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조 지무쇼 지음, 서수지 옮김, 와키무라 고헤이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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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균실에서 살 수는 없다.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 또는 생명체가 아닌 것들과도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그런데 다른 존재로 인해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어떻게든 그 존재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생명은 하나밖에 없기에...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 투쟁한 역사라고 해도 좋겠다. 그만큼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질병이 나타났고, 그 질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며,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서 많은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질병이 개인에게만 나타나면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겠지만, 많은 질병들은 감염이 된다.


내 질병이 나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옮겨가게 된다. 감염병이다. 그리고 사회 생활을 하는 인간은 감염병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킬 수 있는 질병이 감염병이고, 이런 사례가 무증상 감염자라는 말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감염병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은 그 많은 감염병 중에서 10가지를 골라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극복이 된 감염병도 있고, 여전히 위협적인 감염병도 있다.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본 감염병들일텐데...


페스트, 인플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이질, 결핵, 천연두, 황열병, 티푸스, 매독


이 중에 천연두는 공식적으로 극복 선언이 된 질병이긴 하다. 하지만 예전에는 천연두는 공포의 질병이었다. 천연두 하면 종두법, 우리나라에선 지석영, 외국에서는 제너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그 질병. 


이런 질병들과 세계 역사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연결지어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가령 페스트를 설명하는 장에서는 페스트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연결시키고 있다.


페스트는 격리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많은 정보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기 때문에 인력이 부족하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때마침 금속활자가 등장했다고 한다.


금속활자로 인해서 많은 정보를 적은 인력으로 전파할 수 있게 된 것. 이런 식으로 인플루엔자는 우리가 흔히 스페인 독감이라고 이야기하는, 1차 세계대전과 관련지어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렇다. 감염병은 인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만큼 인류는 수많은 감염병들과 함께 지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감염병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감염병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에, 또 미래에도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코로나19로 인해서 팬데믹이 선언되고, 세계인의 생활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면 중심의 활동에서 비대면이 일상화되었고, 이제 팬데믹 종식 선언이 있더라도 예전과 같은 대면 생활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비대면과 대면이 융합된 그런 사회생활이 만들어졌고, 더 활성화되리라 예측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감염병이 인류 역사를 바꾼 살아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감염병이 왜 인류의 생명을 위협할까? 그것은 인류와 다른 생명체들이 접촉하는 시간, 장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존재가 접촉하면서 자신들이 지니고 있던 세균, 바이러스들을 교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견딜 수 없는 존재들은 사라지게 되고, 견디는 과정에서 서로 적응을 해나가게 된다. 사실 세균이나 바이러스도 숙주가 사라지면 자신들도 사라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숙주를 멸종시키는 방향으로는 가지 않는다. 도킨스가 말한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생존을 위해서는 변이를 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수많은 변이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은 점점 약화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하는 사실에서도 이를 볼 수가 있고,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출현했던 감염병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었던 감염병이 차차 약화되어 가고 있는 모습...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면 약화되겠지 하고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겠는가. 특히 죽어나가는 존재들은 약자들일텐데... 


감염병이 어떤 상황에서 창궐하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서로의 영역이 겹치면서 접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이 생활공간을 확장하면서 다른 생명체들의 생활공간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활공간과 인간의 생활공간이 겹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들만이 지니고 있던 세균, 바이러스들이 다른 매개체를 통해서 감염이 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 이런 상황이니 의학의 발전만을 믿고 생활 형태를 바꾸지 않으려 해서는 안 된다. 함께 가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그 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이었다면, 여기에 코로나19도 이젠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에 더하여 다른 감염병들이 또다시 우리를 급습하지 않도록 우리들 삶의 형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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