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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ㅣ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한여름밤의 비밀/얀 제거스/마시멜로/오펜바흐의 미발표 오페레타, 아우슈비츠 그리고 나치 의사~
독일 스릴러문학의 거장이라는 얀 제거스의 작품을 처음 읽었는데요. 읽으면서 자꾸만 넬레 노이하우스가 떠올랐어요. 저자가 같은 독일의 스릴러 작가라는 점과 이제는 익숙해진 독일 지명이나 이름이 낯설지가 않아서 더욱 그런 듯 합니다. 마부르크 문학상, 오펜바흐 문학상, 스위스 추리소설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이력답게 소설은 문학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듯 합니다.
얀 제거스의 『한여름밤의 비밀』은 오펜바흐의 미발표 오페레타, 아우슈비츠 그리고 나치 의사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인 『너무 예쁜 그녀』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독자를 지루하지 않게 하겠다는 작가의 좌우명답게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사악한 욕망과 변질된 진실, 로맨스, 반전까지 있기에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주인공인 게오르크 호프만은 12살에 헤어져 아우슈바츠에서 죽음을 맞은 아버지의 유품을 60년 만에 전달받게 됩니다. 파리에서 소규모 극장을 운영하던 그가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게되면서 그동안 그가 고향인 독일을 외면했던 이유가 알려지게 되고, 때마침 누군가에 의해 아버지의 유품이 전달되어집니다. 문제는 그 유품이 세계적 작곡가인 오펜바흐의 미발표 작품인 오페레타 <한여릅밤의 비밀>이었다는 겁니다. 70이 넘은 나이에 아버지의 유품을 받은 기쁨도 채 느끼기 전에 호프만은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악보를 거래하고 싶다는 이들을 만나려다 자신과 동행한 여기자가 실종되고, 대형살인사건이 벌어진 거죠.
44세 로버트 마탈러 경위는 동료들과 함께 선상 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오펜바흐의 미발표 오페레타, 히틀러의 나치 의사, 아우슈비츠에서 일어난 나치 만행 등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옛 히틀러뱅커에서 사건의 배후정체였던 진짜 범인을 만나게 되는데요.
아우슈비츠의 만행을 기록한 아버지의 유품, 자신의 만행이 드러나길 두려워하는 전범, 그로인해 일어나는 연쇄 살인들을 보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범죄의 속성을 보게 됩니다. 나치의 만행과 그와 관련된 자들의 무자비한 생존을 보며 마치 일제강점기 때 일본을 돕던 친일파들이 여전히 득세하던 한국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능적 수사를 펼치며 몸을 사리지 않는 형사 마틸러의 활약은 이 소설의 또다른 묘미이자 신뢰감이기도 했어요. 영화로 나와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나중에 띠지를 보니 독일TV 드라마 원작소설이었군요.