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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의 스승님 1 - L Novel
미츠오카 요 지음, 김보미 옮김, 코즈믹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3권나온김에 몰아서 쓰는 리뷰.
일단 그림체가 동화책같이 분위기있어서 구매했던것 같다.
작가의말을 읽어보니 웹에서 연재하다가 종이책으로 낸 모양인데 뭐랄까 전체적으로 웹연재하다 온 소설들이 대부분 완성도가 높다. 알지도 못하는 이상한 상 타고 출판된 책들보다 훨씬 나은느낌(전부그런건 아니지만).
내용은 좀 신기하게도 용사가 마왕을 무찌른 이후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였다. 주인공이 용사님의 스승님이라는 역활로 나오는 윈 버드인데 사실 그냥 윈 버드와 용사인 레티시아 이 둘을 주인공으로 봐도 될듯하다. 기본적으론 이 둘이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게 주된 이야기인데 이것도 소설이 약간 현실적이라고 해야할까 기본내용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게 용사가 마왕을 무찌른 후의 세계의 부정적인 모습을 가식없이 보여준다. 부패한 국가 상층부와 용사를 이용만 하려는 귀족들, 노력하지만 여러 권력의 방해나 배신으로 인해 좌절하는 등장인물들 같은게 진행중 계속해서 나온다. 또 여러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매우 깊게 표현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 대부분이 깊은 절망이나 슬픔의 표현이라 소설의 전체적 분위기가 좀 무겁게 잡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이 점은 작가본인도 인지하고 계신지 후기에 적어놓을 정도.
이렇게 분위기가 무거운 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데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건 작가 특유의 완급조절이 적절해서 그랬던것 같다. 스토리 진행이 꽤나 진지하게 흘러가는 만큼 서브스토리나 기본 스토리 중간중간에 가벼운(특히 주인공 두명의 매력이 장난아니다.) 이야기들을 자주 끼워 넣으면서 소설이 무거운데도 지나친 긴장으로 질려하지 않게 적당한 템포를 유지해줬다.
스토리상으로 1권은 프롤로그+ 한걸음이다. 메인스토리는 아마 윈 버드(주인공)의 영웅담 + 연애담이 주된 내용일듯 싶은데 1권에서는 그걸 기준으로 과거의 이야기로 용사와 용사님의 스승님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려주고 최종적으론 메인스토리에 진입하기 위해 주인공을 그 진입하는 문에 딱 세워놓은 느낌이다.
또 읽다보면 세계관을 매우 꼼꼼하게 설정해놨다는걸 알 수 있는데 스토리 진행중엔 그리 많이 나오진 않지만 각 챕터가 끝날때마다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약간씩 나온다. 생각보다 정보가 많으니 스토리가 아니라고 뛰어넘으면 안될듯. 반면에 내용설계를 잘해놓은 책 치고는 떡밥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자잘한걸 눈치채지 못한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딱히 눈에 띄는건 별로 없는 느낌.
표현쪽에선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꽤나 많은데 특히 용사의 마왕 토벌중 장면과 나오는 심리묘사는 꽤나 심금을 울리는 느낌이 있다. 고독감이라는걸 글로써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다는게 매우 놀라울 정도.
이 책은 작가의 말을 보면 상당히 스토리 진행에 대한 힌트를 준다. 사실 분위기가 약간 무거운 소설이라 사실 걱정을 했는데(혹시나 새드엔딩일까 하고) 다행이 작가가 직접 해피엔딩이라고 보증해 주었다.
싫어하는 스타일인데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정말 재밌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