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기 5년차 혼자살기 시리즈 1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타카기 나오코 저자가 5년 동안 도쿄에서 자취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읽으며 어쩜 공감가는 부분이 많던지 아, 맞아맞아~~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처음 간소하게 시작했던 자취방에 가구들이 자가증식을 거쳐 집안이 답답해 보이고, 그런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한밤중에 가구의 위치를 옮기는 모습에서 한밤중에 책장의 위치를 바꾸느라 책을 다 꺼내야했던때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또 쉽고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반찬거리들로만 장을보는 모습도 어쩜 이리도 똑같던지. 신랑이 늦게 퇴근하는 날이면 꽁치 한마리, 참치 캔 하나, 혹은 김치나 누룽지로 대충 때워데는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또 그렇게 장을 본 물건들을 계산하는 계산대에서 내 생활패턴들 들켜버린 것만 같아 민망해하던 모습들도 떠올라 공감하게 된다. 아기자기한 그림들도 너무 앙증맞고... 타카기 나오코 저자의 책을 모조리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중고샵에서 방황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올 해 타카기 나오코 저자의 책을 모아보자는 계획을 추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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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0 2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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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0 2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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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0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지금의 살림살이들이 제가 관리하기에 너무 힘겨울때가 있어요.. 그럴땐 좀 간소하게 혼자 살면 좋겠다 하는 (가족들이 알면 청천벽력같은) 생각을 해볼 때가 있지요 ㅋㅋㅋ
저는 올해 목표가 단순하게 살자! 에요. 안쓰는 물건 다 정리하고 살림살이들 팍팍 줄여보려고요.

해피북 2016-01-20 23:43   좋아요 2 | URL
저두요. 저두. 간소하게 깔끔하게 살고 싶은데요. 제일 정리 안되는게 책인거 같아요 ㅋㅋ 책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ㅎㅎ 가족은 아니되어욧^~^

지금행복하자 2016-01-20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살기 9년차라는 책도 있을걸요... .. 숫자가 헷갈려요~ 막 공감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ㅎㅎ

해피북 2016-01-20 23:44   좋아요 1 | URL
아핫. 역시 지금행복하자님은 그림책을 다양하게 알고 계시는거 같아요 ㅎ 이 책 다음이 9년차 더라고요 ㅎㅎ

달팽이개미 2016-01-21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그림~~~꺄~귀여워욧>.< 전 뭘 잘 버리지 못해요~심지어 쇼핑백도 차곡차곡 모아두고~이쁜 상자도 모으고;; 신랑이 폐지줍는 노인같다고 놀려도..ㅋ 왠지 언젠가 쓸모있을 것 같구 그래서요^^;; 추억의 보물상자만 한아름이에요 ㅎㅎ 생활패턴이란 단어를 보고 문득 떠오른 제 습관들이 생각나서 주저리 해보았어요~ㅋ-ㅋ 혼자 자취하던 시절도 떠오르고요~~~십년 넘는 자취생활을 했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무척 많을것같아요 ^^

해피북 2016-01-21 00:04   좋아요 2 | URL
아핫. 저두 그런면이 있어요. 특히 비닐봉투를 잘 버리지 못해서 한가득 쌓아놓고 있어요ㅜㅜ 왜 이렇게 버리기 아까운지요 ㅎ 그런데 십년이나 자취생활하셨군요. 그럼 정말 공감가는 부분이 많으시겠어요 ㅎ 그림과 글이 아기자기한게 너무 좋았어요. 아마 마음에 꼭 드실거같아요. 호호

살리미 2016-01-21 00:21   좋아요 2 | URL
ㅋㅋㅋ 폐지줍는 노인.... 쇼핑백 차곡차곡 모으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빵~ ㅎㅎ

2016-01-21 0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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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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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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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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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0: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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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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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2 2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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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철 2016-01-22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비에라에 간 무민 가족 - 무민 도서관
이유진 옮김, 토베 얀손 원작 / 작가정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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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 얀손 탄생 10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영화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무민가족들이 리비에라에서 벌이는 헤프닝을 코믹하게 담고 있다. 무민을 처음 만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거울처럼 들여다보이는 순수한 마음이 담뿍 느껴진 시간이었다. 책을 선물해주신 고운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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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8 17: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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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8 1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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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6-01-18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무민 캐릭터가 그려진 컵을 받고는 그제야 알았어요~그림책이 여러권 시리즈로 있는가봐요?! 읽어봐야겠어요~^^

해피북 2016-01-19 07:28   좋아요 0 | URL
저두 ㅎ 선물로 받고나서야 요 책이 시리즈로 되었다는걸 알았어요. 핀란드 대표 애니라고 하니까 아마도 어마어마한 시리즈가 있을테죠? ㅎ 저도 찾아봐야겠더라고요 ㅎ

2016-01-19 0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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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9 07: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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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9 1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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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 2016-01-20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가 무민 애니에 빠져서 같이 보는 중인데, 해피북님도 무민을 읽으셨다니 반갑네요~^^*
무민 애니는 90년에 일본에서 만든 건데요, 그치만 화면은 최근의 극장판인 리비에라가 역시 이뻐요~ 무민 클래식 그림책도 넘 이쁘답니다. 하핫.

해피북 2016-01-21 00:00   좋아요 0 | URL
앗 비제님 오랜만이세요 ㅎㅎ
요 무민이 캐나다에서 출간된건 알았는데 일본에서 애니를 만들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ㅋ 요즘 지브리 애니에 심취해서 일본 애니라고 하면 막 반가워요 ㅎ영화도 함 찾아봐야겠어요.^~^
 
내 인생 최악의 학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7
제임스 패터슨 & 크리스 테베츠 지음, 김상우 옮김, 로라 박 그림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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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게 이런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중학교 입학 첫 날 교장선생님의 연설이 지루한 나머지 강당에서 몰래 빠져나와 소화전 버튼을 눌러 희열을 느끼는가 하면, 학교 생활이 감옥처럼 느껴져 교칙위반하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며 점수를 획득하는 장난을 벌인다면 말이다. 그런 장난들로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의 호출이 있고 아이는 매일 반성문을 작성하느라 수업은 하나도 듣지 못할뿐만 아니라 곧 퇴학의 위험에 처해있다면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이 문제만 놓고 보자면 분명 심각한 말썽꾸러기다. 할로윈데이에 속옷만 입고 학교를 질주하는 천덕꾸러기 아들이라면 분명 편치않을 마음으로 바라봐야할것 같다. 그런데  이 말썽꾸러기 레이프의 속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보자면, 엄마와 결혼을 약속한 아저씨는 티비 앞 쇼파에 드러누워 야구만 시청하며 늘 아이들과 싸우고 엄마는 일을 하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과 함께 해 줄 시간이 없다. 거기다 반에서 제일 크고 힘이 센 친구가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선택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보이지 않는다. '나 지금 힘들어요. 나 좀 도와주세요'라는 메세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나 학교에 관련된 문제들을 스스로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홀로 감당하려다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잘못된 선택의 기로에서야 부모는 아이의 상황을 알게되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레이첼처럼 끊임없이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부모에게 전달한다면 그래서 아이에게 어떤 신호를 받은 부모들이 즉각적으로 아이의 상황을 살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퇴학 위기에 처한 레이첼은 다행히 자신의 미술적 재능을 알아봐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예술 학교로 전학 갈 기회를 잡으며 다음권을 예고하는데.. 역시 청소년기의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늘 곁에서 지켜봐주고 아이의 재능을 살펴봐주는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천덕꾸러기 레이첼이 말썽만큼이나 재밌는 그림들이 너무 귀여웠는데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가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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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8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이 읽어야겠는데...ㅎㅎㅎ
참지말고 답답한건 이렇게 해 ㅡ하고 말예요!
문제아가 되어도 괜찮아.하고...
말해줄거예요.

해피북 2016-01-18 15:53   좋아요 3 | URL
그쵸그쵸! 저 댓글에 격하게 공감했어요 ㅎㅎㅎ

처음에 레이첼이 교칙을 위반하면서 게임 포인트를 쌓아간다는 설정이 썩 유쾌하지 않았는데
책을 읽어 가면서 주변 상황에서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후에 아이가 혼자 끙끙거리며 감당하기 보다 표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ㅎㅎㅎ 그림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으실거 같은데
이 책을 검색하다가 좋지 못한 평을 많이 읽게 되었어요. 번역자를 일배라고 표현하면서
악의적인 글이 있던데 아직 1권만 읽어봐서는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혹시 4권까지 있으니 도서관에서 차근차근 읽다가 문제가 보이면 말씀드릴께요^~^

[그장소] 2016-01-18 16:01   좋아요 3 | URL
일단 작가가 일본쪽이 아닌데...일베는 왜 튀어나오는거지? 요즘은 아무대나 일베라네요..
생각을 좀 했음 좋겠는데...꽉막힌 공교육을 해서 애가 질식하느니..걍 탈출하라고 할래요.
하나쯤 자신의 무기가 될건 가지고 있으라고도 말해주고요. 그래서 나중에 엄마같이 살면..? 이러면...뭐..나름 엄마가 아팠던 삶을 빼고는 괜찮았다고 좋았다고 해줄래요.대신 이제 네 삶이니..맘 단단히먹고 쎄게 나가라고 ㅎㅎㅎ
등밀어 주죠..뭐..가능함 문제엄마 할래요.정답엄마 말고요.

다음화도 알려주세요.^^

해피북 2016-01-18 16:23   좋아요 2 | URL
번역자를 규탄하는 글이 많았어요. 제가 아직 읽지 않아서 뭐라 표현 할 수 없지만 원서에 `바보`라는 뜻을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고 비난하면서 번역자가 일베라고 쓰인 글이 어찌나 많던지요. 무튼 출판사에서 고충이 있었을듯 싶더라고요 ㅎ
그리고 문제아 엄마가 되시겠다는 그장소님을 저는 열렬히 응원 할래요 꺅 ㅋㅂㅋ~~

[그장소] 2016-01-18 16:39   좋아요 0 | URL
음 ㅡ바보가 민주주의로 바뀌는 걸 씹는단 말이군요.

자기네 현실이나 좀 잘 보고 일베니 떠들지.
그거나 그거나 그밥에 그나물 가지고 잘 비벼
먹음 될걸...본인들이 번역을 해보고 말을하던가
저도 궁금하네요.^^
일베ㅡ이거 정말 ㅡ에휴....ㅎㅎㅎ
문제아 엄마라기 보단 제가 문제엄마 ㅡ랄까?!^^;;;ㅎㅎㅎ
아이는 지극히 이세계에 정상이죠. 우리들 잣대로 보려는게 문제이니..우리눈을 바꿔야 하는게 아닌가 ㅡ그러는 겁니다. 시대가 아무래도 우리때랑은 많은것이 달라요. 골목에 나가 놀 환경조차 만들어 주지 못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아이의 기준이 잘못이라고 하는지...세상에 애들 눈만큼 솔직한게 없는데
어른들은 그 눈이 많이 오염되지않고 다치지않고 좀 더 넓고 많이 볼수있게만 해주면 되는거 아닌지...에휴...그게 주변 제약이 많아서
다는 안되도 제 아이 하나는 그렇게 해주고파요.
가능함 하고픈대로...

해피북 2016-01-18 16:49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말을 잘못썼네요. `문제`엄마를 `문제아`엄마로 말이져 ㅎ 그장소님은 잘 하실거 같으세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대로 잘 이끌어가실꺼라 생각이 들어요. 저도 나중에 문제엄마 할래요 ㅋㅋ 그리고 일단 책을 다 읽게되면 알려드릴께요. 요게 4권짜리라서 부지런히 빌려 읽어야겠더라고요 ㅎ

[그장소] 2016-01-18 16:57   좋아요 1 | URL
음..안되는걸 붙잡고 왜 안되니...하기보단 그래도 이만큼이나 했네..가 속편해요.^^
그런데 그러면 아이는 이상하게 좋아하던데..
숙제해 공부해 안그러는 이상한 엄마죠..뭐.
알아서 했어? 잘했어. 하는편이고 ..그냥 떠드는걸 같이 거들어주고요. 가끔 햇갈리지만
누가 애고 누가 어른인지...ㅎㅎㅎ
소신이라기 보단 몰라 그러는게 더 분명한 걸거라는...잘 모르면 안해본거니까 그냥 같이해보자.그러는 거거든요. 제 입에 붙은 말이 너도 딸노릇 첨이라 힘들지 ..엄마도 엄마노릇첨이라 잘 몰라 그러니까 같이해..입니다..둘다 초보라는건 마찬가지라고.주입시키고있달까요...나쁜엄마죠..ㅎㅎㅎ

달팽이개미 2016-01-18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아이가 어렸을때부터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자연스런 통로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할것같아요~~~매번 진지한 얘기만 하려는 것보다 시시껄렁하고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들을 많이 하고 싶어요~~~ㅎㅎ 그러다 정작 중요하게 할 얘기가 생기면 한 두마디로 짧게요! 긴 말은 효력이 별로 없으니까요~ㅋ-ㅋ

해피북 2016-01-19 07:34   좋아요 0 | URL
네 저두 달팽이개미님 말씀에 공감해요. 어린시절에는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 나누다가도 중고시절 거치면서 대화가 줄어들고 서로 서먹해지기도 한다는데 저두 늘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싶어요 이히히 ㅋ

2016-01-20 21: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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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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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팝니다 - 가난한 여성들을 착취하는 착한 자본주의의 맨얼굴 질문의 책 3
라미아 카림 지음, 박소현 옮김, 한형식 해제 / 오월의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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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씨의 <사랑의 시간들>이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었다. 봉사활동으로 집을 지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멋진 집이 완성되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낼거라는 뿌듯한 마음이들었는데, 다음날 그 집을 방문해보니 아이들은 모두 쫓겨나고 두 부부만 살고 있더라는 것이다. 너무 황당한 나머지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야만 한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집을 나갔던 남편이 돌아와 아이들을 모두 쫓아내는 일이 반복되어 너무 마음이 아팠다는 사연을 읽으며 도움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찮게도 읽게 된 <가난을 팝니다>라는 책을 통해 가난을 착취해 잇속을 차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중심에 제일 약자층인 여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현실이 무척 슬프게 다가왔다. 이 책은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소액금액을 대출해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마이크로파이낸스의 효시격인 방그라데시의 그라민은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방그라데시어로 '그라민'은 '시골' 또는 '마을'이라는 의미인데 치타공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던 무하마드 유누스가 고리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는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자신의 돈을 소댁담보로 대출해준 것을 시작으로 1983년 그라민 은행이 법인 설립되었고 2006년 당시 2,185개의 지점이 생겨나 1만 8천여명의 직원을 두는 사업으로 급 성장하였고 회수율 99%를 자랑하며 58%의 가정이 빈곤에서 탈출했다는 보고서가 작성되었다.(보고서에 의하면 3년 동안 500여 가구가 빈곤에서 탈출했다고 한다) 그 후 빈곤퇴치에 공로가 인정되어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저자 라미아 카림은 이 보고서가 거짓말 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방글라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NGO들을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추적 조사와 추가 조사를 통해 가난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맨얼굴을 폭로하였다.

 

 

방글라데시 내에서 꾸란의 율법에 따라 여성은 '수치'의 담지자가 되고 남성은 '명예와 존경'의 담지자가 되었다. 농촌사회를 구성하는 방글라데시는 친지 혹은 이웃들과 가까이 살아가는데 가족 중 누군가 가정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동을 하게되면 이웃이나 친지들의 놀림거리가 되고, 올바르지 못한 행실을 한 책임을 물어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부분을 악용하여 NGO들은 대출신청자를 '여성'에게 한정시킨다. 여성들에게 대출을 할 경우, 금액이 상환되지 못할시 집으로 쫓아가 망신을 주면 망신을 당한 여성들은 명예를 더럽혔다는 수치심을 얻고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집에서 쫓겨나게 되므로 대출금 상환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또한 돈을 대출받은 여성들은 여성들의 정기 모임에 강제적으로 참여해야하고, 대출 상품인 그라민 폰이나 프랑스 유제품인 다농을 구입해야하며, 반강제적으로 양계업을 해야하는 등의 억압이 팽배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대출금을 사용하는 사람은 남성들로 규제가 없는 여러 NGO단체에 가입해 돈을 여기저기서 빌려놓고 도망을 가버리는 가정들도 생겨나고 돈을 갚지못한 가정에 NGO단체들이 찾아와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몽땅(집을 뜯어가버려 집터만 남은 집도 상당했다)가져가버리는가 하면 공개적 처벌도 서슴없이 자행하는데, 그 처벌이라는 것이 태형, 몸에 송진 붓기, 머리카락 밀기, 마을 전체에서 따돌리기, 침뱉기등 온갖 모욕과 수치스러운 일들이 마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그로인해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마을 전체가 서로를 감시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 40명이 센터 하나를 갖고 5명씩 8그룹으로 나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데 대출 상환능력이 되는지, 과소비는 없는지 동태를 살펴 보고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 대출금의 0.5%는 집단 계좌에 넣는 의무 저축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해도 찾을 수 없는 금액이라고 한다.

 

 

 

' NGO에서 빌려온 돈을 쓴 것은 자신(남편)인데도 아내를 자신에게 모욕을 안겨준 외부인으로 만들어 여성/아내를 가정에서 분리시킨다 P160

 

 

'방글라데시의 펀딩 구조는 서로 얽힌 의존적인 사람들의 집단으로 이루워진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각각이 자신의 위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의존 하게 된다. 가장 높은 단계에는 원조자나 그라민 유누스 교수와 BRAC의 파즐 마베드 같은 사람과 연이 닿는 선택된 소수가 있다. 위계적이고 서로 다 알고 지내는 방글라데시의 사회구조에서 두 집단 연구자들 간의 관계는 후원-수혜 관계일 수 밖에 없으며 이런 의존성이 NGO 기득권층에 대한 주요 비판을 막아준다'P292

 

 

내가 가장 주목하는 점은 이 책의 저자 라미아 카림이다. 라미아 카림은 방글라데시 출신이지만 현재 오리건 대학의 인류학 박사이며 조교수로 활동 중인데 자신의 나라에서 자행되는 억압과 착취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인터뷰하며 그들의 실상을 깊이 들여다보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라미아 카림 역시 여성이었기에 방글라데시 내에서는 남성들에게 억압과 착취의 대상이 될 수 있었고 위험한 고비들도 넘겼음에도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책의 서문에 한 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감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한걸로보아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어렵고 힘들었음을 짐작 할 수 있어 그녀의 용기가 정말 멋지게 다가왔다.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님의 저서 <여보 나 좀 도와줘>에서 이런 글을 읽게 되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결혼을 하고 신혼살림을 시작했을 당시만해도 우리나라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취약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성활동가에 관한 한 권의 책을 읽고나서부터는 여성들에 대한 시각이 변화되었고, 또 자신의 아내를 존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있다. 그러니 어떤 사회적 변화는 큰 혁명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책 한 권에서 밀알처럼 시작된 생각이 널리 퍼지고 퍼져 하나의 혁명으로 자리잡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무하마드 유누스가 받은 노벨평화상 이면에는 이런 착취와 억압이,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들이 시시때때로 온갖 모욕적인 일과 폭력에 노출되어 짓밟히고 공격 당하고 있는 이 현실에 눈을 뜬 지식인들이 많이 생겨나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그들의 착취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변곡점이 되길 바래본다. 

 

페이지 221의 표는 222페이지 아래에서 일곱번째 줄 위로 들어가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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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13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권추심이 악날하죠.인격파괴..다 자본주의적 일탈들....유독 자본주의에 가장 나쁜 사례가 대한민국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요즘..산으로 가고 싶 ㄷㄷㄷ

해피북 2016-01-13 19:2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산으로 가시면 아니되어요 ㅋㅋ유레카님의 멋진 사진과 글을 계속 볼 수 있게 해주세용 네에? ㅎ 갑자기 `남쪽으로 튀어`가 생각나네요 ㅎ

살리미 2016-01-13 1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라민 은행의 이면에 대한 기사를 읽었었는데 이 책이 그걸 알려주고 있군요.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늘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야겠어요. 그게 시민감시단이 할 일이죠.
저자 라미아 카림처럼 그 사회의 지식인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명을 갖고 이런 일들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게 배운 사람들의 의무겠죠.
그런데 요즘의 과열된 공부경쟁을 뚫고서 세상에 나온 지식인들에게 과연 그걸 기대할 수 있을지... 그게 걱정입니다.

해피북 2016-01-13 19:30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 댓글에서 유홍준 교수님이 오버랩 되었어요 ㅎ `지식인들의 역할이자 사명`이라던ㅎ 그런데 요즘은 지식을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는거 같아요. 윤리적인 의식도 사라져만 가고 말이죠ㅜㅜ

2016-01-13 19: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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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1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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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1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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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1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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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2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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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동구 2016-01-13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겉만 봐서 알 수 없군요. 분별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피북 2016-01-13 20:28   좋아요 0 | URL
일치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되셨다니 무척 기뻐요 ㅎ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2016-01-13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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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2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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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1-15 1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것도 속상한데 여자란 이유로 이중의 고통속에 있는 방글라데시의 여성들이 너무 안타깝네요.
서로를 감시하게 하다니요, 이런 경우 자신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을텐데...

해피북님 덕분에 책에 대해 좋은 소개를 받았네요.

해피북 2016-01-16 18:55   좋아요 0 | URL
남성중심사회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걸 악용해서 착취와 폭력을 휘두르는게 정말 밉더라구요. 2016년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슬펐어요 ㅜㅜ
 
앵두를 찾아라
배혜경 지음 / 수필세계 / 201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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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구 교보문고에 놀러 갔던 날 <앵두 0000>라는 책이 눈에 띄었고, 제목을 확실하게 알지 못 했던 터라 프레이야님 책인가 싶어 성큼 집어 프로필부터 들여다보았다. 늘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떤 분이실까 하는 기대심과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로필을 들여다보다가 화들짝 놀라 책을 내려놓았다.  그동안 프레이야님이 여성분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프로필 사진에는...

 

털이 부슬부슬한 임의진 목사님이라는 저자분의 사진이 보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앵두 익는 마을>이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집으로 돌아와 서둘러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앵두'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이 제법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가 입은 앵두 ><빨강 빨강 앵두><앵두><나의 별세에 핀 앵두나무는>등 탐스러운 '앵두' 열매가 떠오르는 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다 또 궁금증이 생겼다. 프레이야님의 '앵두'는 어떤 의미일까 하고. 수많은 추측이 난무할 무렵 책이 도착했다.

 

 

책을 받아들고 제일 먼저 한 일 역시 프로필을 들여다보던 일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펼쳐들자 정말 여성스럽고 여리여리하신 프레이야님이 보였다. 참 미인이셨다. ' 반갑습니다! 잘 읽을께요'라는 공허한 메아리와도 같은 인사를 나눈 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앵두는 플래티(platy fish 멕시코 원산지 열대어)의 한 종으로 붉은 색을 띄고 있어 '앵두 플래티'라고 부르는데 줄여서 '앵두'라고 부른다고 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아이들의 애완 동물 키우기 성화에 못이겨 물고기를 키우게 되었는데 키우다보니 ' 초롱초롱한 눈''일정한 수면시간''적당한 식습관'이라는 앵두만의 특징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앵두의 모습에서 '자유'를 생각해내는 프레이야님의 눈썰미가 참 농염했다.

 

' 본능적 욕구에 집착하지 않고 과욕하지 않기란 진정한 자유를 구가하는 비결이다'p67

 

아마도 4년 전쯤의 일인듯싶다. 그저 '열대어'라는 종만 알고 지인에게서 받아와 어항을 채워 집에서 키우던 때가 있었다. 생애 처음 물고기를 키워보는 터라 큰 기대와 설렘으로 하루하루 돌보듯 지내던 어느 날, 어느 정도 어항에 익숙해진 녀석들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인간의 양육강식보다 더 처참하게 서로가 서로를 공격했고 하루가 다르게 만신창이가 되어 죽어나는 녀석들이 속출했으며, 여자 물고기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남자 물고기들 때문에 매일 숨 가빠하는 처연한 모습과 만삭이 되어도 공격해대는 물고기들의 행태, 또 아기 물고기를 낳고도 잡아먹어버리는 습성이 내겐 지옥이 따로 없었다. 특단을 내릴 필요성에 수저를 들어 어항을 휘젓기 시작했다. 여자 물고기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녀석들을 분리시키고 아기 물고기가 태어나도 잡아먹지 못하게 밤을 새워가며 수저로 둘러막게 되었다. 서로가 스트레스가 생기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나에 간섭은 그들의 세계를 파괴하는 사탄의 모습이 되었다. 얼마 후 그들은 모두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었고 나는 두 번 다시는 물고기를 키우지 않겠노라 다짐하게 되었다. 그런데 프레이야님은 이런 상황을 모두 그들이 사는 세계로 인정하시며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마치 인간군상의 참상에 어찌해볼 수 없는 무력감이 싫어 소설책을 읽지 않는 나를 프레이야님은 그 소설이 전달하고자 의미를 변형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며, 그 속에서 찾아낸 아름다움으로 삶에 덧데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것도 열대어를 통해서!

 

 

" 앵두의 찬란한 몸놀림을 보고 있으면 입 안 가득 새콤한 맛이 퍼진다. 앵두는 울타리 안이 갑갑하다고 보채지도 세상을 탓하지도 않는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 도전 거리를 찾는다. 머리도 가슴도 거침없이 자유롭다. 주어진 삶을 완벽하게 누릴 줄 알고 품위와 절제를 아는 삶의 고수다. ' 앵두를 찾아라' 나태해지기 쉬운 날, 내게 내리는 특명이다'p68

 

 

프레이야님의 '앵두를 찾아라'는 내 일상의 나태함에게도 내려지는 특명과 같다. 집착과 과욕하지 말고,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바뀔 수 없는 삶일지라도 외면하거나 간섭하지 말고, 그 속에서 행복과 열정을 찾아 하루하루 살아갈 것을 다독이는 목소리와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도처유상수'라는 말이 떠오른다. 더불어 겸손한 마음이 생긴다. 내 곁에도 인생의 고수로 살아내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감사하다. 앞으로 그녀의 바람대로 그녀에게 난 작은 창문에 햇살이 비쳐 더 많은 얼룩이 투과되기를 소망해본다.

 

' 내 작은 창에 난 얼룩들이 사람을 보는 청안(靑眼)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월 가면 차츰 얼룩으로 흐려질 두 눈은 세상을 보는 혜안이 되면 더 없이 좋겠다.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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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6: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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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6: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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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6: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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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9: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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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8: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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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9: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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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8: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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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19: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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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05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적인 문장들 때문에요 ..표현이 아름다워서 ^^..그랬어요 ~~ ㅋㅋㅋㅋ일상의 이야기에 흐르는 전류는 감전이란 짜릿함도 엿보였거든요..역시 산문집은 그래서 좋은가 봐요 ㅋ~~좋은 저녁 되시구요..아따 쬐리릿 합니다.소주 ㅋㅋ

해피북 2016-01-05 20:2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셨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 쫘리릿한 좋은 기분으로 꿀밤 되시길 바랄께요^~^

2016-01-05 2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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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07: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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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6-01-10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1페이지에 적혀 있는 문장 두 줄은 오늘 제 일기장에 적어두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