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보내고 새로운 정유년을 맞아 한 해의 독서를 되돌아보니... 처참해도 너무 처참했다.
한때는 30대 독자중에 20번째 안에 있었던거 같은데.. 독서력이 존재하지 않는 7월부터 나는 이미 '해피북'이 아니라.. '해피' 였던가. 아니 '해피'도 아닌 그저 '잉잉이, 징징이' 거리는 사람일 뿐이었나보다. 힘든 일이 있었고 아픈 일도 있었다고 위안을 삼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 싶다. 내 스스로 나를 채찍질할 시간이다.
두 해를 비교해보니 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계획이 없으면 한발짝도 제대로 전진 못하는 사람.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마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무언가 계획을 세워야지만이 앞으로 달려가는 그런 사람 말이다. 2015년을 시작하며 '위편 삼절'이라는 목표을 세웠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눈의 건조증이 심해지도록 읽고 또 읽었던 해와 비교해보면,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2016년의 해는 정말이지 무념무상 무계획으로 일관했던거 같다.
그래서 내겐 계획이 필요하다, 1년을 지탱시켜 줄.. 나를 단련시켜줄 계획!
먼저 올해는 일본어 원서 읽기에 도전할 것이다.
알라딘 중고샵을 쇼핑해보면 의외로 저렴한 가격의 원서들이 참 많았다(너무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아직 중급으로 완전하게 진입하지 못한 실력을 감안하고, 알라디너님들의 평을 토대로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선정해보았다.
일단 <후와후와>는 <언니들의 여행법>이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그림책이라 글밥이 많지 않았고 시작되는 첫 페이지는 무난하게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
물론 뒷장으로 넘어갈수록 사전이 필요하고 읽지 못하는 단어들이 늘어났지만. 무튼.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와후와>를 시작으로 인기가 많은 <요츠바랑>과 마스다 미리의 책들을 구입했다.
<요츠바랑 8권 - 오마쯔리편>
'요츠바랑'은 다른 이웃님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읽기 어렵지 않다는 말이 있어서 냉큼 구입했다. 발간 연도가 꽤 오래되어서 1권부터 찾을 수 없었지만 중고샵에 나와있는 책부터 구입해뒀고 살짝 살펴보니 너무 귀여운 그림이 꽤 재밌을거 같다. (그런데 정말 아무 생각없이 찍은 사진인데 하필 저런 그림이라니 ㅎㅎ)
그리고 마스다미리의 책 <엄마라는 여자>의 국내판은 예전에 중고샵에 나왔길래 구입해뒀었는데 원서가 보여 냉큼 구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책과 비교해보면 일본의 문고본 사이즈가 참 앙증맞고 귀여워보인다. 일본에서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고본 판형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하철에서 책을 많이 안읽어서 책들이 이다지도 클까? 나도 "오늘은 어떤 책을 읽어볼까"하며 외출할때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싶다. "오늘은 어떤 책이 가방에 들어갈까"를 고민하며 가방에 들어갈만한 책을 고르는게 아니라!
가방에 쏙 들어가 휴대하기 편한 문고본 사이즈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기사를 검색하다가 민음사에서 '쏜살문고'를 펴냈다는 소식을 접해 기뻤다. 총 7권이라고 했는데 검색해보니 9권이다. 무튼.. 문고본 판형으로 나왔다는 사실이 기쁘다. 더 이상 '책을 넣기 위해 어떤 가방을 들어야하나' 하는 고민으로 읽고 싶은 책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질테니 말이다!
< 마스다 미리 - 엄마라는 여자>
마스다 미리의 그림은 어디서 봐도 한 눈에 알아볼듯 싶다. 간단한 그림과 에세이의 조합이라서
조금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읽어볼 생각이다. 올 한해는 이 원서들만 완독해도 정말정말 행복한 한 해로 마무리 될 수 있을거 같다.
두번째로 계획으로는 서재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작업을 해야겠다.
꼭 읽겠다고 읽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책장 구석에 묵혀둔 책, 알라디너님들의 글이 너무 좋아서 냉큼 구입했던 책, 귀하게 선물 받은 책들, 좋아한다는 이유로 쌓아올린 책들 등등을 열심히 읽어야겠다.
알라딘이 가장 좋아하는 ' 올 해 해피북님이 사랑한 작가, 사랑한 책들'을 미리 예견해 보자면
아마 일본 문학과 일본관련 서적이 1위를 달릴테고 그 작가로는 무라카미 하루키나, 나쓰메 소세키, 사노요코, 마스다미리, 타카기 나오코, 아즈마 키요히코 그리고 유홍준교수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이 언급 될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올 한해는 일본서에 많이 치중하게 될 듯 싶다. 아무래도 꾸준히 공부를 하려면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터라, 일본이라는 나라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할테니까.
마지막으로 다짐은 꼭 기록으로 남기기.
2016년을 허무하게 떠나보내고 나니 기록만큼 좋은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책과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은 알라딘 이웃님들과 더불어 덧글이 생기면서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을 요즘 서재에 들어와 지난해 적었던 글들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 작은 기록이라도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참 중요할것 같다. 습관이라는 말을 쓰다보니 다음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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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격이 되고,
성격이 운명이 되어 나의(당신의)삶을 결정 짓는다"
- ebs 초급 일본어 중에서-
나에 생각이 결국에는 습관이 되고 내 삶을 결정 짓을 수 있다는 글귀를 마음 속 깊이 새기며 잉잉잉 울지 말고 징징 거리지 않고 올 한해는 해피하게 정말 기분좋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올해는 느릿느릿 걷지 말고 뛰는 바쁜 한 해로 만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