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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해서 다정한 다정 씨 ㅣ Dear 그림책
윤석남.한성옥 지음 / 사계절 / 2016년 2월
평점 :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윤석남/한성옥/사계절/엄마와 딸을 그린 그림책~
처음엔 표지의 그림에 끌렸던 책입니다. 하늘빛 물방울 무늬 바지에 하늘빛 반소매 셔츠를 입고 구부정한 자세로 두 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는 할머니의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거든요. 더구나 허리춤에 끈이 매여있고 그 끈은 길게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는 그림이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할머니의 등 위로 개미, 달팽이, 나비, 새, 뱀 등 온갖 미물들이 지나가는데도 불구하고, 허리를 펴기 힘든 불편한 신체임에도 불구하고 방긋 웃는 할머니의 모습이 제목과 참 어울렸어요. 할머니의 등 위를 지나는 미물들은 아마도 자식이나 가족이겠지요. 할머니의 허리춤에 매인 끈은 그렇게 가족들과 연결된 숙명과 운명의 끈이겠지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224/pimg_7269711951370413.jpg)
가장 그리고 싶었던 이가 어머니였고 그래서 나이 마흔에 화가가 된 저자는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모성의 힘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었나 봅니다. 그림 속에는 딸이 위대한 모성을 지닌 어머니를 생각하는 따뜻함과 고마움, 연민, 동병상련, 존경 등의 다양한 시선들이 있는데요. 읽으면서 엄마와 딸의 관계를 생각해 보기도 했답니다. 나에게도 엄마란 존재는 늘 존경과 연민,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범벅인 분이니까요. 지금은 딸보다 작아져버린 엄마이지만 그래도 엄마는 늘 커다란 존재로 가슴에 남아있으니까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224/pimg_7269711951370414.jpg)
흔히 그림책이라면 아이들을 생각하지만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화가의 다정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32점의 드로잉이 멋진 시와 에세이가 담긴 그림책입니다. 27세에 결혼해서 40세에 자신의 방을 갖고부터 시작한 삶의 통찰을 담은 저자의 이야기가 긍정적인 자기통찰 같아서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더구나 나이들면서 엄마에 대한 이해를 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모든 딸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2015년 '영국 테이트 컬렉션' 에 작품 '금지구역'이 선정되었을 정도로 능력자였군요.
표지 그림만큼이나 책 속의 그림들은 딸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그린 어머니 연작이기에 모두 스토리를 담고 있기에 세상의 모든 딸들의 공감을 얻을 그림책입니다. 무엇보다 작가가 힘들었던 시기의 그림과 고백들이기에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