머리여서 닉네임이 단발머리에요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9-19 21:37   좋아요 2 | URL
헐 그래서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님 탄생 ㅋㅋㅋㅋ

다락방 2023-09-20 08:13   좋아요 2 | URL
네? 그래서였다고요??
 
벨기에 에세이 - 우리가 함께 쓴 일기와 편지
샬럿 브론테 외 지음, 김자영 외 옮김 / 미행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뭔가 엄청난 대박적 성찰이 있었으면 나도 참 좋았겠지만,

나는 그렇게 고차원적인 고라니가 아니다.





알라딘에서는 독자 북펀드를 통해 책을 출간한다. 나도 참여한 적 있다.《벨기에 에세이》도 그런 책이다.


브론테 자매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문학과 여자 작가가 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브론테 자매는 거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펀딩하고 싶었지만, 펀딩은 주로 종이책이고 미행 출판사에서는 전자책을 내 주기 때문에 펀딩하지 않고 전자책을 기다리고 있던 중...


직장 동료가 책을 빌려줘서 읽어보았다. ^-^




내 손바닥보다 조금 큰 귀여운 책이다. 편집은 신기하게도 종이에 비해 글자가 적게 들어간다. 20자 남짓 되나? 그래서 가독성이 매우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책은 샬롯 브론테가 앤 브론테의 죽음에 관해 쓴 시로 시작한다.

자매의 고향 하워스에서 에밀리 브론테와 앤 브론테가 함께 쓴 일기,

샬롯 브론테가 쓴 편지,

샬롯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가 벨기에의 기숙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며 쓴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소설이 좋으면 작가의 작품 아닌 다른 글까지 궁금해진다. 시, 일기, 편지, 평론, 강의록 등등.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여성 작가들은 그런 게 번역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아마도 작품이 성별과 국적을 떠나서 너무 압도적이라 상품성이 넘쳐나서, 상대적으로 편지나 일기나 시는 조명을 못 받는 것 같다.


그리고 미행 출판사는 편집 후기까지 넣어줘서 책을 만들면서 쉽게 잊는 편집자의 존재까지 상기하게 만든다!




책을 심도 있게 읽지는 않았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하고 굵직한 흐름을 파악하지도 않았다. 물론 삶의 연속성이 있기는 하지만, 읽은 바로는 거대한 흐름 그 자체보다는 굵은 줄기에서 파생한 작은 가지들, 삶의 편린에 더 가깝다.


이렇게 밑밥을 까는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며 멋진 리뷰를 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게 아니기에, 내가 느낀 바에 충실한 리뷰를 쓸 것이기에 그렇다.ㅋㅋ


최근 알라딘 서재 이웃과 장문의 댓글을 몇 번 주고 받았는데, 그분은 에세이를 좋아한다고 하셨다. 나는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기에, 그분은 인문사회과학서를 많이 읽고 양질의 리뷰를 쓰시기에, 아직 극복하지 못한 에세이에 대한 편견이 있기에 '응?' 하고 글을 읽었는데, "그 사람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신이 맺는 관계를 주로 보"고, "그런 시선을 배우기 위해서 읽는다"고 하셨다. 새로운 시각. 사고의 전환...!


이 내용을 읽으며 나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는데, 나는 나를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나는 나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고 있다. 사건을 대할 때 내 태도를 보고 알았다. 타인에게 일어난 부당하고 슬픈 일이라면 그것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분노했다. 그런데 내게 슬픈 일이 일어났을 경우 개인적인 차원의 일이고 사회 개혁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님아;;;ㅋㅋㅋㅋㅋㅋㅋㅋ) 깊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에세이 독서는 내가 느낀 인상이나 경험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


주로 샬롯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가 글을 썼고, 앤이 쓴 글은 상대적으로 적다. 세 사람의 글을 비교해보자면 이렇다.


샬롯 브론테: 지적이고 얌전한 숙녀 같다. 여성 캐릭터를 중시한다.

에밀리 브론테: 단단하고 자매 중에서는 제일 남성적인 것 같다. 이런 표현 안 좋아하지만.

앤 브론테: 잔잔하고 얌전하면서도 뼈가 있다.


데버러 러츠가 쓴 《브론테 자매 평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이맘때 즈음 읽었는데, 이 책에도 내 감상과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앤 브론테의 죽음에 대하여



내게는 인생의 기쁨이 거의 없고,

죽음의 공포도 거의 없다;

이별의 시간 속에서 바라보았던

내가 죽어서라도 구하고픈 이.


조용히 사그라지는 숨을 지켜보며,

부디 한숨 한숨이 마지막이기를;

애타는 마음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사랑하는 이목구비 위로 드리우기를.


그 먹구름이, 그 적막이 나를

내 인생의 사랑과 갈라놓겠지;

그러면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야지,

그분께 온전히 뜨겁게 감사드려야지;


비록 우리가 잃어버린

삶과 희망과 영광에도;

그렇대도, 어둠에 맞서, 폭풍을 헤치며,

홀로 감내해야 할 지치는 싸움.


가족이 죽기를 바란다니, 이거 제정신이 아니네? 싶을 수도 있겠지만, 주석을 읽으면 샬럿 브론테는 폐결핵 말기였던 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샬럿은 앤이 하루라도 더 살기를 바랐겠지만, 그 고통을 알기 때문에 차라리 죽음이 찾아와서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생각에는 이 글 첫머리에 정해둔 때가 오면―우리 즉, 나, 샬럿, 앤―모두 기쁨과 생기로 가득한 어떤 신학교의 응접실에 하하 호호 모여 앉아 한여름의 축일을 지킬 것이다. 우리는 빚도 다 갚고 수중에 상당한 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아빠와 이모, 브랜웰은 각각 우리를 보러 왔거나―보러 오는 중일 것이다―그 여름밤은 맑고 따뜻하겠지―이 황량한 풍경과는 아주 다를 거고 어쩌면 앤과 나는 정원으로 슬쩍 빠져나가 우리가 쓴 글을 잠시 훑어볼지도 모른다―나는 이런 것이든 아니면 더 좋은 것이든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1841년이면 1818년생인 에밀리 브론테가 23살일 때의 일기다.


이 일기가 와닿았던 이유는, 자매들이 모두 젊은 나이에 요절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학교를 세우고자 하는 꿈을 꾸던 시기에 쓰였고, 학교를 세운 뒤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쓴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일기를 보면 샬럿, 에밀리, 앤과 브랜웰이 오십 대가 된 미래를 상상하고 가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에밀리와 앤은 서른 즈음에 병사했고, 샬럿도 삼십 대에 임신 상태에서 죽었다. 브랜웰도 오래는 못 살았다고 한다.


브론테 남매의 아버지 패트릭 브론테는 아내, 어려서 죽은 두 딸(샬롯보다 손위)과 살아서 성인이 된 남매 모두를 앞세웠다고, 데버러 러츠가 쓴《브론테 자매 평전》에서 그랬다.


자녀 중 유일하게 결혼한 게 샬럿인데, 샬럿의 남편 아서 벨 니콜스는 패트릭의 후임 목사였다. 아서는 3살 연상인 샬럿에게 구애했고 샬럿은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않다가 받아들였다. 패트릭은 아서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아마 신분,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샬럿마저 세상을 떠난 후 둘이 의지하고 살았다. 아서는 패트릭이 죽을 때까지 보살폈고, 그가 죽고 나서 재혼했다. 패트릭과 아서 둘 다 노인이 될 때까지 장수했다.


하...!!!!!!!!!!!!!!!!!!!!!!!!!!!!!!!!

이게 뭐야!!!!!!!!!!!!!!!!!!!!!!!!!!


...그런데 한편으로는 브론테 남매가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 대 후반 사이에 죄다 요절했다고 해서 너무 비참하게 여길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짧을 뿐이지 나름 재미있게 살았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꽤 오랫동안 나는 스물다섯 살을 내 존재에 있어서 어떤 획을 긋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건 진짜 예감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 그저 미신 같은 공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후자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


제가 윤석열 나이로 25세입니다.


1820년생인 앤 브론테는 1841년 당시 스물한 살이었다. 몇 년 뒤면 올 스물다섯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윤석열 나이로 저 나이인 나는... 동의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내 생각은 이랬다. 이십 대 초반과는 달리 스물다섯 정도면 그래도 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뭔가 달라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던 막연한 생각을 십 대 때부터 갖고 있었다. 아마도 중학생 때, 중학교 이학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살아보니까 나는 그대로고 뭔가 달라지거나 나아지리라는 믿음은 "미신 같은 공상에 불과"하더라.


너무 비관적인가 싶겠지만, 어떤 나이에 도달한다고 게임 레벨업 보상처럼 자동으로 뭔가 바뀌는 게 아니고, 내 행동과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달려 있다는 걸 느꼈다.


...좋지 않나? 나이와는 무관하다는 게. 내가 몇 살이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게? ㅋㅋㅋ



용기를 내서 화이트 부인에게 하루 휴가를 주실 수 있냐고 부탁까지 하면서 버스톨에 가서 엘런 너시를 보려고 한 게, 엘런이 나한테 마차를 보내주겠다고 했거든. 내 부탁을 들어 주시긴 했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차가웠고 오래 걸렸어. 어쨌든 내 의견을 매우 모범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고수했어. (...)


이 부분!!!


리드 외숙모의 임종이 임박해서 제인 에어가 에드워드 로체스터에게 가서 휴가를 달라고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아니... 너무... 너무 제인에어스러워!!! 제인 에어라면 분명히 "의견을 매우 모범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고수"했을 거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영어 번역가 노지양과 홍한별이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에서 《제인 에어》를 언급한다. 나올 수밖에 없다...!!!


읽은 지 일 년이 넘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이번 포스팅에서 언급하는 책들이 하필...ㅋㅋㅋ) 《제인 에어》를 읽으며 예쁘지 않고, 사근사근하지 않고, 인기 있지도 않고, 책을 좋아하는, 그러니까 다른 소설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할 법한 여성스러운 여자가 아니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의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니, 그건 샬롯 브론테의 다른 소설 《빌레트》의 주인공 루시 스노 때문이었나?


그런데 제인도, 루시도 작중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할 법한 예쁜 여자와 마주한다. 제인의 경우에는 로체스터의 약혼녀라는 소문이 있는 잉그램 양이고, 루시도 지네브라나 폴린이었던가? ㅎㅎ 고등학생 때 빌레트를 읽어서 기억이 잘 안 난다.


하여간 제인 에어와 루시 스노 또한 여주인공 감인 여주인공이 아닌데, 이게 작가의 모습이 캐릭터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샬롯에게서 제인을, 그리고 아마도 루시의 모습을 본다.


작가의 모습이 캐릭터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샬롯이나 에밀리나 앤, 내가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이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육성이 들리는 듯하다.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얼추 그려볼 수 있다. 제인 오스틴은 발랄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여유로운 여자일 것 같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온몸에 풍자적인 어조가 있을듯. ㅋㅋㅋ 전자는 작품 여성 인물들의 말투에서 짐작했고, 후자는 《롤리타》와 《프닌》의 어조로 말미암아 찍었다.



사랑하는 엘런―에밀리는 이제 더 이상 아픔이나 연약함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돼. 그녀는 두 번 다시 이승에서 고통받지 않을 거야. 그녀는 짧고 굵게 싸우고는 떠나버렸어. 그녀는 화요일, 내가 너에게 편지를 썼던 바로 그날에 죽었어. 나는 그녀가 몇 주 동안은 우리와 계속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시간도 안 되어서 그녀는 영원한 세상으로 떠나 버렸어. 그래, 이 시간 속에도 땅 위에도 에밀리는 이제 없어. 어제 우리는 가련하고, 쇠약하고, 죽을 운명이었던 그녀의 몸을 교회 박석 밑에 조용히 묻었어. 지금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찾았어. 우리가 그러지 않을 이유는 또 뭐겠어? 그녀가 괴로워하는 걸 보는 고통은 끝났고, 고통스러운 죽음의 장면도 지나갔고, 장례도 치렀는걸. 우리는 그녀가 평화에 이르렀다는 걸 느껴. 이제 된서리와 매서운 바람으로 떨지 않아도 돼. 에밀리는 그것들을 느끼지 못 하니까. 그녀는 장래가 촉망되는 시기에 죽었어. 인생의 한창때에 가버렸어. 하지만 이건 하느님의 뜻이고, 그녀가 떠나간 곳보다 그녀가 지금 있는 그곳이 훨씬 좋을 거야.


흐아아앙!!!!!!!!!!!!!!!!!!!!!!!!!!


책 서두에 실린 샬럿의 시가 떠올랐다.


에밀리가 먼저 죽고, 이듬해에 앤이 죽었다. 에밀리 또한 폐결핵을 앓았는데, 의사의 진찰을 거부했다고 한다.


시기상으로 샬럿이 앤의 죽음을 바라본 게 나중인데, 에밀리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보면 이때부터 샬럿이 가족의 죽음에 품는 단단함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다. 앤의 죽음에 대한 태도도 그렇고 이 편지도 그렇고 야박하다 싶겠지만, 샬럿으로서는 이게 최선이 아니었을까 싶다.



순전히 재미만으로 어린 강아지 대여섯 마리를 죽인 어느 우아한 부인은 이렇게 말한다."그렇지만 고양이는 정말이지 잔인한 짐승이에요. 죽이는 걸로 만족하지 못하고, 먹잇감을 죽이기 전에 고문하죠. 그러니 우리 인간에게 그런 비난은 가당치도 않아요." 정말 그런가? 그녀의 남편은 사냥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사냥터에 여우가 몇 마리 없는 탓에 사냥감의 수를 공들여 관리하지 않는다면 사냥하는 즐거움을 자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여우의 숨통을 끊어놓을 때, 사냥개의 턱에서 여우를 낚아채 같은 고통을 두세 번이고 치르게 하면서 실컷 즐거움을 맛본 다음 비로소 죽음에 이르게 한다. 부인이야 연약한 신경을 거스르게 할 이런 잔혹한 광경은 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부인이 자신의 아이를 온 애정을 담아 포옹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부인의 아이는 그 작고 잔인한 손가락 사이로 예쁜 나비 한 마리를 짓이긴 뒤 제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바로 그 순간 고양이 한 마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입에 반쯤 집어삼킨 쥐꼬리를 매달고 있는 고양이는 그녀의 천사 같은 아이를 그대로 베껴놓은 모습일 테니까. 만약 아이가 입맞춤에 대한 복수로 우리 두 사람을 할퀸다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친구들의 애정 표시를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기 쉬우니, 그런 면에서 고양이와 한층 더 닮아 보일 것이다. 고양이의 배은망덕함의 또 다른 이름은 통찰력이다. 고양이는 인간이 보이는 호의의 값을 정확히 매길 줄 안다. 그렇게 행동하는 인간의 동기를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동기는 때로 선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고양이는 자신의 모든 불행과 악한 자질이 고대 인류의 조상 때문이라는 사실을 언제까지고 기억할 것이다. 낙원에서의 고양이는 결코 악하지 않으니까.


에밀리 브론테 성격 장난 아니라고 보여주는 수많은 대목 중 하나인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가볍게 말하고는 있지만, 에밀리 브론테가 언급한 부인과 아들이 얄미웠다. 어쩜 저렇게 이중적일 수가.


그리고 에밀리 브론테가 인간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서 동의해....... 에밀리 브론테는 고양이를 이중잣대로 부당하게 까는 내로남불 인간을 보며 환멸을 느꼈을 것 같다ㅋㅋ 사실, 그런 게 어딨어? 다 인간이 비유하고 은유하면서 그런 이미지를 씌우는 거지.




(구글에 '이 쥑쥑이'로 검색했더니 나옴)



오랜만에 브론테 자매의 글을 읽어서 좋았다.


나는 자매가 없고 남동생만 있어서ㅋㅋ 브론테 자매가 자매끼리 사이가 좋은 게 너무 신기했다. 더군다나 글을 공유한다고? 서로 독려하며 이야기와 글을 썼다고?? 난 절대 못해...


그리고 에세이를 읽으면서 브론테 자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브론테 자매의 소설은 앤을 제외하면 고등학생 때 읽은 게 전부다. 다시 읽고 싶어졌다. 곧 시간적 여유가 나니까 찬찬히 읽고 싶다.


브론테 자매와 관련된 책은 이것저것 있는데, 이 글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두 권이 있다.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출판했다.


제인 에어를 영국 백인 여주인공의 시선이 아니라 크레올 혈통, 로체스터의 미친 아내 버사의 시작으로 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 제인 에어를 이전과 같은 감상으로 읽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제인 에어 읽고 사르가소 읽으려고 하는데, 도통 시간이 안 난다. ㅎㅎ


바네사 졸탄의 신성한 제인 에어 북클럽.


제인 에어를 경전처럼 깊게 읽은 책이다. 졸탄은 지적이고, 내가 잘 못하는 텍스트에 빗대어 독자인 나 성찰하기를 잘 하는 것 같음!!


여기서 로체스터를 주목하는데, 로체스터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 남자에 대해 이렇게까지 깊이 생각할 수 있구나ㅎㅎ 싶었다.


그리고 모든 독자의 마음을 무겁게 할 버사에 관해서도 글을 쓴다. 졸탄은 제인과 로체스터, 그 둘의 관계를 열심히 생각한 나머지 버사의 존재를 좀 늦게 떠올렸고,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졸탄의 마음 안에서 버사에 대해 결론내지 못한다.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벨기에 에세이》. 이걸 읽으면 우리가 좋아하는 소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언급한 다른 책

데버러 러츠, 브론테 자매 평전

노지양, 홍한별,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바네사 졸탄, 신성한 제인 에어 북클럽




---이하 인용---

앤 브론테의 죽음에 대하여


내게는 인생의 기쁨이 거의 없고,
죽음의 공포도 거의 없다;
이별의 시간 속에서 바라보았던
내가 죽어서라도 구하고픈 이.

조용히 사그라지는 숨을 지켜보며,
부디 한숨 한숨이 마지막이기를;
애타는 마음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사랑하는 이목구비 위로 드리우기를.

그 먹구름이, 그 적막이 나를
내 인생의 사랑과 갈라놓겠지;
그러면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야지,
그분께 온전히 뜨겁게 감사드려야지;

비록 우리가 잃어버린
삶과 희망과 영광에도;
그렇대도, 어둠에 맞서, 폭풍을 헤치며,
홀로 감내해야 할 지치는 싸움. - P5

내 생각에는 이 글 첫머리에 정해둔 때가 오면―우리 즉, 나, 샬럿, 앤―모두 기쁨과 생기로 가득한 어떤 신학교의 응접실에 하하 호호 모여 앉아 한여름의 축일을 지킬 것이다. 우리는 빚도 다 갚고 수중에 상당한 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아빠와 이모, 브랜웰은 각각 우리를 보러 왔거나―보러 오는 중일 것이다―그 여름밤은 맑고 따뜻하겠지―이 황량한 풍경과는 아주 다를 거고 어쩌면 앤과 나는 정원으로 슬쩍 빠져나가 우리가 쓴 글을 잠시 훑어볼지도 모른다―나는 이런 것이든 아니면 더 좋은 것이든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_1841년 7월 30일 에밀리의 일기, 23p - P23

꽤 오랫동안 나는 스물다섯 살을 내 존재에 있어서 어떤 획을 긋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건 진짜 예감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 그저 미신 같은 공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후자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
_1841년 7월 30일 에밀리의 일기, 23p - P23

용기를 내서 화이트 부인에게 하루 휴가를 주실 수 있냐고 부탁까지 하면서 버스톨에 가서 엘런 너시를 보려고 한 게, 엘런이 나한테 마차를 보내주겠다고 했거든. 내 부탁을 들어 주시긴 했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차가웠고 오래 걸렸어. 어쨌든 내 의견을 매우 모범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고수했어. (...)
_1841년 4월 2일 어퍼우드 하우스에서 샬럿이 에밀리에게 보낸 편지, 47~48p - P47

사랑하는 엘런―에밀리는 이제 더 이상 아픔이나 연약함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돼. 그녀는 두 번 다시 이승에서 고통받지 않을 거야. 그녀는 짧고 굵게 싸우고는 떠나버렸어. 그녀는 화요일, 내가 너에게 편지를 썼던 바로 그날에 죽었어. 나는 그녀가 몇 주 동안은 우리와 계속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시간도 안 되어서 그녀는 영원한 세상으로 떠나 버렸어. 그래, 이 시간 속에도 땅 위에도 에밀리는 이제 없어. 어제 우리는 가련하고, 쇠약하고, 죽을 운명이었던 그녀의 몸을 교회 박석 밑에 조용히 묻었어. 지금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찾았어. 우리가 그러지 않을 이유는 또 뭐겠어? 그녀가 괴로워하는 걸 보는 고통은 끝났고, 고통스러운 죽음의 장면도 지나갔고, 장례도 치렀는걸. 우리는 그녀가 평화에 이르렀다는 걸 느껴. 이제 된서리와 매서운 바람으로 떨지 않아도 돼. 에밀리는 그것들을 느끼지 못 하니까. 그녀는 장래가 촉망되는 시기에 죽었 - P59

어. 인생의 한창때에 가버렸어. 하지만 이건 하느님의 뜻이고, 그녀가 떠나간 곳보다 그녀가 지금 있는 그곳이 훨씬 좋을 거야.
_1848년 12월 21일 샬럿이 엘런 너시에게 쓴 편지, 59~60p - P60

순전히 재미만으로 어린 강아지 대여섯 마리를 죽인 어느 우아한 부인은 이렇게 말한다."그렇지만 고양이는 정말이지 잔인한 짐승이에요. 죽이는 걸로 만족하지 못하고, 먹잇감을 죽이기 전에 고문하죠. 그러니 우리 인간에게 그런 비난은 가당치도 않아요." 정말 그런가? 그녀의 남편은 사냥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사냥터에 여우가 몇 마리 없는 탓에 사냥감의 수를 공들여 관리하지 않는다면 사냥하는 즐거움을 자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여우의 숨통을 끊어놓을 때, 사냥개의 턱에서 여우를 낚아채 같은 고통을 두세 번이고 치르게 하면서 실컷 즐거움을 맛본 다음 비로소 죽음에 이르게 한다. 부인이야 연약한 신경을 거스르게 할 이런 잔혹한 광경은 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부인이 자신의 아이를 온 애정을 담아 포옹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부인의 아이는 그 작고 잔인한 손가락 사이로 예쁜 나비 한 마리를 짓이긴 뒤 제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바로 그 순간 고 - P71

양이 한 마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입에 반쯤 집어삼킨 쥐꼬리를 매달고 있는 고양이는 그녀의 천사 같은 아이를 그대로 베껴놓은 모습일 테니까. 만약 아이가 입맞춤에 대한 복수로 우리 두 사람을 할퀸다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친구들의 애정 표시를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기 쉬우니, 그런 면에서 고양이와 한층 더 닮아 보일 것이다. 고양이의 배은망덕함의 또 다른 이름은 통찰력이다. 고양이는 인간이 보이는 호의의 값을 정확히 매길 줄 안다. 그렇게 행동하는 인간의 동기를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동기는 때로 선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고양이는 자신의 모든 불행과 악한 자질이 고대 인류의 조상 때문이라는 사실을 언제까지고 기억할 것이다. 낙원에서의 고양이는 결코 악하지 않으니까.

_고양이, 1842년 5월 15일 에밀리 브론테가 쓴 에세이, 71~72p - P72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09-18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고라니님!!!! 윤석열나이!! 저랑 친구야!!!!!!!!!!! 반가워요!!! 어쩐지 고라니님한테는 언니의기운이 느껴지지 않더라니 동갑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어릴땐 20대 중반이면 좀 으른같을줄알았는데... 마찬가지로 아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중딩뇌로 고대로 나이만먹은상태

공쟝쟝 2023-09-19 01:41   좋아요 2 | URL
30대 중반도 그렇습니다

기묘한고라니 2023-09-19 10:20   좋아요 1 | URL
은오웅니
 
반항인 현대지성 클래식 52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베르 카뮈 저, 유기환 역

《반항인》

현대지성

2023

제1장 반항인

제2장 형이상학적 반항

제3장 역사적 반항

제4장 반항과 예술

제5장 정오의 사상


주류 의견이 아니라 조금 시간을 들여야. 결론 빌드업을 위해 쓴 문장도 생각하게 함. 여백이 많아서 좋은 책.


저,

알베르 카뮈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신 지금 알베르 카뮈의 《반항인》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는 것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근데 안 좋아할 수 있지.

솔직히 카뮈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명성 때문에라도 그에 관한 몰이해를 많은 경우 제 탓으로 돌리고는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알못'이라 카뮈를 모르는 거라고. 그래서 《반항인》 서평단에 신청한 거라고. 저는 《이방인》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이해도 안 되고, 서사와 캐릭터가 주류가 아니라 그로 인해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우선이고, 서사와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반면 《페스트》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같은 저자이니 이번에도 서사와 캐릭터는 이용당했을 뿐...!!! 이지만, 그래도 《이방인》보다는 좀 더 재미있는 스토리였어요.




몇 달 전부터 현대지성 출판사의 뉴스레터를 받고 있는데요. 《반항인》 출간과 함께 《반항인》에 대한 설명을 읽었습니다. ...사실 다 못 읽었습니다. 읽다가 터치 미스로 메일을 영구 삭제해버렸어요.

카뮈의 작품 세계는 부조리, 반항,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반항인》은 '반항'에 속하는데, 같은 '반항'에 속하는 《페스트》를 더 잘 이해하게 해 준다네요. 잠시 《페스트》 내용을 기억ㅎ 봤는데, 읽은 지 햇수로 최소 오 년이라서 오랑에 페스트가 돌고, 한 도시를 알려면 거기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봐야 한다 하고, 의사가 노력하고, 타루는 뭐하는지 모르겠고, 그런 감상이 있었네요. (남자만 잔뜩 등장한다는 것까지.......)

출판사에서 제공한 《반항인》을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 카뮈의 의견은 주류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좌파(사르트르 같은 좌파는 아니었겠지만)의 눈으로 좌파를 비판한 것이니 내부자로서 약간 비틀린 시선으로 비판한 것 같아서, 내부자의 의견 중에서는 좀 더 객관적인 비주류 의견이 아닌가 싶었어요. 저는 주류 의견에 동의하지만 약간 삐딱한 노선을 타는 사람이라 궁금했습니다.



카뮈는 셸러의 정의와 자신의 정의를 비교한다.거칠게 비교하자면 원한과 반항은 상반된다는 것이 카뮈의 주장이다.


결국 《반항인》은 완독하지 못했습니다.(ㅠㅠ) 어렵기도 하지만 업무나 건강 문제가 겹쳐서 익숙하지 않은 문체와 사상이 담긴 철학 에세이를 심도 있게 읽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이해하려고 몸부림쳤습니다.

성과가 있습니다. 저는 알베르 카뮈를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카뮈는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태어났고, 거기서 대학을 나온 뒤 프랑스에서 활동했습니다. 알제리에서는 프랑스인, 프랑스에서는 알제리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알제리 출신에 알제리에서 대학을 나온 카뮈는 프랑스에서 나고 자라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에게 이방인이었을 테고, 알제리에서는 프랑스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이방인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카뮈에게 '이방감'은 평생 천착할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그의 '김치'라고나 할까요.......



책에 절대 낙서하지 않는 제가 꼼꼼히 읽고 싶어서 표시하고, 말을 좀 더 쉽게 바꿔서 이해하고, 내용 정리도 했는데요. 다 읽지 못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것도 아닐 뿐더러 이 책이나 다른 출판사 번역본에 실린 해설은 난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본 텍스트가 어렵기 때문에,

'그...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이야???'

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책을 꼼꼼히 읽는 타입이 아니어서 내용 파악을 위해 동그라미도 쳤는데, 치면서도 이게 이 책의 텍스트를 통틀어서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무래도 나중에 시간을 들여서 다른 번역본과 비교하며 이 책을 꼼꼼히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책이지만 여러모로 때가 좋지는 않았어요.



반항의 세계와 신성의 세계는 공존할 수 없다. 현재의 세계는 신성과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날 반항의 세계에 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 책을 완독하진 못했지만, 이해를 위하여 이래저래 찾아본 바로는 카뮈는 이 책을 1942년에 구상했고, 1951년에 발표했습니다. 소련의 전체주의적 양상이 조금씩 드러나던 시기였습니다. 전쟁과 학살 직후이고 냉전이 시작되려는 시기라 카뮈는 외압에 저항하는 것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두 행동은 윤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불문학자 김화영은 카뮈의 작품에는 "어떤 '윤리적인 요구'가 관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베르 카뮈 저, 김화영 역 《반항하는 인간》 민음사, 2021. 532p.)

카뮈는 머리말에서 논리에 의한 이성적 범죄에 주목합니다. 원초적 시대에는 범죄가 아무리 노골적이어도 양심은 확고하고 판단은 명료할 수 있었는데, 자유의 기치 아래서는 노예수용소, 인간에 대한 사랑, 초인에 대한 취향에 의해 정당화되어 판단을 흐리게 한다고 썼습니다. (본문 21p를 참고해 주세요!)

이렇게 보면 김화영 교수의 말이 이해됩니다. 그러니까, 충동적 범죄는 자기가 나쁜짓을 하는 걸 알긴 알았는데, 논리에 의한 이성적 범죄는 자기 범죄를 정당화할 만한 이유를 대서 자기가 진짜 떳떳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윤리적인 요구'가 있을 수밖에 없겠죠. 간혹 자기는 선의에서 우러나온 좋은 일을 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해도 괜찮다는 정당화를 하며 타인에게 무례하고 폭언을 퍼붓는 사람을 봐서, 카뮈에게는 빌드업에 지나지 않을 이 말이 저에게는 무척 와닿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으로 인해 카뮈의 매력이 보이는 것 같군요ㅋㅋㅋ

역자 해설이나 다른 번역본의 해설, 리뷰까지 다 읽었지만, 카뮈는 두괄식이 아니라 미괄식으로 책을 써서 제가 읽은 분량에서는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머리말은 너무 어려워서 서너 번 읽었는데도 이해가 잘 안 됨...오히려 본문이 더 쉬웠다. 아무래도 구성이 반항인에 대한 카뮈의 정의-문학이나 역사에서 사례를 찾아 설명함-이를 토대로 결론을 내리는 구조로 보여서,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부조리의 경험에서 고통이란 개인적인 것이다. 반항 운동을 기점으로, 고통은 집단적인 것이 되며 만인의 모험이 된다. 이방감에 사로잡힌 인간이 실현한 최초의 진일보는 그 이방감을 만인이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인간 현실이 전체적으로 자아와 세계에 대한 거리감으로 그늘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데 있다. 단지 한 사람을 괴롭혔던 질병이 집단적 페스트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적 시련 속에서 반항은 사고의 순서에서 '코기토cogito' 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반항은 최초의 명석판명한 사실이고, 이 명석판명한 사실은 개인을 고독에서 끌어낸다. 요컨대 반항은 모든 사람 위에 최초의 가치를 정립시키는 공동의 태도이다.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47~48p

이 번역본에 관해서는 역자 유기환 교수(한국외대 프랑스어문학부)의 카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역자도 나름 유심히 보는 편인데, 번역 작업을 했기에 애착이 생겨서 그게 작품과 작가에 이어진 경우는 종종 봤지만, 처음부터 애정을 가진 역자는 처음 봅니다...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처음이라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중.

조금 아쉬웠던 점은 번역이 어려운 편이라서 읽기 좀 힘들어요. 더 쉽게 쓸 수도 있는 표현을 더 쉽게 쓰지 않은 것 같은데, 최근에 책 소개를 위해 가볍게 번역을 했다가, 영어로는 술술 읽혀도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옮기자니 누락되는 의미가 많아서 번역이 어쩌고저쩌고... 말할 힘이 안 납니다. 그저 이 책을 번역해주신 것만으로도, 그로 인해 카뮈의 반항인을 두 가지 이상의 국역으로 읽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너무 멋지고, 빌드업하기 위해 쓴 문장조차 제가 책을 덮고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지만, 한편으로는 21세기에는 추천이 덜한 미괄식이나 배경지식(니체, 사드, 바쿠닌, 이반 카라마조프 등을 다 알아야 하니까요)이 필요해서 어려운 책이기도 하네요.

근래에 어떤 독서 관련 책에서 글을 쓰는 건 소통이기 때문에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저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접했습니다. 인문서, 학술서 등의 저자들 중에는 간혹 읽는 독자를 고려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고도 해요. 제가 건너 들은 어떤 저자는 당신 책은 이해할 사람만 이해하라고 쓴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카뮈가 그런 사람이다, 아니다, 책임이 있다, 없다 따지기 이전에 반 세기 전 수사와 현재의 수사는 다를 수밖에 없어서 어려운 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루소의 《신 엘로이즈》도 어려워요ㅎㅎ

......하지만 난 카뮈 그리고 루소 탓을 조금 하고 싶다.





#알베르카뮈 #카뮈 #이방인 #반항인 #반항하는인간 #유기환 #현대지성 #카뮈철학 #카뮈사상 #철학에세이 #철학책 #사르트르 #냉전

-

알라딘 서재 전용 의견...

이 역자분이 문학동네에서 나온 에밀 졸라 소설도 번역하셨는데

김화영 교수가 쉽게 번역한 것과 비교하면

뭐 큰일났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 걸까요

부조리의 경험에서 고통이란 개인적인 것이다. 반항 운동을 기점으로, 고통은 집단적인 것이 되며 만인의 모험이 된다. 이방감에 사로잡힌 인간이 실현한 최초의 진일보는 그 이방감을 만인이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인간 현실이 전체적으로 자아와 세계에 대한 거리감으로 그늘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데 있다. 단지 한 사람을 괴롭혔던 질병이 집단적 페스트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적 시련 속에서 반항은 사고의 순서에서 ‘코기토cogito‘ 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반항은 최초의 명석판명한 사실이고, 이 명석판명한 사실은 개인을 고독에서 끌어낸다. 요컨대 반항은 모든 사람 위에 최초의 가치를 정립시키는 공동의 태도이다.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 P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을 빨리 끝내겠다...

아뇨 그냥 지체하는 게 싫어여...

이상하게 병렬독서를 하고 있음




병렬독서에서 벗어나고 싶어!!!





3장과 4장은 독서, 글쓰기 관련 내용이고, 저자의 팁을 주는데 솔직히...... 전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게 많아서 2장의 자기 분석하고 자기가 읽은 책 데이터화하라는 말보다는... 와닿지 않았고요ㅋㅋㅋ 아마 5장 블로그 운영 쪽에서 하아ㅠㅠ 맞아맞아ㅠㅠㅠ 하면서 메모할듯.


이번 페이퍼는 책 내용은 상대적으로 간략하게 쓰고 제 생각이나 경험을 주로 쓰려고 하는데요... 이러면 책 내용 다 쓴 거 아니에요??!!?? 싶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예시를 안 쓸 거니깐! 어떤 학문적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도 예시가 중요하지만, 자기계발서에서도 예시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음... 2장의 분석 보면서 '내용을 뭘 해야 하는 건데??'라고 생각했는데, 그 챕터를 읽으면서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거든용.


---------------


3장 도서 인플루언서 되는 독서 술법


작심삼일을 계속 하는 식으로 책 꾸준히 읽자. 3일마다 다시 하면 계속 하는 것과 같다.

-이거 읽으면서 턱을 매만지며 호오...ㅇ_ㅇ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왜냐면 제가 책을 꾸준히 읽는 건 맞는데 매일 읽는 건 아니거든요. 이래저래 바쁜 일도 많고 퇴근하면 저녁잠 자는 게 일상이다 보니까 독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되어요. 책 읽는 거 정말 좋아하지만 읽는 시점의 건강 상태나 피로도나 관심사 등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 한 번 빠져나가기는 쉬워도 다시 돌아오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비를 갖추자. 소제목은 멋있어 보여야 오래 한다고 하지만, 정작 글의 내용은 마음에 드는 장비가 독서로 이끈다는 것 같네요.

-캬..................................이거 제가 잘하는 건데요. 이 책 저자는 포스트잇, 노트, 펜, 이정도 얘기하는데 저는... 만년필도 갖추고 잉크도 갖추고 만년필 잉크 잘 받을만한 노트도 갖추고... 쓸데없는 걸 안 사는데(피규어 같은 거) 그 대신에 쓸모있는 물건을 진짜 많이 사는 편이에요. 볼펜, 독서하는 데 정말 필요하죠!!! 그런데 저는 볼펜을 100자루를 사는 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자책도 그래요. 사실 용도대로라면 3대면 적절할 것 같음. 국내서점 읽는 크레마, 원서 읽는 킨들, pdf 읽을 10인치 이상 기기. 그런데 제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전자책 단말기 은근 찾기도 힘들고 방출을 안 하는 타입이다 보니 맥시멀리스트 현재진행형임.


한 우물만 파면 빨리 지치니까 병렬 독서를 하자.

-이거 와닿았음... 저도 병렬 독서 하는 파이긴 한데 고정된 습관이 아니라서 아예 고정해야겠다 싶어요. 어려운 책 하나 읽을 때 상대적으로 쉬운 책도 하나 읽어서 하나만 오~~~~래 붙잡느라 책 많이 못 읽는 것보다 그렇게 틈틈이 하나씩 완독할 수 있는 게 더 나은듯. 물론 책 권수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최대한 다양한 책을 많이 읽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 책을 두 번 이상 읽는 경우가 좀처럼 없음. ㅋㅋㅠㅠ


북클럽, 북토크 같은 것으로 함께 읽자.

-사실 저는... 북클럽도 북토크도 참여하지만 은연중에 그런 건 다 부가적이라 생각하는 거 같아요. 주 콘텐츠는 내가 내 눈으로 정독 및 완독하는 거고 나머지는 다 부가 콘텐츠인 거임. 그런데 이 조언은 독서법 관련 책에서 꼭 등장하는 거 같아요. 함께 읽으면 좋긴 하죠...


협찬 도서를 적극 활용하자. 마감이 있어서 읽게 된다.

-저도 가끔 서평단 도서를 올리는데(지금도 하나 기다리고 있음ㅎㅎ) 내가 진짜 읽고 싶은 책이 계속 후순위가 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신청을 자제하냐? 또 그건 아님ㅋ 백수 되면 서평단 노리는 매가 될 생각이었는데 레미제라블이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 대장정을 뛰어야 할 것 같아요...^^


오디오북, 전자책을 활용하자

-이 둘 중에서는 전자책을 훨씬 많이 활용합니다. 오디오북을 이용 안 해본 건 아닌데 대중 대상의 재미있는 역사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그냥 호로롱...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게 됨. ㅠㅠㅋㅋ 요즘은 시간 아끼려고 씻으면서 강의를 들어요. 내용이 좀 어려워서 집중해서 들어야 앞내용과 연계할 수 있음. 그래도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게 없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덜 익혀지는 것 같습니다... 내 몸은 물에 익지만. 하지만 전자책도, 오디오북도 모두 접근이 편리해서(꼭 어떤 장소에 방문하지 않아도 됨, 기다리지 않아도 됨, 매체만 있으면 ㅇㅋ 등등) 꼭 종이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함.


---------------


4장 도서 인플루언서 되는 글쓰기 술법


필사하기

-ㅎㅎ 이 챕터에 저자의 필사노트 사진이 있는데 남이 쓴 필사 좋아하는 저로서는 행복했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필사를 하며 좋은 문장을 구사하게 된다?에는 약간 회의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좋은 문장 갖기보다 구조나 말하고자 하는 내용, 같은 장르의 글에 필요한 문체 파악하기, 이런 걸 얻을 수 있다고 한 것 같아서... 동의합니다. TMI지만 제 필사 목적은 내용 백업입니다.


세 줄 리뷰로 시작하기

-요새 장문 리뷰를 써서 100자평을 안 쓰긴 하는데... 이거 연습해야겠다 싶었어요. 같은 책 리뷰를 올려도 올리는 매체마다 리뷰의 형태가 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알라딘 서재에서는 책 같은 긴 산문을 쓰고, 블로그에는 엔터를 많이 치며 상대적으로 쉽게, 그치만 짧지는 않게 쓰고, 인스타그램에는 사람들을 확 휘어잡을 수 있는 짧은 몇 문장을 작성하는 법을 익혀야겠다.


포스트잇이나 플래그, 전자책의 밑줄 기능 등을 적극 활용하여 메모하고 흔적 남기기

-이미 실천하고 있음. 신정철의 메모 독서법 추천합니다!!!



꾸준히 쓰고 건강 챙기고 마감을 둬서 쓰게 하자

-소설 5500자 쓸 때 1시간 이내에 다 쓰기 목표로 하는 중인데... 책 후기에서는 시간 제한을 둬 본 적이 없네요.


도서 리뷰뿐 아니라 일상 이야기도 쓰자

-소설이나 리뷰는 공을 많이 들여야 하지만 일상적으로 주절거리는 건 그만큼 힘이 안 들어가니까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을 잡을 때 도움이 되겠네요. 저는 일상 에세이를 쓸까 했는데, 쉽게 읽힌다고 만만한 장르는 아니기 때문에 바라만 보고 있음... 제 일상에서 글감을 잘 찾지 못해서 소설 아니면 책 리뷰만 씁니다ㅠ


도서 리뷰 쉽게 쓰는 법

첫째. 읽은 책 전부를 리뷰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 있는 책을 선정해서 작성한다.

둘째.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지 말고 꼭 남기고 싶은 부분만 쓴다.

셋째. 질문을 소제목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넷째. 독서 시작 전 저자 소개와 이력을 이해하며 방향을 잡고 프롤로그에서 책을 출간한 목적과 요약을 파악한다.

다섯째. 멋진 문장 쓰려고 시간 소모하지 않는다.


뭔가.

글쓰기 방법에 진짜 할 말이 없었다.

근데 다 맞는 말이라... 그렇지그렇지... 하면서 넘어감ㅋㅋㅋ


---------------


5장 도서 인플루언서 되는 블로그 운영 술법


하... 여기 들어오니까 갑자기 요약이 귀찮아지기 시작함. 대충 정리함.


블로그 세팅법

블로그 이름이나 닉네임 등은 가안으로 짓고 계속 고민하는 것을 추천함. 지나온 시간을 데이터화해서 참고할 수 있음. 블로그 카테고리는 본인 포스팅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는데, 전문성을 드러내고 싶으면 도서 관련 카테고리를 맨 위에 올려야 한다.


포스팅키워드법

사람들이 검색을 많이 할 것 같은 키워드를 책 제목 이외의 키워드로 2~3개 선정하여 제목에 작성한다. 글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은 블로그 체류 시간을 늘려주므로 빛을 활용하고 정성을 들이고 렌즈를 깨끗이 닦아서 찍은 사진을 이용하자. 본문 글은 가독성 있게 편집하자. 공백, 소제목, 인용과 내 의견 분리 등을 이용하여 가독성을 부여하자.


효자 포스팅 만드는 법

효자 포스팅이란? 사람들이 많이 조회할 만한 글을 상위 노출 조건에 맞게 다른 여느 포스팅보다 더욱 정성 들여서 작성한 글.

-2500자 이상

-직접 찍은 사진 7장 이상

-제목 키워드는 본문에 5번 반복 (사람들이 검색을 많이 하는 키워드 사용할 것, 사람들이 제목 외에도 검색할 만한 키워드를 찾아 제목에 쓸 것)


예약 발행법

매일 같은 시간대에 예약 발행.

리뷰 3편 정도 비축.


댓글 달기 기술법

(컨셉이 중요하긴 하네...)


멘토 활용법

아!! 이 말 좋았음.

전문가는 나보다 1년 앞선, 혹은 1년 후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가진 사람이면 된다.

_221p


---------------


6장 또 다른 꿈유를 위한 꿈유 레시피


이 장은 어떤 책을 펼쳐도 할 만한 이야기를 하네요... 잘 설득하기 위한 근거로 본인 경험을 넣음.


꾸준히 반복해서 하라. 남는 시간에 하는 거 아니고 시간 관리해서 일부러 내서 하는 거다. 일단 계속 하면 언젠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이 온다.


수익화의 방법은 다양하다.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면 블로그 글의 맨 위에 프리미엄 광고가 붙어서 일반 블로그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

-책 관련 포스팅을 꾸준히 하면 그 관련 상품들 원고 의뢰가 들어온다.

-네이버 엑스퍼트에 도서 블로그 강의를 등록했다. 도서 블로그 온라인 강의로도 수입을 창출함.

-지역 기자단

-독서로 연결된, 내가 중심이 된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식의 기초 자산을 쌓아 수익을 창출하는 게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252p)


나와 정서가 안 맞아...


---------------


책 완독하고 나서 이 글을 쭉 보니까 왜 이렇게... 뒤로 갈 수록 힘이 빠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명을 해보자면 저는 독서법에 가장 할 말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 책 리뷰를 따로 쓰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고라니입니다. 나쁘다, 도움 안 된다, 부적절하다!! 이런 책이 아니라서 나름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전문가는 나보다 1년 앞선, 혹은 1년 후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가진 사람이면 된다. - P221


댓글(7)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9-17 2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데 고라니 님…. 독서하려고 사신 물건들이 제가 보기엔 쓸데없……ㅋㅋㅋㅋㅋㅋㅋㅋ

기묘한고라니 2023-09-18 00:19   좋아요 2 | URL
이거이거 사실적시에의한명예훼손아니냐며

건수하 2023-09-18 09:30   좋아요 1 | URL
요즘 만년필과 잉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자로서 (동거인들과 취미를 발맞추느라) 찔리네요 ㅋㅋㅋ

건수하 2023-09-18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한게... 고라니님은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으신 겁니까?
아닐 것 같은데...

기묘한고라니 2023-09-18 10:15   좋아요 1 | URL
처음에 알라딘에서 책읽기/글쓰기 카테고리 들어가서 보고 오옷 독서기록책인가!!?? 했는데 막상 도서관에서 찾아서 보니 아니더라구요...ㅇ_ㅇ 분류는 경제경영서에 되어 있고, 내용도 인플루언서 되는 자기계발서고... 하지만 책 관련이라 그냥 읽었어요 저는 ˝독서충˝(독서에 충실함)이니깐. 그게 아니더라도 리뷰 쓰는 이유는 누가 내 리뷰 읽고 이 책 읽었으면 좋겠다!! 여서 접근성을 더 좋게 만들고자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건수하 2023-09-18 10:31   좋아요 0 | URL
저에게도 참고가 되었습니다. 나눠주셔셔 감사 :)

기묘한고라니 2023-09-18 16: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도...도서인플루언서 되어서 블로그에 광고 달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ㅠㅠ 월급만큼 벌면 좋겠다 제 월급은 최저임금이라 :-) (엄지척) (대충블랙조크)
 

이전에 어떤 페이퍼에서 말씀드렸듯 저는 독서충(독서에 충실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전에 읽던 여느 독서 관련 책과는 달리 자기계발서 성격이 강합니다. 자기계발서는 동기 부여를 해 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저라는 독자에게는 단점이 더 큰 분야입니다. 환경 요인을 무시하고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한다든가, 성공의 모든 이유를 다 자기계발서의 소재(이 경우에는 독서 및 독서 기록) 덕분으로 돌린다든가,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든가, 프로테스탄트적 가치라든가.......


저를 통해 이 책을 알게 되고 읽은 친구는 불호 후기를 줬지만, 저는 자기계발서의 역사를 짚어보는 게 좋았다네요ㅋㅋ 이런 자기계발 열풍은 미국에서 왔고, 미국은 청교도가 세운 국가고 어쩌구저쩌구... 읽다 말았기 때문에 다시 잡아야 합니다.



하여간, 그래서 이 책을 삐딱하게 보고 있습니다. 독서란 대단한 일이 아니고 그냥 하는 수많은 일들 중 하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모든 좋은 변화는 독서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님!! 님이 다른 부분에서도 노력해서 그런 거지, 꼭 독서 때문만은 아니거든요??!!??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모든 것을 독서 덕으로 돌리기 때문에 독서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서를 쓴 계기이자 본인 저서의 소재로 돈을 번 사람들이 필히 지녀야 할 미덕이란 그런 걸까요?


'1장 흔들리는 인생, 좌충우돌 시간을 갖다'에서는 저자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서술합니다. 읽으면 진짜 힘드셨겠네...... 싶으면서도 남의 인생에 왈가왈부하고 싶어져서 여기서는 자제하기로 합니다.


'2장 내가 찾은 부캐,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다'까지 읽었습니다. 블로거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지나온 시간을 데이터로 바꿔야 합니다. 저자가 사용한 방법은 마인드맵 그리기와 SWOT 분석입니다. 마인드맵은 의식의 흐름대로 그리는 게 좋다네요. 항목을 자유롭게 선정해서 sns 활동 경험, 커리어, 좋아하는 것, 커리어 외에 도전한 것들, 장점, 단점, 하고 싶은 것, 터닝포인트 등을 정리함. 스와트 분석에서는 표를 만들어서 지나온 과거를 지금 자신의 상황에 대입하는 방법인데, 저자의 경우 sns 활동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었지만, 새로운 배움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취미에 도전했지만 자기 콘텐츠가 되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네요.


-읽었던 책을 데이터로 바꾸라는 방법 또한 제시합니다. 어떤 테마의 책을 좋아하는지, 블로그를 어떤 컨셉으로 운영할지 정하는 일에 도움이 됩니다. 북모리나 북플립이라는 어플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정리하는 과정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읽은 책을 정리하고 독서를 체계적으로 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을 기록해놓지 않았다면, 이미 읽은 책, 읽지 않아도 책꽂이에 꽂힌 책을 시트에 기록하고, 독서 앱을 활용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자신의 독서 성향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어떤 분야의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 독서 진로를 정해보자. 독서 앱에 기록을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월별로 어느 분야의 책을 읽었는지 독서 결산과 함께 추천 도서를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도 지속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

_테마와 콘셉트를 찾아서, 91p

솔직히 반성했습니다. 기록을 이리저리 분산해서 하기 때문에 한데 모여있지 않아서...ㅋㅋㅋ 이전에 책방잉크라는 어플을 사용했는데, 그 어플이 개편하면서 독서 기록 용도로 많이... 좋지 않아졌습니다. 어플에만 너무 의지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번거롭더라도 아날로그와 엑셀로 정리해야겠음...


-2장의 나머지 내용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하나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할 구체적인 모습을 특정 도식 안에 넣어 적으라고 한다.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서는 도서 관련 글을 꾸준히 올려야 하고, 리뷰 뿐만 아니라 신간 소개나 큐레이션 등 도서를 주제로 한 다양한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고 다는 것도 말했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 피로하네요.


자기계발서에 관한 삐딱한 시선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는 그 어떤 책도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독자를 많이, 많이 고려한 책입니다. 중요한 부분을 강조해 주기도 하고, 어휘는 쉽고 어투는 지적으로 뛰어나 보이려는 의도가 없습니다(아마 책바책이겠지만.)


학술적 성격이 강한 책을 저는 무척 좋아하지만, 그런 저자 중 일부는 '알아들을 사람만 알아들으라고 쓴다.'는 마인드를 가졌습니다. 극히 일부이기를 바람... 그런데 저는 그건 민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진보 성향을 자처하는 사람이 그러면 더더욱 별로네요... 그런 면을 생각하면 우아하고 고고한 인문서보다 쉽고 세속적인 자기계발서가 훨씬 낫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내가 이해력과 지식이 부족해서 모르는 건지, 저자가 '이해할 사람만 이해하라고 썼다' 식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ㅠ^

지금까지 읽은 책을 기록해놓지 않았다면, 이미 읽은 책, 읽지 않아도 책꽂이에 꽂힌 책을 시트에 기록하고, 독서 앱을 활용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자신의 독서 성향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어떤 분야의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 독서 진로를 정해보자. 독서 앱에 기록을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월별로 어느 분야의 책을 읽었는지 독서 결산과 함께 추천 도서를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도 지속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

_테마와 콘셉트를 찾아서 - P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