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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평점 :
원더랜드/스티브 존슨/프런티어/놀이와 유희가 세상을 바꾼 이야기~
어떤 시대든 다가올 미래를 꿈꾸고
꿈꾸는 동안 다가올 미래를 창조한다. -미셸러, 39쪽
매일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재미있어야 사는 맛이 나죠. 힘든 일이라도 즐거워야 오래 지속할 수 있지요. 인간의 삶에서 끊임없는 과학 연구나 기술 연구가 세상을 바꾸어 왔지만 유희나 재미있는 일, 기호가 주는 즐거움도 그에 못지않게 세상을 창조해 왔는데요. 재미와 놀이가 세상을 얼마나 바꿔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새삼 인간사 중에서 재미와 놀이가 주는 무게감이 특별나 보입니다. 더불어 미래사회에 적응하려면 삶을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일상을 뒤돌아보면 매일 합리적인 행동보다 비합리적인 행동을 더 많이 했는데요. 이성적 사고보다 감성적 사고를 더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합리적인 인간이나 이성적인 인간은 인간이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이상적 인간형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장난과 유희 등 오락거리가 세상을 바꿔놓은 세계사적 사실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커피맛이 근대 언론 기관의 탄생에 도움을 주었고, 멋진 색깔의 티리언 퍼플이 지중해와 대서양의 경계인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대서양 개척에 나서게 했고, 옥양목이나 무명의 화려한 염색이나 문양이 우아하고 사치스런 장식이 된 포목점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엔 백화점과 쇼핑몰을 등장하게 만들었고 서비스 산업을 탄생시켰으니까요.

지중해 속 뮤렉스 달팽이의 분비물이 티리언 퍼플을 만들어내는 자주색 염료 재료로 쓰였고, 이에 대한 열광이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대항해의 서막을 열었고, 17세기 다양한 염색이 가능한 무명이나 옥양목은 장엄하고 고상한 삼점들의 거리를 만들었고, 거리의 가게 진열대의 화려함이 여성들의 쇼핑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쇼핑과 서비스 시대를 열었고, 즐거운 소일거리인 쇼핑과 소비 심리는 미국 목화농장에서의 흑인 노예들에 대한 노동 착취를 불러온 기나긴 역사를 통해 백인들의 유흥에 흑인들의 희생과 고통이 따랐다는 역사적 사실에 씁쓸하기도 했는데요. 가진 자나 강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못 가진 자와 약자들이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은 지금도 통하는 이야기이기에 불평등의 세상임을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체스나 주사위, 보드게임, 룰렛 도박을 즐기는 인간의 게임 심리가 컴퓨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게임산업을 발달시킨 역사를 보면서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성보다 감성에 있지 않나 싶었는데요. 전람회와 마술공연,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발달을 보며 앞으로의 영화산업이 얼마나 발전하게 될 지 기대가 커졌답니다.
음악, 예술, 컴퓨터. 인공지능, 백화점, 쇼핑몰, 테마 파크, 패션, 쇼핑, 음악, 박물관, 놀이기구, 환상적인 마술을 통해 새로운 체험이나 놀라움을 지향하는 인간 본능이 얼마나 세상의 진보를 가져왔는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생존을 위한 혁신이 아니라 마술, 장난감, 게임, 빈둥거리기를 통한 즐거움이나 오락의 경험이 인간 생활을 더욱 극적으로 바꿔놓았다는 사실에 유희적 인간의 심리와 본능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패션과 쇼핑, 음악, 맛, 환영, 게임, 공공장소 등은 인간사에서 먹고사는 일에 큰 영향을 주지않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필수적 아이템들인데요. 저자인 스티븐 존슨은 이 책을 통해 재미와 놀이, 기호가 세상의 창조와 변화, 혁신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 세계사적 흐름을 따라 설명하고 있기에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더불어 재미와 놀이, 기호의 역사를 통해 미래사회의 인재에 대한 시사점도 얻게 됩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아이들에게도 잘 놀고 즐기는 놀이형 인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치게 하네요. 해서 유희의 역사, 인간의 놀이 본능이 만들어 낸 세계사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 교육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미래 사회에서의 혁신이나 창의성의 비밀도 알 수 있었어요.
저자인 스티브 존슨은 <뉴스위크>가 선정한 '인터넷 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이고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를 썼는데요. 모두 흥미로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