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잡지가 나오는 이 시대.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잡지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의 취향에 맞든지, 사람들의 취향을 선도하든지. 그렇지 않은 잡지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다른 잡지와는 차별되는 자신들만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가령 몇 해 쉬다가 다시 발간한 [녹색평론] 같은 경우는 생태, 환경을 중심으로 글을 구성한다. 우리 지구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생각에,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고 한다.


  그렇다면 [빅이슈]는 어떤 차별성을 지니고 있을까? 한달에 두 번 나오는 잡지라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걸맞는 속도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그런 속도를 따라가려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식상한 내용을 담아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잡지는 팔려야 하기 때문이다. 팔려야 한다는 말이 너무 자본을 강조한 말이라고 한다면 (사실 빅이슈는 팔려야 한다. 그래야 빅이슈 판매원들이 자립할 수 있는 돈을 모을 수 있으니까) 좀 그렇다면, 읽혀야 한다고 하자.


이 빅이슈를 꼬박꼬박 읽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들의 취향에 맞으면서도 취향을 선도해야 한다. 그런 숙명을 지닌 잡지다. 


편집자의 말에 '비밀 클럽'이라는 말이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활동하는 모임이라고 하면 되겠다. 비밀 클럽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빅이슈를 비밀 클럽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편집자는 이 빅이슈가 비밀 클럽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잡지였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렇다. 많이 읽혀야 한다. 새로운 경향을 알 수도 있고, 요즘 사람들이 함께 하는 문화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으니... 다양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잡지다. 


책도 읽고 나름대로 기부도 되는 그런 잡지. 이번 호에는 '리뷰'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리뷰를 리뷰하다인데, 자기가 직접 경험하기 힘든 사람들은 리뷰를 참조할 때가 많다.


조금 유명해진 곳들은 대부분 리뷰 덕을 많이 본다. 온갖 SNS를 통해서 자신이 간 곳이나 자신이 읽은 것, 자신이 한 일들을 올리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그러한 리뷰에 대해서, 리뷰의 경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번 호에서 다뤄주고 있다. 여기에 리뷰를 주제로 한 드라마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리뷰가 요즘 시대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빅이슈]를 읽는 시간은 즐겁다. 두 주에 한번 내가 모르던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고.


소수가 읽는 [빅이슈]가 아닌 다수가 읽는 [빅이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 역시 편집자와 같다.


편집자의 말처럼 길거리에서도 많이 보이는 [빅이슈]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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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 특집은 '로맨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내로남불'할 때 말하는 로맨스 하고는 다른 쪽으로.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랑이 필요없는 때는 없다. 사랑이 어떤 사랑이냐에 따라 로맨스도 되고, 불륜도 되겠지만, 그것은 판단하는 기준이 있을 때 이야기고. 어떻든 사랑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세상 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 연극 등이 사랑을 주제로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랑을 로맨스라고 하면 달달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로맨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또한 전개가 뻔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로맨스 없는 삶은 상상할 수가 없다.


이번 호에서는 로맨스에 관한 글들이 실렸는데, 그런 로맨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더라도 글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로맨스와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유튜브 소개를 하는데, 다른 사람의 삶을 보게 되는 유튜브에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도 있고, 또 연인을 주제로 하는 유튜브도 있다. 이들 역시 사랑이 기반이 된 일종의 로맨스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삶에서 연인의 삶으로, 연인의 삶에서 가족의 삶으로 가는 과정에서 로맨스는 함께 한다.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든지 말이다. 그러니 그러한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로맨스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그냥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생활로 끌어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빅이슈]를 읽으면서 험한 세상에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로맨스에 대한 글들은 팍팍한 세상을 조금씩 부드럽게 바꿔주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들의 삶을 부드럽게, 홀로에서 함께로 나아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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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햐, 표지 사진이 너무 귀엽다. 이렇게 귀엽고 상큼한 존재들에 둘러싸여 살고 싶단 마음이 든다.


  눈에 보이는 것 중에 이와 반대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듣기 좋은 말, 보기 좋은 것들만 있는 세상은 없겠지만, 가능하면 이런 것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쿵야 레스토랑즈'라고? 처음 들어본 이름들. 캐릭터들. 하긴 SNS를 하지 않고, 유튜브를 애써 찾아보지도 않는 생활을 하고 있으니, 빅이슈가 아니면 들어보지 못할 이름들이 많고, 또 빅이슈가 아니면 보지 못한 존재들도 많다.


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고, 다른 존재들을 알게 해주는 빅이슈라서, 내가 지내왔던 생활에 다른 경험들을 덧붙일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쿵야 레스토랑즈 캐릭터를 통해서 우리들 삶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는데,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상큼한 표정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홈리스들의 생활과 빅판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리지 않았지만, 다른 방면으로 남의 집을 소개하는 사람들에 대한 글이 실렸고, 얼마 전에 돌아가신 홍세화 선생을 기리는 글도 실렸다.


홍세화 선생이 했다는 말, "알잖아요." 이 말, 참 어려운 말이다. 아는 것을 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지행일치(知行一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보통 사람은 잘하지 못하는 일. 그러나 누구나 해야 할 일.


내가 아는 것을 실행하는 일, 그것이 옳은 일이라면 더더욱. 우리는 모두 알고는 있지만, 선뜻 행동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는지도.


그런 점에서 이번 호에서 박현주가 쓴 '사소하게 연연하는' 장의 "나의 상처가 당신의 반창고는 아니다"는 글은 큰 울림을 주었다.


'스토킹과 가스라이팅' 전혀 다른 행동이라고 받아들이는 이것들이 실은 비슷한 행동일 수 있음을. 둘 다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는 의미에서.


상대가 힘들어 할 때 그 틈을 비집고, 상대의 상처를 자신의 반창고로 삼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래서는 안 됨을. 그것을 우리는 홍세화 선생의 말을 빌려 "알잖아요. 그러면 안 되는 줄을."이라고 말을 해야 함을 생각한다.


오히려 상대가 상처를 입었을 때 그를 위로하고 감싸줄 수 있어야 함을... 스토킹이라는 상대를 괴롭히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겠고, 상대의 약함을 이용해 그를 더 힘들게 하지도 말아야겠음을.


오늘은 부처님오신날. 부처가 이 세상에 왜 왔을까를 생각하면, 종교를 빙자해서 남을 스토킹하는 사람들도, 또 종교를 빙자해서 상대를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들도, 진정 부처님오신날을 잘못 알고, 잘못 행동하고 있음을 생각한다.


부처님오신날만이 아니라 예수님오신날도 마찬가지다. 종교가 스토킹이나 가스라이팅이 되지 않고, 사람이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위안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이번호 표지에 나온 쿵야 레스토랑즈의 이 상큼한 표정처럼 우리가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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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이 가고 있다. 신동엽 시인은 '4월은 갈아엎는 달'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무엇을 갈아엎었던가.


  오히려 4월은 기억해야 할 일들이 많은 달이 되지 않았는가. 4.3, 4.16. 4.19... 그리고 올해는 4월 총선까지.


  총선에 대해서 야당의 압승이라고 한다. 당선된 의석수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여당도 그렇지만 야당 역시 비례대표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하고, 비례대표로만 12석을 얻는 정당이 있으니, 비례대표가 자리를 잡아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위성정당이라는 꼼수정당이 여전히 유효하게, 강력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현실에서 비례대표제는 무력화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지 않나 싶다.


여기에 총선의 이슈는 '심판'이라는 말과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의 경연장이었다고 봐도 좋다. 이들의 선거운동에서 [빅이슈]가 내걸고 하는 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10년의 세월 동안 아직도 진실을 밝히지 못해서 고통받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외면한 정치는 정치라고 할 수 없는데...


이번 호에 실린 '바람의 세월'을 만든 이들인 유가족 문종택 씨와 감독 김환태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가슴이 먹먹해졌으니... 아, 4월은 갈아엎는 달이 되었어야 하는데...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지 근 20년 만에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원외 정당이 되는 현실 앞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갈아엎었던가.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다고 했는데, 진실이 10년이 지나가도록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으니, 10년 전 세월호와 2년 전 이태원 참사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채상병 사건 등 도대체 어떤 진실이 밝혀졌는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책임 회피로 일관하거나.


이런 가려진 진실들을 드러낼 때 비로소 갈아엎는 달이 될 수 있을텐데... 그렇게 갈아엎을 수 있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지녀야 하는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빅이슈] 이번 호를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빅이슈]에는 따스한 글들이 많이 있다. 공익을 위해서 일하는 변호사 이야기도 있고, 엄청난 쓰레기를 양산하는 프로야구 장에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구장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영화를 통해서 장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글도 있다.


또 이번 호에 처음으로 소개된 빅판과 독자의 인터뷰도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이런 따스함들이 모이고 모이면 4월을 갈아엎는 달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굳이 4월이 아니어도 우리는 갈아엎을 수 있는 힘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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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덧 여름인가 싶은 날씨다. 춘하추동(春夏秋冬) 중에서 춘추는 점점 짧아지고, 하동은 점점 길어지고 심각해지고 있으니,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우리나라의 날씨가 두 계절은 뚜렷하고, 나머지 두 계절은 온듯 가버리는 현상이 만들어졌나 보다.


  이번호 편집자의 말 주제가 '인연'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는데,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우연들이 겹쳐 그러한 인연이 만들어졌을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만이 아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곳에 있는 만물들이 다 나하고 인연이 있어서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가끔 목이 잘린듯이 뎅강뎅강 잘라져 나간 나무들을 볼 때가 많다. 요즘은 두꺼운 가지 몇 만 남기고 다 잘라버려, 저 나무들에 언제 무성한 가지와 잎이 나올까 싶은 나무들도 있다.


나무들이 아니라 전봇대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잘라버린 나무들. 집 근처 공원 산책길에 자목련 나무가 있었다. 색깔이 특이해서 이 맘때면 예쁜 색깔을 자랑하던 자목련. 사람들이 자목련 나무 곁에서 한참을 구경하다 사진을 찍다 하곤 했었는데...


올해 그 나무가 사라졌다. 분명 자목련 꽃을 피웠어야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어, 왜 없어졌지? 자목련 나무를 봤던 자리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없어졌다. 뿌리째 뽑아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그나마 나았으련만, 그럴 수고를 했을지 의문이다. 그냥 베어버렸다면, 왜?


나무와 맺었던 인연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한 순간에 끊기고 말았다. 해마다 그 자리에서 예쁜 꽃을 피웠던 자목련이 이렇게 나와의 인연이 끊기다니...


서운하면서 화가 났는데, 이번 호에서 이와 비슷한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자연과의 관계를, 인연을 함부로 대하는 존재들이 많다는 것에, 그런 존재들이 대부분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자리에 있다는 씁쓸한 현실에 마음이 상했다.


한창 화사한 봄꽃들이 제 자태를 뽐내고, 그러한 봄꽃들로 인해서 우리들 마음도 함께 환해지려는 이 때, 마음의 등불을 꺼버리는 행동들을 하다니...


전주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나 보다. 윤은성 시인의 글 '쓰지 못하는 사람'에 전주천에 있던 버드나무들을 베어버린 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버드나무는 시민사회와의 소통 절차가 필요했음에도 새벽에 불시에 잘려나간 것으로, 이 일은 전주 시민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홍수 피해 예방을 목적으로 베어냈다고 하지만 버드나무가 홍수 피해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를 전주시는 제시하지 못했다.' (63쪽)


시에서 이런 행위를 한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행위는 자연과 시민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할 수 있다.


시민사회와 소통하지도 않았다면, 자연과 교감하려는 노력은 더더욱 하지 않았으리라. 그러니 인연을 소중히 여길 수가 없지.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와 관계 있는 일을 하기 전에 여러모로 따져보았으리라.


길을 걷다가 흔히 보게 되는 다 잘린 나무들.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함부로 뽑힌 식물들, 그런 존재들을 더는 보지 않게 되었으면 한다. 그들도 우리와 함께 이 자리를 누리고 있는, 인연을 맺은 존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소중하게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이렇게 이번 호를 읽으면서 자연과 사람의 인연을 생각했다. 나는 과연 나와 인연을 맺은 존재들을 소중히 여겼는지, 그 존재들에 내 마음을 주기는 했는지를...


봄이 가고 있다. [빅이슈]를 읽으면서 빅이슈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나와 인연을 맺은 많은 존재들이 있음을 생각한다. 그 존재들이 내게는 소중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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