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과 망상 - 어느 인턴의 정신병동 이야기
무거 지음, 박미진 옮김 / 호루스의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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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몽과 망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소설을 다 읽고나서 복잡한 마음과 치즈궈가 옥상에서 떨어졌을때의 그 허탈한 심정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며 감정이입이 되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살아가는 환경의 영향에 의해서, 인간관계에 의해서 우리들의 정신과 마음은 천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악마가 되기도 합니다.


무거 작가가 정신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경험한 것을 소재로 삼아서 쓴 이 소설은 정신병동에 입원한 환자의 모습이 단지 어느 기능이 지나치다거나, 부족해서 나타는 거라고 말합니다. 한명 한명의 환자들이 연결되고 그 연결 고리점을 이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함께 무거가 되고 치즈궈가 되었습니다


14가지의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나오는데, 시속적 애도장애를 앓고 있는
고양이 소녀는 충격적이었다. 모리는 고양이처럼 행동하고 울음소리를 내는 환자였는데, 엄마의 고양이가 죽고 엄마에 의해서 모리가 고양이화가 된 것이다. 고양이 사료를 먹고, 고양이처럼 키운 엄마는 아버지와의 애착 관계에서 전달된 것이다. 장여사는 애도치료를 받게 되었다


전환장애에서는 방화범인 차오랑을 치료하면서 치쑤(베타)의 존재를 알게 된다. 차오랑은 건강염려증을 앓고 있는데, 거짓 실명에 전환장애라고 진단이 내려진다. 공범을 조사하다가 샤오이란 학생이 방화범 조직의 일원이란 걸 알게된다. 차오랑이 치쑤에게서 정신과 치료를 받은적이 있고, 차오랑, 샤오이, 치쑤의 연결고리가 점점 이어지고 있다


앨리스의 악몽, 패티시즘은 인형사 우샹추가 목각인형을 가지고 입원을 하였다. 홍이라는 인형은 실존해 있는 여자친구의 이름이었고, 그녀는 사라졌다. 무거는 우샹추와 질문게임을 하였는데 다음날 우샹추가 자살을 했다. 무거는 우샹추의 죽음에 뭔가 놓친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우샹추와 마지막 나누었던 질문들을 다시 적어본다.


홍은 실존인물이었고 아버지로 인한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우샹추의 아이를 임신한체 둘이서 도망을 가려했는데, 웨이홍의 아버지는 의대 교수로 딸을 죽여서 의학대 해부학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웨이홍을 오랜시간 세뇌하고 정신적으로 통제를 가했던 것이다. 딸을 옆에 꽉 잡고 묶고 통제하면서 죄책감을 덜게 한 동시에, 사랑한 딸이 자신을 떠나려 하니까 영원히 자신의 통제아래 두고 싶었던 것이다. 죽어서도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딸이 알게 하려고 한 것이라는 글이 섬찟하면서도 우울했다


'즐거운 왕자와 괴로운 왕자'는 정신병동에서 일어나는 환자들과 치즈궈(치쑤, 베타)의 연관성을 보면서 무거는 실마리를 찾아 내었다. 모든 연결점들이 입원한 환자, 무거의 스승으로 모시게 된 치쑤환자였다. 그는 한때 정신건강센터 원장이면서 셰비의 의사였고 류과장의 스승이었다. 셰비는 연쇄살인범의 아들이었고, 어느날 셰비의 학교의 옥상에서 학생이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셰비와 반장이 이 사건을 목격했고, 학부모들과 여론은 셰비를 마비사냥으로 몰고갔다


치즈궈는 셰비의 정신감정을 맡았는데, 정상이었고, 일반인들에 비해 쾌감에 민감하고 감정 변화가 빠른것이 달랐다. 사람들은 행복하고 즐거운 연쇄살인범의 아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치즈궈는 정신건강센터 원장인 자신이 셰비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그는 깨달았다. 치료대상은 환자가 아니라 아무말이나 쏟아내는 정상인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치즈궈가 지키려 한 것은 셰비 한 사람의 인권이 아니라, 정신병에 걸릴 수 있고, 예측하기 힘든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르는 모든 환자였다. 셰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담담하게 죽음에 직면했고, 자신의 존재를 없애버림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다. 셰비가 죽고 치즈궈는 건물 옥상에서 무거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팔랑거리는 나비처럼 몸을 던졌다. 치즈궈는 무거가 제2의 치즈궈가 되기를 바랬다.


저자는 정신병원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은 '듣기'라고 하면서 살면서 맞딱뜨리는 고통과 괴로움을 외면하지 말고, 듣기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14가지의 증상들에 얽힌 소설을 읽으면서 이들에게서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이 무어라 말하는지 듣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무더위를 싹 날려버릴 몰입감과 전개로 영화한편 보는듯한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주어서 강력 추천하고픈 소설입니다.

위 서평은 교양인으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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