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형님아
미녀 둘과 같이 간 홍대앞 고기집. 삼겹살보다 천원 더 비싼 가브리살을 시켰다.
“와, 이거 맛있는데?”
3인분을 더 시켰고, 남은 고기가 불판에 다 올라갈 무렵 난 2인분을 추가했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불판의 고기를 다 먹고나자-우리 셋은 각각 2인분씩 먹은 셈이다-더 먹고픈 마음이 없어졌다. 물렸다고 해야 하나, 질렸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런 상태였다. 잽싸게 아저씨를 불렀다.
“저희 고기 추가한 거 취소하면 안될까요?”
아저씨는 흔쾌히 “그러세요”라고 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열무냉면을 시켰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저씨의 태도였다.
“그러세요”라고 말하며 아저씨는 활짝 웃어 줬다. 뭐 손님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의 미소는 나로 하여금 그 가게를 사랑하게 만들어 줬다.
2. 이름 모를 bar
언젠가 대전에 가서 사촌형에게 술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 양주 하나를 시키고, 맥주를 몇 병 시켰다. 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맥주를 못먹겠다 싶어 중간에 계산할 때 맥주 세병은 빼달라고 했다. 카운터 남자는 맥주를 안땄냐고 물어본 뒤 테이블로 와서 확인까지 했다. 그것만으로도 약간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는데 조금 있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생겼다. 형수님이 뒤늦게 오시는 바람에 거기 더 눌러앉아 있어야 했고, 술도 거나하게 취한 탓에 맥주를 다시 시켰다. 다섯병인가를 시켰는데 놀랍게도 모두 뚜껑을 따서 가져다 준 것. 누가 봐도 이건 우리가 또 환불을 할까봐 선수를 친 거였다. 대전에 있는 곳이니 또 갈 리도 없지만, 영 재수없는 술집이었다.
한가지 더 있다. 그 술집은 문 앞에 미녀 한명을 미니스커트만 입히고-그때가 겨울이었다-세워 놨다. 나중에 보니까 집에 갈 때도 그대로 서 있던데, 그녀의 역할은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한테 인사하는 것 뿐. 호객행위도 좋지만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장시간 서 있으면 춥기도 하지만 얼마나 다리가 아픈데. 하여간 영 재수 없는 술집이다. 망했으면 좋겠지만 규모가 너무 크고, 손님도 너무 많다. 안타깝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