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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홍지수 옮김 / 봄아필 / 2013년 7월
품절


가장 두려운 재앙은 불시에 닥쳐,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혹은 어떤 논리적 이유도 없이 희생자를 낸다. 이 재앙은 제멋대로 폭력을 휘둘러 누가 희생되고 누가 구제를 받을지 예측할 방법이 없다. 오늘날 불확실성은 개인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힘이다. 개인화는 사람들을 화합하게 하기보다는 분열시키고누가 어느 쪽에 속하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동의 이익'이라는 개념은 점점 모호해지고 결국은 이해 불가능해진다. 두려움, 걱정, 불만은 홀로 삭여야 한다. 개개인이 느끼는 이러한 감정들은 축적되어 '공동의 명분'을 형성하지 않으며, 기반이 되는 구심점도 없다. 따라서 과거처럼 개인들이 서로 연대해서 맞서는 전술이 불가능해지고 예전에 노동계급의 방어적이고 전투적인 조직의 구축과는 사뭇 다른 인생 전략이 필요해진다.-44-45쪽

신뢰가 없다면 저항도 있을 수 없다. 신뢰가 없다면 대립도 있을 수 없다. 피고용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면, 자신의 권리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려될 수 있는 틀을 '유지하는 힘'을 신뢰한다는 뜻이다.-51쪽

지배력을 얻기 위해 질서의 부재, 혼돈을 무기로 사용하는 점이다. 권력투쟁의 전략은 다른 이들의 계산에서 자신을 밝혀지지 않은 변수로 만드는 한편, 자신의 계산에서는 다른 이들에게 변수의 역할을 허용하지 않는 일이다. 간단히 말하면, 지배력을 얻으려면 자기 자신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칙들은 제거하는 동시에 다른 이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규칙을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내 운신의 폭이 넓을수록 내 힘은 강해진다. 내 선택의 폭이 좁을수록 권력 투쟁에서 내가 이길 확률은 낮다. -59쪽

오늘날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자신들이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수준을 사회가 강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이상의 부재이다.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분명한 방법, 확고하고 안정된 지향점, 삶의 여정에서 예측 가능한 목적지의 결핍이 원인이다. -75쪽

다른 사람들 곁에서 개인이 첫 번째로 깨닫는 점은 다른 이들과 함께함으로써 얻은 유일한 이득은 회복 불가능한 자기 자신의 고독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조언, 그리고 누구의 삶이든 삶은 맞서야 할 위험 요소로 가득하고 홀로 싸워야 한다는 점뿐이다.
...개인은 시민의 최대의 적(토크빌)-83쪽

개인이 시민의 최악의 적이고 개인화가 시민정신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정치를 위태롭게 한다면, 그 이유는 개인들이 개인으로서 몰두하고 관심을 갖는 사항들이 공적 영역을 가득 채우고, 공적 영역을 차지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관심사라고 우기면서 다른 모든 것들을 공공의 담론 바깥으로 밀어내기 때문이다. '공(公) '사(私) 점령당했다.-85쪽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반제도적인 힘, 곧 변화를 막고,권력층 태생이 아닌 이들을 침묵시키거나 정치적 과정에서 배제하고, 자신들만이 전문성이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통치를 독점하려는 권력의 집요한 특성을 '붕괴'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자들은 소수의 통치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주의는 모두를 대표하는 통치이다. 즉, 모두가 동등하게 갖고 있는 특성, 시민권을 기반으로 한 권력이다.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제도를 비판한다. 민주주의는 정치체제에 내재하는 무정부적이고 파괴적인 요소이다. 본질적으로 반대와 변화의 힘이다. 특정 사회가 민주주의인지 알아보려면 그 사회에서 아직 만족스러울 만큼 사회가 민주적이지 않다는 불평이 끊임없이 나오는지 보면 된다.-93쪽

할 수 있는 능력과 하고 싶은 것이 일치하면 행동에 옮기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서게 된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겹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 두 가지가 서로 맞지 않을 때 가장 처음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이 모호함이다. 가능성의 부피가 의지의 능력을 초과하면, 모호함은 불안함과 걱정의 형태로 표면화된다. 그 반대의 경우, 즉 도달하고 싶은 상태보다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월등히 높아 도달해도 만족스럽지 않을 때 모호함은 불화, 철회, 탈출하려는 절박한 욕구로 표면화된다.-99쪽

당연히 내 형제는 내 책임이다. 내 형제가 내 책임이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묻지 않는 한 나는 도덕적인 사람이다. 내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나는 내형제를 책임져야 한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내 형제의 안녕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내 형제의 의존성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도덕적인 사람이다. 내가 그 의존성에 의문을 갖는 순간, 그리고 카인이 그랬듯이 내가 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유를 대라고 요구하는 순간, 나는 내 책임을 저버리게 디고 더 이상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다. 의존성과 윤리는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을 수밖에 벗는 관계이다.-120-121쪽

모든 도덕성의 본질은 사람들이 타인의 인권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이는 또한 한 사회의 윤리적 기준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이다. 이것이 복지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척도, 복지국가의 평가에 필요한 유일한 척도라고 나는 주장한다.-132쪽

누군가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위는 평생 동안 해야 하는 힘든 일이고 도덕적인 갈등을 겪게 되는 일이며, 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없앨 수 없다. 그러나 도덕적인 사람에게 이는 반가운 내용이다. 사회복지사들은 매일매일 바로 이러한 상황에 처한다.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고, 옳은 선택이라는 보장도 없고 적절한 선택이라고 확신을 주는 권위자도 없이 선택을 해야 하는 바로 그런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타자의 책임, 모든 도덕성의 토대가 마련된다.
... 복지국가의 미래는 윤리적 투쟁에 달려 있다.-136쪽

포스트모던 시대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의 양상은 정체성 문제의 사유호, 탈규제화, 분산에서 기인한다고 나는 제안하고 싶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정체성을 구축하는 집단적이고 제도화되고 집중화된 틀의 와해는 의도된 것이 아니라 저절로 발생한 현상이다. -154-155쪽

'공'이 '사'를 지배하려 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그 반대이다. 공적인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사(私)이다. 사는 사적인 이해와 목적의 언어로 해석될 수 없는 것은 남김없이 공적인 공간에서 몰아내버린다. ... 개인은 시민의 최악의 적이다. -178쪽

근대국가가 질서구축에 관한 한 무력하고 냉소적이라는 점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치가 뭔가를 할 수 있는 힘(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힘)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정치적 삶과 관련된 모든 기관들이 지역에 발이 묶여 꼼짝 못하는 한편, 권력은 흘러서 그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머무르게 된다.-184-185쪽

빈곤층의 처지를 통해 얻는 교훈은 그들이 누리는 확실성은 우리가 그렇게 혐오하는 불확실성보다도 훨씬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틀림없으며, 일상적인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감에 저항하면 즉시 무자비하게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빈곤층의 모습을 보고 빈곤하지 않은 계층들은 자신의 처지를 얌전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면 그들의 불확실한 삶은 계속된다. 끊임없이 유연해지는 세상과 점점 불안정해지는 자신의 처지를 견뎌내거나 체념하고 받아들인다. 빈곤층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상상력을 가둬버리고 자신의 손에 족쇄를 채운다. 그들은 감히 다른 세계를 상상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나치게 소심해져서 이 세계를 바꿀 엄두를 내지 못한다.-193쪽

'유연성'은 또한 안정의 부재를 뜻한다.
...중요한 생계의 기능은 실존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며 이러한 안정감이 없이는 자기주장을 할 자유나 의지를 갖기가 불가능하고, 이러한 자유와 의지는 모든 자율성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현 상태로서의 일은 생존에 필요한 비용을 제공하기는 해도 그러한 안정감을 제공할 수 없다. -196쪽

모든 교육이 풀어야 하는 영원한 과제, '삶에 대한 준비'는 무엇보다도 매일매일 불확실성과 모호성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을 기르고,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며 절대 오류가 없고 믿을 수 있는 권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인정함을 뜻해야 한다. 또한 차이를 받아들이고 다를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는 의지를 불어넣어줌을 뜻해야 한다. 자신의 선택과 그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용기와 비판과 자기비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켜줌을 뜻해야 한다. '사고의 틀'을 바꾸고 자유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가 안겨주는 기쁨과 함께 선택의 어려움이 주는 불안감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줌을 뜻해야 한다.-226쪽

너무 잘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으며,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사물은 사라지거나 파괴됐을 때 눈에 띈다. 우선 '기정 사실' 상태에서 벗어나야 그 사물의 본질에 대한 탐색이 시작되고 그 사물의 기원, 쓸모, 가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다.-230-231쪽

미래에 대한 전망에 의거해서 현재를 전환하려면, 조금이라도 현재를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에 대한 장악력, 즉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우리가 사는 유형의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다. 함께 힘을 모아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를 두렵게 만들고 참혹한 결과로 고통받게 만드는 위험의 근원은 사회적 집단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위험은 무차별적으로 개인들에게 가해져 개인적인 문제가 되고, 이 문제는 오로지 개인이 홀로 직면해야 하고, 수습한다고 해도 오로지 개인의 노력을 통해서만 수습할 수 있다.-243쪽

우리는 진정으로 중요한 일을 할 수 없게 되거나 할 수 없다고 믿게 되면, 덜 중요한 일들로 관심을 돌리거나 우리가 할 수 잇거나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외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 중요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문제들로부터 덜 중요하거나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로 관심이 옮겨간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충동구매이다.-245쪽

삶이 분산되면 삶을 단편처럼, 개별적인 사건들의 연속처럼 살게 된다.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존재가 파편으로 나뉘고 살미 단편으로 쪼개진다. 불안감이라는 망령을 처치하지 않는 한 오래 지속되는 가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가능성은 요원하다.-261쪽

사랑은 가치와 관련이 있는 반면 이성은 쓸모와 관련 있다. 사랑의 눈으로 본 세상은 가치의 집합이다. 이성의 눈으로 본 세상은 쓸모 있는 사물들의 집합이다.
.. 가치는 사물의 질이지만, 쓸모는 사물을 사용하는 사람의 속성이다. -268쪽

용도와 가치 지향성에서 이성과 사랑은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된다. -270쪽

이성은 자기 자신에 대한 충실함을 권장한다. 반대로 사랑은 타자와의 연대를 요구한다. 따라서 더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대상에 자신을 종속시킨다.-272쪽

정의라는 개념은 (타자에 대한 도덕적 책임에서는 기정사실인) 유일무이함의 경험과 (사회적 삶에서 기정사실인) 다수의 타자들에 대한 경험이 만나는 순간 잉태된다.
... 윤리의 '주요 장면'은 또한 사회정의의 주요 장면이자 사회 정의보다 먼저 발생한 장면이기도 하다.-296쪽

기술 발달과 정치의 무력함으로 시간적 공간적 거리가 와해되면서 인간이 처한 여건이 향상되기는커녕 양극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어떤 이들은 영토적 제약으로부터 해방되고, 공동체가 창출하던 의미들이 지역적 공동체 바깥에서 창출된다.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지역적으로 발이 묶인 이들의 삶의 터전은 공동체의 의미와 정체성을 부여하는 능력을 박탈당한다. 어떤 이들은 무릴적인 장애물로부터 해방되어 전례 없는 자유를 누리고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이동성을 누리며 먼 거리를 자유롭게 이동한다. 어떤 이들은 지역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자신에게 알맞게 가꾸기도 불가능해진다. -309쪽

민주주의는 공과 사 사이에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소통이다. 사적인 문제들을 공적인 이슈로 탈바꿈시키고 공공의 안녕을 사적인 과제와 프로젝트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 해석이라는 과업이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회, 아직 만족스러울 만큼 민주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회라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 공과 사 사이의 소통과 해석이 가능하고 실용성이 있으려면 사회의 자율성과 사회 구성원들의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 시민들은 자율적이어야 한다.-328-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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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모험놀이 - 위기의 아이들이 위로받고 꿈을 찾는 42가지 모험놀이 상담법
방승호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2년 12월
품절


모험 놀이 상담은 서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모험놀이 상담이 일반 상담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33쪽

두 번째 다른 점은,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점입니다.-34쪽

세 번째 특징은 여러 명이 함께 놀이를 하지만 경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쟁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독을 넣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마음이 자리 잡을 수도 있습니다. 모험놀이 상담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심이란 독을 빼는 치료제 역할을 합니다.-35쪽

네 번째 다른 점은 상담에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형, 장판지 등을 상담 도구로 활용하여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35-36쪽

모험놀이 상담은 자신이 상담받고 있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리게 합니다. 함께 어울려 놀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36쪽

어떻게 해야 서로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먼저 마음을 열면 스스로 열게 됩니다
마음의 준비, 환경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놀이에 참여하지 않는 방관자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말로 설명하지 말고 몸으로 보여주는 게 효과적
몰입은 아이들이 '지금 여기'에 있게 하는 것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 느낌
협동의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37-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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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편지 - 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카프카 전집 9
프란츠 카프카 지음, 권세훈 외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11월
구판절판


한 사람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억제하기엔 외부 세계는 너무 작고 너무 솔직하고 너무 정직합니다.-83쪽

얻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이 회전하는 지구 위에서 더 많이 두려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84쪽

임의적인 것도 필연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93쪽

갈망은 절망감에서 나온 것입니다. -106쪽

평온함과 강함은 불안과 허약함이 필요로 하는 곳에 머물러야 할 운명인 것 같습니다.-124쪽

최고의 것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135쪽

낯선 사람들과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만족스런 첫 결과는 - 순간적인 만족이긴 하지만 - 영원히 강요된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손가락 끝까지 부여받은 책임감의 대부분을 잊어버린다는 사실입니다.-156쪽

그대가 있다 해도 나는 내 소설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 글쓰기를 통해 나는 삶을 붙들고 있고 그대가 서 있는 배를 붙들고 있으니까요.-279쪽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과도하게 열어놓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적인 교제에서 마음을 극도로 열어놓거나 헌신을 할 때는 자신이 그 안에서 길을 잃어버린다고 느끼게 됩니다. -311쪽

기호는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지요. 모든 것은 기호로 채워져 있지만, 우리는 기호와 마주칠 때에만 알아차릴 수 있지요.-338쪽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녀와 함께도 살 수 없다."-500쪽

결혼이 요구하는 것은 인간적인 일치, 즉 모든 의견들의 근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입니다. 이러한 일치는 검증할 수 없고 느낄 수만 있으며, 따라서 인간적인 결합의 필연성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는 조금도 방해받지 않습니다. 개인의 자유는 우리들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필연성이 없는 인간적인 결합에 의해서만 방해받습니다.-530쪽

나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는 다른 그 어떤 것도 아니며 그럴 수도 없습니다.-595쪽

나를 방해하는 것은 실제적인 사실이 아니라 극복할 수 없는 두려움, 즉 행복에 대한 두려움이며 더 높은 목적을 위해 나를 괴롭히는 욕망과 명령입니다.-615쪽

손실을 뚜렷이 의식하면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내가 유일하게 바라는 결혼생활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인간적인 본질에서 서로 동등해야 통일성 속에서 자립적이 될 수 있습니다. -641쪽

인간은 그 현재 모습을 받아들이거나 현재의 모습대로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인간을 변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본질을 방해할 뿐이지요.인간은 무언가를 끄집어내고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개별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은 하나의 전체입니다. 그대가 한쪽 끝을 잡아당기면 그대의 의지와는 달리 다른 쪽 끝도 움찔하고 움직입니다. -643쪽

직접적인 경험은 전체적인 조망을 방해합니다. -658쪽

칼은 단지 앞쪽만 찌르는 것이 아닙니다. 돌아서 뒤쪽을 찌르기도 합니다.-9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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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는 학교 우리 교육의 희망과 대안을 찾아 2
커스틴 올슨 지음, 노승영 옮김 / 한울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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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주는 상처란 무엇인가

. 일상에서 배움의 기쁨을 잃어버린다.
. 자신이 똑똑하지 않고 배움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 자신의 능력이 정해져 있으며, 노력과 조언, 자기 이해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자신이 그저 그런 보통 아이라고 생각하여 낙담한다.
. 학교에서 창피스러웠던 기억이 아프게 남아서 매사에 불안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 과거에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관심을 못 받아서 교사에게 만성적이고 습관적으로 분노를 느낀다.
. 학교에서의 경험 때문에 자신이 지적으로나 인지적으로 남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 도전을 꺼리고 주어진 과제만 간신히 끝내고 싶어한다.
. 정답에 집착한다.
. '똑똑하다/멍청하다', '재능이 있다/없다'와 같은 이분법적 범주로 자신과 남들을 나누려 한다.
. 어른이 되어서도 자녀나 학생을 대할 때 교육과 학습에 대해 극단적인 감정에 사로잡힌다.-44쪽

학교가 주는 상처는 학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학교생활을 잘하는 데 필요한, 따라서 삶을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한다.
. 자신의 생각이 가치가 없거나 타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평균을 밑돌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자신이 결함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노력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다.
. 배움에 대한 기쁨과 용기를 잃는다.
. 자신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자제력을 잃고, 어려움을 이겨낼 끈기를 발휘하지 못한다.-54쪽

배우고 싶게 하는 세 종류의 기쁨은 무엇일까?

. 저절로 샘솟는 기쁨 : 배움의 행위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이상적인 기쁨이다. 이 기쁨은 배움의 경험 자체에 내재하며 기쁨이 기쁨을 낳아 무한 증식한다.

. 사회적 보상 : 학습자가 무언가를 숙달하거나 달성하여 사회적 보상을 얻었을 때 생기는 기쁨이다. 칭찬 스티커, A+학점, 현장학습 혜택, 장학금, 발표가 끝난 뒤에 받는 박수갈채, 친구들의 존중 따위가 이에 속한다.

. 긴장과 이완 : 까다로운 과제를 완수한 뒤에 느끼는 기쁨이다. 비슷한 것으로 프로이트의 성적 흥분과 만족 모형이 있다. 논문을 끝냈거나 열심히 공부하여 시험을 치렀을 때도 이처럼 긴장에서 풀려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세 가지 형태의 기쁨이 모두 중요하지만, 교육자들은 흔히 '저절로 샘솟는 기쁨'을 과소평가하고 연구를 등한시한다.-65쪽

창의성을 잃어버린 상처

. 남다른 생각과 능력에 대해 가치가 없거나 별나거나 괴상하다고 생각한다.
.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유용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 "네가 뭔데 감히 그런 걸 시도하니." "넌 소질 없어." "성공하지 못해."라는 식으로 자체 검열을 한다.
. "너는 그 일이 가치나 의미가 있을 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어."라는 식으로 자기비판을 한다.
. 자신이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일이 아닌 사회가 관습적으로 기대하는 일을 하려 한다.
.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슴속 나침반을 부정한다.-70쪽

순종을 강요당한 상처

. 학교에서 인정받고 받아들여지려면 규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규칙이 불공정하거나 부당하거나 해롭더라도 지켜야만 보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남들보다 튄다는 이유로 처벌받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 학교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자신의 참모습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규칙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지키는 수밖에 없었어요."
. 외적 보상이 없으면 동기가 유발되지 않는다. "이 과목을 수강 신청한 이유는 오로지 성적이 잘 나올 것 같아서예요."-75쪽

반항하는 상처

. 자신을 지키려면 방항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인정받지 못해서 교사와 다투고 말썽을 피우고 성질을 부린다.
. 다른 사람의 견해를 용납하지 못하고 분노와 피해 의식에 사로잡힌다.
. 싸움이나 문제 행동을 학습한다.(이러한 행동은 고착되고 부적응을 일으키며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77쪽

무감각해지는 상처

. 배움과 연관된 감정을 잃어버린다. (무감각, 흥미 상실, 배움의 활력 상실)
. 배움이라는 사건과 분리된 느낌을 받는다.(주어진 순서를 따라가기만 한다)
. 배움의 경험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다.
. 배우려는 욕구를 상실한다.(배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용기를 내지 못한다)-80쪽

과소평가로 인한 상처

. 계급, 인종, 민족, 문화적 배경, 성별 때문에 학교에서 자신을 몰라준다고 생각한다.
. 학교에서 신상 정보를 토대로 자신을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 학습 결과도 이러한 판단을 '확증'한다.
. 학습자에 대한 판단 때문에 학습 기회를 얻지 못한다.-86쪽

완벽주의로 인한 상처

. 학교에서 자기가 아무리 잘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 항상 다음 목표를 생각하고 언제나 최고, 최선을 이루고 싶어한다.
. 실패에 대해 취약하고, 실패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며,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영영 오점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 남이 정해준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정작 자신의 배움과는 단절된다.
. 실수를 저지를까 봐 두려워서 배움에서의 도전을 꺼린다.
. 실패가 두려워 배움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90쪽

평범해서 받는 상처

. 적절하지 못한 시험이나 우열반 편성 때문에, 자신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능력은 고정되어 있으며, 아무리 노력해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자신에 대한 기대가 낮아서 꿈과 열정을 억누른다.
. 자신의 능력을 부인한다.
. 학교에서 자신을 주목하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자신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94쪽

학교가 주는 상처들의 공통점

. 학생의 인지 능력, 정서 상태, 정체성의 차이를 용납하지 않는 교육환경에서 생겨난다.
.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고 수치심을 느낀다.
. 순응의 압박 속에서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때, 또는 너무 잘 적응할 때 생긴다.
. 학습자로서의 자기 자신에게서 소외된다.
. 배움의 기쁨을 잃어간다.-97쪽

학교가 준 상처를 부인하면, 자신의 정서적 경험을 과소평가하고 상처를 남의 일로 돌리게 된다. 이러한 부인의 밑바탕에는 깊은 수치심과 후회가 깔려 있다.-138쪽

치유 과정의 공통점

. "진흙에서 꽃이 핀다."라는 조너선 무니의 좌우명.
. 나의 단점은 뛰어난 재능의 그림자다.
. 나는 실수로부터 배우는 데 능하다. 실수는 나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 나는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다. 나는 높은 기대를 품고 있다.
. 실수를 저지른다고 해서 세상이 끝장나는 것은 아니다!(화가 로버트 라우션버그의 좌우명은 "망치는 게 좋은 것이다."였다!)
. 도전은 분명 근사한 일이지만, "넌 할 수 없어."라는 말을 듣는 것은 달갑지 않다.
. 나를 규정하는 것은 남들이 아니라, 내가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 나는 자신에게 관대하다.
. 내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안다. 내 감정을 활용하고 약점을 현명하고도 전략적으로 보완한다.-140쪽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

. 학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와중에도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지지하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도움이 된다. 조너선에게는 어머니가, 토드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 아이들에게 꼬리표를 붙이고 분류하지 않는 학교 환경
. 평범하지 않은 학습자에게 지적 자극을 주는 학교 환경(이들의 고유한 학습 재능을 존중하고 끌어낸다.)
. 경험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도록 끊임없이 유도하는 것
.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적 인식-174쪽

학부모, 당당하게 자기 몫을 하라

. 학교의 신화를 벗겨내라.
. 자신의 교육관이 어떠한지, 이것이 학교의 교육관과 다를 수 있음을 자녀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라.
. 학교의 교육관에 전부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자녀의 학문적 성과를 격려하고 칭찬하라.
. 자녀가 스스로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을 함께 고민하라.
. 현실적으로 대처하라.
. 부모 자신의 삶에서 배움의 기쁨과 즐거움을 실천하라.
. 자녀가 강인하고 현명하다고 믿으라.
. 결코 자녀를 포기하지 말라.-198쪽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의 잘못된 관행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학교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변화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날카롭게 의문을 제기하고 관습에 저항하는 동료를 돕고, 학교는 원래 이런 곳이라는 대답을 거부하라. 사소한 변화가 거대한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237-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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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불행한 이에게 - 카프카의 편지 1900~1924 카프카 전집 7
프란츠 카프카 지음, 서용좌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4월
구판절판


많은 책들은 자신의 성 안에 있는 어떤 낯선 방들에 들어가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하네.-60쪽

우리는 다만 우리를 깨물고 찌르는 책들을 읽어야 할 게야. 만일 우리가 읽는 책이 주먹질로 두개골을 깨우지 않는다면, 그러하면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단 말인가? 자네가 쓰는 식으로,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라고? 맙소사, 만약 책이라고는 전혀 없다면, 그 또한 우리는 정히 행복할 게야. 그렇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고통을 주는 재앙 같은, 우리가 위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누군가의 죽음 같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멀리 숲 속으로 추방된 것 같은, 자살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책들이지. 책이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 -70쪽

서신이란 바다를 두고 떨어져 있는 사람의해변에 철렁거리는 바닷물과 같은 것.-104쪽

희망하는 것보다 희망하지 않는 것에 더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108쪽

용기를 가지려면 단지 절반만 전환시키면 되는 거요.-115쪽

내가 죄책감을 갖는 유일한 이유는 다만 그것이 나로서는 후회의 가장 정교한 형식이기 때문이네. ... 죄책감이란 단지 회귀욕이니까.-319쪽

내안의 목소리는 늘 선택이 이루어진 뒤에야 시작하니 불행이야.-334쪽

모든 참된 것은 반박될 수 없으니까. 반박은 안 되지. 진압이라면 몰라도.-386쪽

참된 남편이란 아내 안에서 세계와 결호해야 하네. 그러나 아내 저편에서 결혼해야 할 세계를 보는 그런 식으로가 아니라, 세계를 통ㅎ서 아내를 보는 것이어야지.-474쪽

"어리석음"에는 어쨌든 우린 수업료를 내야 하는 것이오. 알지 못한다 해도 우린 왼손으로 "어리석음"을 저지르면서 오른손으로는 끊임없이 수업료를 내는 것이지요. 어쨌든 "어리석음"은 모든 인간이 저지르는 것이지요.-543쪽

청춘은 물론 항상 아름답지요. 사람들은 미래를 꿈꾸며, 다른 사람들에게 꿈을 고무시키고, 또는 차라리 스스로 꿈이 되지요. 그러니 그것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러나 그것은 모든 젊은이에게 공통되는 아름다움이며, 그리고 누구도 사적으로 그것을 전용할 권리는 없어요.-547쪽

"안정과 가정"이란 간단히 권태에서 선물로 찾아오는 것일 수는 없으며, 얻어져야 하는 것, 당신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 곧 이것은 내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야 하오.-556쪽

그 어중간한 전문직들, 바꾸어 말해 진지함이 결여된 전문직들은 혐오스럽지.-713쪽

작가는 본래 정신 착란에서 벗어나려면 절대로 책상을 멀리해서는 아니 되고, 이로 꽉 물로 달라붙어 있어야 하네.
... 작가의 정의는 이런 것이네. 그는 인류의 속죄양이다. 그는 인간에게 죄를 죄 없이 거의 죄 없이 향유하도록 허락한다.-748쪽

나는 집을 떠나 항상 집을 향해서 글을 쓰네. 비록 집의 모든 것이 이미 오래전에 영원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버렸을지라도 그래. 이 완전한 글쓰기는 섬의 맨 꼭대기에 세워둔 로빈스 크루소의 깃발 바로 그것이지.-7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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