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휴간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폐간이라고 해야 한다.
예전에 내가 받아보았던 잡지들이 격월간에서 계간으로, 계간에서 휴간이 된 경우가 많았고, 노숙인의 자활을 돕고 있는 [빅이슈]도 격주간에서 월간으로 바뀌었는데, 이것도 유지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학교에서 교과서도 디지털로 하자고 하는 세상이니, 종이에 인쇄된 잡지들이 살아남기는 더더욱 힘들어지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샘터] 역시 오랜 기간 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던 잡지였는데... 비록 정기구독을 한 적은 없지만 가끔은 읽을 기회가 있던 잡지였고. 그래서 이 잡지가 그만 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 하나의 잡지가 사라지는구나. 이렇게 종이책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구나. 아직은 서점에 가면 종이책들이 많은데, 이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까?
디지털로 읽는 것과 종이라는 물성을 지닌 책으로 읽는 것은 차이가 있는데...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지 않고 공존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데...
너무도 많은 책들이 있어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른다. 잡지들이 하나둘 휴간, 폐간하고 있는데, 이것이 종이책으로 옮겨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하지 못하는 세상이니.
이번에 알라딘에서 샘터 잡지를 창간호와 마지막호를 묶어서 판매를 했다. 이런 책 광고가 나오면 사야지 하는 강박에 시달린다. 읽든 읽지 않든 사놓아야 무언가를 했다는 느낌.
종이책에 덜 미안한 마음. 이렇게라도 사라지는 잡지를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 창간호, 와, 정말 오랜만에 세로로 인쇄된 책을 읽었다.
어린 시절에는 종종 세로로 된 책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신문도 세로 인쇄였지, 아마... 그러다가 가로로 모두 바뀌었는데...
세로 인쇄만이 아니라 창간호는 한자가 그대로 쓰였다. 그래도 사람 이름에는 한글로 토를 달아주어 읽을 수 있는데, 본문에는 토를 달지 않아 한자를 모르는 세대는 읽기가 힘들다. 이렇게 많은 책들이 한자와 한글이 함께 쓰였던 시대가 있었는데, 샘터 창간호가 1970년 4월호이니, 이때까지도 한자어가 일상에서 쓰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필자로 참여했고, 생각할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데, 창간호 특집이 '젊음과 여성'이다.
당시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기획으로 잡아 창간호를 발간했다고 보면 되는데... 젊음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때가 되어서야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져 여성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에 보면 남성 중심의 사고가 더 우세한 것은 말할 것이 없으니, 여성에 대한 관점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창간호이기도 하다.
마지막호의 표제에 '첫 마음'이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그동안 샘터와 만났던 사람들의 글과 독자의 글들이 실려 있고, 새로운 해를 출발하는 1월에 샘터 마지막호가 나오다니,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이라는 것을, 그래서 [샘터]도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창간호와 같이 고흐의 그림으로 표제를 장식했고, 샘터 기자들의 말이 길게 마지막에 실려 있는데, 감회가 새롭다.
[샘터]의 휴간으로 창간호와 마지막호를 만나게 되었지만, 마지막호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쉼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지닌다.
손에 쥐고 읽을 수 있는, 그러한 잡지들이 계속 살아남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