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들의 왕 루이 1세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1
올리비에 탈레크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7월
평점 :
양들의 왕 루이 1세/북극곰/어느 날 왕관이 생긴다면...
어느 날 나에게 왕관이 생긴다면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어느 날 나에게 감투나 완장이 생긴다면 어떤 지도자가 될까요? 권력에 대한 욕심은 인간의 본능일 겁니다. 만약 지도자로 준비되지 못한 자에게 감투나 완장, 왕관을 씌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집니다. 한 집단의 지도자란 자리는 그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니까요.
동화 속에서 처음에 양들은 푸른 풀밭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바람이 불면서 푸른 왕관이 날아왔고 '루이'라는 평범한 양이 그 왕관을 쓰게 됩니다. 문제는 왕관을 쓰게 된 루이가 변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왕관의 힘을 느꼈던 걸까요? 왕관을 쓴 루이는 권력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화려한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루이는 먼저 네 발로 걷다가 무리하게 두 발로 걷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멋진 지휘봉과 멋진 왕좌, 멋진 침대 등 왕관에 걸맞는 물품들을 갖추기 시작하고요. 어디에선가 외교사절단이 오기도 합니다. 예술가들을 초청해 연회를 베풀기도 합니다. 들판에 있는 네 발로 서서 풀을 뜯는 양들이 듣던지 말든지 루이는 양떼를 향해 일장 연설을 하기도 합니다. 루이는 말을 타고 사냥도 즐기고 멋진 정원을 만들어 산책도 즐기죠. 나중엔 자신을 닮은 양들만 살게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다시 바람이 불어와 왕관이 날아가 버립니다. 왕관을 잃은 루이는 다시 네 발로 걸으며 풀을 듣는 평범한 양으로 돌아갑니다.



나에게 좋은 것이야말로 백성에게 좋은 것이다.-본문 중에서
"짐은 국가다"라고 했던 프랑스의 루이 14세를 떠올리게 한 말인데요. 주인공인 양이 '루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점과 루이가 우연하게 획득하게 된 왕관을 쓰면서 벌이는 권력자의 사치와 권력 남용, 정치적 실패 등이 절대왕정 시대에 전제군주로 군림했던 태양왕 루이 14세를 떠올리게 했답니다.
양들의 왕 루이 1세!
평범한 양 루이를 통해 왕관이 주는 힘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 동화였는데요. 평화롭고 잔잔한 동화이지만 왕관이나 감투, 완장의 힘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에 대한 풍자동화였습니다. 다른 양들이 자신의 일에 풀을 뜯는 일에 몰두하느라 왕관을 쓴 루이에게 무심하다는 점도 권력자나 정치에 무심한 백성들을 풍자한 듯해서 뜨끔했답니다. 어쨌든 권력을 가진 자의 자질과 능력, 책임감, 의무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