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상상 동시집 3
하청호 지음, 윤대라 그림 / 상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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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서평
하청호 시/윤대라 그림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나에게는
우체국 하나 있네

매일매일
소식을 받고
편지도 보내네

세상 곳곳의
얘기들이
우체국에 들어오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아-메일'
나에게는 나만의
우체국 하나 있네



요즘같은 정보화 시대에 메일이나 문자가 아닌 손편지를 써서 보낼 우체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이 떠오릅니다. 20대에 펜팔로 편지도 보내고 국국들에게 위문편지도 보내던 시절이 있었어요.

어떻게 멋진 문구로 글을 적어야 할지 생각만 한시간, 두시간이 흐를때도 있고, 그러다가 밤을 꼴딱 새는 날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뭐가 그리 중요했는지 말입니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우체통이 편지만 전해 주는게 아니라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마저 전해준다니 그런 우체통이 저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밥꽃]
그릇에
소복이 담긴 쌀밥
꽃더미 같다
하얀 밥꽃

밥꽃의 향기
솔솔 피어난다

나는 꽃잎을 먹듯
밥을 먹는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꽃밥 향기

시인은 사기 그릇에 소복이 담긴 밥을 꽃에 비유해서 밥꽃이라 표현을 하였어요. 갓지은 쌀밥은 윤기가 자르르한 게 너무나 이뻐서 꽃밥이라는 착각이 들것 같아요. 가끔은 이쁜 쌀밥을 손으로 가만히 만져 볼때가 있어요.

'꽃잎을 먹듯 밥을 먹는다'

꽃잎을 먹듯이 밥을 먹는다니 시인은 꽃을 정말로 사랑하나 봅니다. 예전에 꽃밥을 먹은적이 있는데요. 꽃은 눈으로 본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손이 쉽게 가지를 않았어요.

아름다운 동시를 만나면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어요. 마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밥 먹을때 이제 밥꽃'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먹어볼래요.



[소리폭포]에서 여름날 매앰 매앰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매미소리를 소리폭포를 맞는다는 표현으로 시인은 미화를 하셨어요. 어릴적 고향집은 앞산이 환히 보이는 산아래에 있어서 여름이면 매미소리에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가 시끄러웠습니다.

저는 " 어휴 저 놈의 매미소리 시끄러워 못살겠다"

라고 말하면 엄마는 몇일 살지도 못한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말해요.

특히 동네 큰 나무 아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엔 어김없이 매미들이 떼로 몰려와서 매앰매앰 시끄럽게 울어대서 말소리가 매미소리에 묻힐 때가 많았습니다. 매미소리가 요란해지면 그날은 해가 쨍쨍한 날이라는 말도 있었어요

'무더운 날 느티나무 아래에서 소리폭포를 맞는다'

몇번을 읽어도 시원해지는 장면입니다. 순간 시끄러운 매미소리는 사라지고 뽀얗고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너도 나도 윗옷을 벗고 앉아 소리폭포를 맞는다'

소리폭포를 맞는 순간 더위는 쏘옥 잊어 버리고 청량감이 온 몸에 느껴집니다. 여기에 시원한 수박 한조각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겠어요.



이 장면은 여름철 시골집 동네 어귀의 평상에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요. 아마도 시인의 기억속이나 생활속의 잔상이 동시에 투영된것 같아요. 요즘같이 여름의 끝자락에 저녁마다 마을 평상에 옹기종기 모여서 어르신들은 부채질을 하고, 찐 옥수수며, 찐 고구마를 나눠 먹었던 그 시절이 그리웁네요.

고향 생각이 절로나는 동시입니다. 매미생각은 잊어 버리고 정겨운 고향 내음이 나네요. 하청호 시인의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고향이 생각나고, 할머니가 생각나고 어릴적 고향친구들이 생각나는 동시입니다.

구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아픈 배를 만져주는 엄마의 약손처럼 느껴집니다. 도심에서는 느낄수 없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들이 오롯이 녹아 있습니다. 이 동시를 읽으면 누구나 고향생각이 저절로 나고, 고향의 푸근한 장면들이 떠오를 겁니다. 오랜만에 편안한 동시를 감상했습니다.

꾸미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자연이야말로 가장 친숙하고 멋진 동시의 소재라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청호 시인의 동시는 엄마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스한 정겨움이 있습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sangsangbook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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