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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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열차/허혜란/샘터/구소련 극동지역의 고려인 강제 이주에 대한 동화... 

 

 

 

 

 

 

소련의 극동 지역의 고려인에 대한 강제 이주를 동화와 그림으로 만나니, 참담한 마음이다. 책 표지를 보니 더욱 그들이 느꼈을 참담함이 진하게 전해져 온다. 검푸른 어둠을 뚫고 달리는 검은 기차. 짐 싣는 검은 화물열차에 빼곡히 들어찬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집과 재산을 잃고 장든 제2의 고향을 떠나 알수 없는 곳으로 가고 있다. 동화에서는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그렸지만 그 당시에 자신이 살던 곳에서 추수를 앞둔 채 강제 이주 당하던 동포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힘이 없는 조선의 아들 딸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지 않았을까?

 

 

 

 

 

 

 

 

503호는 강제로 이주되는 고려인들이 타고 있는 열차다. 동화에서는 고려인들이 503호 열차를 타고 가면서 아기를 낳기도 하고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열악한 화물열차 속 생활이 지속되면서 그중에는 죽음을 맞는 이도 있고 질병으로 소련군에 끌려가는 아이도 있다. 어떤 이는 아이들에게 두려움보다 희망을 이야기 하거나 슬픔보다 사랑을 이야기하며 희망을 부추킨다. 어떤 이는 벼, 밀, 보리, 배추, 호박, 상추 등의 씨앗 보따리를 안고 새롬게 생명을 싹 틔울 희망에 젖는다. 어차피 벌어진 강제 이주라면 그렇게 해서라도 생명을 보전해야 했겠지. 하지만 구소련 공산당의 고려인 강제 이주의 실상을 정확히 접했다면 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쩌면 독립운동을 하듯 저항하지 않았을까?

 

 

 

 

 

 

 

 

 

 

 

 

1937년 구소련의 '고려인 강제 이주' 사건을 그림 동화로 읽으니 막연했던 감정에 더욱 깊은 슬픔이 인다. 일제 강점기에 소련 공산당은 극동 지역에서의 일본의 간첩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조선인이 일본인과의 구별이 어렵다는 이유와 일본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안보 차원에서 이런 강제 이주 정책을 시행했다. 그런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블라디보스톡 등 소련의 극동 지역에 살던 선량한 고려인들을 이들의 의지와 상반되게 멀고 먼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 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한인들의 저항을 차단하기 위해 서로 간의 통신도 통제했다.  그렇게 18만 명의 고려인을 화물열차에 수차례 싣고 한 달 이상 걸리는 황무지에 내리게 했고, 거주 이전을 통제하면서 알아서 살아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16년이 지난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하면서 고려인들은 비로소 거주이전의 자유를 겨우 획득했을 정도다. 

 

책 속에서는 슬픔보다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그당시 힘이 약했던 우리 민족의 비극이기에 참담하다. 강대국의 이익을 위해 희생된 고려인 강제 이주에 대한 역사를  이렇게 그림동화로 만나면서 역사적 교훈을 얻기도 한다. 예나지금이나 국가의 힘이 어느 정도는 백성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503호 열차!

아이들도 알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담은 그림동화다. 역사적 진실을 담은 깊은 슬픔의 역사 동화다.  제5회 정채봉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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