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좀 길게 다녀왔다.

계속되는 직장 생활에 소진되는 느낌이었달까?

급기야 좋아하는 책도 재미없고 시큰둥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매해 일주일 정도의 휴가와 명절 휴가가 주어지기는 했지만 짧게만 느껴졌고,

그럴수록 더 절실히 긴 휴가를 원했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그럴 형편은 되질 않으니,

'그만 두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보름 정도의 휴가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지만,

나로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아무 것도 안 하면서,

그렇게 설렁거리고 보냈다.

 

일부러 컴퓨터를 켜지 않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는데,

그동안의 네트워킹으로 인하여 핸드폰으로 이런 저런 알람들이 도착했고,

그러면 습관처럼 트랙백해서 이런 저런 내용들을 살짝 읽곤 했다.

 

컴퓨터를 하지도,

텔레비전을 보지도,

음악을 듣지도,

책을 읽지도 않고,

아무 것도 하지않은 채로 며칠을 지내다 보니,

제일 먼저 책이 고팠다.

아, 나는 책에 중독되어 있었구나.

 

제법 신중하게 여러 권을 들였다.

 

 

 

 

 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박현주'님의 번역이라고 해서 들인 '하우스 프라우'는 그저 그랬다.

박현주 님의 번역을 코멘트할 깜냥이 아니어 주시기도 하지만,

읽었다기 보다는 훑어본 정도라,

박현주 님의 번역이어서 들였다고 하기에 무색하다.

책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주인공 이름이 '안나 카레리나'의 그것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들먹이면 안된다.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 책의 리뷰는 제법 되는데, '구매'단추가 없을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이제와서 후회해 뭐해~--;

 

다음,

자기계발서는 좀처럼 안 읽는데,

책표지를 보고 왠지 읽고싶었다.

 

 

 불광불급: 미치려면 미쳐라
 이윤환 지음 / 라온북 /

 2017년 2월

 

책은 이 사람의 그간 과정을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이렇게 성공을 한걸 보면,

책에서 보여지는 것과는 다른 아우라와 파장을 가졌을 것 같다.

여러가지 딴지를 걸 여지는 있지만 꾹 참고,

좋은 기운만 전해받는걸로 하자.

 

'혼불'은 4권까지 읽었고,

여행 중 전주에서 최명희 문학관에도 들렀고,

남원에 혼불 문학관이 있다는 것은 요번에 알게 된 수확이었다.

 

전주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5~6년만에 다시 갔는데,

그대로 인듯하면서도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내가 좋아했던 '인생부동산'도 없어지고,

(원주민을 그대로 놔둘리가 없지~--;)

'알쓸신잡' 경주 편에서 얘기하던 젠트리피케이션이 '전주'라고 비껴가질 않았더라.

 

 

 

 한식의 품격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여러 종류의 책을 이렇게 저렇게 교차하여 읽었는데,

뜻하지 않은 수확은 '한식의 품격'이다.

'맛의 원리와 개념으로 쓰는 본격 한식 비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재밌고,

문제 의식도 겉돌지 않는다.

 

그동안 논리적인 글은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완전 재밌다.

곁에 두고 야금야금 읽으려고 했는데,

밤을 지새우며 폭식으로 끝내게 생겼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찬바람도 '살랑~' 불어주고,

미치고 환장할 것 같은 기운은 좀 가라앉았으니,

이렇게 '지금, 여기'를 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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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8-17 12:0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더워서 숨이 턱까지 차올랐었는데,
이젠 아침 저녁으로 이불 없으면 썰렁해요.
오늘은 직장에서 오래간만에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활짝 열었어요~^^

박균호 2017-08-16 18:32   좋아요 0 | URL
한식의 품격 저도 사야겠어요 ㅎ

양철나무꾼 2017-08-17 12:10   좋아요 1 | URL
시작이 라면인데,
이제 냉면으로 넘어갔어요.

아직까지는 잼나게 읽습니다~--;

서니데이 2017-08-16 18:43   좋아요 0 | URL
제목이 어쩐지 전업주부 같은 느낌이었는데, 맞나요.?? 이 책은 스릴러물이예요?? 어쩐지 표지는 불륜 같은 느낌이.^^;

양철나무꾼 2017-08-17 12:17   좋아요 1 | URL
스릴러물은 아니고,
뭐, 여자의 자아찾기...그런 내용인것 같은데,
제가 읽은 바에 의하면 그런 내용으로도 정당성을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제가 대충 읽어서 빼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광고하는 것만큼 야한(?) 것 같지도 않고 말예요, ㅋ~.

거칠게 요약하면 줄거리는 안나 카레리나랑 비슷해요.^^

북다이제스터 2017-08-16 20:47   좋아요 0 | URL
모처럼 보름 간 휴가에 책들과 힐링이 되셨길...^^

양철나무꾼 2017-08-17 12:1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벅~(__)


겨울호랑이 2017-08-16 20:59   좋아요 0 | URL
^^: 즐거운 휴가 보내셨군요.. 어느새 시원해진 날이 되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7-08-17 12:20   좋아요 1 | URL
네, 엊그제까지 숨이 턱턱 차올랐는데,
큰비가 내리더니 이젠 선선해진것 같습니다~^^

님도 연의 어린이랑 즐거운 휴가 보내셨겠죠?
본가에 다녀오실 예정이랑 페이퍼를 본듯 한데요~^^

2017-08-16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8-17 12:22   좋아요 0 | URL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는 것도 며칠 지나니까 시큰둥해지더라구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빈둥거리며 보내야겠어요~^^

AgalmA 2017-08-25 04:27   좋아요 0 | URL
책 제목에 ˝미치려면˝, ˝미쳐라˝ 이런 문구 들어가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 저 책은 아예 두 개가 다 들어가 있...ㅋㅋㅋ;;; 제가 가진 책 중에 ˝미쳐˝가 들어가 있는 건 이인성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이 유일합니다.
양철나무꾼 님도 ˝미쳐라˝ 문구 별로 안 좋아하실 거 같은데 신중 속에 사신 거 보면 지금 꼭 읽어야 할 필요를 느끼셨나 봅니다.

여유 발랄 한결 같으시네요. 언제 멀리 가셨었나 싶게 :)

양철나무꾼 2017-08-25 13:01   좋아요 1 | URL
200만원인가를 빚 내어 개원을 했다고 해서 혹시나 해서 집어든 책인데 역시나 였어요.
고객인 환자를 위하고 배려한다지만,
그 이전에 직원들이나 의료인력에게 걸리는 로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황,
본인은 자수성가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제게는 직원들을 착취하는 악덕병원장으로밖에 안비춰지더군요.
의료법 상 딴지를 걸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었구요.

제목을 제 식으로 함 바꿔봤어요.

미칠려면 혼자 곱게 미쳐라, ㅋㅋㅋㅋ~.
 

1,

'독서의 계절'하면 으레 '가을'이 따라 붙어야겠지만,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여름'이 아닌가 싶다.

 

그냥 여름도 아니고 요즘처럼 한여름에는,

게다가 나처럼 움직이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엉.뚱.족'에게는,

어디 바깥으로 휴가를 간다는 것 자체가 곤욕인지라,

열어 놓은 베란다 창문으로 한줄기 쏟아지는 햇살과 바람을 벗삼아,

마루에 아무렇게나 배 깔고 누워 책을 읽는 것만한 일이 없다.

 

올여름에도 매번 시작만 하고 끝을 보지못했던 '혼불'이라는 대하소설을 시도하였다.

혼불 1권의 처음 시작은 하도 읽어서 외울 정도이고,

언젠가는 n*******님의 페이퍼 인용구를 보고 그 뒤를 외워 적어내려갈 정도였으니,

여러번 시도는 하였음이 분명하나 중간에 흐지부지가 되고 말았었다.

 

요번에도 1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몇번 집어던지거나 내팽개질뻔 하였다.

대하소설을 제법 읽었으니 내용이 길어서라거나 재미가 없어서는 아닌 것 같고,

나 또한 종갓집 맏며느리인지라 그 기세에 눌려서가 아닐까 싶다.

 

난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청암부인이나 효원처럼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뭐, 그렇다고 책 속에 등장하는 다른 여인네들은 나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아마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세월이나 처지를 한탄할 새도 없이 그냥 그렇게 말라죽었을 것 같다.

 

2,

그런데,

오늘 아침 뉴스에서 '박찬주 대장 부인의 공관병 갑질'이라는 기사를 보고는 깜.놀.하고 말았는데,

'혼불'에 나오는 웬만한 시집살이보다 더하더라.

옛날의 시집살이야 시대적 상활과 형편이 그러하니 그렇다치더라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런 행동을 하는걸까.

옛날 시집살이는 시키는 사람이 먼저 알아야 부릴 수 있다고,

모범을 보였었는데,

대장 부인의 그것은 '갑질'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민망한 병적인것 같다.

아들도 있다는데,

대장 부인의 사람을 부리는 방식을 봐서는.

며느리감이 왔다가도 다 도망 갈 것 같은데,

아들은 장가가기도 힘들테니 몽달귀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음화화화~ㅅ!

 

3,

'혼불'을 사전에서 찾으면 이렇게 나와 있다.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 죽기 얼마 전에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크기는 종발만 하며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한다.

혼불이라고 했을땐 낯설었는데 도깨비불이라고 하니 익숙하다.

얼마전 봤던 텔레비전 드라마 '도깨비'의 푸르딩딩한 화면도 생각나는 것이, ㅋ~.

 

그날밤, 인월댁은 종가의 지붕 위로 훌렁 떠오르는 푸른 불덩어리를 보았다. 안채 쪽에서 솟아오른 그 불덩어리는 보름달만큼 크고 투명하였다. 그러나 달보다 더 투명하고 시리어 섬뜩하도록 푸른 빛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청암부인의 혼불이었다.(3권, 107쪽)

 

1권이 지나고 2,3권이 되어도 답답하거나 꿀꿀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이제와 읽으니 1,2권때는 안 보이던 새로운 덕목들이 보인다.

 

만17년동안 쓰인 대작인데 완성을 하지 못한 채로 생을 마감하셨다는데,

그 안에 녹아나는 삶은 아프고 눈물겹지만 아름답다.

결혼과 죽음을 하나의 의식으로 표현해내는 게 그러하고,

아름다운 우리말들과 사투리를 적재적소에 두루 사용하고,

거기에 운율을 살려 판소리의 가락처럼 여겨지는 것이 그러하다.

 

3권 말미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내외간의 정이란 것이 열 살 줄에는 몰라서 살고, 스물 줄에는 좋아서 살고 서른 줄에는 정신없이 살고, 마흔 줄에는 못 버려 살고, 쉬흔 줄에는 서로 가여워 살고, 예순 줄에는 등 긁어 줄 사람이 필요해 산다."고 하더라.(3권, 295쪽)

 

이 구절을 한마디로 줄이자면,

'같이 늙어간다' 정도가 아닐까.

 

직접 경험하한게 아니고,

책을 읽고 간접경험을 통해서인데도 이렇게 사무치는걸 보면,

이 작품이 대단하긴 한 것 같다.

 

책을 읽는것만으로도 까닭 모를 분노를 느끼고,

화를 주체할 수 없어하는 걸 보면,

이 책은 여름에 읽기엔 다소 무리이려나?

어디 계절에 관한 문제일까, 마음을 다스리기 나름이겠지~--;

 

'혼불' 다음엔 무엇이 좋을까.

이제 3권을 읽었을 뿐인데, 다음편이 기대되는게 아니라,

다음엔 어떤 책들을 읽어야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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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02 21:33   좋아요 0 | URL
《혼불》 완독하시면 다음 작품으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어떻습니까? ^^

양철나무꾼 2017-08-04 09:42   좋아요 0 | URL
케케켁~^^
그렇지 않아도 책표지가 이뻐서리~, ㅋ~.
제겐 아직 7권의 ‘혼불‘이 놓여있습니다.

단발머리 2017-08-02 20:33   좋아요 0 | URL
대단하십니다~~~ 대학다닐 때 학교 도서관에서 한 권씩 대출해가며 읽었던 기억이 어제일처럼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시집살이-몽달귀신 이야기 많이 재미있었어요~~ 웃을 일 아닌데... ㅠㅠ

양철나무꾼 2017-08-04 09:48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면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전 도서관과는 안 친한거 같아요.
가더라도 공부하는 곳으로만 생각했거나.

이젠 어디 가까운 도서관으로 천가방 들고 마실 다니고 싶어요~^^

전 말 그대로 신혼때,
시골만 내려가면 어머니가 찬밥에 물 말아 먹자시거나 누룽지만 먹자고 하셔서,
하루는 큰맘 먹고 다된 밥에 찬밥을 과감하게 섞어버렸어요.
˝어머니, 똑같이 나눠 먹어요~˝하고.
그때 황망해하시던 어머니 모습을 아직도 기억해요.

전 아마 책 속 시대에 들어가 살라고 하면 못 살고 콱 죽어버릴 것 같아요, ㅋ~.


2017-08-02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4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E-9 2017-08-03 02:29   좋아요 0 | URL
벌써 십 년도 더 된 일이지만, 저도 1권 읽다가 중간에 나가 떨어졌었죠. 그리고 지금까지 내내 그 상태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8-04 09:56   좋아요 0 | URL
헤르메스 님이야 말로 그것보다 더한 장편소설도 척척 읽어내시면서...믿기지가 않습니다~^^
님의 여러 리뷰들을 보면서, 독서목록을 정했던 저인데 말이죠~.
예를 들면 데이워치, 더스크워치, 나이트워치 시리즈나,
밀레니엄이나,
그밖에도 수많은 주옥같은 리뷰들이 있습죠~!^^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꾸벅~(__)

책읽는나무 2017-08-03 06:53   좋아요 0 | URL
전 6권인가?7권인가?에서 읽다가 멈춰버려 늘 다시 1권부터 읽어야겠다!!라고 생각만 해요^^
대하소설 읽으면서 중도 포기하지 않으려면 다른 책들에게 한 눈 팔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ㅜㅜ
실은 태백산맥도 6권인가?거기서 멈췄더랬죠~삼국지는 3권??ㅋㅋ
그래도 그 중 다시 시도하고픈 책은 혼불이네요^^
암튼, 응원합니다.완독하시길!!^^

양철나무꾼 2017-08-04 09:59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저도 태백산맥, 아리랑 따윈 읽었는지, 포기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네요~--;
삼국지는 중고딩때, 뭐가 그리 재밌다고 여름이면 빠져지냈던 기억이...

이젠 읽어봐야지 마음은 먹는데,
호흡이 점점 짧아지네요.

더운 여름 어떻게 잘 지내십니까?^^

잠자냥 2017-08-03 15:09   좋아요 0 | URL
다 읽으시면 완전 뿌듯할겁니다! ㅎㅎ

양철나무꾼 2017-08-04 09:59   좋아요 0 | URL
완전 뿌듯함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쇼코 2017-08-12 12:45   좋아요 1 | URL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폭염이니까 에어콘님 영접하면 책 읽어야 하고, 가끔 선선해지면 시원하니 책 읽기 좋으니 여름이 짱이네요. ㅎㅎ

그나저나 혼불, 대단하셔요. 대학때는 패기 남치게 대하소설 곧잘 읽었는데 요즘에 사는 게 쪼들려서 이래저래 핑계만 쌓아뒀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토지를 다시 정주행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양철나무꾼님 글 보니 용기가 납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7-08-16 18:02   좋아요 0 | URL
쇼코 님,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여름 휴가를 다녀오느라 댓글에 덧글이 늦었습니다.
토지, 정주행이라 좋은 걸요.
우리 같이 치어 업~해 보는 겁니다.
반갑습니다~^^
 

신준환 님의 '다시, 나무를 보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어 좋다고 설레발을 쳤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 년전이다. (==>링크)

요 며칠 그 책을 다시 읽었다.

 

 

 

 다시, 나무를 보다
 신준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읽으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것은 그때 그대로이다.

고은 시인이 추천사에서,

ㆍㆍㆍㆍㆍㆍ이 책은 깨달음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뒤늦게나마 철이 들었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치 나무 이야기가 나무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우주와 인생 그리고 자연의 철리에 오모하게 맞닿아 있다. 과연 나무의 세계가 진리의 세계였다.

 하나 더 지적할 바는, 이 책의 저자는 실로 높은 단계의 문장력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것이 틀림없다. 경의를 표한다.(5쪽)

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격하게 공감하겠다.

 

내게 고은 시인은,

'시가 당신의 내부에서도 오지만, 우주의 저끝에서 달려오기도 한다'고 했던 분으로 기억되는데,

우주와 내왕하고 소통하는 그런 분이,

나무와 내왕하고 소통하는 그런 분의 추천사를 쓴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고은 시인이 추천사에서 언급한 문장력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다시 읽으면서,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어떤 느낌적인 느낌'이 다가왔는데, (ㅋ~.)

뭐랄까 너무 빽빽하여 여백이 없는 느낌이 들었다.

숨이 막혔다.

 

몇 년전에 읽을 때는 나무와 비교해서 그려내는 삶의 통찰이 좋게 느껴져서,

문장에서 느껴지는 멋스러움이 좋아서 그밖의 것들은 보이지 않았었나 보다.

 

나무에 관한 지식이나,

나무 외적인 삶의 지혜나 깨달음은 훌륭하고 큰 울림을 주는데,

삶을 철학자들이나 철학이론들과 연결시키는 과정이 좀 억지스럽다.

아니 이 부분은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으니 차치하고,

도통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

 

예를 들자면,

우주적인 물질과 오랜 진화의 결과로 이루어진 내 몸을 지탱하는 심장도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결단적으로 뛴다. 더구나 심장의 박동은 규칙적인 것도 아니고 나의 생명의 순간순간을 반영하며 미묘한 파동의 차이를 울려댄다.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가을의 발자취를 재촉하면서 오란한 벌레 소리를 금방 이어낸다.(132쪽)

같은 부분을 보면,

문단 속에서의 어우러짐과 문장의 강조를 위해서 였겠지만,

심장이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결단적으로 뛴다는 말은 아이러니 컬하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한구절로 구렁이 담을 타고 넘는데 왜 필요한지 모르겠고,

하이데거나 헤겔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버거워 '헥헥~' 거리다보면 이번엔 들뢰즈이다.

 

자연을 잘 관찰하다 보면 영혼이 보인다. 나무의 상처는 폭풍과 번개의 영혼이라 많은 생명을 키운다.ㆍㆍㆍㆍㆍㆍ이것은 나무와 벌이 관계를 맺은 영혼이다. 나무는 태양과 대지가 관계를 맺은 영혼이지만, 오랫동안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를 견뎌내었고, 몇 번씩 찾아온 가뭄도 이겨내었기 때문에 나무에 달린 영혼은 많다.(142쪽)

이런 식이다.

 

그런가 하면 의도는 알겠지만 책 전체를 놓고 봤을때 일관성이 없지 싶었던 부분도 있다.

나무는 철을 아는 정도가 아니라 철을 앞서 삶을 엮어낸다. 나무는 겉으로 보기에 봄에 잎을 피우고 가을에 입을 떨어뜨리지만, 나무는 속으로 더 잘 안다. 봄이 오기 전에 이미 새순을 내밀고, 한여름이면 서둘러 나이테에 겨울 준비를 한다.(175쪽)

라고 해놓고는,

이렇게 딴지를 걸고 있는데,

이렇게 과격한 비교가 아니어도,

신준환 님 정도의 글솜씨면 얘기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살 한살 나이를 먹으며 느끼는 것은,

미사여구를 쓰지 않아도,

문장이 빽빽하게 들어차지 않더라도,

글은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고,

충분한 삶 뿐만 아니라 헐겁고 성긴 삶이어도 나름 의미와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호흡으로 쭈욱 이어 내달리는 긴 글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때론 짧은 글, 여백이 있는 문장들로도 생각을 얼마든지 확장시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밭일 1시간, 낮잠 2시간'이라는 책 속의 삶이 완전 부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밭일 1시간, 낮잠 2시간
츠바타 히데코.츠바타 슈이치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WILLSTYLE) / 2017년 7월

 

때로 때때로,

시시때때로,

귀촌을 꿈꾼다.

뭐, 거창하진 않다.

내가 꿈꿔왔던 삶이 단지 심플 라이프가 아니라 슬로 라이프라는 걸 깨달은 것이 얼마되지 않았다.

도를 구한다고 해서 누구나 도사가 될 수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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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7-07-27 03:47   좋아요 0 | URL
언급하신 두 책을 읽지 못했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은지는 알 것 같아요.
글을 읽고 보니 저도 늘 구도자의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도인은 언제 될 수 있나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7-07-27 14:25   좋아요 0 | URL
이힛, 감은빛님이다~^^
잘 지내셨어요?

님은 늘 현장에서 깨어있으시니,
길(道) 위에 있으시니,
이미 도인 아닌가요?^^

2017-07-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7-29 09:14   좋아요 1 | URL
저희는 고장난 것은 아니고,
이참에 업그레이드 하려던 것인데,
어젯밤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더라구요.
이렇게 이렇게 여름이 지나가려나 봅니다~^^

2017-07-28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7-29 09:26   좋아요 1 | URL
저 책은 그랬어요.
한 꼭지씩 아무렇게나 읽으면 완전 좋은데,
쭈욱 내달려 읽으면 여백이 없어 답답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호흡이 가빠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저도 예전 같지는 못한데,
이곳에서 버틸 수 있는 건,
한번씩 뵙게 되는 님 같은 분의 고마운 안부 때문인것 같아요.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2017-08-02 16: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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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1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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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18: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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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1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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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18: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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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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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장맛비가 내렸다.

우산을 받쳐 들어도 옷이 다 젖었고,

그렇게 마음도 젖어 들었다.

 

세상이 좋아질거라고들 했다.

세상이 좋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삶이 어떤 방향으로든 미미하게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단편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다.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전에 맹숭맹숭 끝나버리는 것 같아서 몰입이 안되고,

그러다보면 카타르시스나 여운을 즐길 수도 없다.

이 책은 단편집이지만,

얽히고 설켜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는 것이 장편 소설처럼도 읽힌다.

 

다 다른 내용들이지만 우리 주변의 일이고,

우리 주변에서 주인공 이름과 장소, 설정만 살짝 뒤바뀌어 일어나는 일들이라서,

하나의 장편소설로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다.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침묵의 미래'가 가장 좋았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여운이 오래 갔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선 '예의'를 이렇게 얘기한다.

  위안이 된 건 아니었다. 이해받는 느낌이 들었다거나 감동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시리로부터 당시 내 주위 인간들에게선 찾을 수 없던 한가지 특별한 자질을 발견했는데, 그건 다름아닌 '예의'였다. 내친김에 나는 그즈음 가장 궁금하던 것 중 하나를 물어보았다.

-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표정을 알 수 없는 시리의 캄캄한 얼굴 위로 지성인지 영혼인지 모를 파동이 희미하게 지나갔다. 시리는 무척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는 듯 인간에 대한 '포기'인지 '단념'인지 모를 반응을 보였다.

-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피식 웃음이 났다. 오랜만에 나온 소리였다. 나는 그 웃음에 편안함을 느꼈다. 적어도 그 순간 웃고 난 뒤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없었으니까.(238쪽, 어디로 가고 )

 

'예의'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과 의리'란다.

그런 예의를 핸드폰의 음성 인식 서비스에게서 느끼다니 아이러니컬하다.

인간이 아닌 폰에게서 인간을 느꼈다는 말처럼 여겨졌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몸부림을 치는 인간이기도 하지만,

관계가 버거워, 혼자 있는 게 편한 인간이기도 한가보다.

 

핸드폰의 음성인식 서비스에서 예의를 찾았다는 말이 아이러니컬 했던 이유는,

'예의'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면,

예의가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는 명제도 성립되어야 하니까 말이다.

 

살면서 때때로, 아니 아주 자주 '예의가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의 말만 따발총처럼 늘어놓는다.

스노우 볼의 유리벽처럼 보이지 않는 벽이나 담을 쌓아서,

자신을 타인들로부터 분리시키며 우월한 위치를 선점한듯 착각한다.

그게 구의 안쪽인지 바깥쪽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비롯함이냐, 말미암음으냐'처럼 입장을 바꾸는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자신이 속한 곳이 늘 우월하다.

 

하지만 우월한 위치가 만들어낸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착각이 사람을 반짝이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상의 어떤 순간들에,

자신이 가진 본래의 빛깔이 주변과 잘 어우러질때 빛난다.

휴대전화 속 부고를 떠올리며 문득 유리 볼 속 겨울을 생각했다. 볼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182쪽)

스노우 볼 안과 밖의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쪽이 온전한 것인지, 어느쪽이 따뜻한 세상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스노우볼 안과 밖, 같이 눈이 내리더라도 더하고 덜한 곳이 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온통 여름이어도 차이가 경계를 만들어낼테니까 말이다.

 

쓸모와 필요로만 이뤄진 공간은 이제 물렸다는 듯, 못생긴 물건들과 사는 건 지쳤다는 듯. 아내는 물건에서 기능을 뺀 나머지를, 삶에서 생활을 뺀 나머지를 갖고 싶어했다.(16쪽)

 

물건에서 기능을 빼면 물건이 차지하는 자리가 기본값으로 남는다.

삶에서 생활을 빼면 공허가 자리한다.

 

잔잔하고 섬세하다.

펼쳐지는 일상이 작위적이지 않고 적당한 온기가 흐른다.

내가 또는 상대방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긋나거나 누추한 쪽으로 흘러가 버리는 삶도 존재하게 마련이란걸 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암튼,

나는 이렇게 암울하고 그리하여 침잠하려 드는데,

'바깥은 여름'이라서 다행이다.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이라서 다행이다.

이 비가 그치면 훌훌 털어버리고 '여름의 한가운데'로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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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17: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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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4 0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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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4 1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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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4 16: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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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4 1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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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니, 18주년 당신의 구매 기록을 확인하란다.

책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심플하고 소박하게 살려고 노력한지가 제법된지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내용들이지만,

그래도 뭐, 심심풀이로 볼만했다.

 

다른 건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이건 좀 의아하고 놀라웠다.

 

난 월 평균 6권을 구매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월 평균 668권을 더 구매해야 은평구 1위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하면,

현재 은평구 1위는 월 평균 674권을 구매한다는 얘기이다.

1년이면 8천여권이 되는건데,

그걸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며, 구입비용은 어떻게 감당할까?

 

개인이 아니라 도서관이나 공공기관 따위의 구매 내역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과 단체를 한데 묶어서 통계를 낸다면,

기준이 모호해져 버리고,

그렇게 되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심심풀이로 보는 통계이지만, 기준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얘기여야 의욕이 생기고,

화이팅을 해보고 할텐데,

의욕도 생기지 않을뿐더러,

완전 의기소침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독서나 글쓰기를 가지고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되었는데,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독서나 글쓰기와 관련된 어떤 로망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뭐든지 잘해야 직성이 풀리고,

뒤지고는 못 사는 성질 머리 때문이었다고나 할까.

너무 내 자신을 잡아채고 들들 볶는 것 같아서 내려놓을려고 노력을 했고,

그리하여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구입하는 책들은 책읽기나 글쓰기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글쓰기에 관한 고민을 접은 이유가,

고민을 안 해도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니라,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도 그렇고 글쓰기 비법서를 봐도 그렇고,

글쓰기는 노력하는 시간과 강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에 어떤 글도 쓰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는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 있는 것 같고,

또 한가지 치열하고 절실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치열하고 절실하기는 커녕,

심심풀이 땅콩이니 실력이 늘 까닭이 없다.

 

 

 

 

 

 

 

한기호의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했었고,

금정연의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도 그렇게 구입한 책이다.

 

금정연은 예상외로 내게 위로가 되어주었는데, '생계형 글쓰기'라는 타이틀 부터가 그랬다.

난 글을 잘 쓸 능력 따위는 타고나지 않았으니,

목숨걸고 치열하고 절실하게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런 열성조차 갖지 못하였다는 반성으로 이어졌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지는 않겠지만,

작가와 공통 분모를 발견하게 되고,

심심한 위로가 되었다고나 할까.

서점에서 온 택배상자가 뜯기지도 않은채 쌓여 있다는 것이 내겐 큰 위로가 되었다.

 

분위기를 바꾸어,

그러고보면 내가 알라딘서재 이곳에서 꽤 오래 푼수짓을 해왔다.

꽤 오래전 이 분이 알라딘에 서재를 꾸리고 계실때,

이 분의 어떤 글에 '날으는 원더우먼'이라고 댓글을 달았었다.

자상하게 '나는'이라고 바라잡아 주셨던건 안 비밀이다, ㅋ~.

 

때문에 이분이 내는 책은 한권 한권 소중하게 아껴 읽게 되는데,

요번엔 이 책이다.

 

 

 

 만화 동사의 맛
 김영화 지음, 김정선 원작 /

 유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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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7-07-04 15:05   좋아요 2 | URL
저도 공감합니다. 저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월 290권을 더 사면 1위라는데... 도서관이나 단체가 구매하는 것과 개인이 구매하는 건 당연히 차이가 나겠죠.

제가 더 격하게 공감하는 건 글쓰기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ㅠㅠ 타고나야 하나 봅니다 ㅎㅎ (반성도 잘 안합니다 ㅠㅠ)

양철나무꾼 2017-07-04 15:38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글쓰기 문제는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책마저 구입 안하면 영영 뒤떨어져 버릴 것 같아 불안하고 그렇습니다.
전 그냥 꾸준함은 힘이 세디, 해가며 자위하고 있습니다.^^

AgalmA 2017-07-04 15:15   좋아요 1 | URL
제가 사는 동네 도서관 희망도서 검색엔진이 알라딘이에요. 다른 도서관도 그렇다면 저 숫자는 도서관일 확률이 높은데 그렇다면 좀 이상한 것이 저희 지역구 도서관이 여러 개인데 1위 도서관이 저보다 74권밖에 책을 더 안 산다는 건 말이 안됨-_-; 못해도 한 도서관에서 한 달 신착 도서가 2~300권이 넘어가거든요. 이거 영 갈피가 안 잡히네요ㅎ
그런데 어떻게 택배상자를 뜯지도 않을 수가 있죠. 일단 전 알라딘굿즈를 꺼내야 하기 때문에 황급히 뜯기 바쁨ㅋ;;

양철나무꾼 2017-07-04 15:44   좋아요 1 | URL
저는 도서관을 안 가봐서 세세한 내막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동네 도서관 검색엔진까지 알고 계시는 님, 칭찬합니다~^^

택배상자를 어떻게 뜯지 않냐고 하시면 할말이 없지만서도~,
저는 알라딘 굿즈 대신 마일리지로 책 한권을 더 구입하려~, 켁~~~!!!

전 알라딘 굿즈가 이쁘고 좋은데,
실생활에선 잘 사용 안하게 돼요~--;

세실 2017-07-04 15: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전 18년동안 거의 천오백만원어치 구입...그 돈을 모았다면 끙!
글쓰기는 타고난다에 한표!
쓰기는 하지만 잘쓰기는 어려워요. 특히 장문!
더위, 잘 보내시는거죠?

양철나무꾼 2017-07-04 15:49   좋아요 0 | URL
전 2010년부터 알라딘 서재 활동을 했는데 천팔백어쩌구가 나오더군요.
저 로또 1등 당첨 돼서 그돈으로 전부 책 사고 싶어요~ㅠ.ㅠ

저는 님처럼 깔끔하게 떨어지는 글쓰기도 좋아요~^^

부쩍 책이 더디 읽히는 걸 빼곤 그럭저럭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oren 2017-07-04 15:49   좋아요 2 | URL
저는 ‘더한 놈‘도 만났습니다.
˝월 평균 730권을 더 구매하시면 내년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1위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동네에 미친 놈 하나가 사는구먼.... 속으로 이랬더랬죠.

세실 2017-07-04 15: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7-07-04 15:53   좋아요 1 | URL
근데 한편으론, 우리 전부 다 조금씩 미친 것 같아요, ㅋㅋㅋ~.
이런 걸 이슈화한다는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비합리적이란걸 알면서,
한편으론 부러워하는거잖아요.

그런데, 일산동구는 저희 동네보다 ‘쫌 더‘ 강적입니다, 730권이라니요, 후덜덜입니다.

syo 2017-07-04 16:11   좋아요 1 | URL
만약 도서관이 아니라면, 그 괴물님들이 다 어디계신걸까요. 알라딘에서 떠르르하신 분들이 여기 다 댓글다시면서 자기 동네 괴물들 이야기하시는데, 정작 그 괴물님들 중 누구도 말이 없으니....

양철나무꾼 2017-07-05 14: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yo님, 반갑습니다.
떠르르하다는 표현이 좋아서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괴물은 도서관이나 공공기관 내지는 기업체, 도매업자 따위가 아닐까...소심한 추측을 해봅니다.

내지는,
그 많은 책들을 사들이고 읽느라 바빠서 소통을 못 하는 것일수도 있구요~^^

2017-07-04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5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7-07-04 17:24   좋아요 0 | URL
저는 월평균 4권을 구입한다면서요~1권을 더 구입하게 되면 알라딘 내 상위 1%가 된다더라구요.거기까진 그런가보다!!별 감흥이 없었는데 월 4권을 더 구입한다면 내년엔 우리동네에서 제가 1위를 할지도 모른다네요????
갑자기 그래??? 의욕이 급땡기더라구요ㅋㅋ
현재 수치는 292등인데 단박에 1위가 되는 것인가? 좀 이상한 것같긴 하던데 내가 사는 시에서 1위해보기!!! 좀 탐나더이다^^

양철나무꾼 2017-07-05 14:18   좋아요 0 | URL
님 정도가 되면 욕심 내볼만 할 것 같아요.

한달에 60권만 돼도 적금 들어야 할 판에,
668권이면 복권 당첨 말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근데 또 복권에 당첨 되어 책을 들이고 나면,
읽지도 못 하고 쌓아 놓는 걸 스트레스 받을 것 같습니다.
요 정도로 만족할 밖에요~^^

cyrus 2017-07-04 17:41   좋아요 0 | URL
알라딘 통계에 속아서도 믿어서도 안 됩니다.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7-07-05 14:23   좋아요 0 | URL
이런 통계 발표가 여러번이니 통계에 속아넘어가는 일은 없는데,
다만 개인 회원이랑 업자를 분리하여 통계를 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런데 이 통계가 쉬운 것도 아니더군요.
제가 사는 은평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은평구민이 50만이라는 사전 지식이 있어야 적어도 저런 자료가 도출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예요.
(근데 은평구민이 50만 이더라도 책을 사서 읽는 사람 몇 명 중 몇 퍼센트나 몇 위, 이런 기준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속닥~``))

푸른희망 2017-07-04 18:56   좋아요 1 | URL
댓글을 읽어보니 동네마다 미친 분들이 계신모양입니다~^^
저도 요새 읽고 쓰는 일이 조금 시들해지는 기간입니다.
대신 할일은 많으나 게으르게 늘어지고 있구요
나무꾼님이 오래오래 서재에 계시면 좋겠어요. 웃기기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나만 이상하지 않아 다행이기도하고...... 그런 얼굴 모르는 많은 분들이 제겐 책 보다 재산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7-05 14:28   좋아요 0 | URL
님, 완전 찌찌뽕이예요~^^
저도 좀 게으르고 늘어지는 요즘이었거든요.
제가 정겹고 살갑게 다가가는 스탈은 아닌데,
무심한듯 쿨하게 엉덩이 붙이고 한자리에 있는 거,
이건 자신 있습니다.

님은 그곳에서, 저는 이곳에서 (떡을 써는게 아니라,)
웃고 고개 끄덕여 가면서,
의지하여 책을 읽고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 2017-07-06 22:59   좋아요 0 | URL
너무 터무니가 없어서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더라구요.

개인이 한 달에 책을 600권 넘게 산다라...

예전에 산 책 택배상자를 뜯지도 않고서
또 뭔 신간이 나왔나 궁금해 하는 자신의
모습에 이건 또 뭐지 할 때가 많습니다.

양철나무꾼 2017-07-07 18:4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웬만한건 그냥 눈 질끈 감고 넘어가요.
수긍을 할 수 있건 없건 간에.

제가 아직도 수긍할 수 없는게 있는데, 마니아 제도예요.
어느 부분의 백 몇번째 마니아 이러고 뜨는데,
백 몇번째 라는 것부터가 마니아의 의미를 상실한 거잖아요.

오히려 저희동네 1위가 제가 어쩔 수 없는 600권대라는데 안도해요.
무모해서 하마터면 전의를 불태웠을 수도 있거든요~--;

재는재로 2017-07-07 13:27   좋아요 0 | URL
저도 공감가는게 근처 도서관에 책 신청하는데 물어본적있는데 사이트가 알라딘이더군요 개인이 560권은 어떻게 사고 보관도 읽을시간도 없는데 1위 탈환은 무리죠 그냥 읽고싶은 책만 사는게 현명한듯

양철나무꾼 2017-07-07 18:4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여러 인터넷 쇼핑몰이 있어도, 알라딘의 인지도가 높은가 봅니다.
저는 현실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책을 사게 되는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면 도서관을 이용하는게,
제일 이상적인 것 같아요.
그냥 소신껏, 제 맘 움직이는 대로 그렇게 그렇게 하고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