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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 감정여행 - 자기소통상담가 윤정의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6년 4월
평점 :
4박5일 감정여행/윤정/북보자기/오~ 이런 감정 여행은
처음이야~
평소에 심리학 서적을 즐겨 읽습니다. 심리학을 접하다보면 인간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기에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거든요. 누구나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자리한 아픔과 슬픔이 현재의 자신을 드러내기에 심리학 책을 통해 나 자신의 감정과 행동은 물론 타인의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를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심리학 책을 자주 읽지만 그래도 이런 이색적인 감정 여행은 처음입니다. 내 안의 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기에 나의 근원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하거든요.
저자는 자기소통전문가이자 시인인 윤정인데요. 저자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언어보다 감정 이해가 먼저라고 합니다. 가장 근본적이고 거짓 없는
의사표현도 언어보다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사람의 감정 이해를 위해 집중과 분리의 성찰을 담은 해체심리학과 주체적 수용과 버림의
탈구조학을 담은 상실철학을 만들어 내담자들에게 삶의 의미 찾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데요.
인간의 무의식에 잠재된 불안과 우울, 그리움에 대한 감정을 선악과의 사건에서 시작된다는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선악과를 이성의 은유로 보고
있는데요. 선악과를 먹기 이전엔 불안과 우울, 그리움도 없었지만 선악과를 먹은 이후론 이성이 깨어나면서 잠들어 있던 우울과 불안도 깨어났다고
합니다. 에덴동산에서 멀어진 인간에게 유토피아는 늘 그리움의 대상이 된 거고요. 이후 원초적 그리움을 이데아로 부르며 플라톤을 위시한 많은
철학자들이 이상향에 도달하는 법을 탐구해 왔다고 합니다. 낙원에서 쫓겨난 이후로 비극은 시작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망각한 낙원에 대한 기억을
찾으러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 헤겔의 변증법적인 도덕의 이성,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니체, 비트켄슈타인, 푸코, 들뢰즈, 융, 프로이드 등
철학과 예술이 탄생했다는데요.
책 속에는 고전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감정 유형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상복 입은 베아트리체, 루시퍼의 유혹, 칸트의 망토를 걸친 호모
사케르, 파퓰러스 게임기를 찾아다니는 요정, 리비도의 욕망을 녹이는 오나니, 노자의 옷을 입은 여자 예수, 무레타 여인, 시스템에 말 거는
여자, 황금비율 컴퍼스를 쥔 여자, 에로스의 가면을 쓴 타나토스, 아니무스 아바타의 비극 등의 주제로 실제 상담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11가지 감정여행을 통해 시와 상담사례와 고전 속 인물들의 감정여행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근접한 상담사례를 만날 수 있는데요. 환상적
자기애성 위로주의자인 40대 후반의 여자 변호사는 엄마를 사랑할 수 있는 지를 묻고, 회피성 환상의 신비주의자인 30대 후반의 취업준비생 여자는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하고, 도덕적 강박의 회의주의자인 중견기업의 CEO인 40대 남자는 아내와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하고, 이타적
도피성의 자유주의자이자 서양화가인 40대 여성은 아버지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사례 등 11가지 감정여행을 하다가 보니 나와 비슷한
사례도 만날 수 있었답니다.
누구에게나 불안과 우울, 그리움을 갖고 살 겁니다. 동시에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도 가지고 살 겁니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이가
본인이라지만 때로는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와 비슷한 타인의 감정여행을 통해 나를
거울로 들여다 보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나의 불안과 우울, 그리움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인정과 사랑, 존경, 사회적 성취에 대한 욕구도
재확인한 몹시 특이한 감정여행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