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 정은석 옮김 / 더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베른트 하인리히/더숲/생물학자의 숲 속 탐험...

 

 

 

 

 해양학자라면 바닷 속을 유영하고 싶을 것이고, 지리학자라면 지구의 땅 여행을 하고 싶을 것이고, 우주물리학자라면 우주 속으로 날아가고 싶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자나 생태학자라면 숲 속이나 들판으로 내달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아는 만큼 관심이 달라지고 익힌 만큼 소망이 달라지나 봅니다.

 

 자연스럽게 살고자 월든 호수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숲이 좋아 홀로 미국 메인 주 웹 호수 근처의 숲으로 들어가 오두막을 지어 산 세계적인 생물학자의 모습을 보니 생물학자에게는 도심보다 숲 속이 최고의 터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아는 만큼 숲이 보이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이 책은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로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베른트 하인리히의 숲 속 체험기인데요. 그는 숲이 좋아  홀로 숲으로 들어갔고 스스로 지은 통나무집에서 생활하면서 매일 곤충과 새, 짐승, 꽃, 나무들을 관찰하거나 실험하면서 학생을 생태체험으로 이끈 체험담을 책으로 남겼는데요.  

 

책 속에는 각종 애벌레가 성충이 되는 과정, 씨앗이 싹이 트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이야기, 동물들이 겨울을 나는 과정 등 매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실험하거나 관찰한 신선한 숲 속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물론 생물학 전문가의 호기심과 연구가 녹아있는, 다른 책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과 하나가 된 숲 속 이야기이기에 무척 흥미로웠답니다.  책을 읽으며 숲의 진정한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곤충과 동물, 꽃과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숲 속의 주인들을 주연으로 한 숲 속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생생하게 나타냈기에 읽는 동안 마치 숲 속을 들여다 본 기분이었어요. 

 

 

 

 

 

 

 

 

 

 

 

 

겨울날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온갖 유충들이 죽지않는 이유는 몸에 부동액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부동액 성분을 지녔기에 유충들이 추운 겨울에도 얼어죽지 않았다니, 자연의 신비가 그저 놀랍네요.  

 

월동하는 왕개미는 겨울을 나기 위해 단맛의 글리세롤을 지니고 있고, 다람쥐는 사과를 나무 위에 여기저기 숨기지만  자신의 식량창고를 잘 기억한다는 실험도 하고, 큰까마귀 새끼를 키우거나 큰까마귀를 길들이거나 큰까마귀의 겨울나기를 관찰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함께 겨울 생태학 수업을 진행하면서 숲 속에서 코요테, 수달, 아메리타담비, 토끼, 족제비, 다람쥐, 흰발생쥐, 들쥐, 목도리뇌조 등 각종 동물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끼며 숲 속에서 신나게 탐험하고 연구하는 이야기에 자연에 대한 신비감만 더해졌답니다.  

 

가장 신기했던 이야기는 추운 겨울철을 나기위해  몸에서 부동액 성분을 가지는 애벌레들와 먹이를 감춘 은닉처를 잘도 기억해내는 붉은다람쥐들에 관한 실험이었어요.  자연이 주는 선물인  단풍시럽을 모으고, 수액을 받아 먹는 이야기도 숲 속에서나 가능했기에 신기했답니다. 

 

 

새나 곤충들은 짝짓기 철이 되면  더욱 시끄러워지고, 겨울잠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몸은 달콤한 양분을 저장하기에 뚱뚱해지고, 포유류는 겨울 추위를 이기고자 털갈이를 하고,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고 성충이 되기 위해 첫 솜씨에 나뭇잎을 말아가며 고치를 만드는 최고의 기술자가 되어있고,  나무들은 숲 속에서 햇빛을 더 많이 받으려고 경쟁을 하고, 겨울을 난 후 봄꽃을 피우기 위해  나무들도 제각각의 겨울눈으로 대비하고 있고, 작고작은 물 속 생물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성장하고 번식하는  숲 속의 변화무쌍하고 치열한 생명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개구리, 도마뱀, 올빼미, 딱정벌에, 나비, 잠자리, 벌, 아네모네, 야생 블루베리, 야생사과, 별꽃, 초롱꽃, 자작나무, 사탕단풍나무, 조팝나무, 발삼전나무, 가문비나무, 석송 등 각종 생명체의 이야기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미있다는 것을 실감한 책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실험과 관찰이 돋보인 숲으로 간 생물학자 이야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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