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42호 2016.가을 - 도시와 작가들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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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시아 42/아시아의 문화와 예술을 한자리에 모으니 더욱 친밀감이...

 

 

 

 

 

그동안 아시아는 나에게 공간적 거리감은 가까웠지만  안타깝게도 문학적 거리감은 유럽이나 아메리카보다 상당히 먼 편이었다. 그래서 이런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에세이나 소설, 시, 서평 등을 접하니 낯설지만 아시아적 공감대가 느껴져 작가나 작품에 대해 친밀감까지 생기는 듯하다. 문학의 경계가 없다지만 아시아의 대부분 지역이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아픔을 겪었다는 점과 오랫동안 유교나 불교적 문화의 향기가 몸에 배고 의식에 밴 공통점은 아시아를 다른 지역과 나누고 있기에 작품 속에서도 느껴진다.  더구나 지리적 친밀감과  외모에서 오는 동질감은 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이국적이기보다 가깝게 느끼게 한다.  물론 각 나라의 세세한 역사와 문화, 언어적 특수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더욱 친근함이 느껴지겠지만 말이다.

 

 

 

 

 

 

 

 

 

 

아시아 42!

아시아 문학인들이 이렇게 한 지면에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니 생소하지만 반갑다.  '도시와 문학'이라는 공통 주제로 아시아 10개국 10명의 작가들이 풀어놓은 각각의 에세이는 내용 면에서는 다른 듯 하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같은 느낌이다. 각 에세이에는 지역과 문화의 소소한 차이도 있고, 도시와 문학을 서술하는 방법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크게 보면 모든 작품이  아시아라는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감정이나 문화적 공감대를 가지게 된다. 빠르게 도시화 되어가는 아시아의 모습,  어린 시절에 살았던 공간적 배경이 작가의 문학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변주되고 있는 모습, 도시 속에 숨은 서사와 열망,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 그래도 시골이 주는 순박함과 건강함이 평안을 느끼는 모습 등 작가들이 내보인 아시아 각 도시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학을 통해 세계여행을 즐긴 기분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설『마차오사전(마교사전)』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의 한샤오궁은 소설『마차오사전(마교사전)』을 쓴 배경과 출간 후의 이야기를 적었는데 그의 에세이를 통해 중국 특유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었다. 그는 문화대혁명 기간동안 '마차오'라는 시골마을에서 노동을 하면서 낯선 방언에 흥미를 느꼈고, 그 방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마차오 방언을 장편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 『 마차오사전(마교사전)』을 펴냈다. 이 작품은 마차오라는 시골마을에 바치는 언어사전인 셈인데 제목에서오는 오해로 홍콩 한 서점에서는 공구서적 코너에 진열되기도 했다고 한다. 

『 마차오사전(마교사전)』은 소설이지만 사전체이기에 분명 낯선 문체다. 저자는 영원 불변의 확정적 문체가 없다는 생각에 주인공 '단어'의 삶, 역사, 이면의 이야기를 그렸고 단어의 탄생과 정착, 사멸에 대한 사전을 모방한 소설이라고 하니,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각 지역 언어의 사용법이 다른 것에 착안한 내용이지만  낯선 시골사투리를 주인공으로 사투리가 지닌 의미를   따라가보는 여정이라니, 어떤 내용인 지 읽고 싶다. 틀에 박힌 형식에 대한 저항이자 실험적 시도이니까. 소설의 형식에 대한 저항이자 혁명이라고 할까.

 

 

방글라데시의 샤힌 야크타르, 터키의 네르먼 일디림, 일본의 무라타 사야카, 필리핀의 산드라 롤단, 인도네시아의 신타 위스단띠, 몽골의 푸르후 바트호약, 태국의 쁘람다윤, 인도의 두베이 등 아시아 각 나라의 대표적인  문학인들이 이렇게 국경을 넘는 문학적 소통을 보니 이런 계간지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아시아인들끼리의 문학 소통에 다리를 놓는 매개체가 된 문학 계간지, 널리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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