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무리했다 싶어서 어제는 집에 일찍 와서 계속 누워만 있었어요.

근데 너무 늦었습니다.

어찌나 아픈지 밤새 끙끙 앓느라 한잠도 못잤어요.


전 몸살 기운이 있으면 타이레놀 ER을 잔뜩 먹고 고통을 이기는데

어젠 일곱알이나 먹었지만 효과를 못봤어요.

최근 몇 년간 이렇게나 아픈 적이 또 있었을까 싶습니다.

학교를 가야 한다는 게 걱정스러워 수시로 일어나 시계를 보았는데

머리에서는 열이 펄펄 끓어 손을 델 지경입니다.


역시 사람은, 너무 무리하면 안되는데

좀 자신을 아끼면서 살아야 하는데

이제와 후회해봤자 늦어버린 거겠지요.

제가 오늘 하루를 넘길 수 있도록 빌어 주세요.

아,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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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7-03-29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마태님 타이레놀 일곱알 ㅠㅠ
얼른 나으셔요. 몸을 돌보셔야죠 ㅠㅠ

기인 2007-03-29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세요 ㅜㅠ 학교 휴강하시고 푹 쉬셔야 될 텐데..

프레이야 2007-03-29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어쩌다... 며칠 푹 쉬시기 바랍니다.
몸이 좀 쉬어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거에요.

하늘바람 2007-03-29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의사시면서 타이레놀을 일곱알이나. 어쩌시려고요, 아이고. 님
오늘 하루 푹 쉬셔요. 곧 나을실거예요

해리포터7 2007-03-29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에고 감기몸살이구만요. 푹쉬셔야 할텐데...얼른 완쾌되시길 빌어요.

비로그인 2007-03-29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만 쉬셔서 될 일이 아닙니다. 평소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조금씩 쉬어가며 일해주셔야죠. 얼른 벌떡 일어나셔야 해요!

antitheme 2007-03-29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쉬시고 몸조리 잘하세요.

BRINY 2007-03-29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건강 챙기십시오.

다락방 2007-03-2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므낫. 아프셔서 어떡해요.
무조건 많이 먹고 무조건 많이 주무세요. 아픈데는 잘먹어야 해요. 타이레놀 먹고 견디지 마시고요, 고기랑 생선이랑 밥이랑 막 퍼서 드세요.
그리고 억지로 이기려고 하지 마시구요 몸을 그냥 냅두세요. 충분히 아파하도록. 그러고나면 기운차리기가 더 쉬워질거예요. 몸이 얘기하는걸 들어주세요. 쉬어달라잖아요....


푹 쉬세요, 부디.

무스탕 2007-03-29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렇게 아프심 어째요... 하루정도 맘 놓고 푹 쉬셨으면 좋겠네요.
입맛 없더라도 꼭꼭 드시고 약도 제대로 드세요! 타이레놀 일곱알이 뭡니까?!
정말 아프지 마세요...

2007-03-29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7-03-29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은 약사에게, 가셔야 합니다!..

하루(春) 2007-03-2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레놀 ER을 맹신하시는 거 아닙니까? 주사라도 한 대 맞으심이 어떨지...

이네파벨 2007-03-2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몸살걸렸는데...좀 전에 타이레놀 ER 두 알 먹고 일하려고 앉았다지요.
진통제는 뭐가됐든 늘 찜찜했는데...
의사쌤인 마태님께서 하루 일곱알이나 섭취하고 계시다니..
안심하고 먹어볼랍니다~~~^^

세실 2007-03-2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내과 들러 주사 맞고 가세용...
오늘 하루 무사히 잘 넘기시길 비옵니다.

레와 2007-03-2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쪼록,,,!!!!

좀 쉬셔야해요!! 많이드시고, 주무시고..!!!!


홍수맘 2007-03-2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해요? 님의 회복을 위해 기도할께요.

2007-03-29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3-2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쉬셔야한다는 정직한 몸의 경고입니다. 몸이 하는 말을 들으십시오. ^ ^

마냐 2007-03-2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님은 지구(촌 술자리)를 지키는 마지막 마징가인줄 알았는데.....
얼마전, 넘넘 상태 안좋아서...온갖 약(머, 그래봐야 각종 비타민과 약국서 지은 몸살약)을 다 털어넣고....8시부터 잤슴다. 다음날 6시에 거뜬하게 출근했슴다. 푹 쉬세요.

깐따삐야 2007-03-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쉬세요. 많이 주무시구요.

울보 2007-03-2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약을 너무 과다복용하신것 아닌가요,
식사 잘 챙겨드시고 약은 적당히 드시고
푹 주무시고 한동안 술은 안녕하세요,,,,빨리 나으시기를,,,

물만두 2007-03-2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우리의 대주주님은 절대 아프면 안되는거 아시잖아요. 빨리 나으세요.

Mephistopheles 2007-03-2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마태님이라면 소주에 고추가루 풀어서 마시면 나을 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무리 마시고 간간히 쉬엄쉬엄 일하세요..^^

진/우맘 2007-03-2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아프다면서 글을 쓰고 있으면 어떻게 해요~~~ㅠㅠ
빨리 나으세요!!!!!! (☜ 명령형!^^)

moonnight 2007-03-2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많이 아프셨군요. 글을 이제야 봤어요. ㅠㅠ; 무리하지 마시고 쉬시는 게 최고에요. 병원 다녀오셨어요?

책읽는나무 2007-03-2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 잘 안아프다가 한 번 아프면 정말 된통 앓는 것 같더라구요.
모쪼록 몸조리 잘하십시오~
헌데 정말 그렇게 많이 아프시담서 글을 남기셨더랬습니까?

마노아 2007-03-3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어째요. 어여 나으셔야 해요ㅠ.ㅠ 힘내셔요.

비연 2007-03-30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랑 나으셔야죠...에궁. 날이 궂어서 그런 모양이네요..
그저 쉬시고 또 쉬시고..타이레놀 ER 넘 많이 들지 마시구요...
 

 

 

 

 

내가 처음 우리 학교에 부임했을 때, 학생들은 무척 충격을 받았으리라.

나이 서른셋, 그 나이보다 더 젊어 보이는 몸매-그때의 난 진짜 날씬했다-에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고

의대 과목 중 극히 드물게 예정시간보다 일찍 끝내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오늘 휴강해요!”라고 하면 진짜로 휴강을 해주는 사람,

그들은 날 교수라기보단 ‘형’ 혹은 ‘선배’로 봤을거다.

그 학기, 5점 만점에 4.9에 육박한 내 강의평가 점수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강의는 잘 못하지만 인간 중심의 교육이 먹혔다고 믿은 난

의대 평균으로 적힌 4.2를 보며 ‘저것도 점수냐’고 비웃어 줬다.


하지만 내 점수는 해마다 떨어져, 4년이 지난 뒤에는 내가 비웃던 평균점에 육박했다.

“아니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배신을 때리다니!”

지금사 깨달았지만 난 뚜껑을 딴 3년산 와인처럼 상해 가고 있었다.

학생들은 더 이상 날 신선하게 여기지 않았고

부임 당시엔 하지 않던 예과 강의를 맡으면서 내 과목의 신선도는 급속히 떨어져 갔다.

그들은 인간적인 면을 배제하고 학문적인 견지에서만 날 평가했고

의견란에 “인간성은 참 좋은데..”라고 쓰면서 5점 만점에 2점을 주곤 했다.

“휴강해요”라는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휴강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고

그들 중 일부는 힘들게 낸 등록금을 생각했을 거다.

천안 지역에서 우리 학생들의 기생충학 지식이 2위에 그친 것도,

본2 때가 되면 이미 기생충을 하나도 모르게 된 것도

학생들 탓은 아니었다.


어제, 우연히 2006년 2학기 강의평가 점수를 봤다.

4년 전에는 그래도 평균은 되었지만 이번 점수는 4.08로 평균에 미달해 있었다.

그건, 뭐 하나 제대로 가르쳐 준 게 없는 나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였다.

3점대로의 추락이 눈에 선했고,

강의평가가 2점대라 강의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한 시간강사의 사례가 떠올랐다.

물론 전임교원은 2점대라고 강의를 빼앗기진 않지만,

그리고 학생 때 2점대의 학점을 무수히 받아봤지만,

이상하게 강의평가점수 4점대는 내 자존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화가 있다.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신 학생이 있어서 친구들이 문상을 왔다.

그 학생은 휴학중이었지만 다른 학생들은 다음날 시험이 있어서 걱정이 되었다.

학생들의 대답, “걱정 마. 기생충학은 오픈 북이야!”

오픈 북은 원래 책을 펴도 답이 없는 공대에서나 시행해야 옳겠지만

스스로의 강의에 자신이 없던 난 어느 해인가

가르쳐준 것도 없는 게 미안하니 오픈 북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그 결과가 기생충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본과 2학년이다.

해서, 이번 학기엔 정말 학생들을 놀게 해주기보단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데 신경을 쓸 생각이다.

선생의 임무는 아이들을 놀게 하는 게 아니라

잘 알게 만드는 데 있다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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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7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7-03-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한시간 수업나가고 있는데요. 전문대학원생들이라 예전보다 더 강한 압박이-_-; 마교수님은 이번학기 다시 예전의 점수를 회복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홧팅예요. ^^

2007-03-27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3-27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3-27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잠깐..카테고리가 3류소설이 아닌가..하고 살펴봤습니다..^^

비로그인 2007-03-2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의 임무는 아이들을 놀게 하는게 아니라 잘 알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데 있어요.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먹일 수는 없지요.

홍수맘 2007-03-2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 ^.

클리오 2007-03-2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 입장에서나 선생입장에서나 고민인 부분이지요. 휴강하면 좋으면서도 뻑하면 휴강한다고 욕하는 것이 학생들 마음 아니겠는지요.. 힘겹게 수업을 들으면서도 유익했다고 생각한다면 또 강의 준비에 절로 존경하는 마음이 솟구요...^^

무스탕 2007-03-27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교수님. 화이팅!! ^^*

비로그인 2007-03-27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2007-03-28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음장수 2007-03-28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다락방 2007-03-2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교수님, 힘내세요! 옛날의 그 평가점수로 돌아오시게 될거예요. 기운내셔야 해요!!

짱꿀라 2007-03-2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교수님은 최고의 교수님으로 칭송을 받고 있는데 평가에 주눅드시면 안되죠. 힘내세요.

가을산 2007-03-2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은 강의를 하셔서 그런 것 아닐까요?

마노아 2007-03-28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강의를 제가 듣고 싶어요. 전 만점 드릴 테야요^^
 

 

<브레이크업>은 권태기의 남녀를 다룬 영화다,라고 생각했다. 사소한 일 가지고 자존심을 세우고, 그러다 커다란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사랑을 확인하는 그저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미녀 한분이 보고 싶어했고, 제니퍼 애니스톤의 미모만 봐도 돈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내 예상과 달랐다. 남자와 여자가 헤어질 위기에 몰린 건 단순히 권태기라서가 아니라 남자가 매사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을 초대하는 날, 저녁 준비를 도와 달라는 애인의 말에도 남자는 태연히 프로야구 경기를 본다. 시간이 없다고 악을 써도 소용이 없다. 가족들이 다 가고 나서 여자는 남자에게 설거지를 해달라고 하지만, 남자는 그새를 못참아 전자오락을 하고 있다. 집안일은 남자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어야 함에도, 그 남자에겐 그런 개념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는 말한다.

“집이 쉼터가 되게 해줘.”

밖에서 일을 하고 온 남자로서는 그런 요구를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일을 하고 피곤에 지친 몸으로 들어온 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에게 집은 쉼터지만, 여자에게 집은 일터의 연장이며, 영화 속 주인공은 정도가 훨씬 심했다. 제니퍼가 다그친다.

“...외식을 할 때도 내가 계획을 짰어. 그런데도 당신은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았어.”

남자의 항변은 고작 이 수준이다. “그 말을 왜 이제야 해?”

  

시카고에는 야구팀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커브스고 또 하나는 화이트삭스다. 커브스 팬인 남자는 화이트삭스 팬인 다른 친구와 가끔 야구장에 가는데, 제니퍼한테 “자기가 원하는 일만 한다”는 핀잔을 들은 남자는 위로를 받으러 달려갔다가 비수가 될 말을 그 친구로부터 듣는다.

“너 나랑 화이트삭스 경기 보러 간 적 있어?”

이제부터 스포일러. 남자는 크게 깨닫고 변하기로 한다. 하지만 난 둘이 재결합하는 상투적인 결말이 안되기를 빌었는데, 그건 사람이란 변하지 않는 존재라는 걸 나이가 들어 알아챈 때문이다. 제니퍼가 그를 다시 받아준다면 한 몇 달 정도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지만, 과연 그게 얼마나 가겠는가? 그 전까지 그랬던 것처럼 결국은 제니퍼가 남자의 모든 뒷수발을 감당해야 하는데 말이다. 남자가 정 변했다면 새로 만날 여자에게나 최선을 다할 일이지, 남자에게 이미 질려버린 제니퍼에게 매달릴 일은 아니었다.


이 남자가 좀 심할 뿐, 대부분의 남자가 이런 식이다. 경제적 능력만 있다면 여자들 중 많은 수가 굳이 결혼을 하려 들지 않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도, 그리고 실제 결혼률이 점점 떨어져 가는 것도 여기에 있으리라. 참고로 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나보다 먼저 이 영화를 본 미녀 한분은 “지루했다”는 문자를 보내 왔다. 그 미녀와 난 술, 유머, 댓글에는 코드가 일치하나 영화 코드는 안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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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6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3-2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라는 동물은 원래 잘 안변한다잖아요...^^
거의 죽었다가 살아난다던지..아니면 엄청난 충격으로 심적인 동요가 있지
않고서는...바뀌기 힘든 동물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락방 2007-03-2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들은 또다시 상투적인 결말을 만들어낸다는 거죠? 남녀사이란게 참 신기해요. 이 영화를 찍고 이 둘은 [people]지를 장식하는 커플이 되었으니 말예요. 뭐,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07-03-27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7-03-27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그렇군요! 먼저 댓글 남기고 이거 봤어요. 그래요 언제 통화 함 해요!
다락방님/어....님한테만 말씀드리자면 상투적인 결론은 아니어요. 그랬다면 제가 이걸 재밌다고 하기보단 짜증난다고 했겠지요. 근데 둘이 사귀었단 말인가요? 놀랄일이네요
메피님/남자고 여자고 안변하긴 마찬가지지 않을까요. 안변했음 하는 부분은 쉽게 변하는데 변했음 하는 부분은 죽어도 안변하더이다
속삭님/아 그렇군요 님의 견해가 저와 같소 껄껄. 그림 산 남자가 훨 괜찮다는 데 동의....
 

<타인의 삶>을 본 건 내가 보는 영화잡지에 이 영화에 대한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며 줄거리까지 나열되어 있었는데, 읽는 순간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팍 왔다. 하지만 난 이미 줄거리를 읽어버린 걸? 어느 분이 그러셨다. 진짜 좋은 영화는 줄거리를 알아도 재미있다고. 스포일러를 봤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 영화는 원래 재미가 없는 영화였다고. 과연 그랬다. <타인의 삶>은, 정말 숨이 막히도록 재미있는 영화였다.

아, 야한 영화는 아닙니다


문제는 내 뒤에 있는 남자였다. 요즘 극장 매너가 정착되어 휴대폰 울리는 사람이 없고, 가끔 문자 확인하는 불빛만이 내 심기를 건드리는데, 그 인간은 대담하게도 내 의자를 발로 찬다. 그것도 수시로. 짜증이 울컥 치밀었다. 아니 아직도 이런 놈이 있나? 놈이 또 내 의자를 찼을 때, 더 이상 못참겠다 싶었던 난 무서운 얼굴을 한 채 뒤를 돌아보았다. 그쯤 했으면 알아서 하겠지 했는데 놈은 또다시 내 등짝에 발의 압력을 가한다. 난 영화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숨막히게 재미있는 영화를 발길질로 망친 나쁜 놈 같으니. 안되겠다 싶어 난 고개를 돌려 좀 더 오래 그를 째려봤다. 녀석은 구제불능이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더 내 의자를 발로 찼으니.


그 후부터 내내 생각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한마디 하자. 누군 다리가 짧아서 오므리고 있는 줄 아냐고. 일말의 불안감. 혹시 놈이 조폭처럼 생겼으면 어떡하지? 그래서, 내가 아까 째려본 걸 가지고 먼저 시비를 걸면 어쩌지? 걱정도 팔자였다. 불이 켜지고 나서 확인한 녀석의 얼굴은 어린 나이와 더불어 그가 주먹을 전혀 못쓰는 샌님임을 말해 주었으니까. 합기도가 초단이고 마흔이 넘은 지금도 덤블링을 할 줄 아는 내가 상대하기에 녀석은 너무 약한 존재였다. 동정심이 생긴다. 옆에 여자까지 데리고 왔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면 무안하기도 할 거다. 하지만 다음 번에 또 다른 사람을 괴롭힐 텐데? 에이, 그냥 말하자. 최대한 정중하게. 이런 생각을 하다 뒤를 보니 내 뒤를 따라오는 줄 알았던 녀석은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오늘의 결론. 재미있는 영화는 스포일러를 읽어도, 뒷사람이 훼방을 놓아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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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님 요즘 어린분들이 참 버릇도 없으시지...
뒷사람의 발길질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영화, 봐야겠어요. 꼬옥^^
근데 님 합기도 초단에 덤블링까지, 헉, 놀랐어요^^

비로그인 2007-03-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차라리, 제일 뒷자리를 선호합니다.

레와 2007-03-2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도 제일 뒷자석에서 이 영화를 봤답니다! ^^

[씨 인사이드]도 혹시 보셨나요??

전 어제 두편을 동시에 봐버렸는데요, 너무너무너무 잼있었어요!!

moonnight 2007-03-2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의자를 자꾸만 발로 차는 사람들 이해를 못하겠어요. 참다참다 돌아봐도 아랑곳않고 -_- 요즘은 뒤에 앉은 사람이 제 팔걸이에 발을 떡하니 올려놓기도 하더군요. 예의라는 개념 자체가 없나봐요. 투덜투덜;; 어쨌든, 저 영화. 넘 재미있죠? 감동감동. ^^

깐따삐야 2007-03-2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아주 재밌는 영화라는 말씀이군요. 영화 이야기는 언제 나오나, 했습니다. ㅋㅋ

Mephistopheles 2007-03-2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극장 갔다가 영화 다보고 나오면서 통로쪽에 팝콘 걸쳐놓은 비매너남의 팝콘
봉지를 무의식적으로 발로 뻥 차버린 M모님이라는 누군가가 생각나는군요...^^

비연 2007-03-2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 반가와라...저도 오늘 이 영화 봤는데..정말 재밌더군요..감동적이구.
군더더기없이 전달할 거 다 전달하면서 짜임새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그나저나 도대체 극장에서 그렇게 매너 없는 사람들은 어떻하면 좋을까요? ㅜㅜ

다락방 2007-03-2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영화가 하는지도 모를정도로 일에 치여 살고 있어요. 좌절좌절..보고싶다... orz

작은앵초꽃 2007-04-1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너무 좋아요. 반가운 마음에 불쑥 댓글 답니다. (100만년 전에 여기 왔었는데 기억이나 하실련지. 큭큭)

마태우스 2007-04-15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앵초꽃님/아앗 솔직히 기억은 안나지만...다시 오심 꼭 기억할래요!
다락방님/넘 열심히 일하지 마세요 건강과 미모 챙기시길!
비연님/아아 님도 보셨군요 이 영화는 알라딘 분들만 보신 듯...다른 사람은 아무도 안봤더이다.... 매너없는 애들은 전기충격을 ....호홋.
메피님/그 m이란분하고 놀지마세요^^
깐따삐야님/하아, 영화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영화 얘기 안하는 게 제 컨셉이죠^^
달밤님/요즘 너무 연락도 뜸하셔서 님이 댓글만 달아도 반가움이 왈칵...
레와님/시 인사이드는 안봤어요... 봤으면 좋을텐데.... 주말마다 두세개씩 몰아보는데도 계속 볼영화가 밀리네요
주드님/흐음, 앞으론 뒷자리를 눈여겨 봐야겠군요 미녀가 있는지..^^
배혜경님/제가 할줄 아는 게 그게 답니다 덤블링....^^

작은앵초꽃 2007-04-1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기억 못 하시는 게 당연한 걸요.(100만년 전이었다니까요)
그럼에도 따뜻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마태우스 2007-04-18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앵초꽃님/100만년 전이라면 제가 알라딘에서 막 뜨기 시작한 그때를 말씀하시는가요?^^
 
바리에떼 - 문화와 정치의 주변 풍경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바리에떼>를 읽는 데는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했다. 술을 마시고 안하던 연구를 하느라 시간을 빼앗긴 탓도 있지만, 책에 실린 문장 한줄 한줄을 음미하느라 책장을 쉬이 넘기지 못한 게 더 큰 이유였다. 복거일의 ‘친일예찬론’을 비판하는 글을 비롯해 여기 실린 글의 3분의 1 가량을 다른 지면에서 읽었음에도.


그의 문장은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다음 표현을 보라.

그가 이따금씩 툭 던지는 한마디는, 한 방울의 와사비가 회 맛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듯, 그 술자리의 맛을 화들짝 돋운다(297쪽).”

내가 그를 더 좋아하는 건, 그의 글에서 묻어나는 겸손 때문이다. 예컨대 복거일이 “독립을 꿈꾸지 않으면, 식민지 조선은 그런대로 살아갈 만한 세상이었다.”라고 했다손 치자. 예전의 강준만이라면 이렇게 응수했을 거다. “정말이지 소가 웃을 말이다.” 진중권이라면 더 심한 말을 했을 수도 있겠다. 내가 진중권의 재치를 흉내내지 못하는 게 안타깝지만, “저승에 있는 안중근 의사가 벌떡 일어날 말이다” 정도로 했지 않았을까. 하지만 고종석은 이렇게 말한다.

그의 말에는 어쩌면 한 조각의 진실이 담겨 있을지 모른다(137쪽).”

그런 황당한 주장에서도 한 조각의 진실을 발견해 주는 태도, 그래서 그의 글이 갖는 설득력은 더 높아진다. “끝까지 읽어낼 끈기와 지성이 내게 없”기에 <자본론>을 읽지 않았다는 겸손 역시 저자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요즘 글쓰기에 관한 책이 제법 많이 나오고 있다. 글쓰기 책을 웬만큼 읽어 봤지만, 그런 책 몇권보다 고종석의 책을 읽는 게 문장력 강화에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게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고종석의 <바리에떼>를 두 번 읽으라고 대답할 거다.


* 저자가 쓴 <제망매>에서도 그랬지만, 고종석의 소설에선 가끔씩 친척에 대한 연정이 느껴졌었다. 이 책에서 알았는데 그 연정의 대상은 사촌 누이이자 절세 미녀인 ‘고경숙’ 씨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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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26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리에떼..바리에떼..기억해둘랍니다..두번 읽게 하면 한번 읽을지 모르지만 암튼 권해 봐야겠네요..전 글을 잘 쓰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으니 한번만 읽어 보겠구요..
저 글귀 참 맘에 들어요.."한방울의 와사비가...

마늘빵 2007-03-26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은지 오래됐는데 리뷰를 아직 안썼어요.

비로그인 2007-03-26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판 관심이 없었던 책이었는데, 마태우스 님 덕분에 보관함으로 이동시킵니다.

하늘바람 2007-03-2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좋은 책을 추천해주셨네요 님 감사해요

moonnight 2007-03-2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래요? 부끄럽지만, 첨 들어보는 책이에요. 흑. ㅠㅠ; 얼른 보관함으로. ;;;

stella.K 2007-03-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고종석의 문장이란 참 감탄할만 하죠. 제가 고종석을 언제 읽고 안 읽고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원...이 책 읽어야 할텐데...ㅜ.ㅜ

깐따삐야 2007-03-2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글 쓰는 사람들 중에선 보기 드문 겸손인데요. 대개는 잘 읽어보면, 더 많은 칭찬을 미리 계산한 겸손함일 때가 많은데. 읽어봐야겠어요.

홍수맘 2007-03-2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고종석? 실은 첨 듣는 이름인지라...... 님의 추천책은 꼭 챙겨봐야 겠어요.^ ^

2007-03-26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oldhand 2007-03-2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의 문장은 문자 그대로 "유려하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짱꿀라 2007-03-2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씨의 글은 익히 몇권을 읽어선지 항상 책을 세심하고 본답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가넷 2007-03-27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nks to 마태우스^^

마태우스 2007-03-27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사초님/요즘 마니 어려웠는데 큰 힘이 되옵니다^^
산타님/아 네... 근데 전 감염된 언어를 아직 안읽었어요. 대표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읽을 자신이 없어요... 언제 읽어볼 생각이긴 한데...
속삭님/어 그 말씀은 연인들이나 한다는 리뷰쓴 사람 띄워주기....?^^
올드핸드님/맞습니다. 정말 유려하죠
속삭이신 ㅎ님/님은 이미 글을 잘 쓰시면서...조카분한텐 좋은 선물이 될 듯...하지만 책에 나온 내용-친일, 분당 등-에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
홍수맘님/음, 제 추천책 중 쓸만한 게 많진 않지만...고종석은 자신있어요!
깐따삐야님/요즘 병아리가 삐약삐약 울 때마다 깐따삐야님을 생각한다는...^^ 하여간 진중권의 재기발랄보다 고종석의 겸손이 전 좋아요
스텔라님/제가 선물해 드릴까요?
달밤님/나온지 얼마 안되는데요 모를 수도 있죠.
하늘바람님/태은이가 어서 커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드님/미모에 글까지 잘쓰시는 주드님, 더 잘쓰시려고요?^^
아프님/영화 리뷰도 안쓰시고 책 리뷰도 안쓰시는군요!!!!!
배꽃님/그가 쓴 발문 중엔 저런 주옥같은 표현이 도처에 있답니다 머리를 꽉 차게 만드는 그런 책이죠..

2007-03-2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음장수 2007-03-28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신입생 때 고종석을 읽으면서 문장에 반해 쉴새없이 노트에 옮겨적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아직까진 진중권의 재기발랄함이 좋긴 합니다만,^^;

stella.K 2007-03-29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태님! 말씀만 들어도 고맙슴다.^^

JTL 2007-04-0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리에떼’는 프랑스어로 ‘다채로움’을 뜻하는 말이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