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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의 우리 나무 - 109가지 우리 곁 나무와 친해지는 첫걸음
박상진 지음 / 눌와 / 2023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궁궐의 우리 나무] 서평
박상진 지음
519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일주일동안 읽기가 참 어려웠다. 식물집사인 난 [궁궐의 우리 나무]를 알게 된다는 것에 왠지모를 애국심(?)이 생겼다
109가지의 궁궐에 있는 나무는 토종 식물도 있지만, 외래종도 몇몇 있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의 우리 나무를 보면서 나무의 쓰임과 역사까지 알게되니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조선왕조의 다섯 궁궐중 대표 궁궐인 경복궁에서 인상적인 나무 몇그루를 소개해본다. 학명이 코레아나(koreana)란 단어가 들어가 있어 토종 우리나무인 '매자나무'이다. 매자나무의 뿌리를 노란 물을 들이는 데 사용하였고, 일본인들은 매자나무 잎이나 삶은 물을 안약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세종대왕과 성종이 앵두를 무척 좋아했다. 앵두는 모든 과실 가운데서 가장 먼저 익기 때문에 제물로 귀하게 여겼다. 버드나무는 가장 흔하고 널리 쓰였던 나무인데, 버드나무의 쓴맛을 내는 성분을 바이엘사는 아스피린을 만들었다
쉬나무는 밤을 환히 밝히는 등유를 얻는 나무로 인기가 높았다. 조선시대 양반이 이사갈 때 쉬나무와 회화나무 씨앗은 반드시 가져갈 정도였다
창덕궁의 우리 나무에서 가슴 아픈 나무가 있다.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그날의 현장에 서 있었던 선인문앞 금천 옆의 회화나무다. 줄기가 휘고 비틀리고 속까지 비어있다. 속이 썩어문드러졌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창경궁의 우리 나무중 복사나무는 안견이 안평대군의 꿈을 듣고 사흘만에 <몽유도원도>를 그렸다. 그림의 소재로선 인기가 좋았으나 복숭아는 귀신이 도망갈까봐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과일이다
우리의 나무 문화를 '소나무 문화'라고 하는데, 기록에는 많지 않다. 조선 개국과 함께 소나무가 많이 쓰였다. 백두대간 줄기를 타고 달리면 금강산에서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는 금강송, 금강소나무라 한다
속리산 법주사의 정이품송, 경북 구미 독동리의 반송, 경북 청도 동산리의 처진소나무, 제주도 산천단에 곰솔이 천연기념물이다
오갈피나무는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실린 특산 약용식물이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을 인용하면 '오가피는 최고급 영약이며 술을 만들면 크게 몸을 보하고 차처럼 끓여 먹어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p386)
덕수궁의 우리 나무 중 잣나무는 북한지방에서 자라는 특산나무로 코리안파인(Korean pine)이라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잣을 '해송자라 하며 피부를 윤기 나게 하고 오장을 좋게 하며, 허약하고 여위어 기운이 없는 것을 보한다'고 밝혀두었다(p433)
자두나무는 오얏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이씨의 나무인데, 신라 말 도선국사는 <도선비기>에서 500년 뒤 오얏, 이씨 성을 가진 왕조가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했다. 1900년 발행한 우표들은 오얏꽃이 주로 들어가 이화우표라 불렸다.
모란은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조지훈의 시 <고사>등 예부터 시의 소재로 많이 사용했다. 모란은 선덕여왕의 일화로 유명한데, 당태종이 그린 모란꽃 그림을 보내자 그림을 본 선덕여왕이 "이 꽃은 반드시 향기가 없을 것이다" 고 했다. 신하가 어떻게 알았느냐고 했더니 꽃 그림에 나비가 없어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고 했다
옛부터 탐스럽고 화려한 모란꽃을 아름다운 여인과 비교했고, 모든 꽃의 왕이며 부귀의 상징으로 인식했다. 모란도는 왕실의 장식화나 혼례용 병풍으로 쓰이고 고려청자 상감과 분청사기의 꽃무늬, 나전칠기의 모란당초, 모란꽃 수놓은 꽃방석, 기와 마구리의 꽃무니, 화문석의 밑그림까지 모란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궁궐에 자라는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라 긴긴 세월동안 한 자리를 지키면서 온갖 풍상을 다 겪은 산 증인이다. 어렵지않고 쉬운 언어로 설명을 하여 누구나 궁궐의 우리 나무가 알고 싶으면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역사기행을 전국을 돌면서 몇년이나 다녔지만 나무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다음 궁궐을 방문할 때는 우리 나무들이 더 살갑게 다가올 것이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nulwa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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