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김병기, 사계절
"짧은 시의 미학 김일로 시집 '송산하' 읽기"
'김일로', 처음 듣는 시인의 이름이다. 시집『송산하』를 펴낸 시인이라고 한다. 짧은 시가 주는 매력이 가히 세상을 뒤집을만큼 혁명적이다.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한 것일까. 더우기 한 발 나아가 칠언절구의 한문구절은 또 어떤가. 어렵지 않은 한자를 통해 상상의 내래를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김병기 교수의 해설 또한 원 시의 감성과 뜻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궁합도 이런 궁합이 없다. 김병기 교수가 읽어가는 김일로의 시집 '송산하'다.
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一花難見日常事(일화난견일상사)
꽃 한 송이 보기도
쉽지 않은 게
우리네 삶이련만
이런 모습으로 132편의 아름다운 마음이 실려 있다.
머리맡에 고이 모셔두고 눈 뜨는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정좌하고서 한 편의 시와 마주할 것이다. 그 정갈하고 고운 감성을 이어받아 하루를 열어간다면 그 하루가 시로 꽃 피어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