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셀레스트 응/마시멜로/상처와 비밀이 많은 가족이기에...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셀레스트 응/마시멜로/상처와 비밀이 많은 가족이기에...

모든 것을 털어 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터놓는 가족이나 친구는 있는 법인데요. 만약 가족이나 친구와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달고 산다면 아마도 그 삶은 지옥일 텐데요. 대화가 통하지 않는 가족이나 친구라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위로는 커녕 절망만 얻을 뿐이니까요.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이 소설은 가족의 소통 부재가 낳은 불행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요. 홍콩 출신의 저자 셀레스트 응은 이 소설을 통해 사랑과 신뢰로 결합된 가족이 해체나 붕괴를 방지하려면 가족 각자가 서로의 비밀을 터놓는 것에서 시작함을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가족의 붕괴의 원인과 그 해법을 가족의 소통에서 찾는 소설이기에 공감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가족 해체가 빈번한 요즘이기에 소통에 대한 울림을 주기도 했답니다.  

소설 속에서는 대학 교수인 중국계 아버지 제임스와 의사 지망생이었던 백인 어머니 메릴린 사이에 태어난 딸 리디아의 죽음으로 온 가족이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리디아의 죽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가족들은 수영을 싫어했던 리디아가 왜 한밤중에 호수 중앙으로 배를 타고 가서 익사했는 지도 모르지만 서로의 비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아버지 제임스의 어린 시절의 인종적인 아픔, 어머니 메릴린의 외할머니와의 갈등, 메릴린의 못다한 의대 수업에 대한 갈증, 아들 네스에  대한 이웃집 잭의 호감, 네스에 의지했던 리디아의 고독스런 비밍, 잭과 리디아의 비밀, 이 모든 비밀을 품고 있는 막내 한나 등 가족들이 각자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비밀로 간직하면서 상처가 고름이 되어 터지면서 가족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고통을 벗어나고 싶었던 리디아의 극단의 선택을 보면 가족의 내력에서 이어져 온 소통 부재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후대에까서는 거대한 폭탄이 됨을 알 수 있는데요. 할머니와 아버지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상처,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소통의 부재가 대를 이어오면서 상처는 눈덩이처럼 커져 자식을 정신적, 신체적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설정이 비록 소설이지만 현실 같아서 소름 돋았답니다.

 가족의 죽음의 이유를 전혀 예측하지도 못했던 가족, 죽음을 알고서도 죽은 사연을 파악하지 못한 가족, 사랑과 신뢰가 무너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하려면 가족끼리 대화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누군가의 희생과  긴 시간을 돌아 가족 각자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어요. 행복을 원하지만 불행한 이유도 가족 구성원 각자의 상처를 보듬지 못했기 때문일 것 같아서 뜨끔하기도 했어요. 가족끼리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고 서로의 비밀을 드러내어 서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상처가 치유가 될 수 있기에 가족간의 대화의 중요성을  되새기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