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니, 18주년 당신의 구매 기록을 확인하란다.
책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심플하고 소박하게 살려고 노력한지가 제법된지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내용들이지만,
그래도 뭐, 심심풀이로 볼만했다.
다른 건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이건 좀 의아하고 놀라웠다.
난 월 평균 6권을 구매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월 평균 668권을 더 구매해야 은평구 1위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하면,
현재 은평구 1위는 월 평균 674권을 구매한다는 얘기이다.
1년이면 8천여권이 되는건데,
그걸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며, 구입비용은 어떻게 감당할까?
개인이 아니라 도서관이나 공공기관 따위의 구매 내역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과 단체를 한데 묶어서 통계를 낸다면,
기준이 모호해져 버리고,
그렇게 되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심심풀이로 보는 통계이지만, 기준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얘기여야 의욕이 생기고,
화이팅을 해보고 할텐데,
의욕도 생기지 않을뿐더러,
완전 의기소침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독서나 글쓰기를 가지고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되었는데,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독서나 글쓰기와 관련된 어떤 로망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뭐든지 잘해야 직성이 풀리고,
뒤지고는 못 사는 성질 머리 때문이었다고나 할까.
너무 내 자신을 잡아채고 들들 볶는 것 같아서 내려놓을려고 노력을 했고,
그리하여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구입하는 책들은 책읽기나 글쓰기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글쓰기에 관한 고민을 접은 이유가,
고민을 안 해도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니라,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도 그렇고 글쓰기 비법서를 봐도 그렇고,
글쓰기는 노력하는 시간과 강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에 어떤 글도 쓰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는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 있는 것 같고,
또 한가지 치열하고 절실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치열하고 절실하기는 커녕,
심심풀이 땅콩이니 실력이 늘 까닭이 없다.
한기호의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했었고,
금정연의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도 그렇게 구입한 책이다.
금정연은 예상외로 내게 위로가 되어주었는데, '생계형 글쓰기'라는 타이틀 부터가 그랬다.
난 글을 잘 쓸 능력 따위는 타고나지 않았으니,
목숨걸고 치열하고 절실하게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런 열성조차 갖지 못하였다는 반성으로 이어졌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지는 않겠지만,
작가와 공통 분모를 발견하게 되고,
심심한 위로가 되었다고나 할까.
서점에서 온 택배상자가 뜯기지도 않은채 쌓여 있다는 것이 내겐 큰 위로가 되었다.
분위기를 바꾸어,
그러고보면 내가 알라딘서재 이곳에서 꽤 오래 푼수짓을 해왔다.
꽤 오래전 이 분이 알라딘에 서재를 꾸리고 계실때,
이 분의 어떤 글에 '날으는 원더우먼'이라고 댓글을 달았었다.
자상하게 '나는'이라고 바라잡아 주셨던건 안 비밀이다, ㅋ~.
때문에 이분이 내는 책은 한권 한권 소중하게 아껴 읽게 되는데,
요번엔 이 책이다.
만화 동사의 맛
김영화 지음, 김정선 원작 /
유유 / 2017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