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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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의 보물상자/모리사와 아키오/샘터 

 

 

 

 

 

미코처럼 나만의 보물상자는 따로 없지만 기억에 남을 물건들만 담은 상자는 나에게도 있는데요.  오랫동안 보관한 물건이나 추억을 담은 물건들이 담긴 상자를 열면 내 유년의 흔적, 학창시절의 자취가 배어있지요. 특히 옛 사진첩을 들추면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하게 됩니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소설로는 <쓰가루 백년 식당> <스마일, 스미레!>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났어요. <쓰가루 백년 식당>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기대해서인지 소설 내용에 당혹스러웠어요. 읽으면서 당혹스런 장면을 보며 세상에 하고 많은 이야기 중에서 왜 미코의 이야기를 담았을까 의아해하며 읽었답니다.  직업엔 귀천이 없다지만 아이를 가진 아빠가 조폭이거나 아이를 가진 엄마가 몸을 파는 여자라면 부모로서 그리 떳떳한 직업은 아닐 겁니다.  물론 소설의 주인공의 모델을 인터뷰해서 쓴 소설이라지만 소설 속 주인공인 미코가 유사성행위 업소로 빠지게 된 이유도 제대로 나와있지 않기에 더욱 의아스런 설정입니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관계를 벗어난 보건교사와 미코의 우정도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어서 황당하기도 했어요. 미코가 그렇게 된 배경설명이 납득이 가지 않아서 더욱 그러했답니다.  어쨌든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모리사와 아키오의 소설답게 흥미롭게 술술 읽은 책입니다.

 

 

 

책 속에는 어린시절 부모님을 잃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란 미코가 성장하면서 스치고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른이 되고 딸 아이의 결혼을 맞게 되는 시기까지 이어집니다.  

 

전통가구를 제작하거나 수리를 하는 공방을 운영하는 목수인 할아버지와 엄격하고 호된 할머니에게서 자란 미코는 할아버지가 손수 제작하신 보물상자를 선물 받는데요. 상자 두껑 안에는 증조할머니가 아끼던 손거울의 거울을 부착한 튼튼한 나무상자입니다. 미코의 보물 상자에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를 오가며 주운 물건들, 자라면서 추억되는 작은 물건들이 있는데요.

 

  보물상자를 선물하면서 할아버지는  '눈은 매일 작은 보물을 찾기 위해서 있다' 라며 미코에게 행복의 비결을 알려주었고, 할머니는  '너의 두 손은 타인에게 감사 인사를 받기 위해 존재한다'라며 외로운 미코를 위해 잘 키우고자 애를 씁니다.

 

하지만  미코는 체구가 작아서 유치원 때부터 따돌림을 받기도 하고,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차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외로움을 안고 자랍니다. 물론 아이들의 따돌리는 놀이에서도 친구가 되어준 구미짱도 있고,  따돌림 당하는 손녀를 호되지만 강하게 키우고 싶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도 받죠. 그래도 미코에겐 부모의 빈 자리가  컸나 봅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보건교사와 스승관계가 아니라 우정관계로 발전하면서 교환일기까지 나눕니다. 미코처럼 보건교사 역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는 공감대를 가졌기에 두 사람은 나이를 뛰어넘은 이상한 우정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유야 모르겠지만 어른이 된 미코는 혼자서 딸 아이를 기르며 유사성행위 업소에 다니다가 SM 업소로 전향하기도 합니다. 알코올 의존증에 빚까지 남기고 잠적한 남편이기에 미코는 혼자서 딸 아이를 키우기위해 생활비를 모으려고 간병일도 하면서 무척 억척스럽게 사는 여자입니다. 늘 자신의 보물을 찾아 보물상자에 간직하면서 그 보물을 보며 스스로 상처를 받지 않으려 애쓰며 긍정적으로 살아갑니다.

 

부모 없는 아이라고해서 모두가 따돌림 대상은 아닐 겁니다. 세상에는 아름답고 좋은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하기에 독자로서 그런 이야기에 더 끌리기도 합니다. 해서 설정이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자신의 보물상자를 간직하며 살아가는 직업여성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본 책이었어요. 당장 빈 상자를 꾸며 나만의 보물상자로 만들게 한 책이었어요. 앞으로 어떤 보물들로 채워갈 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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