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말 상상 동시집 6
곽해룡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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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가까이 오면
깨물어 버릴 거야!

처마가 드러낸
뾰족한 이빨을 보고
겨울 추위가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가까이 오면
할퀴어 버릴 거야!

처마가 드러낸
뾰족한 발톱을 보고
겨울 추위가
우리 집을 비켜 간다'


곽해룡 시인이 추운 겨울이 얼마나 싫었으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겨울 추위를 고드름이 할퀴어 버린다고 하고, 가까이 오면 깨물어 버린다고 한다. 추위와 고드름이 한판 싸움이라도 일어날 기세이지만 결국 고드름이 승리했다

<따뜻한 색깔>에서 '따뜻한 색깔은 추울수록 잘 보인다'는 어릴적 혹독한 추위속에서 입김을 호하고 불면 뽀오얀 입김이 몽글몽글 피어나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따스한 감성이 느끼게 되는 표현이다


<홀쭉해진 양파>는 빵빵했던 양파가 홀쭉해져서 그 속에서 싹이 자라고 있는 모습을 할머니가 골라내고 있는데, 홀쭉해진 양파가 할머니의 가슴에도 두개가 있다고 넌즈시 표현한다. 홀쭉해진 양파를 보면 속상한데, 할머니의 홀쭉한 가슴은 더 속상하게 만든다

<장미>
'보기만 해

만지면 다쳐'

<장미>는 가시가 있는 아름다운 꽃인데, 만지면 다진다고 보기만 하라고 장미가 오히려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이는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인간들에게 보기만 하고 만지지 말라는 경고의 메세지이기도 하다. 자연은 그대로 둔 상태가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존재이다


<말랑말랑한 말>

''말랑말랑한 갯벌을
폭폭 빠지며 걷다가
발자국 보며 되돌아오는데
내 발에 밟혔다가
몸 추스르는 게 한 마리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하다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납작하게 눌렸다가도
내 마음 다시 추스를 수 있었던 건
말랑말랑한 친구들의 말들이
갯벌처럼 나를
감싸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납작하게 눌렀다가도' 에서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마음이 상하고 속상할 때가 있다. 그런데 말랑말랑한 친구의 말들이 갯벌처럼 나를 감싸 주었기에 마음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내게도 ''말랑말랑한 친구의 말'을 한번 생각해 보았다. 마음이 상한 말에 말랑말랑한 친구의 말은 따듯하게 내마음을 보듬어주고,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갯벌처럼 나를 감싸주었다는 표현은 곽해룡 시인의 환경에서 오는 작가의 감성과 느낌을 자연물에 비유해 표현을 하였다


곽해룡 시인은 일상속에서 친숙한 소재들을 작가만의 감성으로 해석하여 동시로 표현을 하였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연 친화적인 표현들을 동시에 녹아 넣었다. 아이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하고 공감되는 소재여서 편안하면서도 자연물을 비유한 동시 표현을 읽으면서 작가님처럼 사물을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엄마랑 함께 이 동시를 읽으면 너무 재미있을것 같다.

위 서평은 상상출판으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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