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극도로 피곤했던 어느날, 내키지 않았지만 택시를 탔다. 잠깐 동안 눈을 붙이려고 의자에 머리를 기댔다. 그런데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라디오에서 계속 주옥같은-다시 말하면 내가 좋아했던-노래가 나오는 까닭이었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혹시...주파수가 몇인가요?”

“93.9예요. 여기서 좋은 노래 많이 틀어줘요.”

좋은 노래도 좋은 노래지만, DJ가 끼어드는 일이 없이 연속으로 노래를 틀어주는 게 마음에 들었다. 집에서 라디오를 듣는 일이 없어졌지만, 가끔씩 운전을 할 때마다 난 주파수를 93.9로 고정해 놨다. 이렇게 좋은 채널을 내가 왜 몰랐을까 후회하면서.


차를 몰고 집에 오던 오늘밤, 93.9는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부활의 ‘사랑할수록’이 나오고, 성시경의 이름모를, 하지만 좋은 노래가 이어지더니만, 신해철이 부른 ‘인형의 기사’가 나온다. ‘햇살 속에서 눈부시게 웃던 그녀의 어린 모습을 전 아직 기억합니다. 그녀는 나의 작은 공주님이었지요.’로 시작되는, 주옥이란 표현이 부족하다 싶은 멋진 노래. 여자와 잘 안될 때가 많았던 탓에 ‘너의 결혼식’같은 비탄조의 노래를 즐겨 불렀었는데, 90년대를 통틀어 가장 좋아했던 노래가 바로 ‘인형의 기사’다. 노래도 어렵고 가창력도 부족해 노래방에서 부르면 점수가 그다지 잘 나오진 않았고 소음공해마저 유발했었지만, 그때 얼마나 열심히 불렀었는지 10년도 훨씬 더 지난 지금까지도 난 이 노래의 가사를 거의 완벽하게 외우고 있었다.


“(이제는) 너는 아름다운 여인/(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해/

(언제나) 그말은 하지 못했지/오래 전부터 사랑해 왔다고


‘주파’라는 네티즌은 “14년 전의 우리 대중음악에서 이런 곡을 들을 수 있었다는 건 실로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라고 쓴 바 있는데, 신해철같이 뮤지션으로서의 자의식을 가진 가수들이 우리의 정서를 풍부하게 해줬던 그 시절이 대중음악의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요즘이라고 자의식을 가진 가수가 없는 게 아닐 테고, 우리 음악도 그때보다 많이 발전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내 안테나는 젊은 시절에 들었던 노래만을 향해 있다(나같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요즘엔 좀 뜬다 싶은 노래는 죄다 리메이크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했던 팬들도 벌써 서른줄에 접어들었고, HOT 팬들은 20대 중반이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은 동방신기나 더블S 501 같은 그룹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행복>이란 노래를 즐겨 부르긴 했지만, 내가 HOT란 그룹을 좋아했던 적은 없다. 그때부터 난 아마 이문세 때가 좋았다고 주문을 외우고 있었을 것이다. 이게 궁금해진다. HOT 팬들도 동방신기의 노래를 들으며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고, 내가 그러는 것처럼 “HOT 때가 좋았지”라는 주문을 외고 있을까. 주위에 HOT 팬이 없는지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마도 그럴 확률이 높다. 음악은 감수성이 예민한 특정 연령대에 더 필요한 것이고, 사람이란 그 시기에 들은 노래를 평생 그리워하도록 세팅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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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6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7-03-26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활의 '사랑할수록, 넥스트의 '인형의 기사' 이런 노래를 좋아하시는 걸 보니.. 호호~ 반갑습니다.

다락방 2007-03-26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넥스트의 인형의 기사는 정말 명곡이죠. 보석같은 곡이예요. 아주 가끔 라디오에서 그 노래가 나오면 가슴이 아릿해져요. 아, 오늘 마태우스님의 이 페이퍼를 읽노라니 인형의 기사 노래가 절로 떠오르네요. 아, 좋아요.

마늘빵 2007-03-26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넥스트 팬이에요. 이 노래 참 많이 불렀었는데.

비로그인 2007-03-2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릿팝,이나 독일에서 나오는 노래들을 잘 듣는데, 요상모상한 것이 그네들 음악은 제가 10년전 들었던 노래 이후, 요즘에도 들을만한 음악들이 종종 나오고 있는데,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처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음반을 내지 않고 뭐하고 있는지 모를 윤상 무리들을 생각해 보면 그래도 들을만한 게 딱히 없지는 않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묘하게 슬퍼집니다. 이승환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이제 음악을 계속할 만한 판매고가 부진하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니까요. 이리 쓰고 나니, 저도 좀 나이가 든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2007-03-26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7-03-2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를 라디오에서(반드시 라디오여야 하죠! ^^ ) 우연히 듣게 되면 마음이 아릿하다고 해야 할까. 좌우지간 그렇더라구요. 인형의 기사. 줄창 들었던 시절이 있었지요. 홍홍 ^^

깐따삐야 2007-03-2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오락프로그램에 나오는 신해철의 모습은 별로지만 예전엔 '날아라 병아리' 같은 노래를 좋아하기도 했어요. 학창시절에는 015B와 푸른하늘의 노래들을 즐겨 들었는데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세팅이 그리 되어선지는 몰라도, 요즘 쏟아져 나오는 신곡들을 아무리 들어봐도 역시 그만한 노래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조선인 2007-03-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중학교 때 좋아하는 음악이 평생 가나봐요.

클리오 2007-03-2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형의 기사...를 포함한 그 테이프 전체를 참 좋아했었어요... 신해철이 인형의 기사를 부르는걸 듣고 있으면 정말, 햇살 속에서 눈부시고 웃고 있는 그녀,가 떠오르곤 했지요... ^^

무스탕 2007-03-2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삘이 꽂힌 노래는 하루종일 입안에서 흥얼거려진다지요..
근데여.. 어제도 잠깐 음악프로를 봤지만 도대체 요즘 노래는 정말 모르겠어요 -_-;;

해적오리 2007-03-2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활의 '사랑할수록'...
갑자기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쩝...

마태우스 2007-03-27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님/전 그시절보다 지금이 훨 좋은데...해적님도 만날 수 있구요^^
무스탕님/요즘 노래도 열심히 들으면 좋은 게 있을 거예요 까만안경도 참 좋지 않아요? 우리가 무관심할 뿐이죠^^ 마태생각.
클리오님/오오 멋진 표현이십니다. 도시인을 비롯한 그 테이프, 정말 명곡들의 터전이었죠..
속삭이신 ㄹ님/나이든 사람은 미래보단 항상 과거를 생각한다지요. 저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네요 신촌에서 예전에 먹던 불량식품을 파는 걸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이다^^
조선인님/제말이 그말이어요 글구 지금은 댄스가 주라, 발라드의 아름다움이 많이 사라지기도 했을 거예요..
깐따삐야님/저도 신해철이 뱀파이어 시트콤에 나오는 게 슬펐어요 귀공자인 그가 먹고 살려니 저런 일도 하는구나 싶어서요....
달밤님/같은 노래를 듣고 자랐는데 왜 우린 영화 코드가 안맞는 걸까요 ㅠㅠ
속삭이신 분/글쎄요 어떤 노래를 좋아한다는 게 창피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젊을 땐 트로트를 좋아하는 나이든 사람들을 속으로 비웃었는데, 지금은 반성해요 다 그 시대마다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노래가 있는 법이구, 그땐 핫이 그걸 구현한 그룹이었겠죠
주드님/윤상무리라니 너무 멋진 표현인걸요^^ 주드님처럼 20대 한창이신 분도 나이듦을 느끼는군요 저도 그 시절 그랬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느끼는 나이듦과 주드님의 나이듦은 또 다른 느낌이겠지요..
아프락님/님도 넥스트 팬이시군요 으음. 그땐 님이 십대 때였죠 아마?
다락방님/님의 댓글을 보니 마음이 아릿해지는군요^^ 우린 같은 노래를 좋아했군요!
하루님/인형의 기사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동호회 만들까요^^
속삭님/님 서재에 댓글 남겼어요

root 2007-03-2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0년대에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음반기획자들을 잡아먹었는데....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하루(春) 2007-03-27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들어요!!

마늘빵 2007-03-28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제 애창곡은 신승훈, 윤상, 신해철, 김동률 그렇습니다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꽤 오랫동안 동물실험을 안하고 살았는데

연구라는 걸 해보고자 오랜만에 쥐와 병아리를 샀다.

너무 오랜만에 쥐를 길러서인지 마치 애완동물을 산 느낌이다.

철장에 매달려 먹이를 먹는 모습,

물병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광경도 참 앙증맞다.

악의 화신처럼 각인되고, 떼로 몰려다니며 공포감을 유발해서 그렇지

쥐란 동물도 자세히 보면 귀엽구나 싶다.



 




병아리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들 중 한번쯤 병아리에 대한 로망을 안가져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어릴 적 길가에서 사온 병아리를 죽여본 경험이 나 역시 있고

조교 때는 계란에서 잘못 부화된 병아리 세 마리를 중닭으로 키워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다 수위 아저씨들에게 드렸던 기억도 있다.

깨끗하게 살면 좋으련만 사방에다 똥을 싸고

마시라고 놔준 물병은 번번이 엎어 ‘닭대가리’가 뭘 의미하는지

그때 또렷이 새겼다.




어제 사온 20여마리의 병아리에다 기생충을 먹였다.

괴로운 듯 눈을 감는 그네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더 마음이 아픈 건, 앞으로 열흘 안에 그네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사실.

삐약거리는 한 마리를 손으로 쓰다듬어 보니

따스한 체온이 전달된다.

병아리는 33도 이상에서 길러야 할 정도로 추위를 타는데

온도가 낮아지면 서로 모여 있음으로써 체온을 유지한다.

전등을 켜서 따스해지니 한두마리씩 삐약거리며 돌아다니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니 닭을 즐겨먹는 나 자신이 약간은 부끄럽다.




옛날엔 쥐 50마리, 100마리를 하루에 죽이기도 했다.

심장에 주사기를 대고 피를 뽑으면서도 아무 감정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난 벌써부터 열흘 후 이 쥐들을 죽이는 게 마음이 아프다.

내가 마음이 여려진 게 나이 탓인지

아니면 너무 오래 연구를 쉬어서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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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3-2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구나 현실적 목적이 느슨해진 것에서
이젠 쥐와 병아리를 생명으로서 마주하는
가슴의 언어가 말문이 튼 탓은 아닌지....
앞으로 실험 될 수 있으면 많이 하시지 않았으면...
부득불 해야하면...
마음이라도 이렇게 마지막 그들의 길을 잘 배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짱꿀라 2007-03-23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병아리가 얼마나 귀엽고 이쁜지 마음을 설레게 한답니다. 또한 우리 어릴 적 생쥐 잡아서 놀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꼬랑지 잡아서 돌리기도 쥐를 잡으려고 여러 아이들이 쥐를 몰던 일들이 얼마나 재미 있었는지...... 문득 실험용 쥐를 보니 그 생각이 나네요.

혜덕화 2007-03-23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험에 이용되는 쥐와 병아리가 인간이란 다른 생명을 위해 자기 몸을 회향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좀 마음이 편해질까요? 인간이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생명인지, 요즘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회의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들에겐 생명을 바치는 보시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지요.다른 생명의 희생을 안타까워하는 오늘의 그 마음이 실험실의 동물들에게 전달되어지길 바랍니다._()_

프레이야 2007-03-2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험용동물들에 대한 생각, 쥐뿐만 아니라 원숭이 같은 건 어떻고요.
근데 정말 조 귀여운 노랑병아리들에게 기생충을 먹이고 실험을 한다니
마음 편치 않네요. 흰쥐라고 다르지 않겠지만요.
그래도, 닭대가리, 때문에 또 웃고가요. 병아리대가리!

바람돌이 2007-03-23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절대 의사가 되지는 못할 것 같아요. ㅠ.ㅠ

무스탕 2007-03-2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쥐를 참 이뻐하거든요? (제 태몽이 이~~따만한 흰 쥐였답니다 ^^) 병아리도 참 이뻐하거든요? 이쁜 맘 따로고 실험을 위한 그 이쁜것들의 희생엔 또 다른 맘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좋은곳으로 가라.. 빌어주는 맘 진심이고요.
마태님. 진심으로 그 이쁜것들 좋은곳으로 가라고 빌어주면 그애들도 알아줄거에요.

스파피필름 2007-03-2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의 잠자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ㅠㅠ 열흘 후를 생각하니 웬지 측은해요..

이네파벨 2007-03-24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동물실험을 쉬셔서...동물을 사랑하시는 마태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셨던거겠죠. 맘 독하게 먹고 실험 재개하시면..."모드의 변환"이 일어나겠지요...(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무섭고 슬픈 인간 조건이 아닌지...ㅠ.ㅠ 한없이 선량하고 마음 여린 사람들이...때로는 어쩔수 없이 군인이 되어야 하고, 실험동물을 죽여야 하고, 사냥꾼이 되어야 하고 하다못해 생선 대가리라도 쳐내야 하고...그런 임무를 또...쉽게 수행해내도록 되어있다는 것...)

그나저나...만일 쥐에게...길고 지렁이처럼 생긴 꼬리 대신에
몽실몽실한 토끼꼬리..있는둥마는둥한 조그마한 꼬리가 있었다면
혐오동물의 낙인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생각이 드네요.

저...........꼬리는............도저히 수용이 안돼요...ㅠ.ㅠ

hnine 2007-03-24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병아리도 쓰이는군요 실험용으로.

Mephistopheles 2007-03-2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병아리를 귀엽게 보다가도 다리부분을 보면 그 귀여움이 어느정도 사라지던걸요

히피드림~ 2007-03-2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아리가 귀엽긴 하지만 나중에 닭이 된다고 생각하면 징그럽고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해요.;;;

마법천자문 2007-03-2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라는 노래가 생각나는군요. 제목은 좀 유치하지만 곡은 꽤 감동적이죠.

비로그인 2007-03-2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요,
정말...
산다는 건
결국
'누군가'를 잡아 먹기 위함임을 깨닫는 순간이면.

마태우스 2007-03-26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츠님/님 말씀이 삶의 본질을 말씀해 주시네요....
달의 눈물님/아 맞다 그런 노래가 있었죠 저도 좋아하고 다 외웠던 노래인데...
펑크님/그래요 닭은 그다지 이쁜 동물은 아니죠^^
메피님/흠, 님은 말의 다리같이 털달린 다리를 좋아하시나보군요^^
hnine님/네...조류에 더 잘 사는 기생충이 있다보니..
이네파벨님/맞습니다. 쥐에게 꼬리가 없었다면 실험동물의 주종은 다른 게 되었겠지요. 꼬리 때문에 도망가도 곧잘 잡히죠... 글구 제가 무심하게 쥐를 죽이는 모드적 변환이 될까봐 두려워요..
스파피필름님/아아 열흘 후면 .....다 죽여야 한다니....정말 미안하더라구요 특히 병아리가...
무스탕님/제가 빌어주는 게 악어의 눈물은 아닐까요....? 열심히 빌어주긴 하겠습니다... 근데 님 태몽이 쥐라...으음... 전 별명이 생쥐였어요 고교 때
바람돌이님/다들 닥치면 하더군요....어느 분 말씀따나 그게 참 무서운 거 같아요...무심해지는 그런 순간....
배혜경님/그렇죠? 더 나은 세계를 위한다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제가 그러는 것처럼 논문점수를 맞추기 위한 게 더 많을텐데... 이렇게 병아릴 죽여도 옳은 건지...
혜덕화님/오랜만이네요. 전 인간에 대해 회의적인지라 인간을위해 누군가가 목숨을 바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쥐 실험을 하고 있으니 차암.... 미안하기도 하고요... 그런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산타님/병아리는 정말 귀엽고 예쁘죠 물을 먹고 하늘을 쳐다보는 게 어찌나 이쁘던지... 전 어려서 쥐 가지고 논 적은 없답니다 저희집에 쥐가 좀 많긴 했지만 징그러워했죠
달팽이님/부득불 해야 할 때만 할께요 애써 말문을 튼 가슴의 언어를 잃지 않도록 노력할 테구요...... 말씀 감사합니다


 

 

 

 

 

1. 형님아

미녀 둘과 같이 간 홍대앞 고기집. 삼겹살보다 천원 더 비싼 가브리살을 시켰다.

“와, 이거 맛있는데?”

3인분을 더 시켰고, 남은 고기가 불판에 다 올라갈 무렵 난 2인분을 추가했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불판의 고기를 다 먹고나자-우리 셋은 각각 2인분씩 먹은 셈이다-더 먹고픈 마음이 없어졌다. 물렸다고 해야 하나, 질렸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런 상태였다. 잽싸게 아저씨를 불렀다.

“저희 고기 추가한 거 취소하면 안될까요?”

아저씨는 흔쾌히 “그러세요”라고 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열무냉면을 시켰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저씨의 태도였다.

“그러세요”라고 말하며 아저씨는 활짝 웃어 줬다. 뭐 손님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의 미소는 나로 하여금 그 가게를 사랑하게 만들어 줬다.


2. 이름 모를 bar

언젠가 대전에 가서 사촌형에게 술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 양주 하나를 시키고, 맥주를 몇 병 시켰다. 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맥주를 못먹겠다 싶어 중간에 계산할 때 맥주 세병은 빼달라고 했다. 카운터 남자는 맥주를 안땄냐고 물어본 뒤 테이블로 와서 확인까지 했다. 그것만으로도 약간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는데 조금 있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생겼다. 형수님이 뒤늦게 오시는 바람에 거기 더 눌러앉아 있어야 했고, 술도 거나하게 취한 탓에 맥주를 다시 시켰다. 다섯병인가를 시켰는데 놀랍게도 모두 뚜껑을 따서 가져다 준 것. 누가 봐도 이건 우리가 또 환불을 할까봐 선수를 친 거였다. 대전에 있는 곳이니 또 갈 리도 없지만, 영 재수없는 술집이었다.


한가지 더 있다. 그 술집은 문 앞에 미녀 한명을 미니스커트만 입히고-그때가 겨울이었다-세워 놨다. 나중에 보니까 집에 갈 때도 그대로 서 있던데, 그녀의 역할은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한테 인사하는 것 뿐. 호객행위도 좋지만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장시간 서 있으면 춥기도 하지만 얼마나 다리가 아픈데. 하여간 영 재수 없는 술집이다. 망했으면 좋겠지만 규모가 너무 크고, 손님도 너무 많다. 안타깝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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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술집 정말 싫어요,,,얄팍하기는...당장 맥주 서너병 팔아먹는것 보다 단골 만드는것이 얼마나 중요한데...주인장이 술 마실줄 모르는 양반인것 같네요,아니면 알바생들이 과잉 충성하고 있는지도...그것도 아니면 역전앞 뜨내기손님이 목표인 정체불명 술집???

짱구아빠 2007-03-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술집에 갔더니 이름도 못 들어본 맥주들만 즐비하더군요. 어떤게 맛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니 시음을 하도록 3종류 맥주를 조금씩 주어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그리고 본 되는 안주는 조금 시키고, 팝콘만 계속 달라고 해도 싫은 기색없이 기분좋게 갖다주더군요..나중에는 팝콘말고 새우깡도 주고... 지금도 그때 같이 갔던 사람들은 맥주하면 그 집을 떠올립니다. 이 정도 서비스면 단골만들기 어렵지 않겠죠???

홍수맘 2007-03-2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나. 일단은 인정이 느껴지는 가게들이 좋죠? 마태님도 미녀에게만 관심을 가질께 아니라 사람의 정을 먼저 찾아보심이 어떨지요? (이거 아줌마 오버 맞죠?)

무스탕 2007-03-21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시원하신 분이 주인장이신 가게와 쫌팽이가 주인인 가게가 비교가 되는군요.
드나드는 손님들의 입소문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아직 모르나봐요..
(홍수맘님.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미녀시면 정말 좋을텐데요 :) 저도 아줌씨에요오~~)

깐따삐야 2007-03-2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쒸, 짜증나. 맥주병으로 때려주고 싶어지네요.

가을산 2007-03-2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이벤트요~~~! 이제 3000 남았어요.
제 찬조금은 유효합니다.

미즈행복 2007-03-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내보세요. 맛집기행같이 전국의 술집을 맛과 안주와 가격과 서비스를 별점을 매겨서요. 애주가가 많다면 베스트셀러에도 등극할 수 있을거예요. -그랬다가 "헬리코~" 보다 더 팔리면? 그럼 또 전업?-
 

 

 

 

 

초등학교 때, 학교 현관에 있는 큰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면서 난 내가 참으로 못생겼음을 깨달았다. 외모로 인해 수난받은 일은 꽤 많은데, 길을 가다가 동네 깡패들에게 붙잡혀 “넌 정말 희한하게 생겼구나”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고교 때, 고릴라를 닮은 우리 반 애는 “난 너처럼 못생긴 애는 정말 처음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부도 못했고 외모도 안 되고 말주변도 없던 탓에, 초등학교 때 내가 했던 사랑은 죄다 짝사랑이었다. 4학년 때 내 짝이었던 여자애를 짝사랑했었고, 6학년 때는 내 앞에 있는 여자애에게 호감을 느낀 나머지 할머니가 일본서 보내준 고급 연필을 선물하는 등 작업을 걸기도 했다. 물론 그때 내가 좋아했던 애는 우리 반 남자들 대부분이 좋아했던 L이었지만, 내 처지에 그녀를 넘본다는 건 당치도 않았다. L한테 정성껏 만든 크리스마스카드를 전해 주려고 일찍 학교에 간 적이 있는데, L의 책상 서랍에 카드를 넣으려다 수북이 꽂혀 있는 카드에 놀랐었다. 돌이켜보면 3학년 때는 또 다른 L을 좋아했었고, 4학년 때는 작고 귀여운, 다시 말해 내 스타일인 K를 짝사랑했다. 그녀와 나눴던 짧은 대화를 난 지금도 기억한다.

K: 이것도 몰라? 정말 미치겠다.

나: 미치면 내가 약 먹여 줄게.

유난히 숫기가 없었던 난 말을 붙여볼 용기를 내는 대신 먼발치에서 그녀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내 짝사랑의 대부분을 끝마쳤다.


중학교에 갔을 때, 난 눈물이 날 뻔 한 걸 겨우 참아냈다. 주위엔 온통 남자들 천지였고, 거칠어 보이는 그들 사이에서 어떻게 견뎌내나 싶었다. 내 또래 애들이 다 그랬듯 난 학교 선생님들 중 젊은 여성에게 내 사랑을 투사할 수밖에 없었다. 중2 때 내가 국어를 유난히 잘했던 건 진씨 성을 가진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전혀 미인이 아닌 그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삼아 머릿속으로 연애 소설을 쓰며 지냈었다.

[“미스 진, 우리 오늘 제과점에 가서 빵이나 먹지 않을래요?”

“오우, 미스터 마. 좋은 생각이어요.”

우린 제과점에 마주앉았다.

“손이 참 곱군요.”

난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나이도 한참 많은 선생을 대상으로 이런 소설이나 쓰며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라나기는 힘든 일이었다.


그 당시 난 여학생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행여 그녀가 내 얼굴을 보면 놀랄까봐 고개를 푹 숙였고, 가까이 지나가는 대신 멀찌감치 피해 다녔다. 정작 그녀 쪽에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건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여서, 같은 독서실을 다니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약간의 화제가 되었었다. 그곳에 몇 번 갔던 내 여동생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언니들이 큰오빠 왜 그러냐고 좀 물어보래. 어딘가 이상한 거 같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오히려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걸 알아채고 내가 좀 오버를 한 면도 있다. 난 여학생이 계단 밑에 서 있으면 아예 내려가질 못했고, 똑바로 쳐다보는 건 고사하고 반경 3미터 이내로 접근하지 못했었다.


그렇다고 내가 여자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독서실 남자방에 난 얇은 틈에 눈을 갖다대면 여자방이 보였는데, 틈이 나는대로 그쪽을 들여다보곤 했다. 보이는 거라봤자 한 여자애의 등짝뿐이었지만, 그 시절엔 등짝만 봐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요컨대 난 여자들의 눈에 띄지 않고 그녀들을 바라보는 걸 즐겨 했으며, 그런 생활을 하다가, 즉 아무런 섬씽도 만들지 못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했다.


여자들과 6년간 격리된 생활을 하다가 다시 합쳐지게 된 대학 시절, 난 소개팅 장소에서도 여자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고, 땅만 보다가 몇 마디 못한 채 헤어지곤 했다. 동급생들의 미모가 그리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그 중에도 예쁘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제법 있었고 그네들이 다른 남자와 얘기라도 하면 부러움에 사로잡혔다. 수업 시간엔 몰래몰래 그녀들을 훔쳐봤고, 가끔은 옆에 앉은 친구한테 이렇게 말했다.

“야, 저기 앉아 있는 S 말야, 예쁘지 않니?”

그럼 그 친구는 한숨을 쉬며 이랬다.

“예쁘긴 뭐가 예뻐?”

S는 예과 때 내 고등학교 동창과 커플이 되었고, 의대 뿐 아니라 다른 단과대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J는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쳐다볼 수도 없었다. 사춘기 때 그랬듯이 난 대학 때도 먼발치에서 미녀들을 바라보는 걸 낙으로 삼았지만, 정작 미녀들이 눈 앞에 나타나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입이 뚫렸다. 여자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던 나였는데, 천둥이 우르릉쾅쾅 치던 날 갑자기 말이 술술 나오는 걸 깨닫고 기절할 듯이 놀랐다. 한참 말하다 시계를 보니 무려 세시간이 지나 있었다. 앞에 있는 여자는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며 미소를 지어 주었다. 너무 오랫동안 여자와 말도 못하고 살아온 난 그날 이후 다시 태어났다. 오직 미모만 밝히는 냉혹한 남자로. 미녀를 좋아하는 마태우스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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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7-03-21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삼류소설이 아니네요. ^^;; 천둥과 함께 입이 열렸다......라. ^^;

비로그인 2007-03-2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美는 본래 주관적입니다. ㅎ


마태우스 2007-03-2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 테츠님/진짜 멋진데요 저 남자... 제 스타일입니다..
진우맘님/벌써 댓글을.... 1등이십니다!

짱구아빠 2007-03-2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죽마고우들은 제가 장가간 게 세계 8대 불가사의니 뭐니 하면서 약올린다니까요...

물만두 2007-03-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이제 날아오르세요~ 저도 저보다 코낮은 애가 너처럼 코낮은애는 처음본다고 해서 충격먹었더랬습니다^^

프레이야 2007-03-2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만 밝히는 계기가 그때부터였군요.ㅎㅎ 마태우스 라이징, 훌륭하십니다^^

기인 2007-03-21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제 미녀들의 침묵, 마태우스 등등의 시리즈가 나오겠군요! 기대됩니다 :)

마늘빵 2007-03-2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녀좋아라합니다. :)

무스탕 2007-03-2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녀 좋아해요. 저도 미녀 앞에선 말을 잘 못해요..

Mephistopheles 2007-03-21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부족하지 않습니까...미녀를 밝히게 된 동기가 조금 모자란 듯 합니다...
이왕 풀어내시는 김에 대학생활 이후 말문이 트인 후의 연애사도 풀어놓으셔야죠.^^

chika 2007-03-2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매이징,은 아니군요.
저도 마,님의 연애사를 기대하고 있겠슴다. ^^

다락방 2007-03-2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시리즈인거죠? 시리즈 아니면 저 화날것 같아요. 후훗.

sweetmagic 2007-03-22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녀 조아요,
이쁜 미녀 홈피를 즐겨찾기 해 놓고 몰래 가보며 좋아라해요. T.T

깐따삐야 2007-03-2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투게더 프렌즈'에 출연하셨으면 좋겠다.ㅋㅋ

미즈행복 2007-03-2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저마저!!! 정말 출연하심 진짜 재밌을텐데... 그 프로 담당 PD가 아는 사람 형인데 어떻게 안되려나? 맨날 연예인만 나오니... 이참에 개그맨으로 전직하심이? 그럼 제가 발벗고 난리쳐서 친구 형에게 섭외하라고 할께요.
 

 

조교 시절, 아침에 오자마자 내가 한 일은 교수님 세분한테 커피를 타드리는 거였다. 비서가 있긴 했지만 9시나 돼야 오기 때문에 일찍 출근하는 내가 할 수밖에 없었다. 한분은 믹스 커피를 드셨지만 다른 두분은 원두커피를 드셨다. 그래서 난 커피 몇 알을 넣어 믹서로 갈고, 필터로 거르고, 기계로 커피를 거르고, 각자의 컵에 따라 갖다 드리는 일을 아침마다 반복했다. 한번은 그 원두커피가 무슨 맛인지 궁금해 한모금 마셔봤는데,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원두커피는 너무 썼다. 그건 내가 커피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맛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난 졸릴 때를 제외하면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한달하고도 보름 전, 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이름하여 원두커피 기계. 착하고 귀여운 예과 조교의 생일 선물이었다. 커피를 잘 안마시긴 하지만, 기계를 선물받고 보니 이젠 좀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커피가 없었다. 그렇게 한 보름쯤 방치해 놨는데, 내 방에 놀러온 미자라는 학생이 그걸 보더니 커피를 선물했다. 이래서 난 이삼일에 한번은 원두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냥 쓴 맛이었는데 마음을 먹고 마셔서인지 커피맛이 어떤 것인지 점차 눈을 뜨는 것 같다. 무엇보다 커피향이 방 전체에 가득해지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원두커피 마시는 걸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미녀라고 극찬을 했던 슈퍼 아가씨 때문이다. 그런 미녀에게 우리 슈퍼는 너무 좁은 물이 아닐까 늘 불안했는데, 요즘 한 사흘간 미녀 아가씨의 모습을 슈퍼에서 볼 수가 없었다. 그 대신 새로 온 아주머니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잠깐 일이 있는 거겠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오늘 병원 안에 있는 커피집에 가보니 글쎄 그 미녀가 거기서 일하고 있는 거다. 슈퍼에 있을 때의 모습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흰 브라우스에 치마를 입은 커피집 점원으로서의 모습은 덜 예뻐 보였지만, 그래도 내가 매일같이 가서 커피를 사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누가 내 방에 놀러라도 오면 무조건 이래야겠다.

“제 방은 좀 지저분하니 병원 커피숍 가서 얘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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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7-03-2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하여간.....마태님의 미녀론의 끝은 어디일런지....^^;

비로그인 2007-03-2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이런...너무 속보이십니다.

ceylontea 2007-03-2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와 미녀라.. 흐흐.. ^^

비연 2007-03-20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결말이....ㅋㅋㅋ

기인 2007-03-20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마태우스님 글을 읽으면 왜 습관적으로 추천을 하게 되는거죠? 알 수 없어요 ㅋㅋ 근데 정말 의대 6년 졸업하면 의사인데, 인문대 석사졸업하고 합하면 8년째인데, ㅋ 이제 책 읽습니다. ㅎㅎ 역시 의대 괜찮아요. 마태우스님 같은 분들만 가득하다면 지금이라도 의대를 진학할까라는 생각이 ^^;

물만두 2007-03-20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지막의 반전이^^

실비 2007-03-2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커피숍에 자주가서 얼굴 도장 찍으셔요..^^

홍수맘 2007-03-2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님 입니다. 정말 이러다 매일 커피숍으로 출근을?......

미즈행복 2007-03-20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값에 이어 커피값까지!!!
마태님, 아무래도 재정 설계사가 필요하신 것 같아요.
제가 자격증이라도 따서 님의 재정에 대해 성실히 상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태님의 노후가 너무 걱정되어요.

무스탕 2007-03-2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만해도 확인 들어가야 겠습니다. 병원 커피숖 근처에 뽀다구 나는 오토바이 한 대 서 있거들랑 제가 천안땅 밟은줄 아시시지요.. (필수품 디카 메고 감다!)

Mephistopheles 2007-03-2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굿간....냄새보단...커피향이..좋긴 좋죠....이히히히히=3=3=3=3

짱꿀라 2007-03-20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저는 원두커피 잘 안마셔요. 너무 맛이 믹믹해서요. 자칭 "길거리 다방"이라고 하는 자판기 커피를 주로 마신답니다. 왜 자판기 커피는 한국인 입맞에 맞게 달짝지근하게 나와서 그것을 저는 애용합니다.

얼음장수 2007-03-2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타기,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일입니다.
이젠 요령이 생겨서, 제가 커피 탈 상황이 닥칠것 같다 싶으면
화장실로 도망가버리기도 합니다.
돌아와서 알아서들 커피 타드시는 모습 보면서
혼자 흡족해합니다^^

마태우스 2007-03-2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음장수님/사실 커피 같은 건 원하면 자기가 타먹어야죠 싫음 자판기 놓든지.... 커피 때문에 많은 갈등이 생기지 않습니까
산타님/저도 자판기커피가 더 맛있어요^^ 근데 주위에 자판기가 없다는 거....^^
메피님/맞습니다 말 냄새보다야 커피향이 훠얼씬 좋죠
무스탕님/너무 말라서 그런데요 살만 더 찌우면 절세의 미녀로 거듭날 수 있을 듯......진짜에요 글구 오토바이 좀 태워주세요
미즈행복님/커피값보다 술값이 더 문제인 듯...카드를 빼앗으세요 일단!
홍수맘님/안그래도 지금 커피 마시러 가려 합니다 호홋
속삭이신 분/엥? 여기 무슨 반전이...반전 하면 사말란과 더불어 작게작게님이란 분이 있지요
실비님/와 오랜만이어요... 도장 찍겠습니다^^
만두님/아이 웬만한 반전에 꿈쩍도 안하는 분께서...호홋
기인님/저란 놈이 실제로 같이 지내다보면 그리 좋은 놈이 아니라는 설이 있어요.... 그러니 저 하나 믿고 오심 안됩니다^^ 추천은 늘 감사합니다
비연님/제목과 결말은 일치하지요 호홋
실론티님/잘 어울리는 조합이죠 호홋
승연님/원래 세상이 그런 겁니다 흐흠.
진우맘님/님의 격려에 힘입어 오늘 마태우스 라이징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