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수플레/애슬리 페커/박하/3인3색의 군침 도는 수플레 힐링법이라니~

 

 

 

 

살다보면 희노애락애오욕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자신에게 닥친 고통과 절망은 다른 이의 고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누구에게나 힘겨울 겁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거나 상대에게 외면당해 배신감을 느끼는 이, 반복되는 불행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의 방법은 여러가지일 겁니다. 작가는 그중에서도 맛있는 요리를 통해, 디저트 수플레의 성공을 통한 방법을 제시히고 있습니다.  새로운 요리를 도전하는 과정에서 오는 창작의 소소한 희열과 몰입의 작은 즐거움을 만끽함으로써 슬픔과 외로움의 늪에서 벗어나길 제안하고 있습니다.  

 

제목의 '수플레'는 '부풀다'는 뜻을 가진 디저트인데요. 달걀 흰자로 거품을 내고 갖은 재료를 섞어 부풀린 후 오븐에 구워내는 프랑스의 대표 디저트입니다.  넣은 재료에 따라 초콜릿수플레, 바닐라수플레, 커피수플레, 망고 수플레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답니다. 수플레의 성공 여부는 가운데가 얼마나 오랫동안 부풀려 있느냐는 것이기에 의외로 만들기 어려운 디저트라는군요.  

 

소설 속에서는 서로 다른 3사람의 이야기와 수플레 레시피가 소개되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가슴 아픈 시기를 겪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삶에 작은 변화를 주고자 요리에 도전한다는 겁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한가운데가 꺼지지 않고 부풀리는 수플레 만들기에 성공하면서 슬픔을 딛고 새로운 삶에 희망을 찾아간다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의지하고 사랑하던 부인을 잃은 남편, 평생을 외면당하며 살다가 노후엔 반신불수의 남편을 돌보고 있는 아내, 어릴 적엔 엄마의 차별을 받다가 노후엔 치매를 잃고 병석에 누운 엄마를 병간호 하느라 여생이 저당잡힌 여자 등 3사람이 나오는데요. 이들이 각기 다른 곳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삶의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수플레 요리에 도전한다는 다소 특이한 요리 이야기입니다. 

 

 

 

 

 

 

 

 

이 중에서도 요리를 전혀 모르다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요리의 세계에 빨려드는 남편 마크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마크는 아이가 없지만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한 남자였어요. 센 강변에서 화랑을 운영하며 아이는 없지만 아내와의 사랑에 만족했는데요. 파리의 미식가를 자처하던 아내의 요리를 맛보며 만화나 잡지를 즐겨보던 그는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아이같은 남자였어요. 그런 그에게 사랑하며 의지하고 살았던 부인 클라라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죠. 그래서 삶의 끈을 놓고 싶었을 정도였는데요. 궁하면 통하고 나락에 떨어지면 지푸라기라도 잡은 게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마크는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요리책 <수플레>를 구입하게 되는데요. 그 책을 보며 만들기 어렵다는 디저트 수플레에 도전하게 되고 수플레에 성공을 하면서 삶에 대한 의욕도 가지게 됩니다. 결국 수플레로 인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남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클라라 없이는 살 수 없던 남자에서 그녀 없이도 혼자서 살아가는 힘을 얻은 남자로 말입니다.

 

 

상처엔 시간이 약이고 소독약과 치료약이 필요하듯, 삶에서 얻은 고통도 시간이 약이고  어떤 일에 몰입해서 살아갈 수 있는 목표가 필요할 겁니다. 이 책의 3인이 선택한 수플레도 이들에겐 몰입의 순간을 선물한 치유법이었겠지요.

 

책을 읽으며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희망을 준 수플레라는 디저트가 궁금했는데요.  가운데가 예쁘게 부풀어 오른 수플레가 그리도 성공하기 힘든 건가요? 맛있는 음식은 잠시나마 슬픔을 잊게 하고,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된다고 생각했는데요. 디저트 중에서도 '수플레'가 주는 위로는 남다른 걸까요? 책 속의 레시피를 따라 직접 만들고 싶어졌어요. 요리가 주는 위로와 힐링을 믿고 있기에 수플레의 위로를 받고 싶답니다.

 

참고로, 요즘 위로를 주는 나만의 레시피는 샐러드입니다. 일명 파프리카 상추 샐러드인데요. 소스는 들기름과 식초, 간장, 설탕을 동일 비율로 섞는데요. 새콤한 맛을 위해 식초와 매실액을 더하고 고소한 맛을 위해 통깨로 뿌려주면 달콤하고 새콤하고 고소한 들기름소스가 됩니다. 물기를 빼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채소 위에 들기름 소스를 뿌려주거나 섞으면 된답니다. 들기름대신 올리브오일을 섞고 들깨가루를 뿌려도 좋아요. 구운 고기와 먹어도 되고 밥과 비벼 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 힐링 샐러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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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5 2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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