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 있어야 우리가 살아요 - 반다나 시바의 나브다냐 운동 이야기 생각을 더하면 7
반다나 시바.마리나 모르푸르고 지음, 알레그라 알리아르디 그림, 김현주 옮김, 전국여성농민 / 책속물고기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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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있어야 우리가 살아요/책속물고기/반다나 시바의 나브다냐 운동 ~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신석기 시대 이래로  씨앗은 농부들에게 중요한 재산이 되었을 겁니다. 인간은 씨앗을 심어야  원하는 곡식이나 과일, 푸성귀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해마다 씨앗을 심고 가꾸어 그 열매나 줄기나 잎, 뿌리를 얻는 일은 농부의 노력의 소산이었지만 하늘의 선물이기도 했을 겁니다. 열매와 잎, 줄기, 뿌리에서 얻은 인간의 먹거리들은 태양과 바람, 비, 토양이 빚은 작품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씨앗은 농부들에게 농사의 결과로 얻을 수 있었던 너무나 친숙한 존재였는데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씨앗은 농부들의 소유를 떠나 거대 종자 회사에 소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농부들이 뿌리는 씨앗이나 모종은 다국적 종자 회사에서 사온 것들이기에 농사짓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씨앗을 나누거나해도 불법이기에 함부로 나눌 수도 없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알고 인도의 반다나 시바는 '나브다냐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아홉 개의 씨앗이라는 뜻을 지닌 '나브다냐 운동'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을 지키고 농민들이 씨앗을 보존하고 서로 공유하게 하자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의 중심에 있는 반다나 시바는 미국에서 이론물리학을 공부했지만 자신이 자랐던 히말라야 산에서 나무들이 무참히 베이는 것을 보며 칩코 운동을 벌였어요.  그녀는 나무를 끌어안음으로써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한 칩코 운동을 펼치다가 씨앗회사들의 씨앗 독재에 맞서 나브다냐운동까지 펼쳤습니다. 그녀는 인도의 토종 씨앗을 지키고,  씨앗 회사들의 토종 씨앗에 대한 지적재산 등록을 저지하기도 하고, 유전자 조작 씨앗의 문제점을 알리는 등 인도 농민들의 씨앗 주권을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토종 씨앗이 지역민의 몸엔 더 좋다고 합니다. 다국적 회사의 씨앗을 사서 농사를 짓다가 보면 수확량이 떨어지거나 빚더미에 있기도 하고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듯 생물도 다양하게 공존해야 지구도  살리고 농민을 살릴 겁니다. 감자라는 단일 품종으로 농사짓다가 감자가 병들자 전 국민이 위기에 빠졌던 아일랜드를 봐도 농산물의 다양성은 중요합니다.  

 

 

 

씨앗이 비싼 이유가 다국적 종자회사라니, 다국적 종자회사의 씨앗은 수익도 떨어지지만 굶어 죽는 사람이 늘 정도라니, 종자회사의 잡종 씨앗은 다음해에도 사야하는 일회용 씨앗이지만 토종 씨앗은 다음해에 심어도 똑같은 성질의 열매가 맺히기에 계속 이어질 수 있다니,  한국의 농부들도 토종 씨앗을 지키고 나누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니 씨앗과 농부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독서였어요. 

 

 

 

 

천연살충제 나무 '님'이야기, 러시아의 과학자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가 목숨과 맞바꾼 씨앗 연구들, 한국의 토종 씨앗을 지키고 나누는 운동,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말자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씨앗이 비싼 이유, 농사를 짓고도 빚을 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식물특허권은 생물해적질이라는 말에 공감을 합니다. 평소에도 씨앗에 대한 특허권은 폐지해야 할 법률이라고 생각했어요. 씨앗은 누군가의 발명품이 아니라 하늘이 농부에게 준 선물이기에  서로 나눌 수 있어야겠죠. 그러니 이제라도  다국적 종자회사의 횡포와 독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 말고 저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전세계가 나서서 특허권을 내세워 종자를 잠식하는 다국적 종자회사와 싸워 종자에 대한 특허권을 취소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에서도 자연의 선물인 토종 씨앗을 살리고 씨앗을 서로 나누고  장려하는 일을 하는 씨드림, 홍성 씨앗도서관, 언니네텃밭 등이 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평소에  봄이 되면 씨앗이나 모종을 사면서 그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게 다 다국적 씨앗회사의 식물특허권 때문이었음에 경악하게 됩니다. 자연의 선물인 토종씨앗을 살리는 일, 서로 나누는 일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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