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하늘을 가져라 - 나무에게 배우는 자존감의 지혜 아우름 13
강판권 지음 / 샘터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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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하늘을 가져라/강판권/샘터/나무 인문학자의 나무 이야기

 

 

 

  

 

나무를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의 일생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일상적인 날에 비치는 나무의 모습이나 사계절의 변화에 따른 나무의 순응하는 태도를 보면 예술적 사유의 시간이 된다.

겨울에 하늘을 보면 잎이 진 나무 가지 사이로 하늘이 조각된 듯이 보인다.  내가 보기에 나무는 주인공이고 하늘은 조연으로 보인다. 그렇게 작은 나무 가지가 커다란 하늘을 마음대로 조각하는 모습을 보면  가녀린 나무 가지가 제법 당차기만 하다. 여름엔 또 어떤가. 나무의 식솔들인 작은 나뭇잎들이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차단해서 만들어 주는 그늘에 앉을 때마다 작은 나뭇잎들을 모아 그늘의 나무는 어머니 같다. 이렇게 늘 나무를 보며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과 지구에서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바쁠 때면  그냥 스칠 때가 많지만.

 

 

 

 

나무인문학자의 나무 이야기!

다시 읽어도 감동이다.  저자의 나무 인문학자가 된 여정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긴 여정 같아서 보통 사람들의 삶 같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별다른 재주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저자는  어렵게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면서 배움의 재미를 알았지만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게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기까지 자신의 삶에 정착하지 못했다. 미흔 즈음에 한 암자 뒤의 오솔길을 걷다가 숲 속 나무를 보면서 자신이 어렸을 때 함께 한 나무를 떠올렸고 동시에 자신의 길을 깨달았다. 이후 저자는 나무 인문학자의 삶을 살면서 17권의 책까지 냈을 정도다. 결국 저자에겐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시골의 나무들이 인생의 길잡이자 이정표였던 셈이다. 

 

 

 

 

 

 

늦게 피는 꽃이 없다.  누구나 자신의 속도로 산다는 말이다.  자신의 속도에 맞춘 때가 가장 적합한 때이고 사람이든 꽃이든 준비가 되고 자신의 때가 되면 그 시기에 맞춰 꽃을 피울 것이다.  

평소에 나무와 꽃에 관심이 많았기에 나무 인문학자의  나무의 이야기에 많은 공부가 되었다. 더불어 무심코 스쳤던 주변의 나무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무수한 종류의 나무들이 내 가까이에 살고 있었음에 새삼 놀랐다.   이 책을 읽으며  느티나무, 매화나무, 벚나무, 복숭아나무, 잣나무, 쥐똥나무, 감나무, 무화과나무, 은행나무, 버드나무, 아까시나무, 등나무, 자작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 목련나무, 산수유나무, 대추나무, 이팝나무, 조팝나무, 계수나무, 때죽나무, 고무나무, 칠엽수, 불두화나무 등 아파트와 거리, 공원, 주변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동안  쉼없이 변하기에  나무는 바쁘다. 나무는 자신의 속도대로 자신의 본성대로 나뭇잎 모양, 나뭇잎의 결,  잎의 앞과 뒤의 차이,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시기의 차이를 드러내며 존재감을 보인다. 모든 나무가 각기 다른 곳에서 나고 자라듯 인간의 삶도 각자의 공간과 시간에 맞게 꽃을 피운다. 그런 나무의 이치가 마음에 위안이 된다. 

 나무는 때론 자신의 공간을 확장하고자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루는 숲을 만들어 내는 위대함도 있다. 인간 역시 나무처럼 각자의 이기적인 삶이 조화를 이루어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래서 모든 우주적 존재는 각자의 삶을 사는 나무 같다.

 

 

나무인문학자의 이야기를 통해 잎이 크다는 의미의 플라타너스, 임진왜란 때 몽진하던 임금인 선조에게 바쳤던 시골사람들의 묵에서 붙여진 상수리나무의 이름 유래,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의 차이 등도 덤으로 배울 수 있었다. 비와 바람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맞으며 버티는 나무의 삶처럼 고통은 견뎌내는 데 의미가 있음을,  말하기보다 듣기를 즐기는 나무의 습성처럼 누군가에게 들어주는 존재가 버팀목이 됨을, 화려하지 않은 꽃의 이유, 먹을 수 없는 열매의 진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섭리 등 나무의 탄생과 성장을 배우며 배려와 자존감을 배웠다. 저자의 말처럼 이젠 숲에 가면 숲의 주인인 나무와 꽃, 동물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주변의 숲을 산책할 때면 나무를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나무의 섭리를 통해 나의 삶을 지구의 삶을 돌아본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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