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 이미령의 위로하는 문학
이미령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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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이미령/샘터/위로하는 문학~

 

 

 

한 권의 책을 보고 리뷰 쓰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강의를 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법인데요.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할 때면 책 애벌레가 책 고치가 되고 이러다가 책 나비가 되는 게 아닐까 싶을 때도 있는데요. 그렇기에 책을 읽고서 책 속의 내용을  강의하는 저자의 기쁨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이 책은 이미령의 위로하는 문학이라는데요. 책을 읽으며 위로 받기도 했기에  책 제목에 공감했답니다. 

 

 

 

 

불교를 전공한 저자여서인지, 불교 색채는 별로 드러나지 않지만 위로의 힘은 굉장하군요. 책을 통해 들려주려는 이야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섞여있기에 읽는 재미도 있고요. 작고 여린 것들을 위한 책읽기이기에 더욱 위로가 됐던 책입니다.

 

 

 

 

 

이 책에는 44명의 44작품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함만복의 <눈물은 왜 짠가>, 윤태호의 <미생>, 김주영의 <도둑견습>, 고은규의 <알바패밀리>, 박완서의 <그 많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한승원의 <사람의 맨발>, 허준의 <잔등>, 전영택의 <화수분> 등 많은 국내 책들이 있는데요.

국외 책으로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로실드의 바이올린>, 루쉰의 <고향>,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이언 매큐언의 <속죄>,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등이 있는데요.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을 유려한 문장으로 재미있게 적었기에 감탄하며 읽었답니다.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는 말을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지만 읽으면서 위로를 벋고 공감 을 표한 글이 대부분입니다.

 

 

 

 

착함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도둑으로 살아남는 일이 가능할까요. 김주영의 <도둑견습>을 돼먹지않은 의붓아버지와 홀어머니가 묘한 러브신을 주저없이 이야기하는 소년 이원수가 등장하는데요. 폐품 집적소에 있는 폐차 직전의 마이크로버스가 이들의 집이기에 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요란스러운 줄 알 겁니다. 여하튼 자신의 의붓아버지 강두표는 다른 일에는 믿음이 가지 않지만 자신의 홀어머니를 지켜내는 일에는 열심인데요. 해서 소년 이원수는 우악스런 사내 강두표를 따라나서게 됩니다. 강두표가 하는 일은 주인이 있으면 고물장사를 하고 주인이 없으면 빈집에 들어가 고철을 훔쳐오는 일이라는데요. 소년은 강두표가 빈집에 털 때 망을 보는 일명 '도둑 견습생'이 된 거죠. 의붓아버지의 눈에는 다 돈으로 보이기에 소년도 이를 따라 하는데요. 밑바닥인생이기에 이들에게 윤리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그림의 떡인거죠.

하지만 문제가 생깁니다. 어느 날, 소년이 망을 보던 중에 집주인이 들이 닥쳤고, 소년은 너무나 놀라 막무가내로 손을 휘이휘이 저었는데요.  난데없는 소년의 쇠꼬챙이질에 주인은 슬그머니 사라지게 됩니다. 악돌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소년은 더욱 악돌이가 되는데요. 더욱이 도망갔던 의붓아버지는 돌아와 소년을 칭찬합니다. 희망이 가득한 놈이라고요. 그후로 소년은 거친 세상에 꿈과용기와 희망을 안고 살아갑니다. 저항하고 거부하지 못하는 인생들에게 소년은 말하는 닷 합니다. 악행보다 무서운 건 인간의 무력증임을요. 쇠꼬챙이를 휘두를는 일이 분명 나쁘지만 더 나쁜 일은 착하게 살도록 세뇌 당한 민중을 등쳐 먹는 일이죠.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내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한 하루였어요. 

 

 

 

 

 

 

 

 

세상에는 별별 일이 많고 책 속에는 별별 사람들이 산다는 걸 확인하고 있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고, 철인의 눈에도 생명의 무지가 있을 수 있고, 악인의 눈에도 선인의 수줍음이 있을 수 있고, 선인의 눈빛도 때로는 악인의 눈빛일 수 있음을 공감한 날입니다. 영원한 것도 없으며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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