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좋은 동시 2023
안도현 외 지음, 홍성지 그림 / 상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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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좋은 동시 2023] 서평
권영상 김제곤 안도현 유강희 이안 외

상상의 동시집을 통해서 2023년 동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의 맑은 눈동자와 순수한 마음으로 잠시나마 돌아가고 싶어서 동시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상상의 [올해의 좋은 동시 2023]은 57편을 선정하였고, 25명의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동시를 읽다보면 그 시대의 트랜드가 녹아 있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세상 만물들의 이야기가 동시속에 담겨 있습니다

권영상 시인의 '외계인 코'

코는
먼 별에서 날아온
외계인이다.
두 개의 배기통을 달고
얼굴 한가운데에 쿵 불시착했다.
코에겐 별의 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은근히 콧대가 높다.
어리석은 행동을 보면 서슴잖고 코웃음을 친다.
심하면 콧방귀를 뀐다.
즐거울 땐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른다.
코는 자부심만 강한 게 아니다.
아픈 이야기를 들으면
코끝이 시큰거려 그만 눈물을 쏟는다.
코가 외계인이라는 흔적이 또 하나 있다.
놀면 코가 노래진다.
[본문에서]



코가 먼 별에서 날아 온 외계인이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얼굴에 다른 이목구비는 거의 평면에 가까운데 유독 코만이 우뚝 솟아있기 때문입니다.

코에겐 별의 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은근히 콧대가 높다고 합니다. 시인은 우뚝 솟은 코를 아주 유쾌하게 외계인에 은유를 했습니다. 유독 돌출한 코만은 외계행성에서 온 외계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리석은 행동을 보면 코웃음을 치고 콧방귀까지 뀐다고 합니다. 코에 관한 묘사를 절묘하게 동시로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즐거울 때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콧노래는 화가 날 때나 슬플때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또한 아픈 이야기를 들으면 코끝이 시큰거려서 눈물을 쏟는다고 합니다.

몇번을 읽어도 유쾌하고 엉뚱한 발상이 재미있습니다. 동시처럼 생각한다면 일상이 유쾌한 일들도 가득차지 않을까요?

송찬호 시인의 [비누]

비누가 단단히 토라졌다
굳어 있다
꽉 쥔 주먹 같다
이럴 땐 얼른 비누의 기분을 풀어 주어야 한다
물로 살살 달래며
손으로 비누를 비빈다
비누가 풀린다
벌써 거품이 인다
비누의 옆구리를 살짝 간질이니
비누가 깔깔 웃는다 (본문중에서)



송찬호 시인의 [비누]는 비누에게 생명을 주어서 하나의 개체로 인식을 하고 생명을 넣어 주었습니다. 마치 친한 친구처럼 비누를 대하는 시인의 다정한 마음이 엿보입니다

굳어있는 비누를 단단히 토라졌다고 표현하고, 단단히 토라진 비누의 기분을 물로 살살 풀어 주어야 한다고 하는 이 부분에서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사실 저도 한번 토라지면 좀처럼 풀리지가 않은 때가 있었습니다. '비누의 옆구리를 살짝 간질이니 비누가 깔깔 웃는다' 이 구절에서 우리의 일상에서 토라지고 하는 일들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시구절처럼 옆구리를 살짝 간질여서 비누처럼 깔깔 웃는다면 세상이 밝아지지 않을까요?

토라지고 화가 날때 이 구절을 떠올려야 겠습니다. 그러면 잠시 비누처럼 깔깔거리면서 한순간 잊어버릴것 같습니다. 동시는 힘이 들 때, 마음이 허전할 때,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그리울 때, 찾아서 읽습니다

콘크리트의 회색빛처럼 차가운 세상속에서 어린아이의 깔깔거리는 순수함을 느끼고 싶지 않으신가요?

아무 생각없이 동시를 읽으면서 배실배실 미소짓고 싶지 않으신가요?

동시는 어두운 마음에 한줄기 빛을 비추어주는 반딧불과 같습니다.

한마리의 반딧불의 불은 작고 약하지만, 여러마리의 반딧불의 불은 어둠을 밝혀 빛을 내어주니까요.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감성이 그리우면 동시를 읽어보세요. 동시는 아이로 만들어주는 매개체입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sangsangbookclub

#올해의좋은동시2023 #상상 #상상동시 #동시추천 #동시 #책추천 #상상도서 #좋은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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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상상 동시집 3
하청호 지음, 윤대라 그림 / 상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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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서평
하청호 시/윤대라 그림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나에게는
우체국 하나 있네

매일매일
소식을 받고
편지도 보내네

세상 곳곳의
얘기들이
우체국에 들어오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아-메일'
나에게는 나만의
우체국 하나 있네



요즘같은 정보화 시대에 메일이나 문자가 아닌 손편지를 써서 보낼 우체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이 떠오릅니다. 20대에 펜팔로 편지도 보내고 국국들에게 위문편지도 보내던 시절이 있었어요.

어떻게 멋진 문구로 글을 적어야 할지 생각만 한시간, 두시간이 흐를때도 있고, 그러다가 밤을 꼴딱 새는 날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뭐가 그리 중요했는지 말입니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우체통이 편지만 전해 주는게 아니라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마저 전해준다니 그런 우체통이 저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밥꽃]
그릇에
소복이 담긴 쌀밥
꽃더미 같다
하얀 밥꽃

밥꽃의 향기
솔솔 피어난다

나는 꽃잎을 먹듯
밥을 먹는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꽃밥 향기

시인은 사기 그릇에 소복이 담긴 밥을 꽃에 비유해서 밥꽃이라 표현을 하였어요. 갓지은 쌀밥은 윤기가 자르르한 게 너무나 이뻐서 꽃밥이라는 착각이 들것 같아요. 가끔은 이쁜 쌀밥을 손으로 가만히 만져 볼때가 있어요.

'꽃잎을 먹듯 밥을 먹는다'

꽃잎을 먹듯이 밥을 먹는다니 시인은 꽃을 정말로 사랑하나 봅니다. 예전에 꽃밥을 먹은적이 있는데요. 꽃은 눈으로 본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손이 쉽게 가지를 않았어요.

아름다운 동시를 만나면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어요. 마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밥 먹을때 이제 밥꽃'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먹어볼래요.



[소리폭포]에서 여름날 매앰 매앰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매미소리를 소리폭포를 맞는다는 표현으로 시인은 미화를 하셨어요. 어릴적 고향집은 앞산이 환히 보이는 산아래에 있어서 여름이면 매미소리에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가 시끄러웠습니다.

저는 " 어휴 저 놈의 매미소리 시끄러워 못살겠다"

라고 말하면 엄마는 몇일 살지도 못한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말해요.

특히 동네 큰 나무 아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엔 어김없이 매미들이 떼로 몰려와서 매앰매앰 시끄럽게 울어대서 말소리가 매미소리에 묻힐 때가 많았습니다. 매미소리가 요란해지면 그날은 해가 쨍쨍한 날이라는 말도 있었어요

'무더운 날 느티나무 아래에서 소리폭포를 맞는다'

몇번을 읽어도 시원해지는 장면입니다. 순간 시끄러운 매미소리는 사라지고 뽀얗고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너도 나도 윗옷을 벗고 앉아 소리폭포를 맞는다'

소리폭포를 맞는 순간 더위는 쏘옥 잊어 버리고 청량감이 온 몸에 느껴집니다. 여기에 시원한 수박 한조각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겠어요.



이 장면은 여름철 시골집 동네 어귀의 평상에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요. 아마도 시인의 기억속이나 생활속의 잔상이 동시에 투영된것 같아요. 요즘같이 여름의 끝자락에 저녁마다 마을 평상에 옹기종기 모여서 어르신들은 부채질을 하고, 찐 옥수수며, 찐 고구마를 나눠 먹었던 그 시절이 그리웁네요.

고향 생각이 절로나는 동시입니다. 매미생각은 잊어 버리고 정겨운 고향 내음이 나네요. 하청호 시인의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고향이 생각나고, 할머니가 생각나고 어릴적 고향친구들이 생각나는 동시입니다.

구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아픈 배를 만져주는 엄마의 약손처럼 느껴집니다. 도심에서는 느낄수 없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들이 오롯이 녹아 있습니다. 이 동시를 읽으면 누구나 고향생각이 저절로 나고, 고향의 푸근한 장면들이 떠오를 겁니다. 오랜만에 편안한 동시를 감상했습니다.

꾸미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자연이야말로 가장 친숙하고 멋진 동시의 소재라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청호 시인의 동시는 엄마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스한 정겨움이 있습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sangsangbookclub

#나에게우체국하나있네 #하청호시인 #윤대라화가 #시스타그램 #동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상상동시집 #동시추천 #상상 #출판그룹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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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화장지 - 제2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 동시야 놀자 17
문근영 지음, 밤코 그림 / 비룡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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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화장지] 서평
문근영 시/ 밤코 그림


[두루마리 화장지]

처음엔
살살살 풀리더니

끝 무렵엔
다라라락 풀린다

젖 먹던 힘 다해
스퍼트하는

마라톤 선수처럼

[본문중에서]

"처음엔
살살살 풀리더니"

두루마리 화장지가 새거일 때는 화장지가 가득 말려 있어서 그 무게때문에 스르륵 풀리지가 않고 살살살 풀립니다. 손으로 잡아 당겨야 어느 정도 도르륵하고 풀립니다

"끝 무렵엔
다라라락 풀린다"


심지 가까이에 화장지가 얼마 남지 않았을땐 결승전을 향해 마지막 힘을 다해서 달려가는 마라톤 선수처럼, 다라라락 소리가 나면서 풀려요. 다라라락 소리를 들으면 괜히 마음이 불안하거든요. 문근영 시인의 세심한 관찰력이 유쾌한 동시로 만드셔서 한번 더 두루마리 화장지를 바라봤어요. 여기에 밤코 작가님의 그림이 재미를 더해주어서 읽는동안 명랑만화를 보는듯한 착각마저 들었어요


[앞니 빠진 날] 이 동시를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어린시절에 이가 빠지면 아빠는 지붕위에 던지면서 "까치야 헌 이빨은 니주고 새 이빨은 내 도라"하면서 아빠가 주문처럼 외던 기억이 납니다

"앞니를 뽑고
집에 오니

엄마가

오늘
귀한 손님 오시려나 보네
한다

대문
활짝 열어 놓았다고
놀리면서"

안그래도 앞니가 빠져서 속상한데 엄마가 대문 활짝 열어 놓았다, 귀한 손님이 오시려나 본다고 놀려대니 아이는 얼마나 속상하고 약올랐을까요. 빠진 앞니에 옥수수 알갱이를 끼워서 하던 놀이도 생각이 나고, 물 마시면 물이 앞니로 흘러 내리던 기억도 납니다.

그림이 명랑만화같은 느낌이 나서 볼때마다 유쾌하고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림만의 갖는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재미있는 동시에 재치있는 그림이 더해져서 까르르르 웃음을 선사해줍니다


"좀

좀도둑
좀생이처럼
붙여 썼을 땐

좀이
참 없어 보였는데

좀 빨리
좀 세게
좀 높이처럼
띄어 썼을 땐

꽤 있어 보인다
같은 좀이라도"

좀이라는 단어의 뜻이 "약간, 적은 양을 뜻하는 단어"라고 나오는데요. 뒤에 어떤 단어가 붙느냐에 따라서 그 단어를 따라 해석이 되네요. 좀도둑, 좀생이..그런데 좀 빨리, 좀 세게, 좀 높이에게 좀을 붙이니까 좀 있어보이네요.


저희 집에 찾아오는 좀뒤영벌과 오늘 산책하면서 보았던 보랏빛 열매가 맺히는 좀작살나무가 떠오르네요. 경상도에선 사투리로 ''좀'이라는 단어가 제발이란 뜻을 담고 있어요. 더 세게 발음하면 '쫌"이 되죠.


문근영 시인의 동시집은 밝고 명랑한 느낌이 가득하다는게 느껴져요. 그리고 건강한 즐거움이 함께 실려 있어서 읽을때마다 밝고 생기 넘치는 기운이 느껴져요 섬세한 관찰력을 통해서 기발하고 통통튀는 어휘력으로 만든 동시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사고의 다양성을 알게 해줍니다. 늘 보는 사물인데도 어떻게 사고하고 관찰하는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이 되고, 보이니까요.


비룡소 동시문학상 수상작다운 재기 발랄한 작품이었습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birb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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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 - 제14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 상상 동시집 20
문봄 지음, 홍성지 그림 / 상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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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 서평
문봄 시
홍성지 그림

문봄 시인의 [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는 다른 동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물에게도 인격을 주어 인격화를 했다. 그리고 영어의 알파벳과 한글의 자음에서 보여지는 형상과 느낌을 재치있게 동시로 표현하였다


<초록 달>
'한밤중에 거실에서
엄마 폰 아빠 폰 내 폰
나란히 앉아 야식을 먹는다

멀티탭 3구 밥상에
기다란 빨대를 꽂아
따듯한 전기를 쭉쭉 빨아 먹는다'

읽기만 해도 빙그레 웃음이 나오는 동시이다.
한밤중에 출출해서 거실에서 야식을 먹는 모습을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것으로 재미있게 비유를 했다.


<먹통>

'주인님 주머니에서 떨어짐시로
한 바쿠 휭 돌아부렀당께
액정이 깨져부러서 앞이 컴컴해야
이래 봬도 나가 최신 폰인디
귀가 멍멍해븡께 암것도 안 들려야
입이 얼얼해븡께 말문이 맥혀븐다야
오메, 어째야 쓰까이!
바닥에 눠 있을랑께 뒷덜미 욱신욱신해부러
써비스 센터로 언능 가 봐야제
아따, 주인님은 어디로 갔으까이?
해 떨어지기 전에 날 찾을란가'

<먹통>은 몇번을 소리내어 따라서 읽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흔한 소재를 구수한 사투리로 더욱 익살스럽게 스마트폰의 심정을 나타내었다. 휴대폰이 떨어지면 주인보다 폰의 심정이 더 안타깝고 애통하리란 걸 한번도 생각 못했는데, 그동안 함부로 다루었던 핸드폰에게 미안해지는 동시였다


<버스에 탄 수박>
'....
쩌어억, 배가 드러난 수박
이거 아주 체면이 말이 아니야
무릎까지 깨진 수박은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 수가 없어
실웃음을 헤실헤실 흘렸네'

버스안에서 수박이 바닥으로 굴러서 쩌억 갈라졌는데, '쩌억 배가 드러난 수박'이라고 표현을 하였다. 배가 드러난 수박이 얼마나 난처하고 황당했을까? 입을 다물수도 없고 그래서 실웃음만 헤실헤실 흘렸다고 하는데, 그 장면이 연상이 되면서 나도 실웃음을 헤실헤실 웃었다


<와글와글 자음 교실>
'이응이 거울 앞에 서
모자를 써


시옷도 모자챙을 돌리며


미음은 샘이 나
뿔이 나


디귿이 두더지처럼 드르륵
뒷문 열고 나타나자

.....'

한글의 자음을 의인화시켜서 자음이 가지고 있는 모양에서 나오는 의미를 재미있게 동시로 표현하였다. 이응은 꾸미기 좋아하고, 시옷은 뽐내기를 좋아하고,

'디귿이 두더지처럼 드르륵
뒷문 열고 나타나자 ㄷ'
이 장면은 디긋이 악동처럼 느껴졌다

'온몸을 뒤틀며 웃던 리을
방귀가 빠방 빠방
ㄹ'
이 장면에서 한참을 배꼽을 부여잡고 웃었다. 리을의 모양은 우리 몸의 장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온 몸을 뒤틀며 웃다가 방귀가 빠방 빠방하고 나왔으니 그 소리가 얼마나 컸을까? 자연스레 상상이 되어서 냄새까지 맡는 상상을 했다


<걱정 종이>를 읽고 종이에 현재 머리 아픈 걱정을 적어서 가위를 꺼내기는 싫어서, 손으로 마구마구 구겼다. 그래도 걱정이 사라지지 않아서 구겼던 종이를 다시 펴서, 다시한번 구겨서 쓰레기통에 통하고 던져 버렸다. 그랬더니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걱정이 찾아오면 15층 계단 오르내리기를 네 번만 하라고 하는데, 전 차마 그럴 자신이 없어서 걱정을 적은 종이를 구겼다가, 쓰레기통에 넣는걸로 반복한다. 문봄 시인은 걱정이란 쓸데없는 것이라고 암시를 주는 것 같다

걱정해서 해결 될 일이라면 걱정을 하고, 해결되지 않는 일이라면 걱정을 멈추어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짜릿하면서도 통쾌한 기분까지 느끼게 해주는 <걱정 종이>는 고민이 있을 때마다 읽으면 고민이 사라질 것 같다

문봄 시인은 동시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은 소재들인 사물과 알파벳, 한글의 자음을 사용한 것과 , '플라스틱 파워', '내 이름은 쿠드랴프카', '천 마일의 장례식', '검은 비닐봉지', 에서 시사적인 문제를 꼬집어서, 지구의 환경이 점점 인간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는 모습을 알려주고 있다.

이 동시는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공감이 되는 소재를 사용하여, 유쾌한 웃음까지 발산되는 흥미로운 동시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시사성까지 담고 있어서 모든 연령층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위 서평은 문봄시인에게서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sandsangbookclub
@phondromeda


#폰드로메다별에서오는텔레파시 #문봄시인 #홍성지화가 #시스타그램 #동시 #그림책 #상상 #상상동시집 #어린이책 #동시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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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말 상상 동시집 6
곽해룡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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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가까이 오면
깨물어 버릴 거야!

처마가 드러낸
뾰족한 이빨을 보고
겨울 추위가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가까이 오면
할퀴어 버릴 거야!

처마가 드러낸
뾰족한 발톱을 보고
겨울 추위가
우리 집을 비켜 간다'


곽해룡 시인이 추운 겨울이 얼마나 싫었으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겨울 추위를 고드름이 할퀴어 버린다고 하고, 가까이 오면 깨물어 버린다고 한다. 추위와 고드름이 한판 싸움이라도 일어날 기세이지만 결국 고드름이 승리했다

<따뜻한 색깔>에서 '따뜻한 색깔은 추울수록 잘 보인다'는 어릴적 혹독한 추위속에서 입김을 호하고 불면 뽀오얀 입김이 몽글몽글 피어나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따스한 감성이 느끼게 되는 표현이다


<홀쭉해진 양파>는 빵빵했던 양파가 홀쭉해져서 그 속에서 싹이 자라고 있는 모습을 할머니가 골라내고 있는데, 홀쭉해진 양파가 할머니의 가슴에도 두개가 있다고 넌즈시 표현한다. 홀쭉해진 양파를 보면 속상한데, 할머니의 홀쭉한 가슴은 더 속상하게 만든다

<장미>
'보기만 해

만지면 다쳐'

<장미>는 가시가 있는 아름다운 꽃인데, 만지면 다진다고 보기만 하라고 장미가 오히려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이는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인간들에게 보기만 하고 만지지 말라는 경고의 메세지이기도 하다. 자연은 그대로 둔 상태가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존재이다


<말랑말랑한 말>

''말랑말랑한 갯벌을
폭폭 빠지며 걷다가
발자국 보며 되돌아오는데
내 발에 밟혔다가
몸 추스르는 게 한 마리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하다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납작하게 눌렸다가도
내 마음 다시 추스를 수 있었던 건
말랑말랑한 친구들의 말들이
갯벌처럼 나를
감싸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납작하게 눌렀다가도' 에서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마음이 상하고 속상할 때가 있다. 그런데 말랑말랑한 친구의 말들이 갯벌처럼 나를 감싸 주었기에 마음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내게도 ''말랑말랑한 친구의 말'을 한번 생각해 보았다. 마음이 상한 말에 말랑말랑한 친구의 말은 따듯하게 내마음을 보듬어주고,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갯벌처럼 나를 감싸주었다는 표현은 곽해룡 시인의 환경에서 오는 작가의 감성과 느낌을 자연물에 비유해 표현을 하였다


곽해룡 시인은 일상속에서 친숙한 소재들을 작가만의 감성으로 해석하여 동시로 표현을 하였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연 친화적인 표현들을 동시에 녹아 넣었다. 아이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하고 공감되는 소재여서 편안하면서도 자연물을 비유한 동시 표현을 읽으면서 작가님처럼 사물을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엄마랑 함께 이 동시를 읽으면 너무 재미있을것 같다.

위 서평은 상상출판으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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