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페터 쾰러 지음, 박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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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라는 글이 표지에 실려 있다. 뉴스라고 하면 사실을 전달한다고 여기기 쉬운데, 뉴스에서도 사실을 얼마나 많이 왜곡하는지는 우리가 이미 많이 겪고 있다.

 

수많은 사실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도 사실이 잘못 전달될 수 있는데, 악의를 지니고 왜곡한 사실을 파악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것도 언론에 발표가 되면.

 

하지만 언론에 발표된 일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언론에 발표된 일들에 대해 꼼꼼하게 판단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사실들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이미 그것들은 잘못된 사실로 판명되었음에도 한번 퍼진 소문을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비판적인 읽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처음 미국의 전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로부터 시작한다. 그가 한 말 중에 많은 말들이 사실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트럼프의 말을 믿고 싶어했다는 것. 즉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자 하는 것을 보고, 믿고자 하는 것을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

 

그러므로 그러한 경향에 부합하는 뉴스들이 난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뉴스만이 아니라 역사에서도 사실공방이 지금까지도 벌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한번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면 그것에 대해서는 더 많은 사실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잘못된 사실에는 과학적 연구도 많이 포함된다. 특히 유물을 발견해서 발표하는 경우에 수많은 잘못된 사례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유물뿐만이 아니라, 상대를 몰락시키기 위해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소문들이 많았음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너무도 많은 날조된 사실들이 열거되어 있어서 참 세상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신문이나 방송에서 다루고 있는 일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 자신이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들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또한 발표된 날조된 일들은 가만히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이 많이 있음을 찾아내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도 한 가지 일을 두고 서로 다른 방향에서 뉴스가 나오기도 한다. 팩트 체크라고 사실을 확인하는 방송도 있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처지에서 확인을 한다. 세상에 늘 팩트 체크는 있어왔다. 다만 어느 관점에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그것을 믿거나 믿지 않거나 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사실을 꼼꼼하게 확인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던 가짜 뉴스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그런 가짜 뉴스에 속지 않아야 하고, 우리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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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 한강의 기적에서 헬조선까지 잃어버린 사회의 품격을 찾아서 서가명강 시리즈 4
이재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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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를 하는 질문과 비슷하다.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그런데 질문이 좀 이상하다. 우리는 보통 태어난 나라에서 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살지 않고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지 않다. 당연히 한국에서 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답해야 한다. 그렇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아니오"라고 답할 수도 있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벗어날 수 없음에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산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온몸으로 겪었으니까. 다시는 이런 나라에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질문을 바로 하려면 이 책 제목이 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만약 진짜로 한국에서 살고 싶은지를 묻는다면...


"다시 한국에 태어나 살고 싶습니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아니오"라고 답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으니...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 (Y세대) 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Z세대 )들은 더욱 그러하리라 추측한다.


이 책을 쓴 이재열은 MZ세대란 말 대신 에코세대란 말을 썼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들에 해당하는 세대이니, MZ세대나 에코세대나 거의 비슷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세대는 '지질하게 사는 것'을 인생의 실패로 여기기까지 한다'(58쪽)고 한다.


그러니 이들은 '자신이 지금 소비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는 것, 이것을 매우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현실적이다. ... 현실 인식이 명확한 편이기 때문에 자신의 현실에 대해 냉정히 진단하고, 불가능한 일은 빨리 체념한다. 그래서 자신의 서열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수용성은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더 많이 경험한다' (59쪽)고 한다.


얼마 전 언론에서 명품관 앞에 줄을 주욱 서 있는 사람들 모습을 방영한 적이 있다. 가방 하나에 수천만 원 하는데도 그것을 사겠다고 줄을 선 사람들, 명품 시계라고 수천만 원짜리 시계를 그것도 중고로도 구입하려는 사람들. 그것들을 명품이라고 자신이 쓰겠다고 하는 젊은이들. 집을 사기는 힘드니 자신을 꾸미는데, 드러내는데 쓰겠다고 하는 모습이 과연 현실적인지... 아니면 상대를 의식하는 사회적 위치에 대한 치열한 방어전략인지...


아무튼 바람직한 사회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자신들의 시간과 돈을 다른 방향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사회가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명품은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 그것도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는 비교가치가 높은 물품에 불과한데, 그 제품에 '명품'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자본주의 상술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모습을 지닌 에코세대들이 30년이 지난 다음에, - 출생율이 아무리 낮아도 이들 세대들을 이을 세대들은 나타나기 마련이니까 - 올 세대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지...


이 책 제목은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꾸어야 한다. '당신 뒤에 살 세대들에게 이런 한국을 물려주겠습니까"라고.


그래선 안 된다고.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한다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하지만, 중이 절을 떠나긴 쉽지 않다. 그러니 절을 개혁하려고 한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한국을 떠나기 힘드니, 한국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 어떤 사회로? 품격 있는 사회로... 저자는 품격 있는 사회를 이렇게 말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넘치고, 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고, 현실에 만족하며,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해 창업과 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참여를 통해 능동적 변화를 끌어내려는 공동체 의식이 높은 사회 (239쪽)


좋은 말들이 나열되어 있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사회학이라는 학문 용어로 이를 다시 정리한다.


품격이 있는 사회란 앞에서 제기한 두 축, 즉 개인과 공동체간, 그리고 시스템과 생활세계 간에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사회다. (243쪽)


한 마디로 갈등은 있어야 하지만 이 갈등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추어진 사회가 품격 있는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 우리 사회는 이런 품격 있는 사회가 되지 못했다. 품격 있는 사회가 되지 못했기에 성장이 행복을 동반하지 못하고 있다.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성장을 거부할 수 없지만, 행복 없는 성장은 거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감시, 비판이 이루어져야 하고, 정치적 무관심을 버려야 한다.


무관심은 용인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팽배한 사고는 '3불'이라고 한다. '불신, 불만, 불안' 이 3불을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런데 누가? 냉소적이고, 현실적이라서,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현재 삶에 충실하려는 에코세대(MZ세대)가 이제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앞선 세대들을 비판만 해서는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문제는 발생했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해결책이 완전하지 않고 또 에코세대(많이 쓰는 MZ세대라는 말보다, 이 책 저자가 쓴 용어를 그대로 쓴다)에게 미룬다는 감은 있지만, 그래도 명심할 말이다.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정비하라고 기성세대들에게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계속 살고 싶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저자가 제시한 주장을 정리한다. (290쪽-292쪽)


첫째, 정치적 냉소를 벗어나 좌절과 분노를 강력한 참여의 에너지로 전환하자. 


둘째, 순응과 체념보다 탈인습의 도전정신이 절실하다. 각자도생의 경쟁 논리를 벗어나 공감과 배려의 폭을 넓히자. 반칙에 무심하고 끼리끼리 문화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 옐로카드를 들이대는 당돌함이 아쉽다.


셋째, 과거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지 말자. 취업이 잘된다는 전공을 찾아 줄 서는 시대는 갔다.


2007년에 우석훈과 박권일은 [88만원 세대]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의 세 가지는 그 말의 다른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이 말을 어찌 젊은이들에게만 할 수 있겠는가? 사고는 기성세대가 다 쳐놓고, 책임을 뒷세대에게 미루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니 이 말을 에코세대나 어떤 시대든 20에접어든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시대가 지닌 문제를 인식하고 고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자.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품격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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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미러 - 우리가 보기로 한 것과 보지 않기로 한 것들
지아 톨렌티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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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글이 실려 있다. 이렇게 많은 찬사를 받은 책이니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하려는지. 좋은 책은 이런 추천글이 없어도 읽는다. 읽을 생각이 들고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런 추천사를 나열한 이유가 있을텐데...


어쩌면 이런 추천사를 통해 우리들이 지니고 있는 환상을 깨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냥 트릭 미러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적어도 읽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읽기 시작하는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빅데이터에 기반해 사람들이 읽을 책도 그런 경향의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으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가? 그런 빅데이터를 통한 추천과 이렇게 알려진 사람들의 추천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잘 알려진 사람들이라고 해도, 그들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만이 그들이 추천한 책을 집어들게 되지 않을까? 결국 [트릭 미러]는 이러한 추천사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 네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어. 그리고 이렇게 추천하고 있어. 그러니 너도 읽어.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이렇다. 작가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 책을 추천한 사람들 글이 우리나라 판에 이렇게 책 앞장에 소개되어 있는 것도 일종의 [트릭 미러]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이들과 너는 생각이 비슷하니,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너에게 만족을 줄 것이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족했으니.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이 의도하는 것은 이런 추천사를 믿고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 추천사는 추천사일 뿐이다. 그냥 그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다고. 너는 네 나름대로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가 이미 지니고 있는 관점을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가.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공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자신의 관점을 지지하고 굳히는 내용의 책으로 관심이 가는 경향이 있고, 자신이 지지했던 사람들이 쓴 책, 추천한 책을 읽는 경향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앞의 추천사를 곱씹어야 한다. 그 추천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추천사는 '트릭 미러'가 아니라 '미러(거울)'가 되게 해야 한다.


그러니 이 책 표지에 작은 글자로 또 다른 제목이 있다. '우리가 보기로 한 것과 보지 않기로 한 것들'


이걸 계속 의식하면서 책을 읽으라는 말로 읽힌다. 이 책이 우리의 관점을 강화시키는 역할만을 하게 하지 말고, 우리 관점 너머를 볼 수 있는 역할을 하라고.


총9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이 글들은 다른 내용이면서도 연결이 된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살아온 배경을 통해서 보게 되고, 때로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을 판단하면서 살아가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한번 손에 들면 책 내용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내 관점을 반성하게 된다. 세상이 선과 악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음을,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만 해석할 수 없음을. 그런데도 디지털 세상에서는 0과 1로 디지털을 운영하듯이 이것과 저것으로 나누는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는데, 이 말을 계속 생각하니, 좌나 우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 그것도 서로의 모습을 왜곡해서 비춰주는 [트릭 미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모습을 잘 알 수 있는 글이 '어려운 여자라는 신화'다. 


여성과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 페미니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데, 성에 대한 관점에 숨어 있는 다른 관점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이 글과 관련하여 '우리는 올드 버지니아에서 왔다' 역시 사건의 본질을 보는 것이 중요함을 생각하게 한다. 대학의 성폭행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고, 그 행위에 녹아 있는 '관습'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관습'이 어떻게 일탈을 정당화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주류 세력에 의해 공고화 되어 왔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는 제퍼슨이 세운 대학 '버지니아 주립대학'에서 벌어진 사건을 두고, 그 기저에는 성차별만이 아니라 인종차별까지도 깊게 내면화되어 있음을.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우리의 관점을 통해 굴절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하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역시 우리 관점으로 인해 가려졌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보기로 한 것과 보지 않기로 한 것들'을 인식할 수 있는 눈을 지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인터넷, 리얼리티쇼, 사기(특히 무슨 무슨 펀드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경제 사기), 성차별, 종교와 마약, 결혼제도 등등에 대해 내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 밖에 있는 것들을 생각해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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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 2034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엘리트 계급의 세습 이야기 이매진 컨텍스트 72
마이클 영 지음, 유강은 옮김 / 이매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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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능력을 무엇으로 측정할까? 이런 기술적인 문제에 매달리면 도대체 왜 사람의 능력을 측정해야 할까? 라는 질문은 사라지고 많다.


능력을 측정한다는 말은, 무언가 순위를 매긴다는 말이고, 순위를 매기는 일은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에 따른 대가를 다르게 지정한다는 뜻이다. 결국 능력을 측정한다는 행위 자체에는 이미 차이가 포함되어 있다. 단지 차이를 인식하는 것으로 끝나면 좋지만, 그 차이가 차별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왜? 대가에 차등이 생기기 때문이고, 이 대가로 인해 생활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되고, 그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지만, 너는 능력이 없으니 그런 일을 해야 하고,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해라고 누구나 생각하는 사회.


그래서 능력에 따라 사람을 대하게 되는 사회가 과연 행복할까? 도대체 왜 우리는 능력을 측정하고 순서를 매기려고 할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아닐까?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려 평생을 보내지 말라고, 그러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할 수 있게 능력을 측정해서 보여주는 것일까?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평생을 매달렸다고 과연 행복하지 않을까? 꼭 무언가를 이루어야 행복할까? 그 일을 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일 수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능력을 하나로 정의할 수 있을까? 그것도 능력을 '지능+노력'으로만 정리할 수 있을까? 노력이 들어가긴 했지만, 이 노력은 지능에 비례한다고 하면, 결국 지능 하나로 결정이 된다고 할 수 있는데...


모든 국민의 지능을 검사해서 숫자로 나타내고, 구간을 설정해 등급을 나누고, 그 등급에 따라서 해야 할 일과 받아야 할 대우가 정해진다면? 그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게다가 지능을 여러 차례 검사하던 것에서 과학기술의 발달로 단 한 번의 검사, 그것도 태어나자마자 한 검사 한번으로 미래를 결정한다면 그런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왜 우리나라 수능이 자꾸 생각나지? 이 장면에서)


철저하게 그러한 능력(지능)으로 사람을 구분하고 대우하는 사회, 그렇게 지능에 따라 다르게 살아가는 사회가 과연 행복할까?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논문의 형식을 띠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로 읽어야 한다. 마치 영국에서 이런 역사가 있었구나 하고 사실로 읽어서는 안된다. 저자는 미래에 지능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과연 그런 사회가 좋은 사회인지... 이 책에 그려진 사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그것 또한 비극이다.


능력이 있다고 판명된 5%의 소수는 온갖 혜택을 누리며 살지만, 하위 지능에 속한 사람들은 신분제 사회에서나 했었던 하인 역할을 해야 하는 사회. 그것도 이제는 아주 어릴 적 단 한번의 검사로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는 사회라면...


그런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귀결되는지를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능력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가 이르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이 나온 지도 꽤 되었지만 지금 세계는 마이클 영이 걱정했던 '능력주의 사회'로 가고 있지 않은지...


거의 대부분의 일에서 '성과주의'를 표방하면서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라고,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하는 사회가 도래하지 않았는가? 물론 능력주의를 완전히 없애서는 안된다. 마이클 영이 주장하는 것도 이것이다. 


신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대우를 받아야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모든 것을 능력만으로, 그것도 능력의 일부인 지능만으로 결정하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사람의 능력은 다양하고, 또 각 분야에 따라서 필요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만, 단 하나의 요소로 능력을 평가하고 평생을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렇게 다양한 능력이 다양한 곳에서 꽃 피울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 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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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평양아...
김찬구 지음 / 비봉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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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재미교포의 16년간 북한 사업 체험기'라고 한다. 16년간 북한을 왕래하면서 사업을 했다고 하면 북한에 대해서 많이 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정보가 많이 한정되어 있어서 여전히 내게는 모르는 곳이기 때문에, 저자가 북한을 드나들면서 겪게 된 이야기들은 내게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겠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참 자주 북한을 드나들고, 많은 북한 사람들을 만났음에도 저자에게도 북한은 여전히 낯선 곳이다. 일이 될듯 하다가도 한순간 안 되어 버리는 곳. 약속이라는 것이 실행이 되기 전까지는 그냥 말이나 문서에 불과할 뿐이었던 곳.


여러 사업을 북한에서 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저자의 이익이 아니라 북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업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어떤 장애에 막혀 좌절하고, 돈과 시간과 정열을 흘려버리고 만 긴긴 시간에 대해서 책에 잘 나와 있다.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니 원칙대로 일이 처리 안 될 때도 많고, 또 수령과 당 중심의 사회니 그것에 배치되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이동은 늘 안내원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사회. 만나는 사람도 한정되어 있는, 16년이나 다녔어도 혼자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곳.


그럼에도 자주 다니다 보니 북한 사회의 행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결국 북한 사람들을 위한 사업을 제대로 하지는 못한 저자의 이야기.


그럼에도 저자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는데, 사업가의 관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간혹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있기도 하지만 (요즘 같으면 성감수성 미비로 비판받을 말과 행동들이 있다. 그 점을 유념하고 읽어야 한다, 또 기업가들의 접대 문화 등도) 그럼에도 90년대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라고 하는 어려움을 겪는 때의 모습을, 북한 소설보다도 더 구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 그들만의 사고에 갇혀 지내는 모습도 만나게 되고. 북한 지도부의 일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가 있다. 그리고 북한이 폐쇄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나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들이 북한을 돕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것도 알 수 있고.


우리가 통일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자유로운 교류가 가장 좋은 답이겠지만, 국제 제재도 있고, 또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려는 모습 때문에 자유로운 교류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제 유지를 우선시 하는 집단은 자유로운 교류를 가장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통제할 수 없는 만남은 다양한 생각을 양산하게 되고, 이것은 단일 체제를 고수하는 집단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쉽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런 쪽에서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이렇게 체제 바깥의 사람들과의 만남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아도 몇몇 소수를 제외하고는 체제 바깥의 사람들과 만남이 자유롭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가장 당성과 출신성분이 좋다는 평양에 사는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못하고, 북한을 그렇게 자주 드나드는 저자에게도 안내원 없이는 외출이 통제되는 상황, 그럼에도 저자는 아침 산책을 위해 안내원 없이 외출하기도 하는데, 이런 특혜를 받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어느 정도 북한에서 인정하는 사람도 이렇게 많은 제약을 받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 심한 제약이 있을 것이다.


저자 역시 많은 사업을 하려고 했고, 우리나라 기업과들과 북한 산업을 연결하려는 노력도 많이 했지만, 난관에 부딪혀 성사된 일은 많지 않다. 그런 저자의 고군분투가 이 책에 오롯이 드러나 있다.


저자의 사업 경험과 더불어 저자가 만난 많은 북한 사람들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어, 이 책을 읽으면 여전히 폐쇄된 사회인 북한에 대해서, 적어도 북한의 90년대 삶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게 된다.


한때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입주 등으로 교류가 이루어졌었는데, 이제는 그나마도 모두 끊겨 다시 이 책의 저자가 활동했던 시기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북한은 우리가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지금 북한을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90년대 북한의 모습을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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