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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평점 :
브릿마리 여기 있다/프레드릭 배크만/다산책방/집 밖을 나온 브릿마리의 마법이란...
40년을 남편을 뒷바라지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정에 충실했던 60대 할머니가 황혼이혼을 하고 집 밖을 나온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재정적인 능력도 없고 기력도 딸린 할머니가 갈 수 있는 직장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 『오베라는 남자』『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를 통해 알게 된 프레드릭 베크만은 새로운 작품을 통해 황혼이혼을 겪은 60대 할머니의 해법을 제시합니다.
브릿마리 여기 있다.
처음엔 주인공 할머니 브릿마리의 집착에 가까운 결벽증과 남편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성 순진함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정리정돈에 있어서 순서에 집착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청소하고 남편에 대한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브릿마리의 불변의 삶에 대해 신뢰보다는 거부감을 느꼈는데요. 그러다가 남편의 일탈, 불륜을 알게 되면서 거침없이 집 문을 박차고 나오는 브릿마리를 보며 걱정 반 기대 반이었고요. 역시나 전작처럼 저자 프레드릭 베크만은 이번 작품에서도 독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군요. 작은 도시의 보잘 것 없는 일자리를 맡게 되면서 자신이 싫어하던 일과 마주하게 되고 자신이 몰랐던 세계에 도전하면서 변해가는 브릿마리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거든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208/pimg_7269711951537427.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208/pimg_7269711951537428.jpg)
환경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변하게 될까요.
책 속의 브릿마리는 그런 본보기의 인물인데요. 브릿마리의 남편 켄트는 브릿마리에게 잔소리는 많고 사회성이 없다며 늘 핀잔이었는데요.40년 동안 자신이 사는 동네를 벗어난 적 없던 브릿마리가 사람들이 떠나려던 도시에 정착하면서 그녀가 불어넣은 변화의 바람으로 인해 그 도시의 사람들은 변하게 되는데요. 축구를 싫어하던 그녀가 축구장도 없는 마을에서 아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에 감동해 축구감독이 되기도 하고요.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 적 없던 그녀가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기도 하고요. 늘 남편의 그늘에 안주하길 원하던 그녀가 강도를 잡기까지 하는데요. 오랫동안 살던 집과 동네를 떠나 작은 도시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해가는 브릿마리의 모습에 결국 남편 켄트도 변하게 됩니다. 남편의 사랑에만 기대던 가정주부가 죽어가던 도시를 살리고 자신의 삶을 살린 이야기는 브릿마리의 마법 같은데요. 반전의 유쾌함이 있기에 읽을수록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읽다가 보면 브릿마리의 깐깐한 결벽증에 답답해 하다가 자신의 세계를 박차고 나와 주권영역을 넓혀가는 그녀를 보면 어느순간 응원하게 되는데요. 집 밖을 나온 브릿마리의 마법을 만나는 유쾌함과 통쾌함에 끌렸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