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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노인 그럼프 ㅣ 그럼프 시리즈
투오마스 퀴뢰 지음, 이지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괴짜 노인 그럼프/투오마스 퀴레/세종서적/이젠 북유럽노인이 대세인가....
이젠 북유럽노인이 대세인가 봅니다. 북유럽 노인 이야기를 다룬 소설들이 히트를 치고 영화화 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보장이 잘 된 장수국가들이기 때문일까요? 노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산다는 이야기에서 북유럽노인들은 더이상 사회의 한구석으로 밀려난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 청년들의 열정보다 더 뜨겁게 남은 인생을 살려는 의지를 불태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유럽노인의 이야기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필두로 <오베라는 남자>가 소설과 영화로 히트를 치더니 이번엔 <괴짜 노인 그럼프>입니다.
<괴짜 노인 그럼프>은 2009년 핀란드 공영 라디오 방송에 연재된 단편을 소설로, 연극으로, 2014년엔 영화로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또한 '2015년 최고의 유럽 소설'로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죽음이 보다 가까워진 노년이 된다면 어떻게 살게 될까요?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죽음은 늘 먼 미래의 일이었고, 생각하기도 싫은 주제였는데요. 죽음 이후를 준비하는 노인을 보며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생각한 시간이었어요.
주인공 그럼프는 1930년대 초반에 태어나 2010년대를 사는 노인인데요. 치매에 걸린 아내를 요양원에 두고 간병을 하게 되면서 언젠가는 닥칠 자신의 죽음을 자신의 방식대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죽으면 들어갈 관을 직접 짜고, 자신의 추도식에 모인 사람들을 위한 추도문을 직접 쓰고, 좋은 종이와 잉크로 직접 유언장을 쓰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한 세대를 살아온 자신의 삶을 반추하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위기에 대해서도 토로합니다.
그럼프는 가난하고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노인이었기에 5살에도 부모륻 도왔고 9살에는 월급봉투를 받았을 정도고 그 이후엔 도살업자 보조, 톱질, 측량일, 노조 대표, 고기 자르는 사람, 사진사, 농부, 국영 기업 직원, 시민운동가, 운전수 보조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주어진 삶에 충실했는네요. 일만 하던 그에게 결혼식 때의 춤은 유일한 여흥이었을 정도였는데요. 또한 그럼프는 20세기의 격동기를 살았기에 그의 삶은 그대로 역사였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국가 재건 시기를 거쳐 지금의 첨단 문명 시기를 살고 있는 노인이기에 그의 추억 속엔 핀란드의 역사가 고스란히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책 속에는 핀란드의 대통령, 작가, 작품 등이 많이 등장하기에 핀란드인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실감나는 이야기였을 겁니다.
죽음 이후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면서 직접 자신의 관을 짜고, 옷을 맞추고, 자신의 추도문을 쓰고, 유언장을 쓰는 그럼프를 보며 노인의 경험에서 우러난 혜안에 박수를 보냈을 정도입니다. 고전의 가치가 영원하듯, 노인의 경험의 가치는 고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죽음 이후를 미리 준비한 자의 여유와 유머를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어요. 완벽한 삶은 잘 모르지만 최선을 다한 최적의 삶은 어떤 건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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