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
최백규 엮음 / &(앤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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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 서평
최백규 엮음

최백규 시인은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창작동인 '뿔' 로 활동중입니다. 파란 수국이 그려져 있는 표지를 펼치면 수국의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름날에 피는 수국은 수줍은 소녀의 모습같기도 하고, 첫사랑에 설레는 연인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가 나왔을 때 모든 여인들은 풀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풀꽃이 된 자신을 오래 바라봐주기를 사랑스럽게 말해주기를 은근히 바래었습니다. 풀꽃도 사람도 오래 바라봐주고 표현해주어야 관계가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최태규 시인은 함께 별을 보러 간 기억과 파도소리 들리던 바닷가에서 보았던 별을 떠올립니다.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을 가리키며 이름을 불러보았다고 해요. 옆에서 별빛처럼 환하게 웃던 그대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풀꽃처럼 사랑스러웠다고 합니다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에 나오는 시들은 익숙한 시도 있었고, 처음으로 읽는 시도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때 국어시간에 공부했던 그때는 시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오늘 다시 읽어보니 시인이 얘기하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알것 같습니다


이정하 시인의 [낮은 곳으로]에서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 구절은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밀려오는 물에 잠겨 죽어도 좋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무엇이든지 다 핑크색으로 보입니다. 최백규 시인은 물처럼 밀려오라고, 내가 그대를 데리러 가겠다는 다정한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의 이 시를 참 좋아합니다. 나는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매순간 그것이 사랑이든, 무엇이든 열정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보자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최근에 열병을 앓았다는 최백규 시인은 평소 챙기지 못한 것들이 하나씩 밟히기 시작했고, 열병을 앓고 나서야 그 방향을 조금 알 것 같다고 해요.


[호수1]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정지용 시인은 현대시의 선구자이자 절제된 언어로 표현을 하는데요. 가곡인 '향수'를 짓기도 했습니다. 보고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너른 호수같다고 할까요? 그 마음이 너무 커서 두눈으로 보기에는 감당이 안되니 눈을 감을수 밖에 없다고 표현합니다.

최백규 시인은 다른 시인의 시에 사랑하는 이를 대하듯 그 느낌과 감상을 적었습니다. 그대의 여름에 말간 얼굴을 하고 호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아무 곳에도 갈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알아!] 원태연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이 시는 너무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마치 속을 들켜버린 심정이라고 할까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속내가 훤히 얼굴에 드러나잖아요. 거짓말로 둘러대도 이미 다 알아채는 상대방이 가끔 미울때도 있습니다. 최백규 시인은 그대가 좋아하던 수국을 내놓은 꽃집에서 머뭇거리고, 버스타고 자주 가던 곳에 정차할때, 함께 한 순간 순간들을 생각하며 그리운 이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은 바람과 같아서 살랑살랑 움직임이 이는 곳으로 움직이거든요. 아름다운 시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시처럼 움직였다가, 빗소리에 잠시 마음의 창문을 닫았습니다.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는 처음으로 대하는 시집의 형태라서 새롭기도 하고, 다른 시인들의 시에 공감하면서 그 시를 저만의 시각으로 다시 재해석하게 됩니다.

처음 읽어보는 시도 있어서 비어있는 시간에는 시를 읽어야 겠습니다. 딱딱하게 굳어있는 저의 심장을 말랑말랑하게 녹여주고, 가을비처럼 촉촉하게 적셔 줍니다. 가을에는 시집 한권 읽어 보세요.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brillano_le_stelle
@singpoet
@nexus_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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