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나쁜 인간 - 도덕은 21세기에도 쓸모 있는가
이든 콜린즈워스 지음, 한진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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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이라는 제목.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말이 한 자리에 있어,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나쁜 인간이라는 말에는 도덕적이지 않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 도덕적이지 않다는 말과 윤리적이지 않다는 말이 같은 의미로 쓰이지 않음을 이 책에서 거듭 말하고 있는데... 도덕은 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고, 윤리는 사회가 지니고 있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일을 한 사람도 도덕적으로 수치심으로 느끼지 않을 수 있고, 윤리적으로 옳은 일을 한 사람도 도덕적으로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리와 법은 어떤가?

 

윤리가 관습으로 지켜야 할 규범이고,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는 있지만, 꼭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닌 반면에, 법은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 윤리보다는 법이 더 강제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강제성 면으로 보면 법이 우선이고, 다음이 윤리이며, 마지막으로 오는 것이 도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과연 도덕은 무엇일까? 도덕적 행동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그렇다고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이 도덕이고, 또 어떤 것이 도덕이 아닌지는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나쁜 인간을 숱하게 만나는 것이다.

 

이첵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에게서 도덕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그들 행동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 행동이 도덕적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도덕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느 곳에서 도덕인 것이 다른 곳에서는 도덕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고, 그에 대한 판단 기준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관적이라는 말은 상대적이라는 말이다. 상대적인 것이 도덕이지만, 절대적인 도덕이 있지 않을까? 우리 인간들에게 모두 도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그것을 추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읽다 보면 도덕이 지니는 함의가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변해왔음을, 그리고 계속 변해감을 알 수는 있지만, 자칫하면 그들의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변했으니, 사회가 변했으니,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도덕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지만, 도덕을 느끼게 하는 것은 윤리다. 사회가 지니고 있는 규범이고, 이 규범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하면 도덕도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절대 도덕은 없는가? 아니다. 있다. 변할 수 없는 무엇.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에서 온다.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것, 그것은 비도덕이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빌려 오면  '정리 31 어떤 사물은 우리의 본성과 일치하는 한에서 필연적으로 선이다.' (스피노자. 에티카, 서광사. 2006년. 233쪽.) 라는 말이 있다. 선을 도덕과 같은 의미로 쓴다면, 우리의 본성과 일치하는 것, 그것은 바로 남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도덕이다.

 

이런 도덕에서 벗어났을 때 수치심을 느낀다.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이런 구절이 있다.

 

'젊은 사람들이란 정념으로 살고 따라서 과오를 많이 저지르지만 수치로 말미암아 이를 억제하는 까닭에 모름지기 염치심을 잘 길러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염치심이 있는 젊은 이들을 칭찬하지만, 나이를 먹은 사람이 부끄러워할 줄 안다고 해서 그를 칭찬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다. 나이를 먹은 사람은 부끄러운 느낌을 가지게 할 일을 전혀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부끄러운 느낌은 좋지 못한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에게는 속할 수 없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최명관 옮김. 니코마코스 윤리학, 1984년. 서광사. 141쪽.)

 

'알기 위해서는 그것이 몸에 배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렇게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아리스토텔레스, 최명관 옮김. 니코마코스 윤리학, 1984년. 서광사. 202쪽.)

 

이 구절을 우리나라 국회에 적용한다. 젊은이들보다는 늙은이들이 훨씬 많은 우리나라 국회. 다른 곳은 정년이 있는데, 정년이 없는 국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치심을 모르는 국회.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제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치심을 가지면 그것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때문에 수치심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무얼 잘못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

 

수치심도 몸에 배어야 하는데, 이들은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니 이들은 '예의 바른 나쁜 인간'에 해당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은 늘 옳다는 그런 신념을 지니고 있는...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는 오로지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밖에는 없는 그런 인간들.

 

언론에선 이런 수치심을 모르는 군상들이 주로 나온다. 자연스레 우리 사회는 개인의 도덕은 권력(경제, 정치, 법조 등등)의 힘에 의해 가려진다. 윤리가 실종된다. 오로지 법이 전면에 나서는데, 법은 권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도덕은 삶에서 점점 밀려날 뿐이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지금보다는 나아질 세상을 꿈꾼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선은, 도덕은 지금보다는 나은 나, 나은 사회를 추구한다.

 

어떻게?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과 실제 적용해야 할 것을 위도와 경도로 표현하고, 이것이 만나는 지점에서 도덕이 발견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310쪽)을 명심해야 한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을 거울로 삼아 자신의 행동을,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여전히 도덕은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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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3 - '부킹'과 '목이 긴 구두'는 무슨 관계인가?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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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이다. 역시 10개의 주제로 10개의 단어들을 등장시킨다. 그 단어들이 지닌 의미, 사용법, 그리고 역사, 또 문화적 의미 등등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다만 3권이 1,2권과 다른 점은 각 단어에 대한 명언이 더 많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짧막한 명언들. 외워서 쓰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 짧막한 문구 속에 들어 있는 길고도 깊은 뜻을 받아들이는데 있다. 그러니 영어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우리들 삶에 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이번 권은 그런 명언들이 수두룩하니, 영어 공부하는 셈치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우리가 속담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맛보듯이, 영어 명언들을 통해서 우리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satisfaction'이란 단어를 설명하는 장 제목은 '왜 '만족은 곧 죽음'이라고 하는가?'다. 만족은 곧 멈춤이고, 멈춤은 정지니, 삶이 움직임이라면 죽음은 정지다. 그러니 만족은 곧 죽음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는데... 단지, 그것일까? 만족을 모르면 탐욕이고, 탐욕은 곧 파멸을 부르니, 탐욕 역시 죽음일 텐데...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는 이렇게 상반되는 것들이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나의 일이 하나의 결과만을 낳지는 않는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듯이. 우리는 다중적인 존재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만들어 쓰는 말들도 뜻이 하나일 수가 없다.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뜻이 덧붙여진다. 삶이 그러하듯이. 그러니 만족이나 탐욕이 같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니 상황에 맞게 살아가는 것.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 필요하다.

 

satisfaction이란 말과 관련된 명언을 들고 있는 중에, 우리가 많이 들어본 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오역이라니...

 

It is better to be a human being dissatisfied than a pig satisfied; better to be Socrates dissatisfied than a pool satisfied (만족하는 돼지보다는 불만족하는 인간이 낫고, 만족하는 바보보다는 불만족하는 소크라테스가 낫다)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서옥식은 『오역의 제국: 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에서 "만족하는 돼지보다 불만족하는 소크라테스가 낫다"거나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명언은 엄밀한 의미에서 이 말이 오역이 된 채 잘못 전해진 말이라고 말한다. (353-354쪽)

 

비록 엄밀한 의미에서 오역이라고 하겠지만,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이 더 귀에 잘 들어오니, 이것 참... 습관의 힘인지... 자꾸 들어본 말이 머리 속에서, 마음 속에서 나가지 않는 것인지.

 

이런 식으로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는데... 만족과 탐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삶이 어떤 삶일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야 하는데 그냥 주저앉아 있는 사람은 이 명언에서 이야기하는 '만족하는 돼지, 만족하는 바보'에 불과할 테고, 충분히 가졌음에도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은 '탐욕스런 사람'이될 테니, 삶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보다도 자기성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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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 읽기 수업 - 어디로 튈지 모를 학생들과 함께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실제
송승훈 지음 / 나무연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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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매체가 대세를 이루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전자책이 나와 종이책이 없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시대라고 해도, 종이책은 없어지지 않는다. 없어질 수가 없다. 전자책 읽기와 종이책 읽기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종이사전과 전자사전을 예로 들어보면, 이제는 종이사전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들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단어를 검색하면 뜻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종이사전을 굳이 들고 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종이사전은 종이사전만이 지닌 특징이 있다. 강점이 있다. 책장을 넘기는 손맛을 말하지 않더라도, 한 단어를 찾기 위해서 여러 장을 넘기면서 우연히 다른 단어들을 만날 수 있다. 의도와 무관하게 더 많은 낱말들을, 더 많은 쓰임을 종이사전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종이책도 마찬가지다. 전자책과 다른 장점이 있기에 이 시대에도 종이책은 여전히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교과서가 전자책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으로 이루어진 교과서가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더 오랜 시간 잡고 있을 수 있끼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런 종이책 읽기, 과연 학생들이 많이 하고 있을까? 책은 넘쳐나지만 학생들이 책을 읽을 시간은 더 없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책읽기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한다고 한다. 왜? 책읽기는 곧 삶 읽기고,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책읽기 교육을 꾸준히 해온 교사가 있다. 그가 그동안 책읽기에 관해 낸 책만 해도 여러 권인데.. 이번엔 자신이 수업 시간에 한 경험을 담은 책을 냈다. 책읽기 교육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정시 확대를 논의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오히려 정시 확대가 왜 문제가 되는지, 정시 확대가 어떻게 학교 교육을 왜곡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도 해준다. 책읽기 교육과 정시, 수시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말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연결이 된다.

 

왜냐하면 정시가 확대되면 이 책을 쓴 교사가 한 책읽기 수업은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송승훈은 이렇게 주장한다. 한 학기에 한 번만 지필고사를 보자고. 문제풀기로 학생들을 측정하지 말고 평소 수업시간에 한 활동으로 평가하자고.

 

그런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필고사를 줄여야 한다고. 소위 말하는 수행평가를 늘려야 한다는 말이다. 수행평가를 늘린다는 말은 과정중심 평가를 한다는 말이고,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깊이 있는 활동을 하게 한다는 말이다. 그런 시간을 지필고사를 한 번만 줄여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적어도 20%정도의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대학 입시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와 연결이 되어 있으니, 결국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문제가 해결되고, 학력으로 차별받지 않는, 자격증 위주의 사회에서 벗어나야 교육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해야 한다.

 

생각할 수 있는 힘, 그것은 책읽기를 통해서 키울 수 있다고 하는데, 단지 읽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읽고 함께 이야기하고, 글로 써보고, 글쓴이를 만나 인터뷰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여러 방법이 함께 어우러진 교육이 바로 책읽기 교육이다.

 

그런 책읽기 교육, 한번에 성공했을 리가 없다. 여러 차례 실패를 하고, 그 실패를 통해서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한데, 이 책을 읽다보면 송승훈의 책읽기 교육이 자리를 잡은 것은 대학 입시에서 수시가 정시보다 많은 것에 큰 도움을 받는다. 우선 지필고사 비중을 줄이고, 수행평가 비중을 높였기에 문제풀이식 교육을 하기 보다는 생활기록부에 독서활동부터 다양한 활동을 쓸 수 있는 책읽기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시 대학 입시과 관련이 있나 하는 마음에 편치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의 사고력은 깊어지고 넓어진다. 또 책에 관심을 갖게도 된다. 물론 송승훈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수준의 책들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패를 통해서 얻게 된 책읽기 교육 방법은 받아들일 점이 여럿이다.

 

문제는 송승훈의 책읽기 교육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신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교사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들이 근무하는 학교 현실에 맞게, 또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펀해야 한다.

 

책읽기 교육에 관한 책이라고 꼭 교사들만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는 가정에서 책읽기 교육을 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아이들이 책읽기 습관은 어릴 적에 형성이 되는데, 송승훈은 초등학교 5학년을 기점으로 삼고 있다. 이 때 책읽기가 평생을 좌우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때까지 가정에서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나를 설명해주고 있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조금 아쉬운 점은, 그렇지 못한 형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좀 힘든 방법이지 않나 싶다.

 

일주일에 두 권씩 책을 사라고 하는데, 책을 집 곳곳에 두라고 하는데, 그렇지 못한 가정도 많지 않은가. 이들은 이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공간도 공간이지만 경제적 여유도 없다. 그럼에도 책읽기 교육을 해야 한다.

 

어떻게? 송승훈은 부모들에게 이 방법을 제안한다. 물론 이 방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이 되겠지만, 이 방법은 이들의 자식에게서 멈추지 않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바로 교육감이나 교육장을 찾아가 학교에서 책읽기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면담 요청을 하라는 것이다.

 

내 아이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를 위해서, 또 학교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의미에서 그런 면담을 제시하고 있는데, 결국 여유가 있는 층은 가정에서도 책읽기 교육을 할 수 있지만, 없는 층에서는 학교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이런 책읽기 교육을 담보하고 책임져 주어야 한다. 그것이 송승훈의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각 교과에서 수업시간에, 절대로 학교 밖의 시간이 아닌, 수업 시간에 책읽기 수업을 해야 한다는 송승훈의 주장에 동감한다.

 

숙제? 하지 못한다. 아니면 베낀다. 그러니 이 둘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학교 수업시간에 해야 한다. 그 점이 핵심이다. 수업시간에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도록 교육 정책이 실시해야 한다. 지필고사를 줄이고, 도서관 예산을 늘리는 등 책읽기를 할 수 있는 기반부터 조성해야 한다.

 

이 기반 위에서 교사들이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책읽기 교육을 하면 된다. 그런 책읽기 교육을 하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에서 점점 멀어지는 학생들을 책을 가까이 하는 학생들로 변하게 하는 그런 책읽기 수업. 한번 해볼 만하다. 아니, 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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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2 - 왜 에코와 나르키소스는 환생했는가?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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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2권이다. 역시 10개의 주제로 각 10개의 단어들을 들고 있다. 단어를 통해서 여러가지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 이것이 이 책이 주는 재미다.

 

그러나 단지 재미로만 그치지 않는다. 재미에서 생각하기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그래야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달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제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겪게 되는 주제들이다. 그만큼 2권에 나오는 단어들은 우리가 많이 쓰는 말들이기도 하다.

 

다른 말들은 책을 읽어서 알면 좋을 듯하니, 더이상 언급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여기서는 두 단어 risk와 crisis라는 단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먼저 risk. 이 단어를 설명하는 장 제목이 '왜 "위험 없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하는가?'다. 곧 우리는 삶에서 위험을 만나야 하고, 그것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위험하다고 피하기만 해서는 삶은 가치가 없다.

 

그런데 risk가 무엇인가?  어떤 위험을 말하는가? risk는 개인이 선택해서 그 결과를 책임지는 위험을 뜻한다(62쪽)고 한다. 그러니 risk를 피하려고 하면 삶에서 선택이 없다는 말과 같다. 즉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만 맡긴다는 의미와 통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risk를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다만, risk와 다른 위험들은 구분해야 한다. 불필요한 위험은 방지해야 하지만.

 

 

다음에 살펴볼 말은 crisis. 이 말도 위기로 해석하지만, 이 말에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인용한 이 말만으로도 crisis라는 말에 대한 의미를 다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케네디가 했다는 말이라고 하는데...

 

When written in Chinese, the word crisis is composed of characters - one represents danger and the other represents opportunity(중국어로 위기라는 단어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 글자로 구성되어 있다) - 66쪽.

 

그렇다. 위기는 위험이 있지만 그 위험은 곧 기회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여러 상황들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crisis라고 할 수 있다. 전환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 전환점에서 우리가 위험에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기회를 살릴 것인가.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 이 crisis를 risk라고 하자. 우리가 스스로 선택해서 나아갈 기회인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을 통해서 재미도 느끼지만 여러 가지 생각도 할 수 있다. 단어 하나하나의 유래, 그 용법, 또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재미 영어'에서 '생각 영어'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나머지 3권과 4권도 기대된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단지 다른 나라의 말을 할 수 있다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게 된다는 것, 거기에 더해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것, 우리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일임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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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1 - ‘점수 영어’를 벗어나 ‘재미 영어’로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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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우리나라 영어 교육에 대해서 쓴소리를 한다. '영어에 미친 나라'인 한국에선 영어가 '종교'나 다름없다.(5쪽. 주에 보면 최재묵의 글에서 인용한 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종교' 수준까지 올라간 영어가, '영어 공부에 대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낮다'(5쪽)고 한다. 9년 이상을(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한다고만 하면... 사실 유치원, 아니 어린이집부터 영어교육을 받고 있지만) 영어 교육을 받았지만, 영어 실력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현실이니.

 

외국의 학생들이 배움에서 '깊이'를 추구할 때에 우리는 순전히 내부경쟁용 변별 수단으로서 '점수 영어'에만 올인한다.(6쪽)고 비판하면서, '공부를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영어는 매우 재미 있는 인문학일 수도 있다. 영어 단어 하나를 공부하더라도, 그 단어를 통해 서양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상식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어 공부를 가리켜 '재미 영어'라고 할 수 있겠다'(6-7쪽)고 하면서 영어 공부에 대한 방향을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영어 단어 하나에 많은 것을 알게 하는 책. 이 책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1권은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각 10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있다. 총 100개의 단어, 그리고 100개가 넘는 여러 이야기가 이 책에 나오는 것이다.

 

하나하나 단어에 얽힌 이야기는 책을 읽어야 하니 더 언급을 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LTE라는 말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이 어떻게 서술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LTE라는 말은 무척 빠르다는 말로 쓰는데, 이 말은 생물학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우리가 쓰는 테크놀로지에 생물학에서 말하는 진화를 원용한 것인데...

 

LTE는 Long Term Evolution의 약자라고 한다. 장기간에 걸쳐 진화를 이루었다는 것인데, 빠르다라는 의미와 장기간이라는 의미가 상충하는 것 같지만, 지금처럼 빠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간에 걸친 기술축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상충되지 않는다.

 

자주 쓰는 말에 이런 역사,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 그런 단어들을 100개나 만날 수 있다는 것, 또 거기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는 것. 그야말로 그냥 단어를 시험을 위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자연스레 익힐 수 있는 책인 것이다.

 

굳이 단어를 외운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그냥 영어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읽어도 좋은 책이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단어 뜻은 자연스레 머리 속에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영어에 대해서 흥미를 지니게 되고, 좀더 깊이 있게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지닐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재미 영어' 아니겠는가. 저자인 강준만은 이렇게 영어 공부도 재미있을 수 있음을, 또 영어공부가 그냥 언어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 공부임을 이 책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재미 영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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