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는 억울하다· 2


이런 이름을 지닌 풀들

쥐오줌

개불알

개쉽싸리

존넨시름


이런 이름을 가진 집단들

태극기부대

자유총연맹

어버이연합

자유한국

보수 우익이라지만

알고 보면 수구꼴통


부르기 민망한 이름이나

이름값도 못하는 단체나

없느니만 못한 이름


그러니

잡초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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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억울하다 · 1


사설시조를 쓴 이가

무명씨(無名氏)라고

판소리계 소설을 쓴 이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국란(國亂)에 분연히 일어섰던 백성들이

민초(民草)라고 불린다고

그들을 경멸하거나

작품을 무시할 수 있던가

김수영이 쓴 ‘풀’이

이름이 있는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수많은 학자들 밥벌이가 되어 주는

그 ‘풀’이

이름 없다고

문학사(文學史)에서

뿌리 뽑히던가


하여,

다시

잡초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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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초는 억울하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집들이 사라지고

어느 날

현대 아이파크

롯데 캐슬

벽산 블루밍

금호 어울림

대림 이편한 세상이

우후죽순

아니 

비 내린 뒤 자라는

죽순보다 더 더

빠르고 높게 올라가니


땅을 이롭게 하는

풀들이 이름을 얻지 못해

잡초라고

뽑혀야 하는데

땅을 파헤치고

짓누르는

높디높은 콘크리트들이

이름을 얻어

마천루가 되니


언제부터인가

잡초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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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물들의 반란

              --- 대명 비발디 파크로 가는 길에


어느 날 몸 속에 살던 미생물들이

아 따분해

무슨 재밌는 일 없을까

그래, 몸에 길을 내는 거야

없던 길들이 생기고

나들이 하고

그냥 나들이는 따분해

털들을 밀어내고

미끄럼틀을 만들어 씽씽


아 이런 길이 막히네

안 되겠다

더 넓히자!

어, 앞이 막혔네

뚫자!

털들이 무성했던 곳은

반질반질 뺀질뺀질만이 남고

온 몸에는 없던 길들에

넘치는 미생물들만 넘실댄다


어느 날

지구는 소리쳤다

이 미개한 인간들아

미생물들보다 더 못한 인간들아

숨 쉬기가 곤란하다

바로 너희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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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고 있다


경제성장의 봄,

정권교체의 봄,

내 청춘의 봄도


가고 있다.


출발의 즐거움을

덩그마니,

남겨 놓은 봄은

가고 있다.


직선의 시간이라

더더욱 그리운 봄은

저 혼자

가고 있다.


아무 미련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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