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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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소재원/작가와비평/사고 많고 탈 많은 한국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네...

 

 

 

 

 

  이재원 작가의 소설 <터널>은 이미 하정우 주연의 영화로 나온 작품이다. 이전에 작가의 작품인 <소원>을 영화와 소설로 접하면서  사회소설에 대한 작가의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기에, 사회적 이슈가 되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건드려 줄 젊은 작가라는 기대치가 있었기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했는데......  역시 이번에도 사회의 어두운 곳을 드러내거나  이슈화 되었다가 사라진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는 작가의 열정을 이번에도 만날 수 있었다. 이 사회적 소설을 통해 문장으로 약자를 대변하고 온몸으로 그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진심을 볼 수 있었다. 

 

터널.

 이 소설은 그의 작품 중 세번째로 영화화 된 소설이다. 하지만 작가의 처녀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문장은 세련되지 못하고 거칠지만 사회문제를 드러내려는 의욕은 가장 뜨거운 작품 같다.

이 작품은 터널의 갑작스런 붕괴사고로 인해 터널을 통과하던 차량 속의 주인공이 터널에 갇히게 되면서 일어난 이야기다,  부실공사였던 터널이기에 터널붕괴 후 구조가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와 터널 시공 관련 회사와 관련자, 가족들, 사회적 여론, 언론 등 주변 반응에 따라 변하는 결과를 그렸다. 길어지는 구조과정동안 개인의 이기심이 노출되는 과정과 힘없는 개인에 대한 사회의 폭력이 한 가족을 어떻게  무너뜨리는 지에 대한 과정도 그려져 있기에 참담한 심정으로 읽은 작품이다.

 

 

터널 붕괴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지역 주민들의 이기적인 행태. 주변 이웃의 불편함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했던 사고자의 아내, 기약없는 구조에 구조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 이런 소식을 알고 살아있을 지도 모를 남편을 결국 포기하는 아내, 아내의 남편 포기 소식을 접한 뒤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남편, 남편의 죽음 이후에도 마녀 사냥에 견디지 못한 아내의 처참한 선택 등을 통해 이 사회의 문제점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부실공사와 접대비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 사고자를 구조하다가 희생되는 주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사회의 이기심, 여론의 집단 이기심은 한 가정을 파괴해도 되나. 

 

 

소설에서는 터널 붕괴로 부실공사가 이슈화 되자 도로공사, 사업소, 하청업체, 접대비와 로비를 받은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의 책임 떠넘기기는 도를 넘는 추잡한 수준인데, 현실에서는 어떨까.   붕괴된 터널을 건드리면 완전히 와해되기에 일반적인 방법의 구조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전문 구조가의 책임감은 비록 한 개인의 힘이지만 빛났는데, 이런 책임감이 모이면 사회는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도로를 운전하다가 갑자기 터널이 붕괴된다면. 붕괴된 터널을 건드리면 완전히 와해되기에 일반적인 방법의 구조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인공처럼 기약없는 구조를 기다리며 어둠 속에서 버텨야 한다면. 그런 상황이라면 무엇이 생존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게 할까.  구조가 늦어지면서 희망이 절망이 되고,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폐쇄공포증이나 패닉 상태에 빠진다면 무슨 힘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기약없는 구조를 기다리며 정신적으로 나약해진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구조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고 누군가가 그 피해를 호소한다면. 그런 피해자들에 내 가족이 시달려 고통을 호소한다면. 악플과 고소에 시달리는 가족들의 소식에  나는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까.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들, 끝까지 구조를 포기할 수 없다던 구조전문가의 절규. 붕괴된 터널에 갇힌 남편에게 삶에 대한 의욕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라디오방송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아내의 생방송. 이런 일이 소설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면 어떨까.  한 개인의 사고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큰 경우, 사회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한 개인이 감수하는 손해는 누가 책임져야 할까. 소설을 통해 사고 많고 탈 많은 한국사회를 되돌아 보게 만드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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