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6 - 일리아드 트로이전쟁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최순희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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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가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많이 알려진 트로이 전쟁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일리아드라고 한다. 일리아드, 다른 이름으로 일리움이라고도 한다.

 

그리스와 트로이가 10년에 걸쳐 벌인 전쟁. 이 전쟁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죽고, 트로이는 멸망하고 만다. 이때를 대표하는 인물은 그리스에서는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아킬레우스, 오딧세우스이고, 트로이에는 헥토르와 아이네이아스다.

 

신들 역시 서로 나뉘어 각자가 지지하는 나라에 도움을 주고, 자기가 밀어주는 영웅들의 운명에 간섭하기도 하는데... 신은 트로이 멸망을 예정하고 있었으니...

 

역사의 수레바퀴를 아무리 영웅이라 해도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는 없는 법. 트로이 전쟁을 다룰 때 주로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에 중심을 둔다. 인간 중에서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존재.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이 있어 아킬레스건이라는 이름이 붙은 치명적인 약점.

 

결국 그곳에 화살을 맞고 죽게 되는 그. 이런 영웅들의 일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읽어도 되지만, 트로이 전쟁을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 읽게 되면 참 비참한 전쟁이 된다.

 

우선 병사들과 백성들, 이들은 헬레네라는 여인 한 명 때문에 일어난 전쟁으로 참화를 입는다. 가족을 잃고, 병사로 나가 목숨을 잃고, 재산도 잃게 되는 사람들. 이들에겐 선택권이 없다. 이들은 자율권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영웅에 딸린 부속물처럼 대우받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보통 사람들에게 비극으로 다가오게 된다. 보통 사람들 중에서 더 피해보는 존재들, 아무 죄도 없는 어린아이.. 적장의 아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어야 하는 존재.

 

아버지가 이기면 살아남고, 지면 목숨을 잃거나 노예가 되는 존재.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죽음을 앞두고 헥토르가 아내인 안드로마케에게 하는 말은 큰 울림이 된다. 부인과 자식이 그 후에 겪게 될 고통을 참을 수 없다는.

 

그럼에도 그는 전장에 나가고 전사하게 된다. 그후 트로이는 멸망하고 아내는 노예로 아들은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아이들만큼이나 전쟁의 고통을 받는 존재는 여인들이다. 여인들은 전리품이 된다.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에 딸린 물건처럼 대우한다.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갈등을 하는 이유도 바로 서로 전리품이라고 여긴 여인 때문이 아닌가. 여인은 자율권이 없다. 그냥 승리한 사람들의 처분에 따를 뿐이다. 이런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이름을 드날린 영웅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준 것은 고통과 슬픔 뿐이다.

 

그럼에도 우린 영웅을 찬미한다. 영웅이 벌인 행동 뒤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잘 보지 않는다. 비록 신의 뜻에 따라 전쟁을 하고 영웅들이 이름을 날리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전쟁이다. 전쟁으로 일어나는 비극인 것이다.

 

트로이 전쟁. 그리스와 트로이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죽어가고, 이름을 날리고, 결국 10년 만에 전쟁은 끝난다. 트로이의 멸망으로. 결국 아이네이아스가 그곳을 떠나 로마 시조가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따로 전개되고...

 

트로이 멸망에 큰 공을 세운 오딧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험이 이 뒤에 이어진다. 이렇게 영웅시대는 저물어 간다.

 

이제는 보통사람들의 시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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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5 - 이아손과 아르고나우테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황주연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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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모험담이다. 사람들은 제자리에서 떠나 어디론가 가고 싶어한다. 모험, 얼마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인가. 특히 어린 시절에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동경한다. 그런 모험을 한 사람들에게 감탄하기도 하고.

 

그래서 모험가들은 우리들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마음 속에도 남아 있어서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모험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감명받았던 모험이야기를 간직하지만, 실제로 모험에 나서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모험에 나서는 이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오는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모험을 떠나지 못하는 대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하는 이유가 어쩌면 모험에 대한 동경 때문인지도 모른다.

 

위험한 모험은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낯선 곳으로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여행은 하는 것. 사람들이 평생동안 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이런 모험담을 다룬 이야기다. 물론 그리스 신화 자체가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겠지만, 특히 이아손과 아르고 호 선원들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으로 가득차 있다.

 

아들이 죽을까봐 두려워 태어나자 마자 몰래 숨겨두는 아이손. 대체로 영웅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출생은 좋지만 어린 시절 위험을 겪는다. 그러나 조력자가 나타나 구해준다. 이아손 역시 스승 케이론을 만나 온갖 것을 배운다.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난다. 여기서 새로운 모험을 해야 한다. 그 모험에서 성공해야만 위대한 업적을 이루게 된다.

 

영웅들은 그런 모험에 성공한다. 그리고 왕이 되든지, 아니면 사람들에게 위대한 인물로 칭송받으며 행복한 결말을 향해 간다. 그것이 영웅이야기의 정석이다. 하지만 이아손은 그렇지 않다.

 

숱한 위험을 겪고, 그것을 극복했지만 그의 최후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난다. 그렇게 끝났음에도 그들이 했던 모험은 사람들 마음 속에 남아 지금까지 전해진다. 이들의 모험으로 그리스가 전세계을 이름을 알리게 되기 때문이다.

 

아르고 호, 이 책에서는 아르고 선이라고 하고, 이 배에 탄 선원들을 '아르고나우테스'라고 한다. 물론 신화답게 선후 관계가 뒤집힌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리스 사람들의 모험심을 만족시켜주는 이야기가 이 신화에 담겨 있다.

 

이 모험의 주인공은 단연 이아손이고. 황금양털을 얻기 위해 그가 여행하는 과정, 이것이 바로 모험이고, 또 황금양털을 얻은 뒤에 그리스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 역시 모험이다. 그와 또 하나의 주인공 메데이아 이야기는 우리가 이 이야기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메데이아 이야기는 한 권의 책으로 나올 만도 하다. 생각할 것도 많고...마녀로 알려져 있지만 사랑에 빠진 여인이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온갖 일을 한 여인, 그러나 결국은 버려진 여인에 대한 이야기.. 단지 메데이아를 마녀라고만 할 수 있을까... '마녀'란 말이 지닌 파장으로 메데이아를 폄훼하는 것은 아닐지...)

 

위대한 모험이다. 그러나 모험 과정에서 이아손은 정도를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 그것이 메데이아의 계책이라고 할지라도 이아손의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메데이아는 추격해 오는 동생을 죽인다. 동생의 시체를 찾아 장례를 지내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도덕과 거리가 먼 행위지만, 예전에 골육상쟁이 있었을테니, 이것만으로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 그래서 신화는 동생을 죽이는 장소로 아르테미스 신전을 선택한다. 신전은 신성한 곳인데, 그곳에서 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아손에게 왕위를 계승하게 해주기 위해 마법을 이용해 펠리아스 왕을 죽인다. 이또한 정당하지 않은 방법이다. 딸들에게 아버지를 죽이게 하다니...

 

이런 일로 둘은 고난을 받게 된다. 결국 메데이아에게 사랑이 식은 이아손, 크레온의 딸인 글라우케와 결혼을 한다. 참을 수 없는 메데이아. 마법으로 글라우케와 크레온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이아손은 메데이아에게 이에 더해 더 심한 복수를 당한다. 아들 둘을 잃은 것이다. 이렇게 비극으로 치닫는 모험.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바로 수단의 정당성이다.  모험을 할 때는 비정상적인 방법이 어느 정도 용인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험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그때부터 수단이 문제가 된다. 정당한 수단이 아니었을 때 그 수단으로 인해 갈등이 촉발된다.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화는 수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아르고 호에 탔던 선원 가운데 가장 마음이 착하다는'에우페모스'는 왕이 된다. 그는 정당한 수단, 정의로운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큰 일을 이룬 이아손은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수단의 정당성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정도를 벗어난 일을 한 것이다. 메데이아도 역시 마찬가지고. 이렇게 정도를 벗어난 수단을 이용한 목적 달성. 그것이 아무리 위대한 성취라고 할지라도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무겁다.

 

이아손와 아르고 호 선원들의 이야기는 바로 이 점을 이야기한다. 위대한 모험, 모험의 성공. 그러나 정당하지 않은 수단들을 조금이라도 썼다가는 그 성취에 흠집을 남긴다는 사실. 작은 흠집일지라도 큰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무언가 큰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이아손과 아르고호 이야기를 통해 얻을 점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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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4 - 페르세우스와 테세우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황의방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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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주인공은 단연 페르세우스와 테세우스다. 페르세우스야 메두사를 처치한 영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으니, 두 말 할 것 없고. 테세우스 역시 미로에서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 것으로, 또 사람을 죽이는 강도였던 프로크루스테스를 죽인 것으로 유명하다.

 

잘 알려진 영웅들인데, 이 책에는 이런 영웅 말고도 약간은 낯선 영웅들이 나온다. 벨레로폰, 아이아코스, 펠레우스, 아탈란테, 멜레아그로스라는 영웅들.

 

다른 영웅들이야 관심있을 때 공부하면 되는데... 아이아코스는 정정당당함으로 나중에 저승에서 판관 노릇을 한다고 하고... 또 그는 아킬레우스의 조상이니, 그의 아들이 펠레우스이고 이 펠레우스가 테티스 여신과 결혼해 아킬레우스를 낳으니... 그 역시 위대한 영웅이고... 아탈란데는 야자의 몸으로 남자와 같은 능력을 발휘했으며, 멜레아그로스 역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이런 영웅들 중에서 벨레로폰은 그 유명한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를 타고 키마이라를 무찌른 영웅이다. 페가수스... 잘 알려진 말 아닌가. 하늘을 나는 말. 벨레로폰은 또 '벨레로폰의 편지'라는 말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편지를 가져간 사람을 죽이라는 내용이 적힌 편지를 직접 가지고 간 벨레로폰. 그러니 자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편지를 '벨레로폰의 편지'라고 한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명심할 것은 자만심, 오만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한계는 있는 법. 그 한계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결국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

 

벨레로폰의 말년이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자기가 아무리 잘났다고 생각해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것. 신화는 벨레로폰을 통해 이 점을 알려주고 있다.

 

이것은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게도 해당된다. 아테네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 아테네가 민주주의 정치를 하는데 큰 공헌을 한 테세우스. 그는 큰 공을 세우기도 하지만 오만에 차서 자신을 파멸시킨다. 비극적인 죽음. 그것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데서 나온 것이다.

 

그렇다. 그리스 신화 영웅들 이야기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영웅이라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한계를 인식할 때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데, 자신에게 무한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계가 더 가까이 다가와 자신을 넘어뜨린다는 것.

 

지금 잘나가고 있는 사람들, 그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 자기만의 능력으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남 말을 듣고, 좀더 겸허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신화에 나오는 영웅들을 통해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사랑이 증오로 변할 수 있음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영웅들은 자신을 사랑한 사람을 거절함으로써 증오를 유발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영웅들이 이 사랑이 증오로 변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는지...

 

그것이 실수였든, 강직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었든, 사랑은 증오와 백지 한 장 차이도 없다는 것,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것. 이 일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이 증오로 몸부림치는 경우가 많은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사랑이 증오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그리스 신화 영웅들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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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3 - 헤라클레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이경혜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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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를 모두 해결한 사람. 그러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 결국 신이 된 사람. 그렇게 알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그의 모험은 사람들의 모험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해결해야 했던 과제들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것을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그렇게 되기를 갈망하기도 한다.

 

이런 영웅이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지니게 되고, 이 이야기를 널리 퍼뜨리게 된다. 그렇게 헤라클레스는 영웅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책 한 권을 차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들이라고 해도 그렇다. 그럼에도 책 한 권을 차지할 정도로 굴곡을 겪은 사람이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이런 인물을 셋 꼽으라면 첫째가 바로 헤라클레스다. 다음으로 오이디푸스, 그리고 오뒷세우스를 꼽을 수 있지 않나 한다.

 

이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지만 그것을 극복한다. 또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한다. 신의 노여움을 받기도 하지만 신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다. 인간이 지닌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신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사람, 헤라클레스. 그는 이런 영웅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나중에 신이 되기도 하지만, 그가 해결한 일들을 보면 신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가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기 위해서다. 비록 신의 노여움으로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그것을 신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결과에 책임을 지려고 한다.

 

열두 과제를 기꺼이 맡은 것이 바로 그런 이유다. (어떤 신화에서는 열 가지 과제인데,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아 해결한 과제가 두 개 있기에, 두 개가 더 추가되어 열두 과제라고 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아예 열두 과제라고 못박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어려운 과제를 해결했다는 것 정도는 다 알고 있지만, 도대체 열두 과제가 무엇인지 다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정리해 보면...

 

네메아의 사자, 레르네의 물뱀 히드라, 스팀팔로스의 새떼, 에리만토스의 야생 멧돼지, 케리네이아의 암사슴,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 크레타의 황소, 디오메데스의 말들, 히폴리테의 허리띠, 게리오네우스의 소떼, 헤스페리스의 황금사과, 케르베로스

 

열두 과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헤라클레스의 모험이 끝나지 않는다. 여전히 헤라 여신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뤄두었던 일들도 해야 한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계속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간다. 그러다 비극이 일어난다. 그에게도 죽음의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를 신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떠나보내야 한다. 지상에서 떠나야만 신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헤라클레스의 모험은 그가 신이 되면서 끝난다. 헤라와 화해하게 되고, 헤라의 딸 헤베와 결혼하게 된다.

 

여기서 헤라클레스를 통해서 그가 지닌 엄청난 능력에만 감탄해서는 안 된다. 이런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장 낮은 곳, 가장 험한 일을 해야만 했다.

 

바로 이것이 영웅의 조건이다. 영웅은 높은 곳, 아름답고 화려한 일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낮은 곳, 가장 험한 일, 그것을 피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피하는 사람이 아닌,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영웅이다.

 

헤라클레스가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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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2 - 신과 인간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이경혜 옮김, 야니스 스테파니데스 그림 / 열림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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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으로 이루어진 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 중 2권이다. 1권에서 올림푸스 신들을 다뤘다면, 2권에서는 이제 인간이 등장한다. 물론 이때 등장하는 인간은 반인반신인 인간이다. 즉, 영웅이다.

 

인간이 지나온 시대를 다섯으로 구분한다. 불행이라는 것을 모르는 황금시대. 이 황금시대에서 인간은 점점 교만해지고 불행을 알아가는 시대로 나아가게 된다. 은시대, 청동시대, 그리고 영웅시대, 철의 시대로 점점 인간은 신성을 잃고 욕망이 강해지는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2권은 영웅시대를 이야기한다. 신과 인간... 영웅은 신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다. 그는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역시 보통 인간과 같은 운명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오르페우스 같은 경우, 그는 음악으로 보면 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다. 에우리디케와의 결혼 생활도 행복하다. 그러나 그는 신이 정한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하게 지내는 때에 불행이 다가온다. 에우리디케의 목숨이 다한 것. 에우리디케를 찾아 저승까지 가서 데려오지만 결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신이 정한 금기를 깨서 둘은 이승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지 못한다. 오르페우스의 죽음 역시 비극적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저승에서 서로 행복하게 지낸다.

 

이런 것이 바로 영웅시대다. 영웅들은 인간이다. 비록 그들이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더라도 인간이 겪어야 할 일들을 겪는다. 인간이 겪어야 할 고통 중에 가장 심한 고통을 받는 니오베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니오베... 그녀 남편은 제우스 아들인 암피온이다. 테베 왕인 남편과 능력있고 아름다운 일곱 아들과 일곱 딸이 있다. 더 이상 무슨 행복을 바랄 것인가. 이럴 때 사람들은 오만해질 수 있다. 오만, 이것은 신의 분노를 부른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어머니인 레토 여신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말하는 니오베의 오만이 결국 처참한 비극을 부른다.

 

자식들이 모두 죽고 남편도 죽고, 그리스에서 가장 심한 벌인 자녀들의 시체를 매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징벌까지 받게 된다. 결국 돌이 되고 마는 니오베...

 

이렇게 영웅시대에서는 신도 인간과 같이 질투를 한다. 물론 인간의 질투와 신의 질투는 차원이 다르다. 신이 질투할 때 인간은 파멸에 이르게 된다.

 

어쩌면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오만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경고로 신화를 읽으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만 때문에 파멸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 이럴 때 통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시대는 이런 점을 생각하도록 한다.

 

이 책은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시작해서 니오베로 끝난다. 하나는 신이고, 하나는 인간이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신으로부터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은 언젠가 그 형벌에서 벗어난다. 인간은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을. 위대한 사람들이 겪었던 고난들을 이렇게 신의 형벌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할 수 있고, 또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더라도 한계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이런 식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신화, 과거가 아니다. 상상만도 아니다. 신화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잘 살아가도록 해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아니, 나침반이 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신화를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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