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56/사마천/현대지성/인물 중심의 최고 역사서~

사마천 사기56 - 본기, 세가, 열전, 서의 명편들 ㅣ 현대지성 클래식 9
사마천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7월

사마천 사기56/사마천/현대지성/인물 중심의 최고 역사서~

사마천의 『사기』는 편년체에서 기전체 서술로 전향한 최초의 획기적인 역사서라로 배웠던 고전 중의 고전인데요. 『사기』는 워낙 방대한 분량이지만 중국 역사의 면면을 볼 수 있는 고전이기에 언젠가는 읽고 싶었습니다.  

사마천 사기 56!

이 책은 『사기』에서 진시황, 항우, 유방, 강태공, 제환공, 백의, 손자, 장의, 공자 등 56편을 간추렸는데요. 973쪽에 이르는 내용에는 중심 인물과 그 주변 인물들도 등장하기에 더 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인물 중심의 전기를 다룬  최초의 역사서이기에 중국 역사 속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돌고 도는 역사 만큼이나 저자인 사마천의 삶도 돌고 도는 고비를 겪었는데요. 사마천은  중국 전한 시대의 역사가였네요. 그는 한나라의 태사령이었다가 아버지 사마담의 유지를 받들어 역사서의 저술에 일생을 바쳤는데요. 그가 이릉의 투항사건을 변호하다가 대신들의 모략으로 무제로부터 사형언도를 받았고 사형 대신 치욕적인 궁형을 받은 이유도 역사서 편찬에 대한 책임감에서 였다는군요. 물론 나중엔 명예가 회복되었지만 생식기를 제거한 치욕과 고통은 평생의 트라우마였다는군요. 그런 고통 속에서도 역사서 편찬에 대한 평생을 바친 사마천의 열정이 대단해 보입니다.

'진시황 본기'에 나오는 진시황 관련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쫄깃합니다. 한나라 양책 상인인 여불위와 그의 애첩 사이에 난 아이가 진시황이 되는 과정, 진시황이 순자의 제자인 한비자의 사상과 제도에 끌렸지만  이사의 아첨으로 한비자를 죽게 한 과정, 진시황이 아방궁을 짓고 불로장생을 염원하면서도 오랫동안 시황릉을 짓는 과정, 그가 죽은 후 최측근인 이사와 조고 등의 계략으로 자신의 아들들이 죽음을 맞았고 그의 사후 27개월만에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나라가 무너지는 과정 등을 보며 권력의 무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기』는 연대순으로 제왕의 언행과 업적을 기술하는 「본기」, 제후국의 흥망성쇠와 영웅들의 업적을 그린 「세가」, 연대별로 각 시기의 중대사건을 적은 「표」, 각종 제도와 문물 제도의 연혁을 적은 「서」, 다양한 대표적인 인물드릐 활동을 그린 「열전 」으로 구성되었는데요. 사마천은 이 모두를 종합하여 새롭게 통일체계로 서술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도 본기, 세가, 열전, 서가 있고요. 부록으로 사마천의 편지도 볼 수 있고, '사기 해제'도 볼 수 있었기에 사마천의 역사의식과 삶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흥망성쇠의 고비를 겪었기 때문일까요? 사료를 풍부하 모아 객관적 사실을 서술하려고 노력했던 때문일까요? 사마천의 서술 방법은 무척 드라마틱해서 마치 긴박감이 도는 역사소설 같았어요. 사마천은 치밀한 현지 조사와 방대한 고전과 사료를 찾아 객관적으로 서술했고,  평민의 입장에서 역사서를 서술했으며 인물에 대한 다면적인 분석으로 입체감을 주는 서술을 시도했고,

자신의 견해도 밝혔는데요.  이렇게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처세와 지혜, 용기와 격려 등을 얻으면서도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역사서였습니다.  

돌고도는 역사임을 알면서도, 권력의 유한성을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든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인과응보의 교훈도 얻었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