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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원하는 색깔로 그리는 상상 가득한 세상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샤론 킹 차이 그림 / 사파리 / 2022년 11월
평점 :
알록달록 원하는 색깔로 그리는 상상 가득한 세상
원제 : Colours, Colours Everywhere (2022)
글 : 줄리아 도널드슨
그림 : 샤론 킹 차이
출판 : 사파리
발행 : 2022.11.30. (초판 1쇄)
이 책을 다 보고 난 다음 붓과 물감이 아닌 색연필이라도 꺼내서 어딘가에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랑, 초록, 노랑, 빨강, 하양, 분홍, 검정, 보라, 갈색, 주황, 회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가득 채운 책장을 넘기다보니 알게 모르게 창작욕이 자극된 것일까요?
이 책의 글을 쓴 줄리아 도널드슨은 전 세계적으로 2,500만부 이상 판매되고 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그림책 ≪괴물 그루팔로≫를 저술했으며 영국 왕실이 지정한 어린이책 대표 작가예요. 서점 사이트에서 저자명을 검색해보면 수많은 책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는데요. 이 책 외에도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참 많았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샤론 킹 차이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으로 호주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습니다. 호주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후 2003년 영국으로 이주하여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3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새도어스 초이스상*을 수상하며 널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샤론이 세계적인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수 있었던 계기는 실험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샤론의 작품을 눈여겨 본 줄리아 도널드슨과의 협업입니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고요. 희한한 모양의 나뭇잎, 거리 표지판의 글씨,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하는 샤론의 작업물은 사진과 일러스트의 콜라주, 페이지마다 가득한 다채로운 기법과 섬세한 플랩, 군데군데 뚫린 구멍들로 여타 다른 그림책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합니다.
*미국에 미국도서관협회(ALA)가 주관하는 뉴베리상과 칼데콧상이 있다면, 영국에는 영국도서관협회(CILP)가 주관하는 카네기상과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이 있어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은 쉽게 말하자면 영국판 칼데콧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상인 것이죠.
오늘은 무얼 그려볼까요?
책의 시작은 이렇게 작은 파란색 물감 자국으로 시작됩니다. 이 작고 의미없어 보이는 자국은 어떻게 될까요?
짜잔! 이렇게 파란 개구리로 변신! 슥슥 그린 것 같은데 너무나 멋진 개구리가 나타났어요.
그리고 개구리는 어느새 열일곱 마리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초록 물감. 저 초록 물감이 있는 부분이 구멍이 뚫려 있어 다음 장의 색상이 보이게 되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다음 색상을 살짝 알려주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빨리 빨리 다음 장이 궁금하지요?
팔레트에 있는 모든 물감으로 그려 보는 상상 가득한 세상
요즘에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책들도 많이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직접 책장을 넘겨봐야 느낄 수 있는 책이예요. 다음 장은 어떤 세상이 그려져 있을까? 두근거리면서요. 보면 볼 수록 아름다운 책이예요. 새의 깃털도 꽃잎 하나도 아름다워요.
당신이 상상하는 세상은 어때요?
이 책의 제일 마지막장에는 그림책의 화자인 여자아이의 실제 사진이 일러스트와 함께 콜라주되어 있습니다. 일러스트를 그린 샤론 킹 차이의 딸을 모델로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귀에 보청기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앞장에 그려진 여자아이의 귀도 살펴보았더니 그제서야 보청기가 그려진 것이 보이더라고요. 아마도 귀가 불편한 아이는 그림으로 자유롭게 세상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굳이 청각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필요없을지도 몰라요. 알록달록한 물감이 담겨진 팔레트만 있다면 우리는 상상을 그려낼 수 있고, 언어가 같지 않아도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꿈꾸는 상상의 세상는 어때요? 한번 놀러가도 될까요?
* 사파리 출판사 이벤트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직접 읽은 후 느낀 점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