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아름다운 수필
피천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시처럼 아름다운 수필/도종환/피천득/장영희/성석제 등/북카라반/한국인이 사랑했던 수필들을 만나는 기쁨이... 

 

 

 

 

 

 

 

 

 

누구나 손가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쓸 수 있는 수필이지만 수필 대가들이 쓴 수필은 문장도 다르지만 사색의 깊이도 다르기에 깊은 감동을 준다. 

시처럼 아름다운 수필.

이 책은  도종환, 피천득, 장영희, 성석제, 박완서, 나도향, 유안진, 김소운, 최인호, 양귀자, 윤오영, 전숙희, 장영희, 김진섭, 이효석, 이양하, 안병욱, 민태원, 이문구 등 한국인이 사랑했던, 혹은 한국인이 사랑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기에 모두 보석처럼 다가온다.  이들의 남다른 관찰력과 깊은 성찰이 주는 여운에 끌려 읽는 순간 내내 음미하게 된다.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중에서

 

 

학창시절 읽은 수필이지만 아직도 가슴에 남는다.  나이가 들수록 김치 냄새를 풍기며 허름한 옷을 입고 저녁 시간에 찾아가도 될 만한 친구가 잘 생기지 않기에 더욱 간절한 수필이다.  어린 시절 친구가 아니면 점점 마음을 터놓고 흉허물 없는 사이가 되기 어려움을 절감하기에 더욱 그렇다. 시대가 바뀔수록 흉허물 없는 사이를 만들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내가 1학기의 특별활동 시간에 읽은 것은

박지원의 책이 전부였다.

 하지만 내가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하지 않은 특별 활동 시간에 읽은

아주 특별한 그 책이

내 일생을 바꾸었다.

 

-성석제의 「맛 있는 책, 일생의 보약」중에서

 

 

 

소설가 성석제가 소설가가 된 바탕이 된 경험은 중학교 시절의 특별반 수업에서였다. 그에게 있어서 중학교 3학년 때 있었던 특별활동인 도서반 활동은 지금의 그를 소설가로 성장시킨 시작이었다. 소설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특별반 수업시간 동안  『한국 고전 문학 전집』중 박지원의 책을 통해 「허생전」「호질」「양반전」을 읽었다. 소설을 읽으며 소설적 상상력을 키우기도 했다.  어린 시절 이런 독서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학창 시절의 독서의 중요성을 깨치게 된다. 

 

 

겨율마당은 황량하고 땅은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그러나 걸어보면 그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씨와 뿌리들의 소요가

 분명하게 느껴질 정도의 탄력을 지녔다.

오늘 아침에는 우리 마당에서

느긋하게 겨울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무들과 화초가

몇 가지나 되나

세어보면서 걸어다녔다.

놀랍게도 백 가지가 넘었다.

 

-ㅡ 박완서의 「트럭 아저씨」중에서

 

 

넓은 땅을 다니면서도 주변의 나무와 꽃들이 얼마나 많은 지 세어보지 못했는데. 주변의 사물을 잘 살펴볼 여유도 갖지 못했는데.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주변 공원에 가서 나무와 꽃, 풀이 얼마나 많은지 조사하고 싶다. 더불어 공원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관찰하고 검색해 본 후 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다. 주변을 관찰하고 알아보고 감사하는 마음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갈 버팀목이 될 테니까.

 

 

 

 

 

 

 

 

 

 

 

 

 시처럼 아름다운 수필.

도종환, 피천득, 장영희, 성석제, 박완서, 나도향, 유안진, 김소운, 최인호, 양귀자, 윤오영, 전숙희, 장영희, 김진섭, 이효석, 이양하, 안병욱, 민태원, 이문구 등 한국인이 사랑했던 수필들을 만나는 기쁨이 큰 책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 청년기의 방황, 청년기의 누군가를 향한 설레던 흠모 등  살아가면서 겪는 일상에서의 사유를 적은 글이기에 편안하게 읽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대작가들의 수필의 매력에 빠지는 기쁨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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