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에 핀 호야꽃
한옥수 지음 / 책만소(출판기획)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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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에 핀 호야꽃/한옥수/책만소/국제 콩쿠르를 만든 열정의 피아니스트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선구자 격인 저자의 음악 이야기는 처음 접하지만 어느 음악인들의 책과 달라서 신선했습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콩쿠르 심사위원, 음악 교수로 활동한 경력을 자랑하기보다 자신의 꿈을 꽃피운 과정을 보여주면서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아이들이나 피아노 전공자, 피아노 레슨하는 선생님들에게 음악적인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책이니까요. 더불어 저자가 마스터 클래스 방식의 수업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이나 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느낀 점들, 음악 영재들을 발굴하면서 느낀 한국의 음악적 시스템의 문제, 한국에 국제 콩쿠르를 만든 과정 등이 있기에  이 책은 피아노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건반 위에 핀 호야꽃!

호야꽃은 '박주가리과의 다년생 덩굴 식물로 꽃말이 '고독한 사랑' '존엄' 인데요. 인도, 중국, 동남아 등 열대지방을 원산지로 한  호야꽃은 심은 후 2~3년 후에 개화하므로 꽃을 피우기까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내의 시간을 기다려 꽃을 피운 박주가리처럼 저자 역시 음악에 대한 고독한 사랑을 긴 세월동안 펼쳤기에 자신의 삶을 호야꽃에 비유한다던데요.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국제 콩쿠르를 만들면서 권력과 돈에 기대지 않고 순수 음악인들의 축제로 만든 고집스러운 열정에 제목에 공감했답니다. 

 

 

저자인 한옥수 교수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에 태어났지만 기업가 아버지를 둔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고 피아노를 통해 어린 나이에 자신의 천부적 재능을 꽃피웠는데요. 그녀는 이화여대 수석 졸업 후,  미국 유학을 하면서 '천부적인 음악적 표현을 갖춘 연주자'로  더욱 인정 받았습니다.  신시내티대학교 대학원 1년 차일 때, 음을 듣는 귀와 악보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는 교수의 추천으로  대학 강의를 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고요. 줄리어드 음대를 마칠 때 쯤, 데뷔 공연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회복 후 1964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데뷔공연을 가졌습니다. 이후 롱아일랜드 교수로 지내다가 계획에 없던 결혼을 하면서 남편의 귀국과 함께 한국에 들어와 자신의 사명감을 음악 영재 발굴과 교육에 두었는데요. 이화여대, 경희대, 단국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음악영재들을 발굴하고 키우거나 줄리어드 음대에 장학생으로 보내기까지 했고,   과외금지 조치 시기엔 월간음악 잡지의 지면을 통해 피아노 지상레슨을 하면서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할 정도로 그녀는  한국 음악교육에 열정적이었어요.

그녀는 신시내티 국제피아노콩쿠르 심사위원, 스페인의 히로나 콩쿠르에서 마스터 클래스와 심사위원, 차이콥스키 콩쿠르 심사 위원, 프로코피에프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등 국제콩쿠르 심사위원을 하면서 한국 음악의 국제화를 위해 국제 콩쿠르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피아노에 대한 그녀의 열정과 한국 음악에 대한 그녀의 사명감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감동 그 자체입니다. 

 

 

 

 

책을 통해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연주법 수업을 할 때 자신의 연주 능력과 교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평소 훈련과정을 실전처럼 연습하도록 한  '마스터 클래스' 방식을 도입 이야기,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을 하면서 느낀 한국인 피아니스트와 서구 피아니스트의 차이점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  올바른 피아노 연주법, 연주자의 창의성과 사회성, Rubato 원리, 바흐와 쇼팽, 바흐 음악의 중요성, 권력과 부를 가진 이들의 횡포에서 자유롭기위해 여러 이권 단체의 후원을 마다하고 만든 영재 발굴과 육성을 목표로 한 가원상, 한국 최초의 국제 피아노 콩쿠르인 <한 -로만손 국제콩쿠르> 개최, 음악인에게 전하는 당부 등 책을 통해 저자의 피아노 교육에 대한 길고긴 외로운 사랑,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한국 음악 영재 교육에 적극적인 모습, 국제 콩쿠르 이야기, 한국음악의 교육시스템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조언, 피아노 연주자들을 위한 음악적 조언 등 음악인들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가 많기에 다른 음악가들의 책보다는 신선했습니다. 피아노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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