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클라우/무페 논쟁'으로 유명한 샹탈 무페는 마르크스주의의 경제결정론을 비판하고 그람시의 헤게모니론을 받아들여 자신들(논쟁을 하면서도 라클라우와 무페는 지속적인 공동작업을 수행한다)의 '급진적 민주주의' 기획을 도출해낸다.

그들은 '사회'(구성체)를 그 요소들, 예컨대 자본, 이데올로기, 노동, 실천 등의 요소들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접합과정'으로 이해하고 마르크스주의에 내재하는 본질주의적 토대결정론을 비판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라클라우와 무페는 마르크스주의 정치학에서 다루는 계급투쟁이 실제로는 다양한 사회적 대립를 구성하는 하나의 층위일 뿐이며, '사회'(구성체)에는 다양한 투쟁들이 경합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한 사회의 변화/변혁이란 항상 '가능성의 (새로운) 장'이란 의미에서 열려 있으며, 그 열린 공간을 누가 어떻게 장악하느냐 하는 것 또한 항상 가능성의 장으로 열려 있다고 파악한다. 이러한 열린 가능성의 장에 새로운 접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헤게모니 투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여기서 그람시 헤게모니 개념의 전략적 의미가 도출된다.

이러한 이들의 이론적 정식화는 공저인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1985)에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는데, 번역은 김성기, 김해식 등에 의해 <사회변혁과 헤게모니>(1990, 터)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다. 당시의 시대분위기와 맞물려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 역시 당시 어떤 '갇힌 공간'에서 한창 그람시를 새롭게 읽고 있었기에 흥미롭게 보았던 책 가운데 하나였다.

아래는 <한겨레신문>에 실린 무페의 <정치적인 것의 귀환> 대한 서평이다. 그런데 솔직한 느낌으로는 너무 늦게 찾아온 손님 같다. 앞에서 언급한 <헤게모니와 사회전략>의 연장선 상에서 읽혀지고 다루어졌어야 할 책인데 말이다. 어쨌거나 <헤게모니와 사회전략>이 마르크스주의 정치학을 너머 새로운 급진적 민주주의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면, 이 책 <정치적인 것의 귀환>은 마르크스주의 정치학과 완전히 단절된 시각을 보여준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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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노예들이여, 정치로 돌아오라

고명섭 기자
출처 : <인터넷한겨레> 2007 1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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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접점을 찾다

고명섭 기자
출처 : <인터넷한겨레> 2007 1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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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7-12-08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좀 늦게 소개된 감이 있습니다. :-)

내오랜꿈 2007-12-08 17:46   좋아요 0 | URL
네에,, 아마 그때는 사회과학계 내에서 '(맑시즘에서) 너무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