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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난초'
"거기서 뭐했어?" 이장님의 눈초리가 애사롭지 않다. 동네 뒷산을 얼쩡거리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그것도 묘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 이상하게 본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기에 이제는 이사 온 저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빙그레 미소를 건넨다.


때만되면 꽃찾아간다. 꽃이야 그곳이 아니어도 볼 수 있지만 그곳에 가야 제대로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묘지 잔디에서 불쑥 솟아나 훌쭉 키를 키우면서 꽃을 피운다. 그것도 실타래 꼬이듯 꼬여서 피기에 더 주목 받는다.


타래난초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실타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타래난초라고 부른다. 앙증맞도록 자잘한 작은 분홍색 꽃이 줄기에 나사 모양으로 꼬인 채 옆을 바라보며 달려있다. 하나의 꽃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제법 실하게 피어 이쁜 모습을 고여주었던 곳은 산일을 한통에 사라졌고 많은 개체들이 올라왔던 곳도 시들하다. 해걸이를 하는 것도 아닐텐데 부실한 이유는 뭘까. 지난해 모습을 떠올리며 아쉬워하며 '추억소리'라는 꽃말에 실없이 웃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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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꽃'
한순간의 눈맞춤을 위해 시간을 거슬러 씨를 뿌리고 애써 물을 주며 수고로움을 마다안고 기꺼어 발품을 판다. 온전히 제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귀한 눈맟춤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연꽃 심은 자리에 새순이 올라오지 않았다. 다른 무엇을 심을까 하고 습지 식물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마침 방문한 집에서 귀한 나눔을 해왔다. 오자마자 보낸 주인의 마음을 안다는듯 연일 꽃을 피운다.


어리연꽃이 하얀색으로 꽃을 피우고 가운데 부분이 노랗고 꽃잎 주변에는 하얀 털이 잔뜩 나 있는 것과 달리 노랑어리연꽃은 노랑색의 꽃을 피운다.


연못이나 습지의 고인물에서 살면서도 곱디고운 꽃을 피우는 것이 경미롭기까지 하다. '수면의 요정'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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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구채'
솔밭 사이로 비치는 햇볕에 언듯 보이는 무엇을 놓칠 수 없었다. 살랑이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개구장이 처럼 다정하다. 서해안 바닷가 소나무를 닮은듯 늘씬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바닷가에서 초여름 하얀색 빛이 도는 연분홍 꽃이 핀다. 두 갈래로 갈라진 꽃잎은 다섯장이다. 유사종으로 백색꽃이 피는 흰갯장구채도 있다.


장구채는 꽃받침의 모양이 장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긴 줄기가 영락없이 장구채와 닮았고, 꽃이 피어 있는 부분을 보면 장구와도 비슷하다. 갯장구채는 사는 곳이 바닷가 근처라는 의미일테니 미루어 짐작된다.


갯가의 척박한 환경에서 고운 꽃을 피웠다. 같은 이름을 쓰는 장구채의 꽃말이 '동자의 웃음'이니 유사한 느낌으로 봐도 크게 차이는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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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보라색의 향연이다. 무리지어 있어도 홀로 피어도 그럴싸하게 폼나는 자태를 가졌다. 머리를 치겨들고 당당한 모습으로 무엇인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일까. 몇년전 강진 병영성에서 만났고 올해는 내 뜰에 들였다.


용머리,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상된다고 해서 용머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탁월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꼭 틀린 비유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한반도에서는 강원도 이북에서 자생한다니 야생에서는 만난다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지금 흔하게 보는 것은 원예종으로 개발되어 공원이나 야생화 단지 등에 넓게 분포한다.


생긴 모양에서 이름을 얻었고 그 이름에 걸맞는 '승천' 이라는 꽃말도 있다. 모두가 썩 잘어울리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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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여리디여린 것이 어쩌자고 하필이면 척박한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 바위 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듯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올 봄 가뭄에 바짝마른 바위 위에서도 용케 꽃을 피웠다.


홍자색 꽃을 꽃대 끝에 모아서 핀다. 그 꽃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달린다. 길고 날씬한 잎 하나에 꽃대가 하나씩으로 올라와 꽃을 피운다. 모습이 단촐한 것에 비해 풍성해 보이는 꽃에 더 눈길이 간다.


생긴 모양과 어울리는 이름을 가졌다. 작고 앙증맞아서 병아리난초라고 한다. 병아리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는 병아리풀과 병아리다리가 있다고 하나 실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자생하는 곳의 조건과 작아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아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식물이다. 한번 눈에 들어오면 의외로 사람사는 곳 가까이 있는 것도 확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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