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 최측의농간 시집선 3
심재휘 지음 / 최측의농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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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쓸쓸하게 바람부는/심재휘/최측의농간/시심을 탐하며~

 

 

 

 

최측의농간 출판사에서 가을에 안성맞춤인 시집이 나왔네요.

심재휘의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부는>이라는 시집인데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관조적인 태도랄까요. 아니면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않기에 흘러가는 대로 바라보자는 태도할까요. 어쨌든 모든 것을 초탈하게 보려는 시선이 느껴지는 시집입니다.

 

 

 

 

 

 

 

 

물길이 흘러가는 대로, 바람 불면 날아가는 대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대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모든 시에 시인의 감정이 담아있기에 그냥 흘려버릴 순 없어서 곱씹게 됩니다.

 

 

 

 

 

 

세월을 용서하며 서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의 언덕에 오른다 그곳에서 간혹

아득히 내 집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런 날 마을의 길이 낯설고

골목에서 새어나오는 바람들만 얼굴을 스치고

알고 간 길이 막다른 골목일 때

그저 오래 눈에 익혀온 주름진 손을 들어

바람의 깊은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

 

-  (현관, 그리고 벗어놓은 신발)중에서

 

나도 현관에 벗어놓은 신발에서 오랜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현관에 벗어놓은 신발에서 오랜 추억을 회상합니다. 현과 앞에 놓인 아버지의 구두가 주는 세월무상을 느끼고 구두의 깊은 냄새를 맡으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버지, 안녕하시지요?

 

 

 

 

 

시인의 시는 세상을 달관한 듯 한데요. 마음 가는대로, 손 가는대로 쓰인 시이지만 그 속엔 달관한 자의  세상 바라보기가 있네요. 이런 시를 보면 나도 끼적이고 싶어집니다.

 

가을날 주황물에

귀뚜라미 울던 날

 

엄마 젖 문 달빛 창가

넘실대는 금빛 조각

 

늦은 밤 분주한 손길

쌀뜨물에 찬란한 들녘 (늦가을에-박*덕)

 

 

 

 

 

  

 

어렵지 않게 쓴 시 같지만 시인의 심장을 후벼파는 틍증도 있었을 것이고 가볍게 써내려 간 시 같지만 시인의 마음에 짙은 향내를 남긴 시겠지요.  이 가을에 시인의 감성어린 시를 보며 오늘도 시심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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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6 1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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